
1.
줄거리 。。。。。。。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은 범인으로 유명한 칼잡이 박준길(박성웅)을
지목한다. 그를
검거하기 위해 형사 재곤(김남길)은
준길의 애인인 김혜경(전도연)에게
접근하기로 하고, 그녀가
일하는 주점의 영업상무로 들어간다. 그리고
혜경을 향해 미묘한 감정을 갖게 되는 재곤.
애인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알면서도, 살던
집 보증금까지 빼주고, 나아가
주점에서 일하는 대가로 먼저 받은 계약금까지 넘겨주는 여자는 과연 어떻게 생겨 먹은 걸까. 한
때 잘 나가던 텐프로에서 돈 많은 졸부의 첩으로, 다시
사람까지 죽인 건달의 애인으로 추락하고 있는 혜경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재곤은?

2.
감상평 。。。。。。。
전도연의 압도적인 아우라에 김남길이 밀리는 감이 있다. 전도연의
연기를 100이라고
한다면, 아직
김남길은 70 정도나
될까 싶다. 시종일관
힘을 주긴 하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형성한다기 보다는 겉멋을 부린다는 느낌?
전체적으로 스토리의 진행의 논리성 보다는 주인공 두 명의 감정연기가 주가 되고 있는 작품인데, 이렇게
되면 몰입도가 낮아진다.(덕분에
극장에서 휴대폰 가지고 딴 짓 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확실히
전도연이 등장하는 장면은 대사 그 이상을 보여주지만, 김남길의
경우엔 그냥 귀로 듣기만 해도 충분하다는 느낌.

뭔가를 쓰기 시작하면서 웬만하면 어려운 단어들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다짐을 했지만, 이
영화평에는 ‘부조리’라는
철학적
용어를 끄집어 내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이 사는 세상은 철저하게 부조리하다.
사람을 죽이고 도망 다니는 애인을 위해 가진 것을 다 팔다 못해 마지막에는 자신마저 팔아야 하는 혜경의 모습에서는, 이
모든 것이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하는 질문이 짙게 묻어나온다. 새벽녘
그녀가 돌아온 집에는 아무 것도, 누구도
그녀를 기다리는 이 없다. 누구
못지않게 애쓰며 살고 있는 그녀의 삶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준길과
함께 한국을 떠나면 그곳에서는 뭔가 다를까?
혜경이 원하는 건 ‘평범한
삶’이다. 하지만
세상은 누구 못지않게 바쁘게 살고 있는 그녀에게 그런 작은 선물을 허락하지 않는다. 도피중인
준길을 대신해 그녀 앞에 나타난 재곤은 애초부터 그녀의 바람을 이뤄줄 수 없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재곤의 정체를 모르는 혜경으로서는 그런 재곤의 작은 배려에도 심란할 수밖에..
한편 재곤으로서도 세상이 부조리 하기는 마찬가지. 수단을
가리지 않고 범죄자들을 잡아넣는 그였지만, 그런
그의 마음에 들어온 것이 살인범의 애인이라니.. 정직하게
마음을 표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주 못 본체 할 수도 없는 상황. 하지만
그가 혜경과 결합한다고 해서 뭐가 또 그리 달라질 게 있을까.
결국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영화 제목처럼 ‘무뢰한’이
되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
이 제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리말로
무뢰한이라고 하면 역시나 건달이나 동네 조폭 같은 것들이 떠오르니까. 영화의
영문 제목인 The Shameless가
여기에 잘 맞는다. 이런
엉터리 같은 세상, 상황
속에서는 눈 딱 감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양 선택하고, 행동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무엇하나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돌아가는 게 없는 세상에서 제정신으로 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영화의 질문은 여기에서 멈춰버린다. 물론
쉬운 질문이 아니긴 하지만, 감독은
그저 이런 상황을 더 짙게 그려내는 데 집중할 뿐이다. 조금은
아쉬운 부분. 그리고
주인공들의 감정선에 집중을 한 나머지 디테일한 부분 –
예를
들어 재곤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잠복하고, 잠입수사를
하고 있는데, 이건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설정이다. 대한민국
경찰, 제법
바쁘다 –은
많이 놓치고 있다. 영화의
분위기가 더욱 비현실적, 비논리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원인이다.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
영화가 흥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영화는
꽤 여러 가지를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고, 생각한다는
건 좀처럼 대중적이기 어려운 취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