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진짜 마지막.


이 시리즈도 참 오래 지속했다. 한 30년 됐나? 어렸을 때 공중에서 줄 하나에 매달려 밀폐된 무슨 사무실 컴퓨터 위로 내려와 작전을 하는 모습이 기억에 꽤 오래 남았는데, 이 시리즈가 이렇게 지속될 줄은 누가 짐작했을까.


무엇보다 일단 주연 배우인 톰 크루즈도 나이를 잔뜩 먹었으니(진작 환갑이 지나셨다. 우리 어머니랑 나이 차가 별로 안 나는..) 이전과 같은 액션을 기대하기란 실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그래도 매 편을 찍을 때마다 직접 위험한 스턴트 씬까지 연기했다니, 그의 열정은 높이 살 만하다. 이번에도 무슨 비행기에 거꾸로... 어휴...


하지만 이제 정말 끝을 내야 할 때인가 보다. 영화 중반 잠수슈트를 벗은 톰 크루즈의 몸은 그 나이대를 생각하면 훌륭하지만, 확실히 젊은 시절에 비할 것까지는 아니었다. 비슷한 포지션의 키아누 리브스(나이가 톰보다 두 살 어리다던가)에게서도 느껴지는 감정. 동양 쪽에서는 성룡 쯤이랄까. 이제 다들 액션은 좀 내려놓고 장르 전환을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여기도 AI.


그래도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이전 편들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몇 가지 실마리들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대표적인 시리즈 맥거핀이었던 “토끼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가 드디어 밝혀진다. 물론 이게 처음부터 의도된 것은 아니었던 듯하지만...ㅋ


그 정체는 최근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ai와 관련되어 있다. 단순히 무엇인가를 주문하면 메뉴를 내놓는 수준을 넘어, AGI, 즉 인간처럼 광범위한 사고와 추리를 하고 나름의 결론을 내는 인공지능이 나타나 전 세계의 핵무기 시스템을 장악해 나간다는 설정이다. 아마도 인류를 멸절시키는 것이 목표인 듯.


다만 이 시리즈의 핵심은 역시나 정교한 설정과 치열한 머리싸움보다는, 화끈한 액션과 침투 방식으로 눈을 호강하게 만들어 주는 데 있지 않던가. AI 쪽은 역시나 말로만 좀 나오고, 대신 일종의 캡슐 안에 들어가서 AI와 직접 대화를 한다던가 하는 비주얼 쪽에 좀 더 힘을 준다. 그리고 주인공 팀을 방해하는 악당(이쪽은 진짜 사람이다)이 나타나 처절한 응징을 당하고.





전 세계를 순식간에 멸망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지닌 AI가 인간을 적대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관한 우려를 담은 작품들이 여러 편 나오고 있다. 전에는 그냥 재미를 위한 상상과 설정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지만, 요새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꽤 진지한 위협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미 여러 전장에서는 사람이 아닌 AI가 목표를 설정하고 공격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하니까.


그 때 우리는, 에단 헌트나 IMF같은 비밀 조직이 없는 우리는, 과연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 시대 가장 큰 힘을 휘두르는 두 지도자가 트럼프와 푸틴이라는 극악의 전범이라는 현실에서,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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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재미있는데?


교회에서 아이들과 함께 OTT로 뒤늦게 봤다. 요새는 집에도 텔레비전 화면이 큼직해서 영화를 볼만하다. 함께 봤던 녀석들 중 하나는 이미 몇 번이나 봤다고 하면서도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C. S. 루이스가 말했었다. “문학적이지 못한 독자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 봤다는 이유로 다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내가 1편을 봤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리뷰를 올려 놓은 게 없으니 안 본 것 같다. 하지만 1편을 보지 않았다고 해서 2편을 볼 수 없는 건 아니다. 기본적인 두 주인공의 사전 서사가 어땠는지를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심지어 잘.


