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업은 원래 그렇게 운영되는 거예요.

힘없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인인 거물들을 몰라요.

거물들도 힘없는 사람들이 그런 걸 알기를 바라지 않고요.

밑바닥에 있는 힘없는 사람들이 모두 진상을 알게 되면

거물들이 재산을 쓸어 모으지 못할 거예요.”

 

- C. S. 루이스, 순례자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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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블러
톰 맥카시 감독, 스티브 부세미 외 출연 / 나연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1. 줄거리 。。。。。。。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가업인 구두수선점을 운영하는 맥스(아담 샌들러). 나이 사십이 넘도록 어머니와 함께 살며 특별한 일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그에게, 어느 날 정말로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의뢰받은 구두를 고치던 중 재봉틀이 망가졌고, 덕분에 지하실에 묵혀두던 오래된 수동 재봉틀을 꺼내 작업을 마무리했는데... , 그 재봉틀로 수선한 구두를 신으면 그 구두의 주인으로 모습이 변한다!

 

     재봉틀의 놀라운 능력을 알게 된 그의 앞에 어느 날 한 갱단의 두목이 나타나 성질을 긁는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한 방 크게 복수를 하려는 맥스. 그러나 천성이 착한 그에겐 이마저 쉽지가 않았고, 도리어 일은 이상하게 꼬여가기만 한다.. 과연 이 소동은 어떻게 마무리 될 것인가.

 

 

 

2. 감상평 。。。。。。。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다름 아닌 재봉틀이라는 것은 재미있는 발

상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이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자신이 해 오던 일이 더 이상 평범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가 하는 일은 어제까지 해왔던 것과 똑같았지만, 이제 그 일은 흥미진진한 사건으로 변화한다. 시선이 달라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를 엿보게 해 주는 좋은 통찰이다.

 

 

     다만 영화적 완성도로는 그리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울 듯하다. 가장 큰 요인은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성격인데, 뭐 요새 영화들처럼 과장되고 충동적인 결정들을 남발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보는 사람의 관심을 끌만한 행동들이 이어져야 할텐데, 생각보다 스케일이 큰 것도 아니고 그의 행동을 통해 통쾌함이나 유쾌함을 느끼기도 쉽지 않다.

 

 

 

     그냥 너무 평범해서 별 관심이 생기지 않는 동네 아저씨를 보는 듯 하달까. 뭐 평범한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을 위해 작은 성공에 도전해 낸다는 이야기였더라도 나쁘지는 않을 뻔 했다. 만들어가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감동을 줄 수 있는 얼개니까. 하지만 이건 그런 감동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도 아닌데, 이야기는 너무 소소하다. 소재는 참신했지만, 그 참신함이 점점 희미해지는 느낌. 아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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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명절로서의 추석이 갖는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추석 때 나타나는 민족 대이동이 언제부터 생겨났겠는가?

한동네 대가족이 살던 시절에는 지금처럼 이동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했다.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고향에 찾아가는 명절은

유신 경제에서 농촌을 해체시키고

공업 지역에 노동력을 단기간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면서 생겨난 것 아닌가?

고유의 역사적 전통이 아니라

유신 경제의 쓸쓸한 뒷모습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 우석훈, 솔로계급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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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시작 - 노무현에 관한 첫 구술기록집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생각의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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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업을 시작하고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게 된 시기, 그와 함께 했거나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기록한 책이다.

 

     책은 목차를 따라 크게 세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연대순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활동하던 초기, 부림사건으로 민주화운동에 눈을 뜬 시기, 그리고 노동전문변호사로 탄압받는 사람들을 지원하러 나섰던 시기가 그 대상이다. 구체적인 연대로는 1978년부터 1987년까지의 기록.

 

     각각의 시기마다 서너 명의 증언들을 실고 있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보고 경험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특별한 과장 없이 최대한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2. 감상평 。。。。。。。

 

    ‘노무현재단 첫 구술기록집이라는 부제와 ‘1978년부터 1987년까지라는, 이 책에서 다루는 시기에 대한 한정구는 이 책이 앞으로 나올 시리즈의 한 권이자 첫 번째라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책 제목(노무현의 시작’)부터 이런 점을 보여주지만.

 

     앞서도 언급했듯 이 책은 크게 세 시기를 다루고, 각각의 시기마다 서너 명의 증언들을 담고 있다.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대한 증언들은 서로 겹치기도 하고,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편집상의 실수나 기획의 문제라고 보는 건 한편만 본 견해다.

 

     사실 엄밀히 말해 동일한 기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사건이라고 해도 지켜보는 위치와 상황, 입장에 따라서 미세한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고, 목격자들은 종종 그런 기억들이 실마리가 되어서 사건에 대한 전혀 다른 양상을 그려내기도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억의 실수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비슷한 서로 다른 자리에 있던 증인들의 기록을 모으는 것은 사건을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작업이다.

 

     또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일종의 사료편찬을 위한 작업으로 나온 책인지라, 다루는 시기를 늘려서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게 어땠느냐는 비판 역시 적절치 않다. 그런 작업은 추후 시리즈로 나올 책들을 통해 보면 될 일이다.

