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교회의 밀착으로 많은 점이 달라졌다.

무엇보다도 교회가 나태해졌다.

사람들이 출석하든 말든 돈이 계속 들어오니

사제들이 애써 노력할 필요가 없었다.

둘째, 이 밀착으로 사람들은 종교를 ‘일종의 공공재’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제 정부가 알아서 할 테니 개개인이 교회를 지키기 위해 할 일이 없었다.

이런 태도는 교회에 기부하는 일을 꺼리게 했고

국고 보조를 받지 못하는 교파가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했다.

그래서 독일 전도자들이 텔레비전 사역에 나섰을 때

시청자는 끌어들였지만 기부금은 끌어들이지 못했다.

종교는 공짜여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로드니 스타크, 『우리는 종교개혁을 오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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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크리스틴 다치필드 지음, 이규원 옮김 / 사랑플러스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만난 “나니아 연대기”에 푹 빠져서 이후 C. S. 루이스의 팬이 되었다는 레퍼토리는 꽤나 많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런 “나니아 키즈” 중 한 명이다. 현재(책을 쓸 당시)는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책을 많이 썼다고 하는 저자는, 나니아 연대기 중 가장 먼저 쓰인 “사자와 마녀와 옷장” 속 기독교적 메시지를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쉽게 가르치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냈다.


책 제목이 좀 혼동을 준다. 나니아 연대기 속 제목은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고, 이 책에는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라는 우리말 제목이 붙어 있다. “와”를 ,로 바꾼 건데, 그 위에 “C. S. 루이스의 눈으로 나니아 읽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긴 하지만 혼동 되는 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부제의 내용도 좀 웃긴 것이, 애초에 나니아 연대기를 루이스가 썼다면, 당연히 그 작품은 루이스의 눈으로 쓰였고, 읽게 되는 것 아니던가.


참고로 영어 원제는 "A Family Guide To The Lion The Witch And The Wardrobe"이다. 가족이 함께 사자와 마녀 그리고 옷장을 읽는 데 쓸 만한 자료라는 의미 정도인데, 차라리 우리말 제목을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사자와 마녀와 옷장” 정도로 했으면 어땠을까?





책은 우선 루이스의 삶을 간단하게 조망하고, 나니아 연대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들, 그리고 주요 등장인물 등을 소개하고, 본격적으로 “사자와 마녀 그리고 옷장”을 몇 개의 장으로 나눠 줄거리를 설명하고, 그와 연결되는 성경 구절을 소개한 후 몇 개의 질문을 덧붙이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난이도는 딱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함께 읽고 나누기에 맞게 쉬운 수준이다. 당연히 나 같은 독자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고, 탁월하다고 느낄 만한 통찰이 담긴 문장들을 찾지도 못했다. 물론 나름 관련된 성경 구절을 충실하게 찾아서 설명하고 있으니, 목적에 맞춰서 선택해 읽으면 될 일이다.(다만 절판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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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휴전을 위해 어떤 대가를 지불하겠느냐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이상한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위해 어떤 대가를 지불하겠습니까?

저는 우리나라 영웅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대가도 지불할 수 있습니다.

명성, 지지율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대통령 자리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는 우리의 영토입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에서 온 메시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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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의 전쟁들
마틴 J. 도헤티 외 지음, 전의우 옮김 / 포이에마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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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주문해 받고서 크기에 흠칫했다. 205*290mm라는 판형이니 여느 책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 백과사전 사이즈에 가깝고, 좀 낮은 내 책장에는 세워서 들어가지 않을 정도. 그만큼 큼직큼직한 지도들이 잔뜩 들어있고,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삽화도 제법 많다. 확실히 비주얼적으로 신경을 쓴 책이라는 느낌.


네 명의 저자들이 장을 나누어 썼는데, 두 명은 군사에 관한 글을 많이 쓴 작가이고, 다른 두 명은 교수다. 그 중 한 명인 롭 라이스는 미국 국방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조합.





개인적으로 성경을 처음 읽었을 때 가장 좋아했던 부분은 역사였다. 당시 나는 아직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성경 역시 기본적으로는 역사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보고 읽기 시작했으니까. 나중에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난 뒤에 안 사실인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성경의 이 역사 부분을 어려워한다는 것이었다. 나에겐 그렇게 재미있었던 부분을.


이후에도 꾸준히 성경을 읽으면서도 역사서에 관심이 많았고, 덕분에 유튜브에 성경 역사를 설명하는 영상들까지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게 시작이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역사를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지리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가능하면 어떤 사건을 설명하면서 관련된 지도나 지리적 정보들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 책을 손에 든 가장 중요한 이유도 이 부분에 있었다. 고대 역사는 대체로 전쟁 위주의 기술인지라,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풍성한 배경과 함께 실감나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다.





결론적으로 이런 기대는 3할 정도만 충족된 것 같다. 총 20개의 전투 장면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제목과는 다르게 성경 시대에서 벗어나는 전투가 7개, 즉 1/3이다. 뭐 그래도 중간기나 복음서 이후 시기 유대 땅을 배경으로 한 전투이니 아주 관계가 없는 내용은 아니다. 어찌 됐든 각 전투의 상황을 깊이 있게, 또는 입체적으로 설명만 해주었다면 충분히 만족할 수도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접근하기에 필요한 자료 자체가 대단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구약에 실려 있는 전투 장면에 관한 묘사는, 기록자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있어서 전투 자체보다는 그것에 담긴 신학적 의미에 치중한다. 애초에 전투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상황에서, 저자들은 전투의 배경이라든지 하는 좀 겉도는 이야기를 길게 설명한다.


물론 일부 전투의 경우 전장의 지형을 반영한 투시겨냥도를 그려서 한 눈에 보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또 많은 경우는 느슨한 느낌의 지도 위에 공격측과 방어측의 진행방향을 화살표로 그려놓은 정도이기도 하다. 그래도 몇몇 지도들, 예를 들면 팔레스타인에 있었던 여러 요새들의 위치를 표시해 놓은 것들은 기억해 둘 만했다.


삽화 쪽도 살짝 아쉬운 것이 본문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들도 제법 실려 있었다는 점. 물론 이 역시 애초에 참고할 만한 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그래도 중간기 이후부터는 나름 여러 자료들이 남아 있어서 볼만하긴 했다.



다만 이런 좀 박한 평가는 내가 이 부분에 관해서 (유튜브 영상을 만드느라) 여느 사람들보다 많이 조사하고 익혔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역사서 부분을 어렵게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배경 설명이라든지 나름의 전개를 좀 더 입체적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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