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박창진 감독, 신은경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나름 잘 나가던 사채업자였던 아버지를 배신한 부하에 의해 삶의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세희(신은경). 12년이 지나고 그녀는 잘 나가는 텐프로 마담이 되어 유명한 사채업자인 인호(이기영)에게 돈 버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인호의 도움으로 자리를 잡고, 악착같이 돈을 긁어모은 그녀는, 12년 전 그 녀석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여기에 함께 참여한 것은 원래는 인호의 부하였으나 세희를 돕고 있는 용훈(강지섭)과 그 자신 역시 사채로 고통을 받다가 세희를 붙잡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민영(오인혜). 복수는 성공하는 듯하지만, 이 바닥에 원래 그렇게 배신의 배신을 하는 지저분한 곳인지, 감독은 영화 막판 쓸 데 없는 반전을 통째로 들어붓는다.

 

 

 

 

2. 감상평 。。。。。。。  

 

     어떤 느낌으로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지는 알겠다. 영화 제목부터 설계가 아니던가. 아마도 감독은 오션스 시리즈처럼 치밀한 작전이 얽히고설키는, 그런 잘 짜인 작품을 의도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의도와 현실 사이에 늘 격차가 존재한다는 거. 이 영화는 그 격차가 좀 많이 컸다.

 

     극중 설계란 사기 치기 위한 작전을 가리키는 은어 정도로 사용되는데, 일단 그 당위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작전 자체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보니 이게 뭐야싶을 정도로 허술하다. 게다가 이야기의 흐름은 지나치게 자주 끊어진다. 감독은 12년 후, 3개월 전, 2개월 전 같은 자막을 넣으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그렇게 하면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 되는 것은 맞지만, 치밀한 구성 없는 시점 전환은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한다.

 

 

 

 

     여기에,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오인혜의 연기력은 여전히 안타깝고(그냥 여러 영화에 출연하다보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발성부터 제대로 연기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주연인 신은경 역시 딱히 캐릭터에 몰입되지 않는다.(아무렴, 이런 캐릭터에 몰입이 될 리가..)

 

     조폭화 된 사채업자라는 막연한 이미지만 가지고 영화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면 거기서부터 감독의 오판은 시작되었을 것이다. 구성과 연기, 주제까지 뭐 하나 만족스러운 게 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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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학창 시절 열 개가 넘는 자격증을 땄지만,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컴퓨터를 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작은 공장에 취직할 수밖에 없었던 수남(이정현). 공장에서 남자를 만나 함께 살기 시작하지만, 불행한 사고로 남편은 식물인간이 된다.

 

     남편을 위해 열심히 일해 집을 사기로 하지만, 그녀가 버는 것보다 집값은 더 빨리 올랐고, 결국 대출을 받아 전세를 내주고 쪽방생활을 시작하는 수남. 밀린 병원비를 내기 위해 결국 집을 팔려고 하지만, 그 동네가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었다는 소식. 그러나 지구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들이 재개발 반대 시위를 시작하면서, 다시 또 문제가 생겨버렸다.

 

     재개발을 찬성 서명을 받으러 다니던 중 반대측 도철(명계남)에게 봉변을 당해버린 수남. 이제 수남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졌다. 그녀의 작은 행복을 막으려는 사람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었다.

 

 

 

 

2. 감상평 。。。。。。。  

 

    2억 원으로 만들었다는 한 시간 반짜리 독립영화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잔혹성이 가미된 블랙 코미디. 일단 장르에서 내가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코미디와 잔혹함이 서로 결합(혹은 조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이상해야 하는데, 영화는 피가 철철 흐르는데도 전혀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시체 팔이를 즐거운 게임인 양 묘사하던 버크 앤 헤어가 떠오른다.) 물론 이런 코드는 영화만큼 말이 안 되는 현실의 상황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영화 포스터에 적힌 두 마디, ‘단지 행복해지고 싶었어요열심히 살아도 행복해질 수 없는 세상은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잘 보여준다. 새벽에는 신문 배달, 저녁에는 식당 주방일, 낮 시간에는 건물 청소까지 하면서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돈을 벌어도, 병원비를 빼고 나면 서울에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려운 지옥 같은 세상. 누구는 30대에 정치인 아버지 만나 대학 정교수도 금세 되는데, 또 한 편에는 온갖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행복이라는 단어 자체를 잃어버리고 있는 현실..

 

     그런데 문제는 또 현실이 그렇게 점점 팍팍해 질수록, 없는 사람들끼리 더 많이 싸우게 된다는 것. 영화 속에서 재개발 문제를 놓고 싸우는 건, 저기 위에 계신 분들과 주민이 아니라 모두 그 근처에 사는 사람들끼리다. (어차피 비싼 양복 입고 사는 분들은 그 동네 오지도 않는다.)

 

 

 

     자, 현실이 이 정도라는 거 굳이 영화가 아니라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감독은 그냥 주인공의 잔혹성을 내세울 뿐이다. 사실 재개발은 그저 몇 푼의 돈을 만지게 해 줄 뿐, 그녀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무엇은 아니다. 그러나 수남은 그저 재개발을 위해 반대자들을 제거하는데 열심일 뿐이다.

