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구원을 팝니다 : 상 + 하 - 전2권 구원을 팝니다
김민석 지음, 김영화 그림 / 새물결플러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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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웹툰 플랫폼인 에끌툰에 연재되던 김민석 작가와 김영화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구원을 팝니다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이번 작품에서는 교회와 신앙전도라는 문제를 좀 더 직접적으로 그려내고 있다김민석 작가의 작품을 몇 권 읽었었고이 책을 보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어느 정도 작가에 대한 신뢰가 있달까.


주인공 이국면은 두 권의 소설을 출판한 작가였지만최근 새로운 작품이 좀처럼 써지지 않아 고민에 빠진 상황이었다심지어 동료작가의 말을 듣고 2천만 원이나 되는 부적을 사기 위해 사채까지 끌어다 쓰고는 하루하루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천국의 재정을 운운하는 민희주 집사를 만나게 되고급한 불을 끌 수 있는 도움을 받게 된다그녀의 말을 따라 몇 가지 일을 하면서 점점 재정적으로 나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지만이국면은 조금씩 민희주 집사의 말에 대해 이상함을 느끼게 된다그녀가 말하는 전도란 진짜 전도였을까그녀가 꿈꾸던 하나님의 사업이란 정말로 하나님의” 일이었을까.



먼저 작가는 구원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전형적인 레퍼토리에 따르면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교회에 출석하고새신자 교육을 받은 후세례까지 받으면 된다물론 이건 외적인 표지이고내적으로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 자신을 구원하는 효력이 있음을 알고’, ‘믿으면’ 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개이다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행위.


작가는 이 작품에서 구원이 가져오는 관계의 회복을 강조한다이 회복은 하나님과 나 사이의 관계만이 아니라나와 이웃 사이의그리고 나 자신과의 관계회복까지도 포함된다는 것예를 들어 작품 속 이현실이라는 캐릭터는 자신의 실수로 딸을 잃고 깊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그런 그녀에게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어떤 의미로 와 닿을까?


또 다른 질문은 아마도 재정이 아닐까 싶다민희주라는 캐릭터가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이었는데그녀는 선뜻 수백 만원이나 되는 돈을 이국면에게 주면서 도왔고입만 열면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는 인물이다분명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좀처럼 그게 뭔지 짚어내기 힘들다그녀가 가지고 있는 철저하게 물질중심적 신앙이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일까.


작품 후반에 등장하는 동성애 이슈는 물론 다른 의견도 있을 것 같다작가가 채택하고 있는 입장은 관련 이슈에 관한 여러 가지 견해 중 하나이고그들을 포용하기 위한 방법이 반드시 그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니까하지만 무엇보다 그들 역시 교회가 안아주어야 할 대상이라는 점만큼은 너무나 분명하지 않겠는가.



다양한 생각을 해 보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조만간 함께 읽고 나눌 사람들을 모아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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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구를 구할까? - 천체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생태위기 이야기 십대들의 아고라 3
오렐리앙 바로 지음, 조정훈 옮김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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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환경문제 안내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1장에서는 현재의 위험한 상황을 열거하고, 2장에서는 지금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에 관해 언급한다채식을 하고여행을 줄이고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행동들을 줄이자는 것. 3장과 4장은 주재가 살짝 모호한데, 3장의 경우는 환경과 관련된 좀 더 일반적인 문제제기를, 4장은 환경운동에 반대하는 이들에 대한 공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각 항목이 짧게 구성되어 있어서 끊어 읽기에 좋다또 책의 가상독자를 청소년으로 상정하고 썼기 때문에지나치게 전문적인 내용 등으로 어렵게 구성되어 있지도 않아서 쉽게 읽힌다각 장마다 토론 주제까지 던져주니 소그룹에서 이야기를 해 보는 데에도 도움이 될 듯하고.


