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 10주년 기념판, 성숙한 인격의 8가지 자질
빌 하이벨스 지음, 박영민 옮김 / IVP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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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저자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인격’이라는 자질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총 여덟 가지로, 용기와 자기 통제력, 비전과 인내, 그리고 사랑(저자는 사랑을 다시 네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이 그것이다. 책에서는 각각의 인격적 자질에 관한 세속적 정의를 넘어서는 성경적 시각을 제시하고, 그런 인격을 기르기 위해서 도움이 될만한 조언들을 함께 실고 있다.

 

 

2. 감상평 。。。。。。。     

 

     저자의 지적처럼 인격이라는 자질은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참 천대받고 있다. 성공이라는 신화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들은 인격 대신에 능력 - 빠른 판단력과 임기응변의 능력 같은 -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현대 사회에서 유망한 직업이란 게 대개는 이런 능력들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교육의 기능 역시 철저하게 이런 부분에만 맞춰져 있으니 인격을 계발하고 바르게 사는 법을 배우기보다는 그저 직업교육, 기술교육에만 머물곤 한다. 학문의 전당인 대학교 역시 이런 실용교육의 장으로 변한지 오래고.

 

     뭐 기술교육, 실용적인 교육이 다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인격이라는 자질의 결여는 결코 개인적인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넓은 영역에까지 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날마다 쏟아지는 범죄기사들의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결국 인격의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라는데 이른다. 사회적으로 고위층에 올라 있지만 뒤로는 탈세와 범법을 마지않는 사람들, 고위공직자 청문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온갖 불법과 탈법 사항들은 결국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을 향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런 차원에서 인격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은 꽤나 반가운 내용을 담고 있다. 인격이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어떤 모습인가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곱씹어 볼만하다. 물론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한 여덟 가지 특성이 인격이라는 자질의 전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의미 있는 집필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 아쉬운 면도 있었는데, 각각 제시된 인격적 자질들을 고양하고 계발하기 위한 저자의 조언이 좀 더 구체적이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용기라는 특성을 갖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문제에 직면을 하는 연습이고, 인내의 경우는 포기의 순간을 넘어가는 연습인데, 우리는 어떻게 문제를 피해가지 않을 수 있고,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지에 관한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자기 통제력을 기르기 위해 제시된 사전의사결정을 하라는 조언은 꽤나 도움이 되었다.

 

     책의 내용도, 또 작은 사이즈에 넉넉한 글자로 된 편집도 읽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괜찮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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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2-09-26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스도인들이 한번은 읽어봐야할 책이죠. 여리박빙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게 만드는 책입니다.

노란가방 2012-09-26 19:28   좋아요 0 | URL
네, 그리 어렵지 않아서 선물해주기에도 좋을 듯하네요.
전 선물용 서적 리스트에 추가 ^^
 
세 왕 이야기 - 깨어진 마음으로의 순례
진 에드워드 지음, 허령 옮김 / 예수전도단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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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구약 이스라엘의 왕정 초기 시대를 살았던 세 명의 인물 - 사울과 다윗, 그리고 압살롬 -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저자는 세 인물을 각각 권력을 지키고자(혹은 얻고자) 하는 의지에 압도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인물(사울과 압살롬)과 권력 자체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하나님의 섭리에 자신의 삶을 맡기는 인물(다윗)로 규정하고, 다윗의 삶을 중심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2. 감상평 。。。。。。。    

 

     고등학교에 다닐 때 처음 읽었던 책인데 꽤나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본다. 꽤나 솜씨 있는 이야기꾼으로서 저자는 사울과 다윗, 다윗과 압살롬 사이에 있었던 권력충돌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다만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다윗이라는 인물을 지나치게 이상적인 차원으로 올려놓은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실제로는 실수도 많고, 종종 정략적이고 이기적인 동기의 결정들도 내렸던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권위란 필요하고 그 자체로는 선한 것이다. 만약 그것이 없다면 어느 조직과 사회도 제대로 조율되지 못하고 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또 대단히 위험한 무기가 되기도 하는데, 권위에 뒤따르는 권력이라는 치명적 달콤함 때문이다. 그 달콤함만을 바라보는 사람은 마치 식충식물에게 잡혀 먹히는 곤충처럼 더 중요한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은 타인에게도 중요한 뭔가에 상처를 입히게 되고.

 

     책은 그런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는, 조금은 어리석어 보이지만 확실한 방법에 대해 적절하게 집어주고 있다. 저자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결국 치유란 그저 좋은 말을 듣거나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실제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것이니까.