 

     더더욱 문제는 그녀가 어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않는다는 점. 물론 그녀의 삶을 그렇게까지 만들어버린 사회가 문제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나가면 좀 억지스럽다. 사실 삶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처음부터 그닥 진지했던 것도 아니지 않은가.

 

     물론 영화가 그 안에서 다루는 사회문제에 대한 가장 현명한 답을 늘 제시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은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긴 했다.(방법이 없으니 그냥 바다로 떠나라) 문제는 그게 썩 설득력도, 공감이 되는 면도 갖지 못했다는 것 뿐.

 

 

 

 

    영화는 우리 사회가 점점 이상적인 디스토피아가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는 하다. 이미 사방에 수남 비슷한 사람들이 실제로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하고 있으니.. 뒷맛이 씁쓸한 영화. 확실히 내 스타일은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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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은 자신을 길게 설명하거나 변명하려고 하지 않고,

자기가 걸어야 할 길을 법칙대로 행하고 걸을 때,

외부를 향해 자기를 가장 확실하게 주장하는 셈이 된다.

 

- 칼 바르트, 개신교신학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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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은 저항이다
월터 브루그만 지음, 박규태 옮김 / 복있는사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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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요약 。。。。。。。

 

     저자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안식일 규정이 단순히 하루를 쉬며 기력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안식일은 끊임없는 노동과 그 근본 동기로서의 탐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착취, 그 결과로서의 불안이라는 파괴적인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저항이자 구원을 가리키는 것이다.

     책의 결론은 당연히 안식일의 회복이다. 물론 이건 모 유사기독교단에서 주장하는 것 같은 식의 율법주의적 안식일 준수와는 질적으로 다른 이야기. 성경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안식의 참된 의미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전 분야에 확산시킴으로써, 앞서 언급했던 무한경쟁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저항해 나가야 한다는 것.

 

 

 

2. 감상평 。。。。。。。

     언젠가부터 아무 일을 하지 않고 쉬는 것이 죄가 되어버렸다. 학교를 가지 않는 청소년은 문제아가 되고, 직장에 들어가지 못한 젊은이는 잉여로 전락했다. 회사에서 일찍 퇴직하게 된 중년들은 조롱과 자조의 대상이 되었고, 은퇴한 노인들은 부담으로 여겨지고 있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국가경제를 측정하는 통계수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의 입에 국민소득 몇 만 달러, 경제성장률 몇 퍼센트 하는 수치들이 자주 언급되더니, 그 수치들이 가리키는 실제 사람들의 삶보다 이런 숫자들이 더 중요해져버린 것 같다. 아무리 국민소득이 3, 4만 달러가 되어도, 물가가 함께 올라가고, 불공평한 분배와 특권층에 대한 특혜가 일상화되면 대다수의 삶의 질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간단한 생각은 이단으로 몰린지 오래다.

     여기엔 낙수효과라는 거짓 교리와 일중독에 대한 찬양이 더해지면 완벽한 하나의 종교가 된다. 물론 성경적인 의미에서 이는 분명한 우상숭배다. 오늘날 교회의 가장 강력한 적은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물신숭배다

 

 

     잘 알려진 구약학자인 월터 브루그만은 이 책에서, 이런 현대의 우상숭배를 깨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 안식일 준수라는 오래된 전통을 꺼내든다. 더 많은 일을 통해서만이 자아를 확인받을 수 있다는 거짓 주장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돌보고 그들과 하나라는 정체성을 확인하는 날인 안식일에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한 폭력과 착취가 들어설 자리가 이 날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의 안식일에 담긴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의미를 매우 상세하게 분석해내고 있다. 우리는 일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쉼을 통해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존재인 것 같다. 책은 꽤나 흥미로운 내용으로, 그리 많지 않은 지면에 아주 빽빽하게 저자의 통찰이 담겨 있다

 

 

     다만 이 책에서 분석해 내고 있는 사회, 경제적인 정황이 성경시대의 그것보다는 지나치게 현대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은 남는다. 저자는 명백하게 두 개의 시공간(고대와 현대)을 동시에 바라보면서 서술을 진행하고 있는데, 자칫 시대착오적인 설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현대주의적 성향이 강한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자주 이런 오류에 빠지곤 한다) 이 점은 성경 시대의 삶의 정황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으로 보완될 수 있는데, 물론 저자가 저명한 구약학자라 이 부분에서 큰 오류가 있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확실히 아쉬운 감도 있다.

 

     또, 번역 부분에는 아쉬움이 좀 생긴다. 사실 이 가벼운(내용이 아니라 분량이) 책을 읽는 내내 뭔가 불편함을 느꼈는데, 문제는 문장이었다. 원래의 영어문장 자체가 어려웠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번역된 문장 역시 소위 번역투인 경우가 너무 많아 대충 읽어서는 무슨 뜻인지 머리에 안 들어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물론 번역이란 게 쉬운 일이 아니란 점은 백번 이해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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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보고 찍어 온 전단.

 

누가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기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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