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줄거리 。。。。。。。
90년대 초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안기부는 발칵 뒤집어진다. 그리고 북핵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전직 정보사 장교 출신의 박석영(황정민)이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북한에 침투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베이징 주재 북한 고위 관료인 리명운(이성민)과 접촉해 조금씩 내부로의 잠입에 성공해 가지만...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안기부는 휴전선에서 북측의 무력도발을 사주하고자 하고, 이 과정에서 박석영은 ‘조직’의 목적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벌어지는 파국..

2. 감상평 。。。。。。。
실제로 일어났던 ‘흑금성 사건’과 ‘총풍 사건’을 영화적 각색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 영화는 기본적으로 첩보물의 형식을 띠고 있는데,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상황은 첩보물을 찍기에 참 적합하다. 60년 넘게 휴전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수차례 무력충돌도 있었고, 정권을 가리지 않고 북한에 공작원들을 보내온 것도 사실이니까.
그런데 영화 홍보글에도 나온 것처럼, 남파간첩에 관한 이야기는 제법 영화화 되었지만 북파간첩의 경우에는 딱히 기억나는 게 없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간첩은 나쁜 것이고, 우리가 그런 나쁜 짓을 했다고 하면 안 되는 식의 단순한 논리는 아니었을까. 우리는 도덕적으로도 우월하고 상대는 그렇지 못하다는 이분법적 반공주의의 산물이라는 말이다. 실은 그 사이 우리는 양민을 학살하는 군부정권을 거치고, ‘그 악한 공산주의자들’과 거래도 하면서 적대적 공생관계를 해 왔는데.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주가 되지는 않는다. 영화 초중반까지는 엄격한 감시사회인 북한에 어떻게 잠입해 나가는가 하는 긴장감이 극을 이끌어 가고, 후반에는 상황에 변화가 생기면서 남과 북의 대표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이제까지와 같은 대결 속 안정인가, 과감한 변화인가)가 중심에 서 있다. 그렇다, 중요한 건 관성에 의해서 해왔던 대로만 하는 데서 벗어나는 것이다.

다만 바로 그 때문에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대표적으로,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대로밖에(실은 별로 도덕적으로도, 그리고 실제적으로도 효과가 없었음에도)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 또, 그냥 제대로 된 생각이란 걸 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영화에 대해 맹렬히 비난을 퍼부을 것 같다.(소위 일베류 같은) 물론 영화의 만듦새를 두고 비판을 하는 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정권에 아부하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비난하는 건 넌센스다. 이 영화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소문이 파다했던 박근혜 정부 아래서 제작되기 시작해 왔다니까. 그 대통령 풍자하는 그림 그렸다고 구속시키던 정부 말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그리고 무엇보다 분장이 훌륭하다. 이 영화가 상을 받는다면, 특수효과팀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 시대의 헤어스타일, 패션, 무엇보다 얼굴들... 황정민의 얼굴을 보며 와 딱 정말 잘 어울린다 싶었는데, 의외로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던 건 이성민이 연기한 리명운이었다. 여기에 뜬금없이 등장해 포스를 보여주고 있는 김정일 역의 기주봉은 화룡점정.
다만 영화의 결말은 감동적이었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게 낙관적으로만 흘러가지 않았다는 건 아쉬운 점. 생각하면서 볼만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