 

     좋은 우화다. 하지만 감상주의로 흘러가는 건 주의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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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미래 - 예수의 시대에서 미래의 종교를 보다
하비 콕스 지음, 김창락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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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대표적인 자유주의 신학자인 저자가 예상하는 기독교(를 비롯한 여타 종교들, 하지만 역시나 주된 초점은 기독교 쪽에 맞춰져 있다)의 미래. 저자는 교회가 약 3세기 까지의 순수한 신앙의 시대를 거치고 로마 제국과 결합하면서 신조들이 더 중요한 믿음(저자는 믿음과 신앙을 구분하려고 애쓴다)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교회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이런 표준화된 제의와 신조들, 성직자들에 의한 체계회가 교회의 본래 모습을 해쳤으며 결과적으로 영향력이 줄어들게 된 주된 원인이 되었다는 것.

 

     저자는 남반구와 제3세계를 중심으로 다시 활발하게 부흥하고 있는 오순절계통의 기독교에 주목하면서, 그들에게서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볼 수 있는 신앙 중심의 삶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록 그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될지 아주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성령의 시대’의 주도적 역할을 감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기대한다.

 

 

 

2. 감상평 。。。。。。。     

 

     믿음과 신앙의 구분, 예수에 대한 신앙과 예수의 신앙의 차이를 강조하는 언설들, 신조를 비본질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형태 등 자유주의 기독교 신학자들이 전형적인 모습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책이다. 뭐 하긴 요즘의 자유주의자들이 읽었던 책들이 다 하비 콕스 같은 분들이 쓴 것들이었을 테니까.

 

 

     과연 믿음과 신앙이 구분될 수 있는 것인지, 예수의 자의식에 관한 자유주의적 주장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결코 쉽지 않으며, 사실 누구도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의 의견이 너무나 당연해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치부하고 내용을 진행해 나간다. 이를 위해 종종 사실관계의 오류까지도 범하면서.(책 속 옮긴이 주에서도 이런 오류들을 몇 군데에서 지적하고 있다.)

 

     결국 미래를 예상하는 것은 철저하게 과거의 일을 되돌아보는 것에 기반 할 수밖에 없는데, 때문에 어떤 역사관을 갖는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자유주의에 속한 어떤 분들은 과거에 대해 대단히 단순하고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곤 하는데, 초기 교회 공동체에는 거의 아무 것도 없었고, 그저 예수에 대한 매우 간단하고 분명한 믿음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면 이후의 모든 역사는 그저 원래의 순수하고 순결한 천에 먹물을 튀긴 오염의 역사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만다.

 

     물론 역사 속 교회가 교권화되고, 성속 이원론을 받아들여 신자들의 현실 인식에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과연 초기 기독교인들은 그토록 단순하고 특별할 것 없는 메시지를 무슨 수로 목숨을 걸기까지 하며 믿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이후 교회가 그렇게 많은 문제만 발생시켰음에도 왜 사람들은 (다른 수많은 제도와 신앙들과는 달리) 큰 규모의 거부를 하지 않았는지는 이런 역사적 전제를 가지고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자연히 종교의 미래에 관한 저자의 예측 또한 쉽게 수용하기 어려워진다. 저자가 말하는 ‘성령의 시대’는 거의 정의나 한정지을 수 없는, 지나치게 넓은 폭을 가지고 있기에 솔직히 말하면 예측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물론 비판자들의 비난 속에도 옳은 지적들이 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다양한 교회 내 문제들과 과오들은 곱씹어 들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말로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불리기를 원한다면, 초기 예수와 그 주변 사람들이 기대하고 바랐던 것들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계속 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 타당한 선지자적 외침이다.(89) 하지만 근본주의에 대한 지나치게 단순화된 견해와 자의적인 기준은 보완되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론, 교회의 미래에 관한 좀 더 실제에 가까운 분석과 예측을 얻고 싶다면 필립 젠킨스의 ‘신의 미래’라는 책이 좀 더 좋을 것 같다. 그에 비해 하비 콕스의 이 책은 좀 더 (자유주의) 신학에 치우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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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교회 지침서
랄프 네이버 지음 / 엔씨디(NCD)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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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실제적으로 한 교회를 셀교회로 전환시키는 데 필요한 여러 지침들을 담은 책이다. 앞서 읽었던 『제2의 종교개혁』이 셀교회의 필요성에 대한 선포라는 성격이 강했다면, 이 책은 좀 더 실제적인 로드맵을 담은 셈.

 

 

 

2. 감상평 。。。。。。。   

 

     어쩌다 보니 집에 있던 셀교회에 관한 책 두 권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책이 출판된 순서는 반대였지만, 뭐 또 내용상으로는 이런 순서대로 보는 것도 괜찮은 듯싶다. 아무튼 덕분에 셀교회의 이론적 배경과 전환 과정에 관해서는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들었던 의문 한 가지는, 그래서 셀 그룹 안에서 어떤 걸 하자는 건지 정확하게 와닿지 않는다는 것. 각각의 시기마다 사용할 수 있는 교재들이 있다면 이전의 성경공부, 혹은 구역모임과 형태상에 있어선 별 차이가 없어 보이고, 친교와 교제, 합심 기도 등이 주가 된다면 교회 밖 사교적 모임들과 어떤 부분에서 다른 걸까. 여기에 『제2의 종교개혁』에서도 들었던 질문 - 또 하나의 조직관리법일 뿐은 아닌가 -도 동일하게 나올 수 있고.

