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 일반판 - 아웃케이스 없음
방은진 감독, 전도연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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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남편(고수)의 빚보증으로 순식간에 풍비박산 난 가정. 아내(전도연)는 생계를 위해 남편의 후배가 한다는 광석밀수에 참여하기로 하는데, 프랑스 공항에서 잡힌 그녀의 가방에서는 대량의 코카인이 발견되고, 그녀는 구속된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한국에서 백방으로 아내에 관한 소식을 수소문하지만, 프랑스 현지 대사관은 곧 있을 국회의원 접대에만 온 힘을 기울일 뿐, 아내에 관한 일은 귀찮은 일로 치부하기만 한다. 그러는 사이 구속 기간은 점점 늘어나고(프랑스에서는 마약사범의 경우 재판 없이 24개월까지 구속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소한의 통역 지원도 없이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아내는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낸다.

     일이 바뀐 것은 네티즌들이 참여해 여론을 환기시키고, 이에 한 방송사가 사건을 취재하면서 부터였는데, 현지 대사관의 무성의한 대처가 알려지면서 드디어 재판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집으로 가는 길’. 명절 앞두고 볼 만한(?) 영화다. 이 글 올리고 나도 바로 떠날 예정. 일단 주연인 전도연의 연기가 눈에 가장 크게 들어온다. 어쩌면 이렇게 제대로 연기하는 배우가 있을까. 그의 앞에 서면 심지어 상대역인 고수조차도 아마추어처럼 느껴져 버린다. 자연히 영화를 보는 사람은 영화 속 아내의 입장에 서서 사건을 바라보게 되는데, 감독의 연출도 연출이지만 일단 이건 거의 80%는 배우의 힘이라고 해야 할 듯.

 

 

     ​영화에 관한 공감되지 않는 평들이 자주 보인다. 어쨌든 영화 속 아내가 잘못을 저지른 것은 맞지 않느냐, 죄를 지었으면 처벌을 받아야지 억울하다고 주장하기만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심지어 어떤 리뷰에는 감독이 의도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기 위해 만든 영화라는 딱지까지 붙이는 것도 봤다. 뭐 이 정도면 거의 박근혜급 음모제기다.

 

     ​아마도 이런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제대로 집중을 안 했거나, 처음부터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과 생각을 품고 영화를 조각내서 취사선택했거나 하지 않았을까 싶다.(이런 사람들이 제일 무섭다. 이들은 무엇을 보여주어도 오직 자기 머릿속에 있는 것들만 끊임없이 재조합해서 뱉어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누구도 그녀가 죄가 없다고 주장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그녀와 그녀의 가족들이 바랐던 것은 제대로 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는 것뿐이었다. 그 최소한의 요청도 무시하고, 책임회피에, 심지어 자국민을 위협하기만 했던 대사관 직원들은 비판받아야 마땅한 거고. 그리고 누가 영화 한 편 보고 모든 외교관이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까.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행동하는 이들이 있다면 문제라는 거지.

 

 

 

     이제까지 외국에 머문 기간이 다 합쳐봐야 채 반년이 안 되는지라, 그리고 그 기간 동안도 대부분 호의적인 사람들 사이에 머물렀던 터라, 다행이 이 영화 속 같은 우리나라 재외공관의 무신경함을 직접 경험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칠레에 파견된 우리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과 같이 재외공관 직원들의 온갖 비위, 업무태만에 관한 뉴스들을 보면, 솔직히 이들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성실하게 일하시는 분들이 억울..)