사실 이 이유와 관련해서 아주 새로운 논의나 정보가 담겨 있는 건 아니다어느 정도 관련 서적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라는 뜻그래도 관련 논의를 두루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책 전반에 걸쳐 환경과 관련한 저자의 위기의식이 강하게 느껴진다이미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곧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니까단순히 여러 문제들 중 하나가 아니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일침은 곱씹을 만하다.


기후문제를 부정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하지만 그렇게 제기되고 있는 문제 현실을 어떻게 극복혹은 해결해 나갈지를 두고서는 의견이 좀 갈리는 것 같다이 책의 저자의 경우 채식을 하고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중단혹은 축소하는 것이 답이라고 제안하고 있지만그게 유일한 대답은 아니라는 말.


우선은 채식이 정말로 환경친화적인지의 여부도 의심스럽지만과연 그것이 가능한지도 반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말을 어떻게 돌려대든 이제까지 환경을 오염시키며 발전해온 국가들이 이제 발전하려고 애쓰는 국가와 사람들을 제한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 쉬우니까빌 게이츠가 말하는 식으로 기술을 통한 극복이 유일한 대답이라는 말은 아니지만개인의 노력이 갖는 규모의 제한성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물론 저자도 언급하듯이결론이 나온 뒤에 행동하는 것은 이미 늦어버릴 지도 모른다우선 뭔가를 하면서 이어지는 발견과 발전된 또 다른 일들을 추가로 해야 하는 상황에 좀 더 가까울 테니까.


주변의 청소년들과 환경과 관련된 논의를 함께 나누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듯한 책다만 이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야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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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오래 참기 대회가 아니다.

세상에는 읽는 이의 근성을 시험하기 위해 쓰였다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난해한 책이 있다.

그런 황당무계한 책은 손에서 되도록 빨리 떠나보내야 한다.


- 가마타 히로키, 『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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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2-08-27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그런 책 한 권을 떠나보냈습니다.

노란가방 2022-08-27 13:2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잘하셨습니다
 
술웨 -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도토리숲 그림책 7
루피타 뇽오 지음, 바시티 해리슨 그림, 김선희 옮김 / 도토리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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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본 그림책이다표지에 통통하면서 귀여운 흑인 어린이가 뭔가를 찾는 듯한 표정으로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어서 호기심을 자아낸다전반적으로 보랏빛 바탕에 별들로 쓰인 술웨라는 제목도 썩 멋있다전반적인 그림체는 일러스트 느낌이라 이전에 봤던 책들과는 차이가 있다.


또 하나 본문으로 넘어가기 전에 언급해야 할 요소가 남아있다바로 저자인 루피타 뇽오다이 이름이 익숙한 사람은 아마 헐리우드 영화를 꽤나 좋아하는 분일 듯한데, “노예 12을 시작으로좀 더 유명하게는 마블의 블랙팬서에 여전사 나키아 역으로 출연했던 바로 그 배우다.



작품은 주인공 술웨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이른 아침 해가 뜰 때의 하늘같은 어머니와 해가 질 무렵의 노을 같은 아버지의 피부색그리고 한낮처럼 환한 언니까지술웨는 자신이 누구와 닮지 않은 짙은 검은색 피부를 가지고 있음을 속상해 하고 있다.


그날 밤별똥별을 타고 밤과 낮이라는 자매에 관한 오래된 이야기를 듣게 된 술웨는 비로소 자신의 이름처럼(스와힐리어로 술웨는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자신을 어둠게만 보지 않고 빛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이야기는 인종차별과는 또 다른 차원의 차별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등장하는 인물들이 애초에 모두 흑인이었으니까여기서 제시되는 건 이른바 색차별이라고 불리는 차별이다오랜 유럽의 식민지 시절을 거친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백인들의 피부색을 미인의 그것으로 여기는 문화가 많이 남아있다따지고 보면 이 또한 제국주의의 유산인 셈이다.