여우와 토키가 파트너가 되어서 동물 세계의 사건을 해결한다는 기본적인 아이러니(여우는 토끼를 잡아먹는 거잖아)에서 시작해, 늘상 뭔가 음험한 캐릭터로 나오는 뱀의 반전 성격은 스토리 면에서도 흥미로웠고, 각각의 동물들이 사는 영역에 따라 계절과 지형지물이 크게 달라지는 모습들은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패러디와 풍자까지. 어른들도 좋아할 것 같은 모습.





인정욕구와 배신.


영화 중후반부에서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동안 주인공 콤비와 함께 행동을 같이 했던 포버트 링슬리라는 캐릭터가 사건의 핵심이 되는 물건을 탈취해 가는 부분이다. 실은 그는 모든 일의 흑막인 링슬리 가문의 일원이었는데, 형에 비교되며 늘 꾸중만 듣다가 확 주인공 팀으로 진영을 변경해 여기까지 왔던 참이었다.


그런데 결국 피는 못 속이는 건지, 주인공 일행이 간절히 찾던 물건을 발견하고는, 이제 가문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품고 그것을 탈취해 도망친 것. 어린 시절의 큰 상처는 인격을 왜곡되게 하기도 하고, 종종 사람은 궁지에 몰리면 시야가 좁아져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게도 되는 법이다. 괜찮은 척 하긴 했지만, 포버트 역시 그런 상처로 인해 결국 멍청한 결정을 하게 되어버렸다.


인정욕구는 생각보다 강한 욕망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정말로 춤을 추긴 하나?), 물론 억지로 할 필요까진 없겠지만, 아이들이 하는 작은 성취에도 인정하고 칭찬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허권, 그리고 차별


이야기의 핵심에는 특허권이 있었다. 애초에 모든 동물들이 평화롭게 살기 위한 기술이 발명되어 특허장을 받았는데, 랭슬리 가문이 그 진짜 특허장을 폐기하고 위조된 특허장으로 세계를 사실상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 기술이라는 게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이렇게 보여주나 싶기도 하고, 저작권에 진심이라는 디즈니사에서 만든 작품이다 보니 살짝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ㅋ


랭슬리 가문의 음모로 이 세계서 파충류는 엄청난 핍박과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다분히 현실의 어떤 상황을 반영한 것처럼 보이는데, 디즈니사에서 말하는 현실의 파충류는 무엇일까? 성소수자? 여성? 아니면 흑인?


개인적으로는 어떤 집단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피해자라는 식으로 단정짓거나, 역사적으로 피해를 받아왔으니 그와 유사한 성질을 가진 또 다른 사람(하지만 현재는 그다지 차별을 받지 않고 있는)도 무조건 우대해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인 허점이 많다고 본다. 다만 영화 속 파충류들은 실제 피해를 받고 있으니 좀 다른 문제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또 어른들 대로 즐길 만한 요소가 가득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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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출판사는 콘텐츠 메이커로 변신해야 한다.

팔릴 만한 주제를 기획하고 사람을 모아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편집이란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촉발’하는 수준이 되어야만 한다.

편집자는 정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요리사가 되어야 한다.


한기호, 『새로 쓰는 출판 창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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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인 이야기 13권 읽기 시작합니다. (총 두 편일 것 같아요!)
■ 이번에는 처음으로 제국을 네 명의 황제가 나누어 맡도록 했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시기를 다룹니다.
■ 그가 역사상 최초로 (기록에 남은) 가격 통제 정책, 직업 세습 정책을 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리고 마지막 기독교를 핍박한 황제였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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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책방과 홍성사가 함께 새로 시작하는 새 콘텐츠! ​ 

■ C. S. 루이스의 작품들을 연대 순으로 쭉 훑어가며 전체 윤곽을 그려보는 콘텐츠입니다. ​
 
■ 그 첫 번째 책은 루이스 책 가운데서도 어려워서 잘 안 읽힌다고 유명한 "순례자의 귀향"!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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