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화재 현장에서 한 소녀를 구하고 죽은 자홍(차태현). 곧 그의 앞에 그를 저승의 일곱 개의 심판대로 수행할 저승사자들이 나타난다. 뭐가 뭔지도 모르는 차홍을 보며 사자들은 오랜만에 나타난 ‘귀인’이라고 부르며 신나 한다. 각각 다른 죄목을 심판하는 저승의 대왕들은 차홍이 이제까지 살아온 과정을 하나씩 살피고, 그 과정에서 그의 진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순조롭게만 진행될 줄 알았던 ‘귀인’ 차홍의 재판에 하나둘 변수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심지어 그가 있는 저승의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기까지 한다. 모든 문제는 그와 관련된 이승의 누군가에게 생긴 사건 때문이라고 하는데..

2. 감상평 。。。。 。。。
차태현이라는 배우 자체에 대해서는 딱히 악감정이 없지만, 그가 연기해 온 캐릭터들에 대해서는 한 번도 호감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이건 그가 악역을 맡아서 너무 실감나게 연기했기에 붙이는 반어적 찬사와는 상관이 없고, 말 그대로 그가 연기한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답답함, 개연성이 부족한 성격, 그리고 좀처럼 변하지 않는 평면성 등 때문이다.
이번 영화에서 그가 연기하고 있는 차홍이라는 인물은 위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하다거나 순수하다는 점을 비판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생각의 방식이나 행동양식이 종종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제멋대로라는 점을 지적하는 거다. 영화 속 상당수의 위기는 그런 자홍이 스스로 불러일으킨 것이고, 이는 본인만이 아니라 주변부 인물들에게도 위기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영화의 원작인 웹툰 속 자홍과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웹툰 속 자홍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딱히 좋은 일도, 그렇다고 큰 악행도 저지르지 않았다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난 인물이었다. 그런 평범한 인물을 도와 저승의 재판을 통과하게 만드는 진 변호사라는 캐릭터가 극을 이끄는 이야기의 한 축으로써 재미를 부여하는 중심인물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 변호사 캐릭터가 사라져버렸다.
애초에 변호사는 차홍이 딱히 내세울 것이 없는 인물이었기에 그 재능을 뽐낼 수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차홍이 처음부터 ‘귀인’으로 소개되면서 딱히 누군가의 큰 도움이 필요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뭐 이야기를 만들고 그려가는 일이야 감독이 권한이니까, 얼마든지 각색이나 변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나온 변용이 원래보다 재미가 떨어진다면 자연히 원작 생각이 날 수밖에..
사실 영화는 어떻게 원작 웹툰과 다르게 만들까에만 집중했나 싶을 정도로 재미가 없어졌다. 물론 한국영화의 CG 수준이 상당히 올라왔다는 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장면들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각 지옥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잘 보여주는 배경이나 장치들도 잘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 뿐, 세트가 아무리 좋아도 그 안에서 노는 배우들이 개연성 없이 난리만 피운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
변화에 대한 지나친 욕심 때문에 작품 자체의 세계관이 곳곳에서 흔들리는 게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다. 뜬금없는 원귀 타령에 저승의 환경이 변화된다는 설정은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건지.(뭐 제작과 각본과 감독을 모두 한 어떤 사람이겠지) 원작 속 두 인물(영화 속 차홍과 수홍)을 억지로 얽으려고 하면서 재판의 과정에도 임의로 조정되면서 ‘논리’가 사라져버렸다. 어떻게든 시끌벅적하다가 마지막에 억지 감동코드만 넣으면 작품이 되는 게 아니다.
이 영화의 흥행은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벼운 오락영화로서의 속성과 연말연시라는 개봉타이밍의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