 

     ​문제의 해결은 간단하다.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 장치가 필요하다. 1년 한 번 국정감사 기간에 하루 이틀 만에 수백 개의 재외공관을 외통위 의원들이 다 감시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 그렇다고 외교부에서 자기 식구들을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도 무리다. 그리고 감시에 감시를 위한 부서를 신설하는 게 능사도 아니고.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은 언론의 순기능을 강화해 국가기관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은 제대로 된 언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말. 역으로 말하면 제대로 한 번 해쳐먹고 싶은 사람이라면, 언론부터 장악하는 것이 필수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만큼은 이명박이 정확히 꿰뚫고 있었고(방통위를 정권유지부대로 개조한 건 탁월한 결정이었다), 그 여파가 지금 보는 것과 같은 국정농단으로 나타났다고 본다.(결국 이명박과 박근혜는 대가리가 두 개 달린 뱀처럼, 한 몸이었다)

 

 

 

 

     영화는 선악이 아니라 공정함에 관해 말한다. 영화 속 송정연은 분명 죄를 저질렀다. 이건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저지른 죄에 대한 처벌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개인적 복수를 허용하지 않고 그 모든 권한을 독점하기로 결정한 민주주의 국가의 책무이다. 돈이 없다고, 권력이 없다고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디 새해엔 이 원리가 제대로 적용되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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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
라오 핑루 글.그림, 남혜선 옮김 / 윌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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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이 책의 주인공이자 작가, 그리고 그림을 그린 화가인 핑루는 1920년대 중국에서 태어난 평범한 노인이다. 십대 시절 일제가 중국을 침략해왔고, 그는 국민당 군대에 입대해서 항일전쟁을 치렀다. 전쟁이 잦아들 무렵 집안 소개로 평생의 연인 메이탕을 처음으로 만났고, 둘은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일제는 물러갔지만, 중국의 상황은 여전히 어지러웠다. 외부의 적이 사라지자, 잠시동안 함께 싸웠던 국민당과 공산당이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한 것. 우리가 아는 대로 결국 국민당은 쫓기듯 타이완으로 들어갔고, 대륙은 공산당의 차지가 되었다. 국민당 군대에서 복무했던 핑루는 좀처럼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고, 1958년 그는 노동개조라는 이름으로 가족들로부터 떠나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게 된다.(이 기간 동안 그는 일 년에 딱 한 번씩만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이별. 물론 핑루와 메이탕은 그 기간이 그렇게 길 줄은 몰랐다. 집에 남아 있는 메이탕에게 사람들이 와서 핑루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지만, 후에 메이탕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이 바람을 피웠으면 일찌감치 이혼했겠지만,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도 아니고,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뭘 훔치고 마음대로 가져가고 한 것도 아니잖아요. 당신이 잘못한 게 없는데, 내가 왜 이혼을 해요?”

 

      그리고 22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핑루. 그 동안 끊임없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어왔던 두 사람의 사랑은 다시 그렇게 만날 수 있었다.

 

 

2. 감상평 。。。。。。。

 

     ​줄거리만 써 놓고 보면, 그저 격동기를 살았던 평범한 노부부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아니 실제가 그랬다.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핑루와 메이탕은 무슨 대단한 혁명가 부부도,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유명한 사람들도 아니었다. 핑루는 여러 가지 일에 손을 대봤지만 시원찮은 솜씨로 번번이 실패만 거듭했던 사람 좋은인물이고, 젊은 시절 메이탕은 춤추고 놀기 좋아하는 발랄한 성격의 아가씨였을 뿐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고, 중국에서는 제법 유명세까지 탈 수 있었던 것은, 책에 실리 그림 때문이리라. 이 책에 실리 수십 개의 삽화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핑루가 과거를 하나씩 떠올려가며 직접 그린 것이다. 그림을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기에, 구도도, 인물의 비례도 하나같이 언뜻 보면 그냥 아이들이 그린 낙서처럼 보이지만, 또 자세히 보면 사건과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들이 세세하게 다 표현되어 있다. 무엇보다 그림 속 사건에 대한 핑루 할아버지의 깊은 애정이 담겨있는 그림들인지라 전반적으로 따뜻한 분위기가 묻어 나와서 좋다.

