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도덕과 종교에서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은

원칙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했다.

학적인 문제와 마찬가지로

부가 도덕 문제에 중립을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은 누가 보아도 명백했다.

인권법은 도덕을 법률로 규정했으며, 그래야 마땅한 것이었다.

인권법은 식당 내의 인종분리처럼 증오심에서 기인한 행위를 금지했고

나아가 시민들의 도덕성을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 마이클 샌델,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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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4: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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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4: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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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5: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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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5: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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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6: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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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16: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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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영화는 지난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주요 축으로 삼는다. 제주, 울산, 광주, 대전, 전남, 강원, 인천으로 이어지는 경선 과정에서 불었던 노무현 바람, 일명 노풍 중심으로, 그에 관한 기억들을 털어놓는 주변인들의 인터뷰가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다.

     영화의 클래이막스는 온갖 색깔론과 음모론, 인신공격과 심지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까지 쏟아내던 이인제에 이어 단상에 오른 노무현. 그는 울분을 토하며 장인의 전력 때문에 아내와 이혼을 하는 것이 옳으냐고 격정적인 발언을 토해내고, 연설의 말미에는 경선에 온갖 추잡한 방식으로 개입하고 있는 조선일보, 동아일보를 향해 경선에서 손을 떼라고 일갈한다.

     그리고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 하지만 영화는 바로 다음 장면에서 그가 누웠던 영구차를 비춘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죽음.

 

 

 

 

2. 감상평 。。。。。。。

     지난 2002년의 경선은 사실 그 이후 일부러 만든 어떤 정치드라마나 정치영화 보다도 더 극적이고 감동적인 사건이었다. 이야기의 전개 자체가 워낙에 극적이라,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면 너무 작위적이라고 비판을 받을 것 같은 정도니까.. 영화가 오히려 덜 극적일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랄까.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시기는, 인간 노무현, 그리고 정치인 노무현의 가장 빛났던 순간일 것 같다. 물론 낙선을 거듭 경험했지만, 정치인 노무현은 그래도 성공을 맛보았다. 하지만 대통령 노무현은 그리 행복하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 너무 많은 조직과, 힘이 그를 막아섰고, 그에게는 이들을 물리치고 나갈 만큼의 독함은 없었으니까. 경선 과정 내내 그를 은밀하게 괴롭혔던 괴물들은, 그가 대통령이 되자 이제는 노골적으로 그를 물어뜯었다.

 

     ​우리는 이미 그 과정을 모두 알고 있고, 들개들이 토끼를 물어뜯는 장면을 보며 즐거운 사람은 없다. 영화가 그의 대통령 당선 장면에서 바로 죽음으로 넘어간 이유는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감독은 영화를 보는 이들이 오롯이 그의 아름다웠던 시간을 추억하기를 바랐던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딱 그의 지지자를 위한 영화다.

 

 

 

     결국 노무현은 경선 기간 내내, 그리고 그의 정치 인생 내내 외쳤던 동서화합을 이뤄내지 못했다. 그의 지지자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긴 했지만, 그 이후에도 사람들은 지역감정을 조장해 이익을 얻으려는 비열한 정치인들을 여의도로 보냈다. 심지어 이명박 같은 사기꾼이, 박근혜 같은 무능력자가 연이어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했으니...

 

     ​하지만 어디 그런 큰 일이 한 순간에 완성되는 일이 있던가. 노무현은 길을 냈고, 그의 대의에 공감하는 이들을 남겼다. 그리고 확실히 이 즈음 전선(戰線)은 좀 다른 곳에 그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노무현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할지도 모르지만, 그의 영향을 모두 부정하는 것 또한 분명 무리다.