 

     시종일관 셀교회의 유효성, 혹은 정당성을, 그것을 채택한 교회들이 보여주는 ‘성장’ 혹은 ‘증식’, 즉 수적 증가에서 찾으려는 태도 역시 정당한가 싶다. 사실 이 책의 초반에서 저자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교회가 인구성장률에 비해 매우 낮은 교인 수 증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는 식의 논리전개를 펴고 있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버려도 되는 걸까.

 

 

     책에서 기존의 교회의 중요한 특징 하나를 잘 잡아냈는데, 바로 ‘프로그램 중심적 모델’이라는 부분이다. 그리고 아마도 셀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숫자 이외에도) 바로 이 반대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하나의 프로그램에 사람들을 더 많이 참여시키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각각의 사람들이 서로 진지한 인격적 교제를 맺도록 하는 데 강조점을 두고 있다는 것. 이 부분은 기존의 교회들이 꼭 곱씹어 볼만한 부분이다.

 

     어차피 교회의 가장 중심인 하나님과의 만남은 그 그룹의 대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건 아니라고 본다. 셀교회의 도입이 이런 중심적 가치를 도와주는 면이 있다면 기꺼이 그 장점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겠지만, 자칫 효율성이라는 현대인들의 우상숭배적 경향이 주도권을 행사하게 되지 않도록 조심 또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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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종교개혁 (개정판) - 21세기를 위한 교회갱신
빌 벡햄 지음 / 엔씨디(NCD)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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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기존의 집회 형태의 예배와 교회 공동체의 구성이 초래한 여러 문제점들의 대안으로 셀(cell) 형태의 교회를 제안, 아니 강력하게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는 ‘두 날개’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면서, 대그룹과 소그룹이 함께 교회를 이룰 때에야 가장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한다.(1장) 이어지는 장에서는 셀 교회의 정당성에 대한 성경적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마지막 3장에서는 신약 시대 예수님의 사역을 분석하며, 그 안에서 셀 교회적 요소들을 뽑아내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한다.

 

 

2. 감상평 。。。。。。。     

 

     저자가 지적하듯이 기존 대그룹 집회 중심의 예배와 교회 구성은 여러 약점들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교인의 관객화, 즉 사역에 참여하지 않고 단지 일주일에 한 번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그치는 신앙양태이다. 어느 정도 규모가 늘어나게 되면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또한 함께 늘어난다는 건 경제학의 상식인데, 그게 그대로 교회에 적용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자발성에 기초하면서도 조직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작고 역동적인 그룹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셀 교회가 바로 그것. 분명 타당한 지적이고 제안이다.

 

 

     다만 이 책의 제목에서도 언뜻 예상할 수 있었듯,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발견한, 혹은 깨달은 해결책들이 유일한 것처럼 생각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 책의 경우 셀 교회의 성경적 지지에 관한 서술을 통해 그런 모습들이 보인다. 책의 내용처럼 성경 역사에 등장하는 어떤 모습들은 셀 형태의 교회 공동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특히 구약의 경우는 전체 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고 보는 게 좀 더 타당하지 않을까. 선지자들과 경건한 지도자들은 언제나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향해 사역을 해왔다.

 

     신약에 관해서도 비슷한 지적을 할 수 있다. 저자는 마르다와 마리아 이야기(197~)를 통해서 전통적인 교회와 셀 교회를 대조하기를 원하지만, 사실 마르다와 마리아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셀 교회의 일원이 아니었던가? 고작 세 명 밖에 되지 않은 작은 가족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 부분은 교회의 크기나 구조에 따른 차이라기보다는 크던 작던 교회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다른 생각을 보여준다고 하는 게 좀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또 ‘바울이 교회를 몸으로 설명하기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212)는 부분 역시, 많은 부분에서 교회를 성전(건물)으로도 설명하고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구조나 체제의 탓으로 돌리는 발상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진단은 체제의 전환이 (바르게만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낳는데, 이건 자본주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라는 새로운 체제를 선택하면 된다는 식의 지나치게 단순한 의견처럼 보인다. 결국 문제는 사람이고, 마음이다. 따지고 보면 기존 형태의 교회들도 구역과 같은 소규모의 조직단위를 가지고 있고, 셀 교회라고 불리는 교회들도 대규모의 회집이 존재하지 않는가? 이런 차원에서 책이 일종의 조직 관리법을 제시하고 있을 뿐은 아닌가 싶은 우려도 든다.

 

 

     저자와 문제의식은 함께 한다.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 좀 더 친밀한 교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백번 동의한다. 그러나 워낙 변화무쌍하고 미묘한 인간들과 함께 하는 사역에서 절대적인 대안이라는 건 처음부터 없는 걸지도 모른다. 우린 다만 선한 싸움을 계속 해나가야 할 뿐.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도 선하고 바르게 적용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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