     물론 스토리가 가진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노동개조따위의 정신 나간 정책으로 멀쩡한 가족을 생이별 시키고, 심지어 그 이유란 것도 일제 침략에 대항해 싸웠기 때문(다만 소속이 국민당이었다는 것이 문제라는 식)이니, 이건 여전히 공산당 일당독재가 이뤄지고 있지만, 상당부분 생각의 자유화가 이루어진 오늘의 중국에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어려울 정도의 일이었다. 그런 엄청난 일을 겪으면서도, 22년 간 떨어져 있었으면서도, 변치 않는 부부의 사랑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처음 책의 줄거리를 들었을 때, 이 책은 그 떨어져 있는 동안의 이야기가 주가 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오히려 책은 핑루가 아내를 만났을 때부터 그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수십 년의 기간들을 다루고 있었고, 22년간의 노동개조 기간은 몇 페이지 소개되지 않아서 살짝 어리둥절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핑루에게 있어서 아내인 메이탕을 볼 수 없었던 날들은 그리 중요한 날이 아니었던 게다. 22년간의 억울한 시간들을 곱씹기 보다는, 그 이전 수 년 동안 아내와 함께 했던 날들을 회상하는 것이 그에게는 더욱 중요했다. 아름다운 사랑 아닌가.

 

      세상이 아무리 어지러워도 사랑의 힘을 믿고 싶다. 온통 사람을 속이려고 작정하는 나쁜 놈들이 설쳐대는 세상이지만, 그런 사람들만 생각하다가는 제 정신도, 평정심도 유지하기 어려우니까. 간만에 본 따뜻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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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과 종교를 무시하는 정치는 곧 그 자체의 환멸을 초래한다.

정치적 담론에서 도덕적 공명이 부족한 경우,

더 큰 의미의 공공생활에 대한 갈망은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을 찾아낸다.

도덕적 다수파같은 단체들은

무방비의 공공 광장을 편협하고 옹색한 도덕주의로 표현한다.

근본주의자들은 자유주의자들이 발을 들여놓기 두려워하는 영역에 뛰어든다.

또한 환멸은 더욱 세속적인 형태를 띤다.

공공 문제의 도덕적 차원을 다루는 정치적 이슈가 부재한 상황에서

대중의 관심은 공직자들의 개인적 비리에 집중된다.

공공 담론은 점점 더 타블로이드와 토크쇼,

결국엔 주류 언론까지 합세해 스캔들과 센세이션, 고백에 사로잡힌다.

- 마이클 샌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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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슈퍼노트를 만들 수 있는 동판을 탈취해 남한으로 도망친 전 인민군 대장 차기성(김주혁). 그에게 자신의 아내와 소중한 동료를 잃은 임철령(현빈). 국제사회에 위조지폐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는 북한 당국은 남북장관급 회담을 핑계로 차기성을 잡으러 임철령을 보내고, 그런 임철령의 파트너가 되어 사흘 간 공조수사를 할 남쪽 형사로 강진태(유해진)가 차출된다.

 

     ​원수를 갚기 위해 내려온 특수요원 같은 임철령과, ‘형사가 다 그런거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생계형 형사 강진태가 뭉쳐 보이는 언밸런스한 조화가 영화의 핵심코드. 무뚝뚝하고 빈틈 하나 없는 것 같은 임철령과 허술함 투성이에 너스레의 달인 강진태가 같이 있기만 해도 대략 어떤 그림이 나올지는 짐작이 되지 않는가. 액션과 코미디가 적절히 어우러진 작품.

 

 

 

 

2. 감상평 。。。。。。。

     현빈은 현빈다웠고, 유해진은 유해진다웠다. 두 주인공 중 누구 때문에 이 영화를 보기로 선택했는지에 따라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액션이냐 코미디냐) 내 경우엔 현빈보다는 유해진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고, 유해진은 기대대로 그 특유의 너스레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처음부터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은 영화를 기대했었고, 기대대로 영화는 지나친 단계에까지 넘어가지 않는다. 딱 적당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작품. 조연이긴 하지만 소녀시대의 윤아가 강진태의 처제로 출연해서 약간 허당끼 있는 매력을 보여준다.(개인적으론 이렇게 작은 배역으로 시작하기로 한 건 좋다고 본다.)

