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둔 돈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보라보라 섬에 가 즐길 때입니다.

돈이 문제라면 현지에서 이용가능한 것만 즐기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지지 못한 것에만 집중하느라

가진 것을 누리지도 못하고

갈 수 있는 곳도 가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 윌리엄 더글러스, 루벤스 테이세이라, 『한 손에 성경, 한 손에 비즈니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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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칼뱅주의 - 풍성한 신학으로의 초대
코리 브록.나다니엘 수탄토 지음, 송동민 옮김 / 다함(도서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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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고는 엄청나게 두꺼워 보였는데, 사실 종이가 아주 얇은 게 아니어서 정작 본문은 600페이지 정도 밖에 안 됐다. 그래서 그랬는데, 반쯤은 속독으로 읽었지만 책장이 꽤 빨리 줄어드는 걸 볼 수 있었다. 외형만 보고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는 책이라는 거.


책은 신칼뱅주의를 정립한 아브라함 카이퍼와 헤르만 바빙크의 신학을 각 항목별로 정리하는 내용이다. 주요 내용은 3장부터 9장까지의 일곱 개 장에 담겨 있고, 여기에는 성경관에 기초해 창조(재창조), 타락, 일반은총, 교회 같은 주제들이 차근차근 소개된다.


2장은 칼뱅주의와 신칼뱅주의 사이의 차이점, 관계에 관한 내용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장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 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으나, 일부 상황의 변화에 따른 강조점의 차이가 있다고 분석한다. 그 중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역시 일반은총에 대한 강조일 듯.





신칼뱅주의는 역시나 전포괄적인 신학을 정립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 말은 특별히 성경관에서 잘 드러나는데, 카이퍼는 학문세계에서 성경의 권위를 대단히 강조하면서, 성경이야말로 모든 지식의 원천이라고 보았다. 물론 이 말은 우리의 모든 지식을 성경에서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경이 모든 지식의 근본 체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내용은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잘 드러나는데, 신칼뱅주의는 성경을 “일종의 누룩처럼 다른 학문들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부분이다. 여전히 각각의 학문 영역은 상대적인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그리고 이 독립성에서는 일반은총이라는 신칼뱅주의의 중요한 신학적 강조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사실 이런 종류의 방대한 정리는 한 번 읽고 말 것이 아니고, 관련된 주제가 나올 때마다 한 번씩 찾아봐야 할 그런 책이다. 언젠가 한 번은 칼뱅주의에 관한 내용들을 정리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책도 긴요하게 사용될 듯.


두 명의 저자들은 이 주제를 충실하게 잘 정리해 두었고, 학자답게 인용구도 정확하게 표시가 되어 있는데다가, 편집도 직접 인용 부분은 좌우로 단을 안쪽으로 넣어서(폰트도 달리 해서) 확실히 구분이 된다. 이런 종류의 책에 잘 어울리는 방식이다.


신학이 확실히 관심이 떨어지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바른 신학이 없다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목적 없는 항해를 떠난 배처럼 이리저리 헤매기만 할 뿐이다. 신앙생활을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이런 책도 비단 신학자나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좀 더 넓게 유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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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번 이야에서 악마는 연애가 얼마나 우리 삶에 이로운지(?)를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ㅋㅋ 
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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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예민할 대로 예민해져버린 공정 감수성의 불똥이

엉뚱하게 튄다는 것이다.

이미 경쟁에서 탈락해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까지

노력하라는 잣대를 들이댄다.

경쟁과 평등은 뒤죽박죽되어 소수자를 위한 평등이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배려 없음으로 나타난다.

경쟁 의식은 소수의 승자에게 부를 축적시켰는지는 몰라도,

내가 언젠가는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유지시키는지는 몰라도,

경쟁에서 뒤떨어진 사람들을 배제해버리고 말았다.

- 정관영, 『헌법에 없는 언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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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골동품 서점
올리버 다크셔 지음, 박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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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서적 판매점인 “소서런”(실제로 존재하는 서점이라고 한다. 1761년에 영업을 시작한)에서 새로 일하게 된 작가(이것도 실제 경험이라고 한다)가, 자신의 새 직장에서 경험한 온갖 모험(?)들을 재치 있는 문체로 묘사해 낸 반 에세이, 반 환상문학(?)이다.


