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녀를 우선으로 삼지 않기 위해 싸워야 하며,

자녀가 아기일 때부터 그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작 그 자녀의 가정이 안정을 잃게 된다. 

기본적으로 부부는 늘 서로를 나중으로 밀쳐 두게 된다. 

하지만 그러면 아이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수시로 데이트를 나가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자녀가 훨씬 더 손해를 입는다.


- 게리 토마스, 『부부사랑학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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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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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의 다양한 장면들을 관련된 그림과 함께 짤막하게 소개하는 책이다. 총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파트마다 적게는 여섯 개, 많게는 여덟아홉 개 정도의 꼭지가 포함되어 있다. 각각의 꼭지도 그렇게 길지 않아서, 큼지막한 그림이 몇 개씩 포함되어 있는데도 예닐곱 페이지 정도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구성이라는 말.


목차만 읽어봐도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로 역사적인 사건들을 중심으로 경제에 관한 다양한 상식들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역사학의 하위 분야로서의 경제사이니,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를 가질 만하고, 컬러 도판이 잔뜩 실려 있어서 미술 쪽으로 관심이 있는 사람도 한 번 볼만할 듯싶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실린 상당 부분을, 다른 책들을 통해서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다. 몇몇 항목들은 새롭게 알 수 있었는데, 조선 시대 우리나라에서 서양에 비해 이른 시기에 꽤나 고도화 된 은 정련 기술이 발견 되었다는 내용이 그 중 하나다. 하지만 그 기술의 가치를 몰랐던 관리들에 의해 사장되었다가 결국 일본으로 수출되어 그쪽 경제 발전에 기여를 했다는 씁쓸한 소식.


기초적인 상식 정도가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각 항목이 충분히 자세한 설명을 담아내기엔 적기도 해서, 뭔가 좀 설명을 하려다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 종종 있다. 뭔가 깊이 배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발견하면 관련된 또 다른 책을 찾아보는 동기 정도로 이용하는 게 바른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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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백혜영 지음 / 고래뱃속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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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처럼 보이는 동글동글한 민트색 캐릭터가 앞서 달려가는 노란 새 모양을 쫓아가는 이야기다. 민트색은 노란색의 얼굴을 한 번 보고 싶지만, 아무리 열심히 달려가도 녀석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고, 주변의 알 만한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누구도 속 시원하게 대답을 해 주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쫓아가다 어딘지 모를 어둠 속으로 빠져 들어간 주인공. 어둠 속에서 모든 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조금씩 자신과 그 주변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깨달은 자신의 이름. “오늘”.



사실 이 그림책의 스포는 제목이다. 제목에 떡하니 “내일”이라는 이름을 붙여놨으니.... 아무리 따라가려도 해도 손에 잡히지 않은 노랑이의 정체가 ‘내일’이라는 건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책의 색감이 전반적으로 어둡다. 연필로 그린 그림으로 보인는데, 앞에서 말한 민트색과 노란색을 제외하면 나머지의 경우는 연한 파스텔 색상만 살짝 보인다. 특히 어묻 속으로 빠져 들어간 부분에서는 몇 페이지에 걸쳐서 검은 바탕만 나오기도 하고. 작가가 의도적으로 이렇게 표현했을 텐데, 현재가 느끼고 있는 답답함을 말하려고 했던 걸까.


주인공 캐릭터가 워낙에 단순한 이미지다보니 큼지막한 페이지의 나머지 공간을 채우는 것도 일이었겠다 싶다. 그런데 이쪽도 조금은 몽환적인 느낌이랄까, 그런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나무도, 풀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모양과는 다르다. 꿈속에서 볼 법한 환상적인 형태의 사물들이 잔뜩 놓여있다. 그리고 언뜻 잘 보이지 않지만, 배경에는 소소한 캐릭터들도 보인다.



