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허름한 차림의 한 남자가 귀국편 비행기에 타고 있다. 어딘가 어두운 표정으로, 누군가 알려준 주소의 집을 찾아가지만, 안에 있는 여자는 숨죽인 채 벨소리를 무시한다. 사실 두 사람은 부부였고, 세월호 사건을 전후해 관계가 완전히 망가져버린 상태였다.

 

     사고 당시 베트남의 사건에 말려들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아버지와 모든 고통과 슬픔을 혼자 감당하며 스스로 고립되어버린 어머니. 안 그래도 둘 사이의 벽이 높이 세워져 있었는데, 곧 돌아오는 죽은 아들의 생일을 어떻게 보낼지를 두고 다시 의견이 대립된다.

     너무나도 슬프고, 그래서 너무나도 지친 가족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생일.

 

 

 

2. 감상평 。。。。 。。。

 

     수백 명의 승객이 탈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배가 조금씩 가라앉는 장면을 전 국민이 텔레비전 중계로 보고 있는데도, 무지하게 먼 바다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가는 데만 며칠이 걸리는 게 아니었는데도,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별다른 손도 쓰지 못하고 매시간 기울어지며 침몰하는 배 주변을 바쁘게 오고갈 뿐이었다. 엄청난 비극이고, 끔찍한 사고다. 수백 명의 고등학생들(과 일반인들)이 그렇게 세상을 떠난 건.

 

     그런데 이 문제가 정치인들이 얽히면서 묘하게 엇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와 여당은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국가적 차원의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경험도 능력도 없었던 이들은, 도움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을 반복할 뿐이었고, 상대가 말을 듣지 않자 이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사실 유가족들이 터트린 말과 보여준 행동이 늘 100% 옳았던 것은 아니었을지 모른다. 누군가는 감정에 기초한 호소나 요구를 했을지도 모르고, 충동적인 행동들이 나오지 않은 것도 아니다. 원래 그들은 우리 모두와 같이 평범한 시민들이 아니었던가. 사고를 겪고 평범한 시민이 갑자기 영웅적인 존재로 변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적어도 확실한 건, 그들의 미숙함은 우리에게서 발견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사회 일각에서는 그들에게 초인과 같은 대응과 태도를 요구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 문제는 어떤 프로세스에 의해 처리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무엇을 해 주면 그들이 만족할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길을 잘못 들기 시작했던 거다. 영화 속 유가족 모임의 대표의 첫 등장을 볼 때 들었던 생각도 정확히 그런 방식이었던 것 같다. ‘저게 도움이 될까싶은. 유가족과 지인들이 함께 모여 죽은 아이의 생일을 보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감독의 대답은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기억할 수 있는 자리, 마음 놓고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함께 울 수 있는 자리가 필요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일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던 거다. 물론 이게 너무 느리고 답답한 해결책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적어도 외적으로는, 전후의 변화가 보이지 않으니까. 하지만 영화 속 전도연이 맡은 엄마 캐릭터는 바로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 설경구가 연기한 아빠는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크게 운다. 이게 변화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영화 말미 설경구가 오열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어두운 표정으로 모든 일을 묵묵히 감당해 내는 그의 모습은,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의 모습을 꼭 닮았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사건에 말려들어 아들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지 못했으면서도, 그는 그 일로 인한 순남(전도연)의 모든 비난을 그냥 받아낼 뿐이었다. 그가 영웅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들의 모든 요구와 주장이 100% 옳은 건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법이 그렇듯이, 어느 정도는 옳고, 또 어느 정도는 무리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을 만날 때 그 자리에 멈춰서 꼼짝할 수 없듯이, 그들도 그렇게 얼어있을 뿐이다. 심한 동상은 뜨거운 불이 아니라 미지근한 물로 녹여갈 수밖에 없다. 우리의 눈물이 딱 그 적당한 미지근함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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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의 탄생은
바로 헤롯 대왕의 때에 이루어졌다.
예수님이 오늘날 우리를
기쁘게 만나 주시는 때도
바로 개인적인 실패와 애통과 절망이 있는
‘음산한 한겨울’이다.

 

- 컬트 브루너, 『나니아에서 만난 하나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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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건축 100 테드북스 TED Books 2
마크 쿠시너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세계 각지의 독특한 콘셉트의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100개의 건축물들이 실려 있는데, 단지 외형만이 아니라, 재료, 건축의 목적, 또는 심지어 재미까지 다양한 기준으로 골라냈다. 책 전체가 컬러 도판이 잔뜩 실려 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다.