여기에 계속 괄호 안 물음표를 붙이는 이유는, 이런 종류의 책들 특유의 과장과 풍자가 아주 진하게 묻어있기 때문이다. 거의 도시전설급 던전으로 묘사되는 소서런은, 아무도 열 수 없는(열쇠를 분실해서) 의심스러운 금고가 도처에 있고, 지하 창고에는 직원들이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뭔가 무시무시한 게 있는 것 같고, 영국 어딘가 있다는 “창고”들 중 하나의 위치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책에 묘사되는 소서런의 전반적인 이미지는, 아날로그적인 일처리 방식에 기초해 온갖 수기로 작성된 문서들이 탑처럼 곳곳에 쌓여있고, 책장에 꽂혀 있는 오래된 책들은 그걸 담당하는 직원들만 알 수 있는 논리에 따라 배열되어 있는데, 가끔씩 이상한 방문자들로 이해 평화가 깨지거나, 책을 팔러, 또 사러 오는 사람들과 미묘한 신경전이 쉬지 않고 일어나는 그런 곳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주 조용한 이미지.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지 짐작도 되지 않는.





이 모든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아마도 “약간”의 각색을 더해) 쓰였다는 게 재미있다. 이 정도면 고서점이라는 장소 자체를 일종의 관광지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체험형 서점이라.. 뭔가 필이..


어쩌면 고서점에서 파는 건 오래된 책 자체만이 아니라, 그 책에 얽힌 이야기도 함께 파는 게 아닌가 싶다. 갈수록 책 읽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출판 마케팅이 나아가야 할 지점도 이 부분이 아닐까. 책의 내용뿐 아니라, 책 자체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고, 나아가 책을 파는 사람들도 각자의 스토리를 갖는 그런.


사실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 책이라는 게 다 같은 건 아니다. 내 경우 여기에 나오는 “고서적” 같은 데는 별 취미가 없는지라,(수집욕은 C. S. 루이스를 제외하고는 없는 데다가, 그나마 초판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애착도 없다. 내게 중요한 건 내용이니까) 집에도 고서적 같은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책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인 이상 여기 나오는 이야기들이 영 멀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재미있기 읽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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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5-03-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말은 ‘헌책’입니다. ‘고서’는 일본말입니다. 일본에서 쓰는 ‘고서’는 바탕이 ‘헌책’이고 ‘옛책’도 ‘고서’로 아우릅니다. ‘헌책집(고서점)’은 책만 팔거나 다루지 않아요. “책을 이미 읽은 사람 손길”이 만나고 이어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헌책집을 드나드는 모든 헌책과 옛책은 “책을 쓴 사람, 책을 펴낸 사람, 책을 사고파는 사람, 책을 읽은 사람”이라는 네 가지 사람이 저마다 다르게 살림을 꾸린 손빛이 흐르는 곳입니다.

이런 얼거리를 느껴서, 저는 꽤 예전부터 ‘헌책(고서)’을 가리키는 다른 우리말로 ‘손길책·손빛책’이라는 낱말을 지어 보기도 했습니다.

헌책집에서 만나는 모든 책은 ‘헌책’이라는 ‘상품’이면서, ‘손길·손빛’이 닿은 ‘이야기’와 ‘삶’이 어우러지는, 그야말로 돈으로는 살 수 없지만, 돈으로도 고맙게 사서 누리는 우리 이웃 삶이야기까지 배우는 빛나는 이음꽃이라고도 느낍니다.

노란가방 2025-03-18 13:2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책 안에도 소서런에서 판매하는 책 이외의 물건들이 나오더군요. 커다락 독수리가 조각된 독서대라던지, 엘리자베스 여왕의 얼굴이 새겨진 박이라던지.. 그렇게보면 책과 관련된 박물관 같기도 하고요.

카스피 2025-03-19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도 소서란 같은 오래된 헌책방이 있으면 좋겠지만 책을 자꾸만 안 읽는 국내 사정상 과연 그럴 곳이 있을까 싶어요.아 물론 기업형인 알라딘 중고서점을 제외하고요.

노란가방 2025-03-19 08:10   좋아요 0 | URL
알라딘 중고서점과는 길이 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