 

 

     단순히 대통령 노무현만 아는 독자에게, 그의 좀 더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노무현은 그저 어느 한 순간 갑자기 튀어나와 대통령이 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독재정권의 서슬이 퍼런 시기에 용공조작, 노동탄압과 같이 자신에게 별 이익이 되지도 않을, 도리어 위험할 수도 있는 사건들에 발 벗고 나서서 약자들과 함께 하려고 애썼던 인물이었다. 수십 년을 인권변호사로, 또 정치인으로 살아오며 일관된 행보를 보여 왔던 그의 행적을 알지 못하면, 그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매력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리라.

 

     그는 이념을 파먹고 사는 운동가가 아니었다. 책 속에서도 언급되듯, 그는 어찌되었든 일은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실용적인 사고를 가지고 살던 인물이다. 그런 상식적인 사람이 보기에 워낙에 말이 안 되는 짓들이 일어나는 세상이니 앞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적어도 그는 공감할 줄 아는 대통령이었다.

 

    이런 사람이 나왔으면, 마땅히 그 후에는 좀 더 나은 인물들이 바통을 이어받았어야 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독재정권의 시녀로, 혹은 검은 돈의 대가로 비호를 받으며 호의호식하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은 이즈음을 보면, 과연 역사는 발전하고 있는가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어떻게 보면 노무현 변호사가 애써 싸웠던 상황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기까지 하다. 그리고 바로 이 때문에 우리에겐 여전히 노무현 같은 인물들이 더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사실 정파로서의 친노니 하는 것엔 별 관심이 없다. 꼭 어떤 계파에 속한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이 가진 것을 털어서 약자들을 위로하고 작은 승리라도 손에 쥐어줄 수 있는 그런 능력 있는 사람, 그게 아니라면 그냥 화 낼 힘조차 갖지 못한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을 대신해 소리라도 쳐 줄 수 있는 사람이인 거니까. 현실 정치가 이 소박한 기대를 배신하고 있는 동안, 사람들은 계속해서 노무현을 추억할 것 같다.

 

 

     일찍부터 권위주의 따위는 키우지 않았던 노무현 변호사의 민낯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 쉽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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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때는 일제강점기. 상해에서 임시정부를 이끌어가고 있는 김구와 친일파와 침략의 원흉들에 대한 처단을 특기로 하고 있던 의열단의 김원봉은 의기투합해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와 대표적인 친일파 강인국(이경영)을 처단하기 위한 암살단을 조직한다. 여기에 참여하게 된 저격수 안옥윤(전지현)과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총잡이 속사포(조진웅), 그리고 폭탄전문가 황덕삼(최덕문). 이들을 한데 모으는 데는 임정 경무국의 염석진(이정재)이 뛰어들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는가 싶었지만, 염석진의 배신은 상황을 뒤죽박죽으로 만든다.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려는 안옥윤과 우연찮게 작전에 얽혀 들어가게 된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그리고 기회주의자 염석진. 과연 임무는 완수될 것인가.

 

 

 

 

2. 감상평 。。。。。。。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라인업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조진웅 등등 , 친일파 암살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그리고 제법 많은 돈을 들여 만든 그림까지.. 흥행을 위한 기본 조건들을 착착 갖추고 등장한 오락영화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영화를 보기 전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않았나 싶다.

 

     영화를 흥미롭게 만드는 포인트 중 하나는 역시 주인공인 안옥윤 캐릭터이다. 친일파 암살을 위한 작전에 뛰어드는 대원으로 여자가, 그것도 리더로서 참여한다는 발상은 자칫 단조로울 뻔한 구도에 변주를 준다. (물론 영화 속에서 그녀의 리더십을 강조할 만한 부분이 크지는 않았지만..)

 

     감독은 조금 빠른 템포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고 있고, 덕분에 배우들은 여유부릴 새 없이 성큼성큼 자신이 맡은 배역을 연기해 낸다. 베타랑 연기자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만 봐도 영화를 보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

 

 

 

 

     다만 아쉬운 건 영화의 상영시간이다. 두 시간을 훨씬 넘는 이 장편영화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너무 많은 것들이 등장해야 했는데, 덕분에 공을 들인 대 비해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캐릭터나 소재들이 몇몇 보인다. 물론 영화 속에서 쓸모없는 설정까지는 아니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늘어나다 보면 논리적 설명이 부족한 구멍이 탄생하기 쉬우니까..

 

 

     친일파의 (사상적, 정신적, 그리고 가끔은 혈통적) 후예들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독립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던가. 일제강점기가 우리나라의 축복의 시기이며 근대화의 초석을 다졌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이 대학교수를 해 먹는 나라, 해방직후의 친일파청산 시도는 소련의 지령이라고 주장하는 무개념인사가 공영방송의 이사장이 되는 나라가 아니던가.

 

     아마도 감독은 이를 가상의 인물들을 내세움으로써 넘어서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속 실제 인물인 김구, 김원봉 등을 제외하면,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공의 인물이니까. 하지만 우리 곁에 그와 같은 기회주의자들, 변절자들은 이미 차고 넘치기에 이 가상의 이야기가 그리 허구의 이야기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친일파 청산에 실패하고 내내 그런 변절자들에게 시달려 온 이 나라 이 민족에 대한 감독의 작은 선물이 아닌가 싶다. 영화 속에서라도, 한 번쯤은 온갖 궤변과 현실논리를 집어치우고, 나쁜 놈들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 충분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

 

     재미있다. 역사물로도, 액션물로도, 오락물로도. 이즈음 누구와 함께 가서 봐도 괜찮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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