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엔 책보다 영화를 좀 더 많이 봤다.
갈수록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것이...
역시 마음이 좀 심란한 게 이유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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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자로 살기 팬인가, 제자인가
카일 아이들먼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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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일종의 칼럼들을 모은 책. 각각의 글들은 한 호흡으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짧고, 말미에는 스스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도전적인 제안도 실려 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다시 각 부분은 25개의 칼럼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차와 제목에 따르면 각 칼럼을 하루에 하나씩 읽으면서 자신을 점검하면서, 75일을 보내도록 목적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루에 몇 개씩 읽어도 좋지만, 이 책은 단순히 읽기 보다는 내용을 묵상하면서 삶으로 살아내 보는 데 목적이 있는 거니까, 실제로 그렇게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2. 감상평 。。。。。。。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저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어 가면서 이 저자의 장점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우선 신학적인 기본이 든든히 잡혀 있고, 책을 읽을 독자에 대한 이해가 분명하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읽기 쉽게 쓴다는 점이다. 글은 적당한 분량에 재미까지 있다. 아무리 책을 읽기 힘들어 하는 사람도 고작 두세 페이지 정도의 글이라면 잠깐 시간을 내서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볍기만 한 글은 아니다. 책 속에 담겨 있는 도전들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적인 가치들을 잘 보여준다. 이건 책의 세 부분에 붙어 있는 제목을 봐도 알 수 있는데, 예수를 따르고, 자기를 부인하고, 제자로 살아가라는 내용이다. 꽤나 직설적으로 기독교 신앙의 핵심가치를 제시하고 있지 않은가.

 

 

     ​한 때 긍정의 힘따위의 유사 기독교 서적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여기에는 자기부인도, 제자로 사는 삶도 없이, 오직 나를 위한 하나님이라는 이교적 사고만 차고 넘쳤었다. 당연히 그런 것에 열광하고 있는 동안 교회는 본래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약화될 수밖에 없다. (만약 누군가 기독교를 망하게 하고 싶다면, 직접적인 공격대신에기독교는 그런 박해를 견뎌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종교다이런 식의 본질 흐리기가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 책이 바로 그 긍정의 힘을 우리나라에 출판했던 두란노에서 나왔다는 건 뭘 의미하는 걸까. 드디어 두란노 출판사가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된 길을 가기로 결심한 걸까, 아니면 한 때의 변심인 걸까. 어찌됐든 이런 책이 출판되기 시작한 건 반가운 일이다.

 

     ​최근엔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거나 선물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읽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충분히 추천이나 선물할 만하겠다 싶다. 내용이 아주 깊은 건 아니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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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머니와 산다
한기호 지음 / 어른의시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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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중년의 출판평론가이자 독서운동가인 작가가 노년의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소소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원래는 블로그에 올렸던 일기 형식의 글인데,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을 뽑았다.

 

      아내와 이혼을 하고, 두 딸은 프랑스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있는 상황.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급격히 쇠약해진 노모를 병원이나 요양원이 아니라 직접 모시기로 한 결심이 쉬운 것은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책속에는 그 부담선물로 변하는 상황이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출판평론가답게, 일상의 여러 경험들을 설명하는 과정에 수많은 책들이 아울러 소개된다. 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그의 삶이기 때문에 이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부모님을 모시는 일에 관한 내용도 있고, 50대 남성이 살아가면서 자주 겪을 수밖에 없는, 죽음의 경험에 관한 책들도 여럿 소개되고 있다.

 

2. 감상평 。。。。。。。

     국이나 찌개가 없으면 식사를 못하시는 노모를 위해 국과 찌개를 끓이고, 어머니의 약한 치아를 위해 과일을 일일이 갈아서 드리는 일을 매일 같이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일까. 하지만 작가는 어머니를 모시는 일은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잘 한 것 중 하나라고 말한다. 어머니를 모시는 일에 진지하게 나섬으로써 인생의 지혜를 배웠기 때문이다.(사실 이건 모든 일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 있는 건 아니다. 작가는 어느 순간 자신이 어머니를 모시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어머니가 자신을 챙기고 계신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라는 존재는 자식의 나이가 얼마이든 늘 그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곤 하니까. 비록 근력은 떨어졌을지언정, 정신만은 그렇게 살아서 자식들을 돌보기 마련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수 년이 지난 나도, 언젠가는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모셔야 한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다보니, 한 쪽 한 쪽에서 깊은 향이 나는 듯한 느낌이다.