 

  

2. 감상평 。。。。。。。

     책이라기보다는 사진집이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은 구성이다. 사실 이런 내용에는 글로 아무리 잘 묘사해도 잘 찍은 사진을 하나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니까. 다양한 나라의 신기한 건축물들을 보면 직접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100개의 건물 중에는 우리나라의 건물도 들어있다. 하지만 책 속 설명과 다르게 그리 랜드 마크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은 없다는 게 문제.(그저 약간 비틀게 쌓아 놓은 컨테이너..;;) 다른 사례들 중에도 그런 예가 있지는 않을까 싶기도 한데, 사실 가장 덜 인상적인 모양 중 하나였다. 외형적 독특함은 차라리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더 실릴 만 했는데...

 

     다양한 기준으로 골라놓은 건축물들인지라, 어떤 건 정말 실용성보다는 전위적 예술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실용성만 따지자면 이런 것들을 초기부터 제지될지도 모르지만, 뭐 사실 진보라는 건 그런 전위적인 사람들의 도전과 실패가 쌓여 만들어지는 거니까.., 이건 비단 건축만이 아닐 것이다.

     건축을 예술의 범주에 넣어야한다는 말이 잘 와 닿는 책. 우리도 전에 비하면 곳곳에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는 건물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런 데 들어가서 살 일은 없겠지만 확실히 눈은 즐거워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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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줄거리 。。。。。。。

     가족들과 함께 해변으로 휴가를 온 애들레이드(루피타 뇽). 하지만 그녀의 표정이 시종일관 영 밝지 못하다. 이는 약 30여 년 전 바로 그곳에서 있었던 어떤 사건 때문이었고, 이것은 애들레이드의 인생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근데 이 정도로 부인이 싫어했는데도 굳이 거기에 별장을 마련하고 휴가계획을 세운 남편이 문제)

 

     그날 밤, 에들레이드의 가족과 꼭 닮은 네 명의 수상한 사람들이 별장 앞에 나타났고, 이들과 한밤의 추격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건 훨씬 더 큰 엄청난 사건의 전초전이었을 뿐...

 

 

 

 

 

2. 감상평 。。。。 。。。

     최근 꽤나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다. 작품 속 다양한 상징들이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흥미를 끄는 듯하다. 영화 초반 등장한 인간띠 운동('핸즈 어크로스 아메리카')이나 도플갱어들의 복장, 소도구, 거울의 방 뒤편의 세계 등등 해석의 여지가 풍성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마치 멋진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 백화점 옷 매장을 돌아다니거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도서관 서가 사이를 돌아다닐 때처럼, 관련 내용에 대한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푹 빠질 수 있을 듯한 영화.

     재미로 다양한 해석을 하는 것 자체가 영화를 즐기는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꼭 영화 안에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관객과 함께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다만 이런 해석들이 썩 일관성 있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점이 있다는 게 어떤 사람에게는 좀 불편할 수도...(꼭 내가 불편까지 하다는 말은 아니다)

 

 

 

     ​예컨대 이 영화는 정말 흑인차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가지고 있을까? 영화 후반에 밝혀지듯 이 거대한 사건은 인간복제라는 강렬한 소재에 기원을 두고 있다.(그토록 대규모로 인간복제 실험을 한 이유가 분명히 밝혀지지는 않는다는 게 살짝 빈 구멍) 그리고 이 실험은 흑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백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말하자면 그토록 오랫동안 햇볕과 하늘을 보지 못하고 살았던 건 지하의 흑인들만이 아니라 (복제된) 백인들도 마찬가지였다는 것. 지상에 올라와 주인공 부부의 친구 가족을 해친 것은 전원 백인이었다.

 

     ​물론 인종차별 이슈가 아주 없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영화의 논리적 맥락에서 그 부분이 딱히 드러나지는 않는다.(우선 주인공 부부와 친구 부부는 인종이 다르지만 그게 어울리는 데 별로 문제되지 않고 있다.) 그거 주인공이 흑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려는 건, 영화 주인공이 남자면 남성중심적 영화, 여자면 여성중심적 영화라고 구분하는 것처럼 단순해 보인다.

 

 

 

     그래도 다양한 상징 때문에 말할 거리가 많은 영화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람은 뭔가를 말하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에, 이런 영화는 그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그건 상업오락영화로서 이 영화가 갖는 분명한 장점 중 하나. 다만 그 모든 날줄과 씨줄이 잘 짜여 좋은 옷감까지 만들어내지는 못한 듯하다. 영화 스토리 자체는 거의 슬래셔나 고어 영화로 치달을 수 있었는데, 감독은 웬만한 장면은 카메라 워크를 통해 거의 다 쳐내서 시각적인 불편함은 좀 줄였다.

 

     ​취향을 좀 탈 것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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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 [책] 컴 클로저

8일 - [영화] 뺑반

10일 - [책] 배제의 시대 포용의 은혜

13일 - [영화] 캡틴 마블

15일 - [책] 지정학

20일 - [책] 동방의 부름

21일 - [책] 화를 참을 수 없어

22일 - [책] 베다 읽기

27일 - [영화] 어스



이제 이사까지 마치고,

세팅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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