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천국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고 사는 것 같지만,

그것은 진정 천국을 원하지도, 사모하지도 않기 때문이 아닙니다.

루이스가 깨달은 것은

사람들이 천국을 사모하지 않는 것 정도가 아니라,

사실 그들은 마음의 중심으로부터

천국이 아닌 그 어떤 것도 사모해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할지라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박성일, 『헤아려 본 기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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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새를 오고가느라 평소보다 대중교통을 좀 더 자주 이용했더니 이번 주엔 두 권의 책을 끝낼 수 있었다. 엊그제 동네 도서관에서 빌린 새 책을 (집에 있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읽으려고 손에 들었었다가, 우연히 책 뒷날개에 적힌 출판사의 다른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체로 괜찮은 책들이었는데, 그 중 한 권이 수상(?)했던...

국가권력을 동원해 불법을 저지르고 법적 처벌까지 받았던 인물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랑스러워하는 느낌의 책이었다. 순간 확 깨는 느낌이 들어 책을 내려놨다.(그냥 반납할 예정) 함께 소개되는 다른 책들까지도 신뢰도가 뚝 떨어진다. (사실 들고 있던 책은 꽤 흥미로울 것 같긴 했는데...)

출판사의 라인업이라는 건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나 같은 독자들은 그 출판사가 낸 책이 어떤 것들인지를 보고 그 출판사의 책을 손에 들지 말지를 판단하기도 하니까. 꾸준히 좋은 책들을 내 왔던 출판사의 책이라면, 잘 모르더라도 일단은 신뢰가 간다. 동네 식당에 가더라도, 모든 메뉴를 시켜 먹어보지 않더라도, 한 메뉴가 맛이 별로라면 굳이 다시 그 식당에 가고 싶지 않은 거랑 비슷한 원리.

그런데 반전.

오늘 새벽에 대신 들고 나간 책이... 

겨우 60여 페이지밖에 못 읽었지만,

그리고 아직 4월도 다 끝나기 전이지만,

어쩌면 올해 읽은(그리고 읽을) 책들 중 베스트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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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5-04-19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게 무슨 책인데요?
근데 대단하시네요. 특새 동안 오가면서 책 두 권을! 아직 체력이 좋으신가 봐요. 전 요즘 책 세권을 한꺼번에 읽느라 악전고투 스트레스 만땅입니다. 제가 이리 약해졌다니 반성하고 회개하고 있습니다.ㅠ

노란가방 2025-04-19 11:54   좋아요 0 | URL
아니 뭘... 책을 세 권 동시에 보시면서 회개까지 하고 그러십니까 ㅋ

stella.K 2025-04-19 11:57   좋아요 0 | URL
약해 빠져서요...ㅎ
 



오늘은 저의 독서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던 책을 한 권 소개합니다. 
초딩 시절 처음으로 만나서 십수 번을 반복해 읽었던 소설. 
역사와 정치에 관해 관심을 갖게 만들어 주었던 책입니다. 
간만에 이 책 다시 정주행을 해 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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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4-18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은하 영웅 전설 일본 SF소설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지요.을지서적본 10권과 외권 4권을 다 가지고 게신것 같은데 참 대단하시네요.저도 저도 은하영웅전설 14권을 구한다고 온 동네 헌책방을 다 뒤진 기억이 새록 새록 나는군요^^

노란가방 2025-04-18 19:06   좋아요 0 | URL
오... 카스피님의 연배가.....ㅎㅎ
저도 한 권은... 예전 대학시절 과외하던 집 아이가 동네 도서대여점 구입해다주었지요.

잉크냄새 2025-04-18 2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울문화사판 10권은 가지고 있는데 외전도 있는지는 몰랐네요.
전 한때 양웬리파에 들어가고 싶어했습니다.ㅎㅎ

노란가방 2025-04-18 20:12   좋아요 0 | URL
이렇게 곳곳에 숨어(?) 계시던, 왕년의 은영전 마니아들이...
 
파브르의 안경 - 곤충이라는 작고 오묘한 세계
성영은 지음 / 홍성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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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의 “곤충기”라는 책은 읽어보지는 못했더라도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게다. 사실 나도 딱 그 정도였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곤충을 관찰한 기록을 책으로 엮었다 정도. 이번에 손에 든 책 제목에 실린 “파브르”가 바로 그 파브르다. 저자는 그의 곤충기에 나오는 다양한 곤충들의 식생 중 일부를 옮기면서 생명의 신비라는 주제에 집중한다.


사실 책을 손에 들기 전에는 그냥 곤충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을 줄 알았다. 물론 곤충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저자는 그 사이에 파브르의 자연(과 곤충이라는 생명)에 대해 보여주는 경이라는 태도, 관찰을 통해 진리에 접근하고자 하는 귀납적 연구 방식과 함께, 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겸손히 인정할 줄 아는 지적인 겸손,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었던 기독교 신앙(그는 가톨릭 신자였다)에 대해 아울러 덧붙인다.


요컨대 단순히 파브르의 곤충기를 요약해 놓은 게 아니라, 제목처럼 파브르의 관점(안경)을 또한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여기에 저자의 기독교 신앙도 함께 배어든다. 과학자로서의 정체성과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 사이에서 나름의 안정된 지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책의 전반적인 문체가 친절하다. 단순히 경어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이야기를 풀어놓는 방식이라든지, 사이사이 저자의 의견을 제시하는 모양이 꽤 부드럽다. 마치 학창시절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배우고 있는 느낌이랄까.


책에 담긴 전반적인 내용은 곤충의 경우 저학년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재미있기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앞서 언급한 파브르의 관점이라든지, 저자가 설명하는 기독교와 과학 사이의 관계 같은 부분은 청소년들과도 교회나 가정에서 이야기 주제로 삼아 읽고 대화를 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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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4-1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 파브르 곤충기는 저자의 고향인 프랑스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다고 합니다.왜냐하면 전문적인 곤충학자도 아니고 교사생활을 하면서 몇십년에 걸쳐 관찰한 곤충에 대한 연구중 상당수가 현대에선 큰 학문적 평가를 못 받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신종 말벌이라고 자신의 부인과 자녀의 이르믈 딴 벌들이 실은 이미 기존에 있었던 종이라는 것 등이죠.
실제 파브르의 곤충기는 일본과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데 그 이유는 일본에서 히트를 치고 그 이후 그 중역본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파브르 곤충기는 저자가 80대 노년에 완성한 책으로 뛰어난 스토리텔러로서의 저자의 능력을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노란가방 2025-04-18 19:13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은 곤충기를 읽어 보셨나요?
저는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한 권쯤 읽어볼까(어린이용 편집 말고) 생각해 보았네요.
 


자기 이익에만 골똘해 잘 지내던 상대를 매몰차게 끊어 버리면

상대는 엄청나게 상처를 받는다.

그런데 그렇게 차는 사람은 대개는 자기도 그런 상처를 받은 사람이다.

자기가 그런 아픔을 겪었기에 보복하듯이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상처를 주는 것이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절대로 그런 상처를 타인에게 주지 않는다.

그런 행동은 상상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이 사랑을 낳고, 상처가 상처를 낳는다.


김정일,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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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4-18 02: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남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라고 하는데 뭐 그래도 강남에 사는 것이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더군요.그래선지 어떤 강남에 사는 여성분은 자신의 결혼 상대자의 조건중에 자녀 교육을 위해서 꼭 강남에 아파트가 있는 남성을 원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노란가방 2025-04-18 05:43   좋아요 0 | URL
저와는 다른 세계에 사시는 분들이 많지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