 

 

     ​그냥 삶이 감동을 주는 정치인이 몇이나 될까. 비록 경선과정에서 했던 말들만 주로 다뤘지만, 정말 연설 한 번은 속 시원하게 잘 했었다. 정치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렇게 감동을 주어도 되나 싶은 작품. 같은 노무현을 다룬 또 다른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보다는 연출이 훨씬 낫고, 전체적인 스토리나 전개가 더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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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우리가 보는 것들
피터 멘델선드 지음, 김진원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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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의 제목이 내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실제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어떤 일들이 우리의 머리와 마음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책을 본다는 말은 어떤 뜻일까? 우리는 뭘 보고 있는 걸까? 흰 종이 위에 인쇄된 검은 잉크의 자취를 추상화를 보듯 쳐다본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실제로 우리가 상상하는 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펼쳐지는 상()’이라고 말한다(29). 여기에는 우리의 경험이 깊이 개입되어 있어서, 이를 재료로 사용해 책 속에 담긴 정보를 자신만의 으로 그려낸다.

      물론 이 상은 실제와 같지 않다. 사실 실제라는 개념도 애매하다. 어떤 것이 실제라는 것인가. 작가가 글을 쓸 때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던 상? 아니면 그것이 책으로 표현된 상? 결국 글을 쓰는 사람도, 그것을 읽는 사람도 나름의 방식과 재료를 가지고 창조적으로 새로운 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파고 들어가야 하나 싶을 정도로, 약간은 지루한 탐구를 계속한 끝에, 저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작가는 글을 쓸 때 환원하고 독자는 책을 읽을 때 환원한다.

이야기를 상상하는 건 결국 환원하는 과정이다.

환원한 빈자리에 우리는 의미를 새로 채운다.

 

 

 

 

2. 감상평 。。。。。。。

     흥미로운 구성과 내용의 책이었다. 사실 내용 자체는 그렇게 엄청난 것을 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접근 방식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아주 인상적이다.

     수없이 책을 읽으면서도 우리가 정말로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책 속에 인용된 수많은 명사들의 말들을 보면, 적지 않은 사람이 이와 관련된 생각을 해본 것 같긴 하지만, 이 책만큼 하나의 책을 그 주제에 쏟아 부은 경우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마치 독자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듯, 책을 읽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서 쓰기 시작한다.

     여기에 이 책의 특별함을 더해주는 것은 저자의 이력을 십분 발휘한, 각종 이미지, 삽화들이다. 매우 직관적으로 디자인된 이미지들은, 실제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들을 그대로 즉석해서 그려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종종 그 그림을 보면서 피식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재미있는 시도이지만, 그저 재미있다고만 여기고 넘어갈 내용은 또 아닌 것 같다. 책은 우리가 너무나 쉽게, 아니 거의 100% 오독을 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니까. 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이란 건 거의 불가능한 걸지도.

 

     ​하지만 또 그렇게 암담하게 여길 것 까지는 아니다. 책과 독자의 관계와는 달리, 실제 인간들 사이에는 대화가 가능하고, 이것을 통해 서로 다르게 형성한 을 조금씩 맞춰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접근에도 분명 흥미를 느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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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원더우먼이 세상에 나오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이야기. 오래 전 인간 세상을 파괴하려는 전쟁의 신 아레스를 막기 위해 태어난 다이애나(갤 가돗). 아레스가 찾지 못하는 섬에서 자란 그녀는, 우연찮게 그들의 세계로 들어온 미국인 스파이 스티브(크리스 파인)를 따라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유럽으로 향한다.

     영국을 비롯한 연합군과 독일의 휴전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 즈음. 전쟁을 끝내기 싫었던 독일의 루덴도르프 장군(대니 휴스턴)은 치명적인 독가스를 연구하는 마루(엘레나 아나야)를 끼고 전세를 뒤엎을 비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휴전을 앞둔 영국군 사령부는 공격을 주저하고, 무고한 희생을 앞두고도 머뭇거리는 비겁함에 분노한 다이애나는 직접 적진으로 뛰어든다. 원더우먼의 탄생.