 

 

 

 

     그리 무거운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는 남과 북이 함께 어떤 일에 나설 수 있을까 하는 가능성을 묻는 것 같다. 그 실마리는 가족이라는 코드다. 철령의 가족 이야기를 듣고 진태는 마음을 열고, 진태의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철령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고, 그런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은 건 남과 북이 따로 없는 거니까.

 

     ​물론 정치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결코 가볍지는 않다. 감정적 문제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감정이란 건 상황이 바뀌고, 상대하는 사람이 변하면 또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거니까. 예컨대 북에 대한 적개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의외로 36년 간 이 나라를 착취하고 온갖 만행을 저지른 일본에 대해서는 별다른 마음이 없는 것 같다. 그 시기 우리나라를 일본에 넘긴 미국의 행위에 대해서도. 역시 좀 더 최근의 기억이 이전의 기억을 덮어버리는 걸까. 그렇다면 얼마든 남과 북 사이에도 새로운 기억을 덧씌울 수 있는 게 아닐까.

 

    남과 북의 지배층들의 도덕성과 책임의식을 두둔하거나 칭찬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그 아래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을지도 모른다. 시작은 함께 작은 일부터라도 해 보는 건데, 아쉽게도 지금은..

 

 

 

 

     언젠간 남과 북의 보통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위해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기 위해 뭉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유쾌하게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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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 공동생활 디트리히 본회퍼 대표작 1
디트리히 본회퍼 지음, 정현숙 옮김 / 복있는사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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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요약 。。。。。。。

     그리스도인들은 필연적으로 공동체로서 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이유로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회퍼는 이런 상황이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예수는 원수들 한 복판에서 사시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무엇보다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성도들이 하나 됨을 이루며 사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복 중 하나라는 점이다.(1)


      성도들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 기도는 필수적이다. 우리는 우리 자체로 서로를 온전히 품고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시편의 다양한 공동체의 기도를 본을 삼으라고 권한다. 물론 여기에 말씀(성경에 대한 깊은 묵상)과 공동의 찬송도 빠질 수 없는 요소고.(2)

      흥미로운 것은, 함께이기 위해서 홀로될 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지적이다.(3) 하나님 앞에(이 책에서는 주로 그분의 말씀 앞에 서는 것과 동일시된다)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 비로소 다른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이외에도 공동체 속에 뿌리내리는 한 방법으로서의 섬김’(4)과 공동체 안에서의 죄 고백과 이를 받아주는 일의 중요성(5) 등이 담겨 있다.

 

 

2. 감상평 。。。。。。。

     이 책에 앞서 읽었던 옥중서신이 그 유명함에 비해서 생각만큼 내용이 인상적이지 않았었다. 감옥 안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있었던 저자와 책을 읽는 지금 나의 상황 사이에 격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저자의 마지막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는 상황에서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어떻게든 명랑해지려고 했던 그의 글을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뭐 어찌되었든, 쉽게 공감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것만은 분명.


      그에 비해 저자가 수감생활을 하기 이전, 좀 더 안정적인 상황 속에서 사랑하는 교회의 교우들과 함께 하는 이야기를 쓰고 있는 이 책은 훨씬 더 쉽게 와 닿는다. 저자가 가정하고 있는 상황과 환경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이었고, 무엇보다 그가 탐구하고 있는 인간의 성품에 대한 통찰이 너무 생생해서 말이다. 처음에는 그리 큰 기대감 없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지만, 얼마 안 가서 빠져들고 말았다. 쉴 새 없이 인상적인 문구들을 체크하면서.

 

 

      공동생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은, 그냥 같이 모이고 만나고 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적 결속이 이루어지는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상황에서는 좀처럼 공동체를 경험한다는 것이 더욱 쉽지 않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해버릴 일은 물론 아니다. 교회가 공동체성을 잃어버리면, 그냥 한낱 집단으로 전락해버리게 되고, 그러면 교회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 힘은 그대로 잃어버리고 말 테니까.

      한 문장, 한 문장이 참 묵직하다. 날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깊은 애정이 배어있는 글에서는 깊이가 느껴진다. 교회의 공동체성이 참 많이 약화되어버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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