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예술을 창조하는 유일한 목적이 복음 전도에 있다고 믿는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종교를 삶 전체의 지향이 아닌,

삶의 협소한 측면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그리스도가 만물의 주님이라면,

그리스도인들이 생산하는 대중 예술은

하나님의 통치권에 대한 그러한 깊은 신앙을

확언할 뿐 아니라 입증하는 것이다.

 

- 윌리엄 로마노프스키, 맥주, 타이타닉, 그리스도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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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은 다른 데 신경 쓸 여유를 가지지 못했으며

인내심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하기 힘든

정신적 피곤 상태에 있다.

빈곤을 없애려면 사람들의 성격이 아닌

그들의 결핍 상태를 해결해야 한다.

- 오준호,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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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십자가 - 중국 5대 제국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그리스도교 역사
송철규.민경중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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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홍보 키워드가 세 가지 있다. “1,400”, “중국 5대 제국”, 그리고 로마-중국-한반도. 중국의 기독교 역사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전 기독교가 중국에 들어갔으며, , , , , 청이라는 다섯 제국이 들어서는 동안에도 그 명맥을 유지해 왔고, 그 가운데 인접한 우리나라에도 기독교적 영향을 주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를 사랑하는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땡기지 않을 수 없는 설명이다.

 

 

     두 명의 저자들은 수년 동안 중국 각지를 직접 다니면서 다양한 취재를 한 듯하다. 각 장의 말미마다 저자들이 방문한 지역의 교회 탐방기와 현지 목회자나 교인들과 나눈 인터뷰의 내용이 실려 있다. 직접 방문한 사람들만이 채울 수 있는 내용들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소개된다. 그 성실한 구성은 분명 플러스 요인.

 

     다만 책을 소개할 때 사용한 키워드들이 제대로 구현되어 있는가 하고 묻는다면 솔직히 약간 아쉽다. 애초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1,400년 전 중국에서 활동한 기독교에 관한 좀 더 다채로운 내용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는데, ‘경교라고도 불리는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아시리아 기독교)의 중국 전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1장과 원나라 황실 내 기독교인에 관한 짧은 언급을 담은 2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이야기들은 대개 근대 이후의 이야기들이다. 물론 이 부분에 관한 충실한 내용은 필요한 경우 참고할 만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사실

 

     여기에 기독교의 우리나라 전래에 관한 내용도 당나라와 신라 사이의 커넥션을 기대했건만, 관련된 내용은 거의 없고 대부분 근대 선교사들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물론 책 자체가 중국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우리나라에 관한 언급은 적은 것도 자연스러운 구성이고, 사료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도 한 가지 사유겠지만... 그래도 왠지 살짝 과대선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역사를 다루면서도 책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서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대신, 공간을 중심으로 한 전개를 선택했다. 시계열적 변화를 통해 역사적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연대기적 서술방식을 포기할 정도로 공간을 중요시한 것. 결과적으로 보면 이건 준비한 내용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라기보다는, 저자들이 방문했던 지역에 관한 언급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책은 역사책보다는 기행문적 성격이 좀 더 강하게 느껴지고, 한 번 나왔던 내용들이 여기저기서 반복적으로 재등장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리고 이 역시 애초에 역사적 자료를 구하려 했던 독자라면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솔직히 얘기하면, 저자들이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별 관심사가 아니니까. 그곳에서 새로운 사료를 발견했다거나, 그것들을 제대로 정리했거나 하는 부분이 중요하지, 어디서 누구를 만다고 하는 건 기대한 내용이 아니었다. 차라리 저자들의 방문경험을 부가적으로 붙였더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형편없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책은 짜임새 있게 쓰였고, 특정한 목적을 갖고 읽는다면, 예를 들어 중국 근현대 기독교 선교역사라든지, 현대 중국 기독교의 현황과 같은 내용에 집중하려고 한다면, 이 책은 매우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몇몇 중요한 내용들을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삼자교회와 가정교회 사이의 관계라든지(요즘은 등록교회와 미등록교회라고 불린다고 한다), 중국 현대 기독교 역사 가운데 꽤 중요한 인물들이 여럿 있었다는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책 본문은 아니지만, 뒤에 붙어 있는 중국 기독교사 연표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기독교의 중요한 사건들이 연대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여기에 주제와도 연관되는 현대 중국의 종교 관련 법률문서도 번역되어 소개되고 있어서 관련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이런 종류의 책에 꼭 필요한 찾아보기도 붙어 있다.(기본적으로 난 찾아보기를 충실하게 갖춰놓은 책은 일단 점수를 1점 더 주고 본다. 그만큼 정성을 들였다는 이야기니까.)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애초에 내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목표, 즉 중국 중세사 속 기독교의 흔적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을 원한다면, 오래 전 나온 김호동의 동방 기독교와 동서문명을 보는 걸 추천한다. 관련 내용을 거의 종합해 두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수준의 책이다. 사실 이 책(대륙의 십자가)에 나온 내용들의 대부분이 그 책에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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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 구조론에 따르면, 지구의 육지라는 건 거대한 판 위에 올라가 있어서 그 판이 움직임에 따라 함께 이동한다고 한다. 두 개의 판이 부딪히면 높은 산맥으로 솟아오르거나, 한 쪽 판이 다른 쪽 판 아래로 깔려 내려가는데, 이 때 큰 충격이 일어나 지진이 일어나게 된다. 또 판이 부드럽게 위아래로 흐르는 게 아니라, 엄청난 마찰력으로 인해 지표가 함께 끌려 내려가는 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 이 영화 일본 침몰은 바로 그런 충격 때문에 일본 열도가 가라앉게 된다는 설정을 배경으로 한다. ,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소재라는 것.