 

 

 

2. 감상평 。。。。。。。

     주인공 갤 가돗의 매력이 영화를 끌고 간 느낌이다. 전쟁터를 누비는 여전사라는 캐릭터는 확실히 눈에 띄었는데, 교착상태에 빠진 전선을 홀로 돌파하는 장면은 단연 가장 중요한 액션 포인트였다. 일단 총알을 튕겨내 버리니 여느 전쟁영화와 같은 비참함이나 긴장감은 없었지만, 일단 전장을 그렇게 달려 나가면 속 시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에 비하면 영화 후반 아레스와 직접 싸우는 장면은 살짝 긴장감이 덜 할 정도.

 

     ​히어로물이기는 하지만 영화는 액션 보다는 메시지, 그리고 의미에 좀 더 무게를 둔 느낌이다. 이런 경향은 DC에서 꾸준히 발견되는 듯한데, 이번 영화 역시 인간의 본성에 관한 질문(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그리고 그런 인간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버릴 것인가, 품을 것인가), 나아가 그 판단의 근거는 무엇인가(신뢰 혹은 믿음에 관한 질문) 같은 묵직한 질문들이 던져진다.

     물론 액션, 히어로 영화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관객들이 그런 걸 원하는지는 좀 미지수. 앞서 배트맨 대 슈퍼맨같은 작품은 나름 괜찮게 봤지만, 대부분의 평은 지나치게 무겁다는 것이었으니까. 아무래도 가볍게 즐기기를 기대하며 온 사람에게는 좀 어울리지 않는 질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영화사 쪽에서 그걸 눈치 채지 못했을 리 없다. 영화 속 질문이 묵직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끌지는 않았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역사물을 좋아하고, 이런 고전적 영웅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편이라 썩 나쁘지 않게 봤다. 요새는 워낙에 히어로들이 허접해지거나, 망가지거나, 과한 고민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이쪽이 더 신선해 보일 정도. 게다가 이런 순수한 구원자 캐릭터는 참 사랑스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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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거리를 둔다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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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장년을 넘어 노년으로 향하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차곡차곡 쓴 에세이집. 에세이답게 너무 무거운 주제나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은데,(더구나 제목을 보라) 작가는 세상 모든 일을 조금 떨어져서 보면 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책 표지가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끌린다. 원피스형 수영복을 입은 여성이 실내수영장을 천천히 걷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발을 내딛는 모습. 뭔가 조심스러워 보이면서도, (물의) 저항을 감수한 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이 책의 주제를 잘 설명해 주는 것 같다.

 

 

 

 

2. 감상평 。。。。。。。

     책을 읽는 동안, 재작년 읽었던 미움 받을 용기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면서 결과적으로 불행을 스스로 찾아 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와 격려라는 점에서 특히 비슷한 느낌이었다. 다만 이 책은 작가 자신의 경험이 좀 더 많이 반영된지라, 특별히 신앙적인 이해가(작가는 가톨릭적 배경을 지니고 있다) 좀 더 전면에 드러난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다.

 

     작가는 회피대신 직면을 선택하라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아무리 나쁜 일이라고 하더라도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경험에서 나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장 모든 일이 다 잘 풀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행한 일은 곳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46), 인생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며(67),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해받는 일은 어렵다(96). 심지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반드시 결과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다(152).

     하지만 좌절에서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불행을 재산으로 여기고, 인생의 무게를 개성을 발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면 된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면, 또 못할 것은 뭐란 말인가. 이 때 중요한 것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거리두기이다. 지나치게 밀착되면 자세가 흐트러진다. 불행은 훨씬 더 커 보이고, 희망의 빛은 실제보다 더 멀어 보인다.

 

     다만 이런 모든 조언들이, 막상 절망의 골짜기를 걷고 있는 사람의 귀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거.. 하지만 그 또한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는가. 전시야전교범은 실제로 싸움이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읽는 게 아니라, 전쟁에 나서기 전에 보는 것이니까. 책의 크기도 작은 것이 딱 임무수행수첩을 보는 느낌. 모두가 처음 가보는 인생이라는 힘겨운 전쟁터에 챙겨 갈만 한 작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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