동화는 다름의 이해그리고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담고 있다한 때 세계화 시대가 온 세상을 한 가족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순진한 기대를 하기도 했었지만오늘 우리는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자국이기주의가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고 있다자유무역의 이상은 점차 희미해지고 자국우선주의가 외교와 경제의 영역에서 점점 주가 되고 있고한 나라 안에서 민족 간인종간 갈등은 그치지 않고 있다.


낮도밤도 모두 필요한 것이라는 동화 속 메시지는 오늘 우리 사회에 얼마나 울림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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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영성 - 공간, 공동체, 실천, 환대
필립 셸드레이크 지음, 김경은 옮김 / IVP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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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계라는 스케일로 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시골에 살고 있지만산업화된 국가의 경우 적지 않은 비율로 도시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서울과 그 주변의 경기도인천을 합쳐서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고그 중 대부분은 도시 거주민이다생각해 보면 나 역시도 군대에 있었던 36개월을 제외하고는 이제까지 도시에서만 살아왔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도시생활이지만편리함이라는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흔히 도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삭막하고정이 없고개인주의가 심하고다른 사람의 삶에 별 관심이 없으며상업적이고 하는 것들이다요컨대 도시는 물질적이다.


현대의 새롭게 만들어지는 도시들은 물질성(혹은 경제성이나 효율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를 두고 계획되어 있다사람들은 오직 소비할 때만 모이고원하는 것을 구입한 후에는 흩어져서 각자의 둥지에 들어가 개인적인 삶을 이어간다각 구획으로 나뉜 도시의 구조는사람들의 삶을(그리고 삶에 대한 감각을분열시켰다아마 이게 도시에 관한 전형적인 이미지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이미지에 조금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정말로 도시가 그런 곳일까처음부터 도시는 그런 곳이었을까저자는 서양을 배경으로특별히 기독교 전통 속에서 도시에 관한 좀 더 적극적이고 참여적인 태도가 일찍부터 발견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아우구스티누스부터 수도원 전통이라는 조금은 의아한 예를 끄집어 든다하나님의 도성과 세상의 도시를 완전히 분리시키고세상으로부터 고립된 그들만의 공간인 수도원을 만드는 전통과 세속 도시에로의 참여라는 주제가 어떻게 연결된다는 걸까저자는 언뜻 이런 전통들이 신앙과 세상의 완전한 분리를 말하는 것 같지만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세속 사회에 대한 강력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 부분에 썩 크게 동의가 되지는 않는다물론 기독교의 사회 참여그리고 도시라는 상징적인 공간이 성경과 기독교 전통 안에서 결코 소외되지 않는다는 점에는 동의한다하지만 고대와 중세 수도원 전통을 도시로의 참여와 연결 짓거나아우구스티누스의 두 도시(도성)”를 반어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과연 그 좋은 해석일까그저 현대의 관점을 지나치게 고대에 이입시키는 시대착오적 이론은 아닐까도 싶고.


물론 앞선 시대의 기독교인들이 도시나 세상에 관해 그런 약간은 분리적인 생각을 했다고 해서 그들이 실제로 완전히 분리된 삶을 살 수 있었다거나오늘 우리도 그런 고립주의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근대에 이르러 새롭게 강조되어 왔던 것처럼 사실 성경 속 다양한 이야기들은 세상에로의 적극적인 차며를 독려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다만 그걸 너무 억지로 작업하지는 말자는 것.



책의 2부는 약간 어렵다주로 철학이 물씬 묻어나오는 신학적 고찰들인데장소공간공동체 같은 주제들에 대한 검토다이런 검토를 마친 뒤 결국 저자가 하려는 말은 공동선에 대한 강조기독교인들 또한 이를 위해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인 듯하다지극히 당연한 결론이고 따로 부정할 만한 게 없는 이야기.


다만 이런 당위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맥락에서 좀 더 설명해 주기를 바랐는데책은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살짝 아쉬운 부분그리고 기독교의 사회 참여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는 하려는데 이 책은 지나치게 어렵다그게 어디 소수의 엘리트 학자들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닐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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