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도서관 - 소설로 읽는 책의 역사
요슈타인 가아더.클라우스 하게루프 지음, 이용숙 옮김 / 현암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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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종이 위에 쓰여있는 말과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함께 써가는 그 모든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아.-36쪽

살아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책을 읽든 상관없이 말이다.하늘의 별만큼이나 무수하게 많은 문장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문장들은 수가 갈수록 많아지고 무한한 공간처럼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동시에 나는, 책 한권을 열면 하늘의 끄트머리를 보게된다는 걸 안다. 새로운 문장하나를 읽으면 그 문장을 읽기 전보다 조금은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는 사실도 안다. 내가 읽은 모든 것은 이 세상을 넓혀주고 키워주며 동시에 나 자신도 키워준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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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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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아무 상관이 없고 하느님도 잘 모르는 성인들이 수도 없이 많다고들 하잖아. 그런 사람들 자신은 모르지만, 하느님은 그런 사람들하고 함께 다닌다고 했지." 신부의 눈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말이 이어진다. "자네가 그런 사람인 것 같네, 에드. 자네를 알게 되어 영광이야."-214쪽

하지만 걸린 전구 가운데 반만 불이 들어온다. 다시 말해 불이 들어오는 전구는 네 개 뿐이라는 거다. 올해에 타투푸 집을 밝혀줄 전구 네개. 큰일은 아니지만, 이것이 진짜 답인 것 같다. 큰일이란 눈에 띈 작은 일에 불과한 경우가 많으니까.-296쪽

때로는 사람들이 아름답다.
얼굴이 아니라.
말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가.-301쪽

"너 같은 녀석이일어서서그 모든 사람들을 위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할 수 있을 거 아냐. 모두가 자신의 능력 이상의 일을 하며 살 수 있을 거 아냐." 이제 열띤 모습으로 바뀐다. 감정이 드러나고 있다. 이게 전부다. "어쩌면 나도 그렇게 살 수 있을 거 아냐....."-4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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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책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4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지음, 조원규 옮김 / 들녘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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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잃어버리는 걸 달가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차라리 반지나 시계, 우산 따위를 잃는 편이, 다시는 읽지 않더라도 낯익은 제목만으로도 우리가 과거에 누렸던 감정을 일깨워주는책 한 권을 잃는 것보다 훨씬 낫다.-17쪽

살아 있는 자들의 세계는 그 자체로 충분히 기적과 신비를 품고있다. 그 기적과 신비는 우리의 이성과 감정에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인생은 마술이라고밖에 달리 말할 수가 없다.-35쪽

"당신은 그저 책들이 서가에 모여서 저절로 불어나는 것 같겠지요.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런 생각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사실은 서가의 주인이 특정한 주제를 선택하고 시간이 지나면 온전한 하나의 세계를 완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 이게 더 나은 비유일 수도 있겠네요. 말하자면 우리는 흔적이 남는 하나의 여행을 마치는 셈이지요. -38쪽

인간만이 책의 운명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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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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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없이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이야, 라고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러려면 '그날 밤' 이야기를 꺼내야 했다. 꺼내려면 스스로 잠근 문을 열어야 했다. 문을 열면 죽을 힘을 다해 가둔 기억들이 몰려나와 내 숨통부터 끊어놓을 터였다. 기억은 거기 그대로 있어야 했다. 겨울 뱀처럼 동면해야 했다. 아니, 죽은 자처럼 영면해야 했다. 나는 버틸 수밖에 없었다.-53쪽

숲은 기묘한 빛을 띠었다. 어두우면서도 눈을 시리게 하는 흰빛이었다. 아니다. 흰빛이 아니다. 광휘라 해야 옳을 것이다. 곧게 뻗은 나무들의 수피가 뽑아내는 서늘한 광휘. -156쪽

승민은 보호사나 진압 2인조에게 소리치는 게 아니었다.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자신을 조준하고 있는 세상의 총구들을 향해 외치고 있었다. 내 심장을 쏘라고. 그래야만 나를 가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직감은 불길한 예언을 내놓았다. 이놈은 스스로 죽을거야.-264쪽

난 순간과 인생을 맞바꾸려는 게 아냐. 내 시간 속에 나로 존재하는 것, 그게 나한테는 삶이야. 나는 살고 싶어. 살고 싶어서, 죽는 게 무서워서, 살려고 애쓰고 있어. 그뿐이야.-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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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2 - 사랑과 권력을 가슴에 품은 최초의 여왕
한소진 지음 / 해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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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인이 그토록 권력에 매달리며 살아왔던 것은 자신의 몸으로 낳은 여러 명의 자식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머니 역시 자식들을 위해 언젠가는 그녀를 용서할 것이라 말했다. 이 여인을 죽인다면 그 자식들 또한 이처럼 가슴이 무너진 채로 남은 생을 살아야 할 터,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죽는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기나긴 세월,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해 살아오고 있는 것을.-59쪽

사람에게 무슨 귀천이 있다는 말입니까? 자기가 맡은 일을 충실히 하며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은 귀한 사람이고, 권력과 부에 집착하여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운 사람은 천한 것입니다.-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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