 

     주기적으로 일어난다는 후지산의 분화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고, 가까운 미래에 엄청난 규모의 대지진도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도 심심찮게 들린다. 확실히 일본은 이런 종류의 재난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이 정도 규모의 재난이라면 그런 게 일어날 거라는 걸 미리 안다고 해서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 영화 속에서는 엄청난 폭발력의 폭탄을 여러 개 동시에 터뜨려서 끌려 내려가는 판의 끝 부분을 분리시킨다는 설정을 보여주지만,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당장 몇 년 전 경주와 포항 등지에서 발생한 지진의 원인이 겨우 지열발전을 위해 땅속으로 물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라는데, 판을 끊어낼 정도의 폭발로 인한 뒷감당은 어지간할까.

 

     하지만 뭐 상업영화를 만들려다 보면, 뭔가 좀 허황되더라도 해답을 보여주어야 하고, 여기에 젊은 남녀 주인공들 사이의 연애도 넣어야 하고, 이런 성격의 영화라면 성격 좀 괴팍한 박사 한 명과 그 카운터 파트너가 될 차분한 정부측 인사도 넣고(그 둘이 전 부부라는 설정은 왠지 익숙하고) 해야 하는 거지 뭐

 

     여기 저기 익숙한 클리셰들의 남발에다, 2000년 대 중반에 나온 영화라고 하지만 대규모 재난영화에서 중요한 CG도 약하다. 전반적으로 만듦새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그나마 최악을 막아 준 건 아역인 후쿠다 마유코가 맡은 미사키라는 캐릭터. 지진으로 부모를 모두 잃고, 동네의 어린들의 손으로 키워지고 있는 소녀인데, 영화 속 재난을 더욱 슬프게 만들어주는 상징과 같은 존재다. 가끔씩만 비춰지지만 나올 때마다 시선을 집중시키는 신 스틸러.

 

 

 

 

     영화 속 일본 총리가 했던 말이 인상적이다. 그는 각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당면한 미증유의 위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는데, 그 결론 중 하나로 나온 것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였다. 사실 전 국토가 물속으로 가라앉는 상황에서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지막 시간을 함께 보내다가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영화와 동일한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어쩌면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도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고, 죽은 사람만도 수만 명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그저 접촉을 줄인 채 집에 머무는 것뿐이니까

 

     ​바이러스는 결국 극복되겠지만, 이미 이곳저곳에서 인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재앙들이 일어나고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고, 기상 이변은 빈도를 늘려 가 더 이상 이변이라고 부를 수 없어지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이제 태평양 한 가운데 섬을 만드는 것을 넘어 비에 섞여 내리고도 있고, 매일매일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도 쉽게 처리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영화 마션 속 대사처럼, 또다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 영화의 감독은 늘 그래왔다고 말했지만, 어쩌면 우리는 아직 진짜 위기를 마주하지 못했을 뿐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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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 오딘, 토르, 로키 이야기
케빈 크로슬리-홀랜드 지음, 제프리 앨런 러브 그림, 김영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C. S. 루이스는 어린 시절부터 북유럽 신화를 사랑했다저 높은 산 너머에서 불어오는 찬바람과 조금은 모호한 면이 있는 갈망을 느끼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높은 산 대신 완만한 구릉들만 보이고섬나라 특유의 습한 기후에서 살아온 루이스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어찌됐든 루이스 애호가로서 루이스가 좋아하던 것들에 관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 책을 고른 이유는 그래서였다.


     책을 처음 손에 들고서 그 크기에 살짝 놀랐다웬만한 단행본 사이즈의 두 배가 넘는 크기인데다 양장본이라 무게감도 꽤 느껴졌다.(이걸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읽었으니...) 내용도 내용이지만 독특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너무 좋다책의 모든 장을 펼 때마다 삽화가 빠지지 않는데때로는 두 페이지 전체를 차지하는 그림들은 이 책이 담고 있는 북부의 신화들과 분위기가 딱 어울린 달까삽화 덕분에 책 자체가 작품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오딘과 토르로키 등의 이름에 익숙한 건 다분히 마블의 영화들 때문이다엄청난 괴력으로 쇠망치를 들 다니며 세상을 구하던 토르를 주인공으로 봐왔던 지라 아주 멀어보이지는 않았지만제우스를 정점으로 하는 그리스 신화에 비해 이쪽에 관해 아는 것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이야기체로 쓰인 이 책을 읽으면 그 북유럽 신들의 성격과 관계에 대해서 재미있게 알 수 있다가장 놀라운(?) 점 가운데 하나는로키는 토르의 형제가 아니었다는 점!


     신들과 거인들난쟁이들이 섞여서 살아가는 모습들도 흥미로웠고게임이나 만화에서나 들어봤을 만한 이드그라실이나 아스가르드요툰헤임 같은 이름들의 기원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북유럽의 신들은 절대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그들은 특별한 열매를 먹지 않으면 늙을 수도 있고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그들이 다른 존재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은 지극히 인간적이어서 때로 속기도 하고 속이기도 한다.


     분명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는 있지만하는 짓을 보면 꼭 사춘기 청소년을 보는 것 같은 치기어린 모습들도 보이고전반적으로 투박한 고대인들의 삶을 엿보는 느낌이랄까물론 현대인들이 좀 더 약은 면이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앞서도 말했지만책 자체로서도 멋있는 작품 같았던 책시원한 북부의 찬바람을 상상하며 책장을 넘겨보는 것도 괜찮은 여름 보내기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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