 

     책 속에 소개되는 다양한 또 다른 책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 뒤편에는 이제까지 언급되었던 책의 목록이 한 눈에 잘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되어 있어서 실용적인 면도 갖췄다.(이런 데를 보면 천상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소개되는 책들도 한 번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물씬 생겨나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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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바꿀 계획은 있으나 정작 자신을 바꿀 계획은 없는

사회 개혁가들과 공동체 지도자들은,

경건하다지만 세속에 물든 자들이다

 

- 엘리자베스 오코너, 세상을 위한 교회, 세이비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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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세계적인 소셜 미디어 기업 서클(영화 속 설정으로는 미국인의 80%가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니)에 입사하게 된 메이(엠마 왓슨). 회사의 수장인 에이몬(톰 헹크스)은 정보의 공개와 투명성이라는 기치를 걸고 초소형 카메라장치를 개발해 곳곳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우연한 사고에서 이 장치 덕분에 살아난 메이는 곧 에이몬의 비전에 적극 동조하고, 곧 자신이 24시간을 공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심한다.

     전 세계의 수천 만 명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단숨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 메이. 이 인기를 바탕으로 에이몬은 그녀를 회사의 좀 더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 초청했고, 메이는 내친 김에 전 국민을, 나아가 전 세계인을 서클러(서클에 가입한 사람)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비밀은 범죄라고까지 외치던 메이. 하지만 프로젝트가 지속되면서 그녀의 가족들, 아끼던 친구들이 희생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그녀의 생각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영화의 전체적인 구조가 아쉽다. , , , (?)에서 끝난 느낌이랄까? 우선 에미온의 화려한 비전의 이면에 감춰진 문제가 무엇인지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물론 대충 짐작은 간다. 빅데이터를 수집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메이와 그에게 지속적으로 위기의식을 불어넣는 초기 개발자 타이의 의혹은 의혹차원에 그친다. 오히려 메이에게 더 큰 타격을 준 것은 그녀의 부모님에 악플과 새로운 프로그램 공개시연 행사에서 벌어진 사고인데, 그 정도 문제라면 판을 이렇게까지 키울 필요는 없었다. 이미 현재의 기술로도 수없이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니까.

     구조상 아쉬움을 더욱 키우는 건, 역시 마지막 메이의 복수(?)’ 혹은 역습이 어떤 효과를 냈는지가 분명히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망했다는 말이야 들려오지만, 사람이 죽는 장면이 나왔다면, 관객은 당연히 그에 대한 적절한 반대급부로서의 처벌, 혹은 심판이 내려지는 모습을 보기 원하는데 그게 없다. 물론 어떻게 보면 상당히 쿨한 결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평범한 복수물로 마치는 것보다는.

 

 


     사실 이 영화의 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극적 구성보다는 영화 속 등장하는 중심소재, 개념이다. 영화는 단순히 지나친 SNS의 폐해를 그리는 수준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물론 구성이 지리멸렬하게 끝나서 그렇게만 보일 수도 있지만)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투명성’, ‘정보의 공개와 같은 가치를 표현하는 단어들이었다. 메이는 단순히 인기를 끌고 싶어서 자신의 삶을 공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이 가치에 동의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었다.

     물론 사회가 투명해지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도 한다. 이를 테면 정치인들의 비자금 조성이라든지, 권력을 남용하는 무능한 통치자를 끌어내릴 때 이건 중요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 특정한 사조나 관념이 모든 것을 덮어버릴 정도로 강력해지면 필연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투명성도 마찬가지다. 정보의 공개가 유익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다 공개해버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어 버릴까?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고, 대개는 이면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일 게다.

 

 

 

      모든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다.(이건 C. S. 루이스가 한 말이다) 뭐든지 공론화의 장으로 끌어내고, 사람들로 하여금 제각각 판단하도록 하자는 말은 굉장히 진보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구현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누가 정보를 수집, 저장, 배열, 선별할 것인가)은 물론 그 최종적인 목적지가 과연 유토피아가 될 것인가도 불분명하다. 개인의 영역이 공공의 영역과 통합되어 버릴 때 는 어디로 갈 것인가.

     언뜻 이런 과정에서 나를 버리고 최종적인 일자와의 통합에서 구원을 찾으려는 오래된 철학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방법이야 명상에서 최신의 IT 기기들로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목적지에 더 쉽게 도착할 수 있을까. 제법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그걸 제대로 표현하거나 대답하지는 못하고 있는 듯. 심지어 주인공 메이는 여전히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 듯하고, 그가 내 놓은 답이란 더 많은 사생활의 공개였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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