내일에 목을 매로 쉴 새 없이 달리느라, 오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지적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진리다. 우리 손에는 언제나 ‘오늘’만 쥘 수 있는데, 우리는 쥘 수 없는 내일에 모든 걸 걸려고 한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 소중한 사람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거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이들을 돌아보지 못하는 일은 어리석다. 무엇보다. 지금의 나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는 일도 큰 문제고. 사실 우리의 삶이란 그리 길지 않고, 하루하루를 그저 소비해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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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 선 기독교 - 공적 신앙이란 무엇인가
미로슬라브 볼프 지음, 김명윤 옮김 / IVP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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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공적 신앙’(원서의 원제도 “A Public Faith”다)에 관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게 2014년이고, 원서가 나온 건 2011년이니 벌써 10년이 된 셈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공적 신앙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개인적 차원에서의 실천 시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공적 신앙을 위한 제대로 된 신학을 정립하고 가르치거나 하는 일은, 일선 교회에 차원에서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그 결과 사람들은 공적인 영역에 나설 때, 자신의 신앙을 마치 외투를 벗어 벽에 걸어두듯 잠시 없는 것처럼 생각하려고 애쓴다. 공개적인 영역에서 어떤 사람의 신앙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피해야 할 일로 여겨진다. 예를 들면 “100분 토론”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의 주장을 하면서 그 근거를 윤회사상이나 구속 신앙에서 찾는다면 어떤 댓글이 달릴까?


사실 이 부분에서 기독교는 소위 무속종교보다 더 열악한 상황인데, 후자의 경우는 예능이나 종편의 유사 시사프로그램에서 종종 하나의 코너로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니 말이다.



저자인 볼프는 기독교 신앙이 지극히 내세적이고, 개인구원이나 ‘복 받는 삶’ 따위에 집중하는 ‘신비주의적 종교’가 되어가는 상황을 비판하면서 ‘예언자적 종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언자적 종교의 가장 큰 특징은 신의 이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한다는 점인데, 오늘날의 신앙은 일종의 기능장애에 빠져 애초의 이런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를 찾아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유럽의 경우 “30년 전쟁” 이후 종교가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처절하게 인식했고, 곧 이어지는 르네상스는 종교가 아닌 인간의 가능성에서 소망을 찾고자 하는 시도였다. 20세기에도 여전히 곳곳에서 종교로 인한 갈등이 많은 사람들을 위기로 몰아넣었고, 지난 2001년 벌어진 9.11 테러는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정점을 찍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종교가 사람들의 공적인 삶을 해칠까? 볼프는 적어도 기독교만큼은(이건 다른 종교는 그렇지 않다는 게 아니라, 저자가 기독교인이기에 기독교에 대해서는 잘 알고 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종교적 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그 신앙에서 멀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신앙에 더욱 충실해지는 데서 발견될 수 있다고 말한다.


표층적이면서 열광적인 신앙은 자칫 폭력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심층적이면서 헌신된 실천은 평화를 낳고 유지한다. 특히 기독교 신앙은 인간의 궁극적인 번영에 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인생의 목표와 의미, 그리고 어떻게 그 목적지에 이를 수 있는지를 기독교 신앙은 보여준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서는 공적 신앙의 필요성,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2부에서는 어떻게 하면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은 목표를 실천할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다원주의 아래, 다양한 사상과 신앙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기독교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저자는 적응이나 도피/고립과 같은 태도는 적절하지 않으며,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한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지혜를 나누고, 사랑과 용서를 기조로 다른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 기꺼이 다른 이들을 환대할 수 있도록 우리 삶의 구조를 변화시켜야 할 필요도 있다.


다만 이 부분에서 구체적인 지침, 혹은 예시라고 할 만한 것들은 조금 부족해 보인다. 특히나 이 책이 공적인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실천의 영역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이론적 차원으로만 제안되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사실 이 책의 공헌은 공적인 영역에서 신앙의 자리가 치워지거나 봉쇄되는 상황에 문제가 있음을 일깨워 주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점에서라면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는 있었던 것 같고. 가장 중요한 지적은 역시 기독교인에게 있어서 실천은 부가적인 영역이 아니라 그 신앙적 본질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믿을까에만 집중 한 채,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에 머물러 있는 상황은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운전면허증은 도로에 나가 차를 운전하기 위해 취득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면허장 내 연습 주행코스만 반복해서 오고가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볼 터.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꼭 그렇게 보인다고 하면 조금 지나친 말이려나.


한 번 읽어 볼만한 책. 다만 조금 더 쉽게, 잘 풀어놓은 책이 계속 나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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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아줌마가 개였다면, 진작 사람들이 안락사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항상 사람에게보다 개에게 더 친절한 탓에 

사람이 고통 없이 죽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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