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네 권

 

영화는 여섯 편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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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신자유주의가 강화되면서

국론 분열이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한 국가 내의 다양한 의견이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또한 개개인이 처한 경제적 삶과 경제적 운명이 다르기 때문에

국론이 통일되는 일은 처음부터 있을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의 과정을 통해서 서로 다른 의견들을 조율해나가고,

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사회 전체적인 행복 및 후생 수준을 높여나가는 일이다.

그러나 강요된 국론 통일은

비정규직이나 여성과 같은 경제적 약자의 의견을 무시하게 되고,

이미 파편화해 분할통치하에 있는 사람들을

국가라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폭압적으로 이끌어나간다.

 

- 김태권, 어린왕자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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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거대한 외계 비행선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된 메트로폴리스. 슈퍼맨이 나타나 이를 막아내지만, 이 양반이 좀 와일드하게 싸우는지라 그 가운데 또 엄청난 피해들이 발생한다. 자신의 회사건물이 무너지고, 여러 직원들까지 죽거나 다치게 된 걸 알게 된 부르스 웨인(변신하면 배트맨). 사람들이 슈퍼맨의 힘이 인류에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던 차, 이런 일까지 일어나니 여론은 금방 들끓기 시작한다.

 

     마침내 슈퍼맨을 막기로 결심한 배트맨. 딱히 배트맨과 싸우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런저런 상황에 몰려 그와 대결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슈퍼맨.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배트맨을 중상모략하며 그가 무너지기만을 바라는 렉스.

 

 

 

2. 감상평 。。。。。。。

 

     사실 뭐 처음부터 결말을 알고 보는 영화였다. 배트맨과 슈퍼맨이 죽도록 싸우다가 나중에는 화해하고 한 편이 되어 나쁜 놈들과 싸우게 된다는 내용. 영화의 포인트는 초반부 두 영웅의 대결을 얼마나 납득이 가게 설명할 수 있느냐와 오락영화다운 재미를 만들어 냈느냐가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 후반부 블록버스터급의 화려한 대결장면은 헐리웃의 막강자본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한 지 두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등장하는 장면이었으니, 시원한 액션오락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좀 늦은 보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단지 망토 입은 두 영웅만이 아니라 후속작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할 원더우먼이나, 아주 잠깐 떡밥만 던지고 사라진 플래쉬맨, 아쿠아맨 등 DC코믹스의 다른 영웅들을 살짝 맛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관심 있게 지켜봤던 다른 한 부분, 즉 배트맨과 슈퍼맨 사이의 대립이 썩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시종일관 음울한 분위기의 배트맨이 슈퍼맨을 제거하려는 마음을 품게 된 이유가 뭔지 정확히 설명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악당들, 그것도 차원을 달리하는 엄청난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수많은 선량한 피해자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엔 슈퍼맨이 이룬 업적이 너무 막강하지 않던가?

 

     물론 역사를 보면 대부분의 평범한 대중은 영웅의 출연에 환호하다가 곧 냉랭하게 돌아서기 마련이지만, 그런 식으로라면 당장 미국 정부부터 전복시켜야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아니던가. 더구나 배트맨 자신도 나쁜 놈이라고 생각되면 가리지 않고 총기를 난사하는 다크한 영웅이면서 말이다. (물론 로맨티스트인 슈퍼맨과 염세적 분위기를 잔뜩 풍기는 배트맨이 이후 한 팀이 되었을 때 나타날 시너지는 기대가 되긴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배트맨의 모습에서 오늘날 네오콘에 장악된 미국정부의 행태가 떠올랐다. 임의의 기준을 가지고 누군가를 악이라고 규정지은 후, 무조건 제거하러 나서는 모습이 꼭 닮았다.

 

 

 

 

     영화의 또 다른 축이 될 수도 있었던 악당 렉스의 존재감이 미미해진 것도 아쉬운 부분. 배트맨과 슈퍼맨 사이의 대결에 힘을 쏟다보니, 렉스가 왜 저런 짓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생략되었다. (그냥 타고난 악당?) 나중에 두 영웅을 한 데 모으는 촉매제로 사용하려다보니 일찌감치 등장시키긴 했는데,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 캐릭터다.

 

     두 주인공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대립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되니, 자연스럽게 관심은 영화 속 다른 캐릭터들에게로 돌려지고, 이 가운데 등장하는 원더우먼이 딱 눈에 들어온다.

 

 

     서로 다른 두 영웅의 세계를 봉합하기 위해 억지로 애를 쓴 느낌. 덕분에 정교함이 좀 떨어지는 느낌. 물론 지나치게 철학적으로 만들 수 없었을 상업영화로서의 한계도 있긴 했겠지만.. 뭐 누가 시켜서 억지로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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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엔 보관가게
오야마 준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줄거리 。。。。。。。

 

     도쿄 인근의 한 상점가에 자리 잡고 있는 보관가게. 돈을 받고 정해진 기간 동안 물건을 맡아주는 가게다. 요금은 하루에 단돈 100. 맡길 수 있는 물건은 무엇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이를테면 금고업, 창고업 쯤 되는 것 같은데, 이 가게는 묘한 분위기가 있다.

 

     오래된 일본식 가게를 겸한 가정집의 대청마루에는 늘 꼿꼿한 자세로 앉아 책을 보는 젊은 주인이 앉아 있다. 그런데 주인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 하지만 그는 찾아오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기가 막히게 기억하고, 맡긴 물건을 틀림없이 잘 보관해 준다.

 

     사람들은 온갖 물건을 가져오는데, 그 중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들이 있었다. 이 소설은 그렇게 물건을 통해 주인과 만나는 사람들이 치유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2. 감상평 。。。。。。。

 

     딱 이런 느낌을 위해서 도서관에서 한참을 고른 책이다. 물론 내용을 알고 고른 건 아니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면 참 뿌듯하다. 지나치게 감성적이지 않으면서, 좋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따뜻한 이야기. 일본 소설은 이런 게 딱 읽기가 좋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본 저자 이름이 어딘가 낯익다 싶었는데, 전에 읽었던 고양이 변호사라는 작품의 그 작가였다. 그 작품 역시 비슷한 분위기의 재미있는 소설이었는데.. 딱 한 편 밖에 못 봤던 작가라 알지 못했다. 어쩌다 보니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오야마 준코의 작품 두 권 모두를 다 읽게 되었다.

 

 

     드라마 작가이기도 한 오야마 준코는 차분히 카메라에 담듯 배경과 인물들을 묘사하는데, 그 묘사가 참 따뜻하다. 적당한 수준으로 끊어지는 구성은 마치 드라마 연속극을 보는 듯해서, 중간 중간 쉬어가며 볼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큰 구성에 익숙해질 무렵, 작가는 갑자기 10년이 넘는 시간을 빠르게 흘려보내는 비장의 무기를 꺼낸다. 미소년으로 묘사되는 가게 주인이 나이를 먹는 모습은, 조금 안타까우면서도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별한 구성은, 역시 서술의 시각이 사람이 아닌 사물이나 동물이라는 것. 예컨대 첫 번째 에피소드의 화자는 가게 앞에 걸려 있는 포렴이고, 또 다른 이야기는 자전거가 자신의 입장에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반적으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벗어나 약간의 무지와, 새로운 시각으로 평범한 사건을 재해석하는데 핵심적인 요소.

 

 

     마음을 좀 정돈시키고, 편안하게 읽기에 좋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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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기독교적이라는 것은

그 일에 어떤 종교적인 특징이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이 믿음과 소망과 사랑 가운데 행해졌음을 의미합니다.

 

- 폴 스티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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