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대단원이다. 이게 일곱 번째 시리즈이고, 각 시리즈마다 3권씩으로 되어 있으니 총 21권, 그리고 여기에 가이드북까지 더하면 모두 22권이었다. 첫 권을 2020년 1월에 보기 시작했으니 햇수로 5년 만에 완결까지 이르렀다. 마지막 리뷰는 시리즈 전체에 관한 내용을 간략하게 언급해 볼까 한다.
먼저 각 시리즈의 주인공은 다음과 같다.
1) 로마의 일인자 - 호민관 드루수스(小 드루수스), 마리우스
2) 풀잎관 - 마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
3) 포르투나의 선택 - 코르넬리우스 술라, 율리우스 카이사르
4) 카이사르의 여자들 - 율리우스 카이사르
5) 카이사르 - 율리우스 카이사르
6) 시월의 말 - 율리우스 카이사르
7) 안토니우스의 클레오파트라 -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확실히 카이사르가 중심인물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의 시작 시점은 BC 1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포에니 전쟁에서 승전하고 로마가 지중해 서부의 패자로 발돋움한 시기, 하지만 여전히 로마라는 작은 도시(그리고 그 도시를 주도하는 원로원)만이 모든 힘을 독점해야 한다고 여기는 소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득권 세력들에게 저항하며 최소한 이탈리아 반도 안의 동맹시에는 로마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 호민관 드루수스였다. 하지만 결국 그의 암살로 계획은 실패했고, 이에 절망한 동맹시민들은 결국 내전을 선택한다.
카이사르 역시 한편으로 드루수스와 유사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로마는 더 이상 작은 도시 중심의 국가가 아니고 제국의 길로 나아갔으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기득권층에게만 로마를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다. 그런데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여기까지 거슬러 올라간 것은 아닌 듯하다. 작가는 바로 그 드루수스의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카이피오를 등장시켜 서로의 여동생과 결혼을 했던 그들의 관계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카이피오가 드루수스의 동생 리비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카이사르의 애인이었던 세르빌리아(브루투스의 어머니다!)였고, 카이피오와 이혼 후 재혼을 한 리비아가 낳은 아들이 소 카토(카이사르의 정적)과 포르키아(브루투스의 아내)였다. 그리고 아들이 없이 죽은 드루수스의 양자가 낳은 딸이 옥타비아누스의 아내가 된 리비아이고. 물론 고대 로마 귀족들의 결혼이라는 것이 유력한 가문들 사이의 연합이었기에, 유명한 사람들은 대충 다 인척관계로 이어지는 면이 있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작가는 한 인물만이 아닌 좀 더 큰 맥락에서 이야기를 볼 수 있도록 세밀하게 인물들을 배치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작가는 한 인물, 한 인물을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어떤 인물이 그리 유명하지 않은데도 그에 관한 개인적인 서술이 길게 나오면, 그는 반드시 뒤에서 떤 중요한 결정이나 사건의 방아쇠를 당기는 인물이 되는 식이다. 아무래도 역사 소설이다보니까 이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자유롭게 인물들을 사용할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 단순히 역사 기록으로만 남은 건조한 문장들에 생기를 불어넣어 큰 바람을 일으키게 만드는 능력은 확실히 탁월한 글솜씨라고 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