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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의 모든 것 - 나니아 연대기를 통해 만나는 C.S. 루이스의 세계
캐스린 린즈쿡 지음, 김의경 옮김 / 크림슨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C. S. 루이스가 쓴 책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역시 “나니아 연대기”다. “순전한 기독교” 쪽도 아주 잘 알려지긴 했지만, “나니아” 쪽은 어린 아이들까지 즐겨 읽었으니 독자의 연령 폭이 훨씬 넓다.
인기가 있는 책은, 자연히 그 책을 분석하는 책도 나오기 마련. 내 경우만 하더라도 벌써 네 권의 나니아 연대기 분석서를 읽었지만, 이 책을 제외하고도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몇 권이 더 책장에 꽂혀 있다. 이 정도로 읽다보면 어느 정도 책들 사이에 비교가 가능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책의 주요 홍보 포인트이기도 했던, C. S. 루이스가 직접 이 책을 칭찬했다는 부분일 것이다. 루이스는 이 책의 저자에게, 그가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며, 이 책이 자신의 책(나니아 연대기)의 중요한 함의들을 잘 밝혀냈다는 편지를 보냈다. 이 정도라면 루이스 애호가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찬사다.
루이스의 말처럼 이 책의 저자는 그 두꺼운 일곱 권의 책들을 성실하게 분석해 낸다. 1부에서는 전체 주제 중심으로, 2부에서는 각 권의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고, 단지 설명만이 아니라 책을 가지고 다양한 질문들을 만들거나 일종의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여기에 각 권에서 저자가 뽑은 명구나, 이 책의 내용에서 파생된 노래나 음악, 연구/동호회 모임 등의 다양한 부가적 정보까지 담아낸다.
물론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당시인 20세기 중반이라면, 루이스의 인정을 받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좀 더 흘렀고, 그 사이 루이스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의 작품을 훨씬 더 깊게 읽었던 여러 저자들이 또 다른 분석서들을 냈다. 뒤에 나온 책의 저자가 가진 유리함은, 역시 앞서 나온 책들을 충분히 읽고 소화시킨 다음, 그 위에 자신의 생각을 더 높이 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이 책에 실린 내용 못지않게, 그리고 어쩌면 그보다 더 충실하게 분석하는 책들이 더 있다는 것이다.
사실 위에서 말했던 나니아 연대기에 관한 “다양한 부가적인 정보들”은 또 한 편으로 생각하면 책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일 수도 있다.(물론 순수한 애호가의 입장에선 이런 정보들이 너무 달콤하지만) 그리고 루이스의 찬사와는 달리, 저자는 “나니아 연대기”를 너무 직접적으로 기독교 신학과 매칭시키려 하고 있기도 하다. (루이스는 다른 곳에서 나니아 연대기가 단지 기독교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분명 좋은 책이다. 루이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그런. 다만 비슷한 수준의 분석과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 많이 나와 있는 현 상황에서, 대체재가 충분히 있다는 점은 살짝 평점을 깎는 부분.
책 제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는 정보에는 “나니아 연대기의 모든 것”이라는 상당히 자신만만한 제목이 붙어있지만, 내 손에 들려 있는 책의 표지에는 “나니아 연대기의 거의 모든 것”이라는 살짝 위트 있는 제목이다. 저자와 역자, 출판사까지 동일하니 같은 책인 건 분명한데, 금세 제목을 바꾸었나보다. 두 글자를 빼고. 문제는 원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제목이라는 것. "Journey into Narnia"이면 그냥 ‘나니아로의 여행’ 정도일 텐데, 바꾼 제목이 지나치게 기대감을 높여 놓지 않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