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 출판사의 두 분이 구름책방에 오셨습니다. ㅎ 
맛있는 식사와 함께 소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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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데스다
안동혁 지음 / 미션앤컬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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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딱 10년 후 어느 교회의 담임목사직을 두고 공개 방송 오디션이 펼쳐진다. 흥미로운 설정이다. 참가자들은 서바이벌 게임 형태의 미션들을 수행하면서 다음 단계로 진출하기 위한 일종의 대결을 펼치고, 그 과정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서 송출된다. 우리 눈에 익숙한 형식의 전개가 조금은 흥미롭게 펼쳐지지만, 그 과정에서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건, 교회란 무엇인지, 목사란 어떤 사람인지 하는 본질에 관한 질문이다.


부제로 붙어 있는 ‘The Pastor Game’이라는 명칭은 몇 년 전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드라마 속에서 사람들은 말 그대로 탈락할 때마다 죽어나가면서 수 백 억의 상금을 위해 미션을 수행해 나간다. 목사가 되는 일이 어디 그와 비슷하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지간한 규모의 교회에서 담임목사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특전(?)들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1회성 상금보다 더 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불나방처럼 그런 보상에 뛰어드는 비정상적 목회자들도 수두룩한 게 사실이고.





다만 소설은 그런 문제를 직접 다루기보다는, 오디션에 참가한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미션에 대처해 가는 방식을 따라갈 뿐이다. 이 과정에서 특별히 억지스러운 빌런은 등장하지 않는다. 사실 이 부분은 이 작품의 약점과도 관련이 되어 있는데, 전반적으로 주인공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에 관한 개인서사가 부족하고, 때문에 인물들이 좀 평면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이건 다른 말로 하면, 주인공 이야기에 집중하는 구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책 곳곳에 오늘날 교회에 관한 작가의 인식이 묻어 나온다. 내부와 외부인들의 기대와 신뢰를 진작 잃고, 최대종교의 위치를 내어주고 곧 소수종교의 길을 가게 될 것 같은 상황, 말 그대로 최하 수준의 기대치를 찍는다.


그런데 어쩌면 바로 거기에서 다시 교회가 일어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이른바 기본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다. C. S.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달았따면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오늘날 교회가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여기에 있는 지도 모르겠다.(물론 그게 단순히 2천 년 전 교회가 하던 일을 문자적으로 반복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책의 볼륨이 작은데다가 내용도 재미가 있어서 금세 다 읽어버리게 된다. 물론 이제 막 첫 책을 쓴 작가인지라, 설정상의 아쉬움이라든지 하는 부분들이 눈에 몇몇 보이긴 한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주제의식에, 재미있는 이야기라면 손에 들어봐도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안에서도 좋은 소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이런 책들도 괜찮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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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에는 물만 흠뻑 주고 삼일은 지켜보기만 하세요

그 말을 몇 번이고 곱씹는다

나의 너무 많은 최선이 식물을 괴롭히지 않도록

거리를 둔다


정다연,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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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근 풍요 도덕
피터 싱어 지음, 정환희 옮김 / 필로소픽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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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동벵골(오늘날의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상황을 알리며 그들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그것도 단순히 국가적 원조와 같은 방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더 많은 기부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눈길을 끌었던 짧은 기고문(‘기근, 풍요, 도덕’)과 그 이후 쓰인 비슷한 내용의 두 개의 글을 더해 엮은 책이다.


논지의 핵심은, 우리가 직접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그들을 도와야 하는 의무가 덜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살리는 데 쓸 수 있는 돈을 사치나 덜 필수적인 것들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도덕적인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몇 가지 보조적인 논리들도 등장하는데,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는 거리와는 상관이 없다던가, 자선이라는 개념은 누군가를 돕는 일을 선택적인 문제로 만든다는 의미에서 폐기되어야 한다는 주장 같은 것들이 있다.(이건 선택이 아니라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다! 라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사용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가 이 짧은 에세이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그리고 실제로 그 메시지에 반응해서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고, 결과적으로(꼭 이 에세이의 결과는 아니겠지만) 상당 부분 세계적인 빈곤을 줄여왔다는 것도 긍정적인 차원이다.


다만 예전부터 이 저자의 글을 읽으며 떠올랐던 의문은 이 정도의 강한 당위를 유물론과 진화론 따위의 얄팍한 철학적 근거 위에 세우는 게 가능한 것인가였다. 우리는 왜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답은 “그것이 옳으니까(윤리적인 행동이니까, 도덕적인 일이니까)”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여기서 옳음, 도덕, 윤리 같은 개념들은 어디서 오는 걸까?


애초에 진화에서 무슨 ‘목적’을 찾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그래서 일부 유물론자들은 목적론적 윤리학을 주장하는 마이클 센델 같은 학자들을 심하게 깐다.) 하지만 그래서는 가장 초보적인 윤리적 개념에도 이를 수 없기에, ‘그냥 그런 것’이라고 퉁치고 넘어가곤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피터 싱어 역시 마찬가지(“진화가 우리에게 물려준 도덕적 직관”, 31).


사실 책 전체에 걸쳐 저자는 “왜”라는 질문을 열심히 회피한다(그냥 인식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에게 인간의 도덕, 윤리의식은 그냥 있는 것이다. 그러니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라. 가진 재산을 낼 수 있는 데까지 내서. 저자는 우리의 생활수준이 우리가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준보다 더 떨어지기 전까지 도와야 한다는 강한 주장을 하는데, 그 주장의 현실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건 어쩌면 저자의 전제가 애매한 생각 위에 세워졌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강한 관심, 그리고 적극적인 행동의 독려, 모두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책에는 저자의 논리 과정에는 동의하지만 그 결론이 지나치게 과격(?)하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말하지만, 내 경우엔 그 결론에는 깊이 공감하지만 논리적 과정이 허술하게 느껴질 뿐이다. 정말로 잔뜩 배웠다는 양반들이 이 정도의 허술한 토대 위에 윤리학을 세우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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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한 달 동안 만났던 책들을 소개합니다. 집중력이 좀 떨어지는 3월이었던 듯... 책을 펴고 있어도 글자가 눈에 자 안 들어온달까... 봄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환절기에 취약한 1인)
뭐... 재미있는 책 추천해 주실 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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