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란 제목을 보는 순간, 딱 내 타입이다 싶었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직감이란 건 맞을 때가 더 많은 법, 난 영화 내내 넋을 잃고 TV 앞에 앉아 있었다. 비밀이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어머나 저럴 수가!”를 연발하면서.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해서 말하고 있다. 사랑이란 건 사람으로 하여금 평소답지 않은 일을 하게끔 만든다.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 새벽에 일어나 유부초밥 7인분을 싸는 것도, 무리인 줄 알면서도 애인에게 줄 반지를 사면서 비싼 값을 치루는 것도 다 사랑의 산물이다. 물론 사랑이 언제나 좋은 일만 초래하는 건 아니다. 헬렌 때문에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다는 건 과장이겠지만, 변심한 애인의 집에 불을 지르거나, 스토킹을 하면서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 역시 가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사랑의 발로일 수 있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 남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지만, 그런 것 역시 사랑의 한 속성인지라 밉게만 바라볼 수 없다.




이번주는 내게 죽음의 주였다.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술을 마셨고, 출장까지 갔다오느라 거의 쉬지를 못했다. 토요일인 오늘도 큰 술약속이 있었는데, 그 약속이 다음주로 미뤄졌다는 전화를 받고 내가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가는가? 점심, 저녁도 거른 채 난 누가 깨워도 모를만큼 깊은 잠을 잤으며, 10시가 다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 푹 쉬긴 했지만 아무것도 안한 걸 허무하게 생각하던 터였는데, 밤 12시부터 본 이 영화 덕분에 오늘 하루가 보람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작년 가을에 개봉했다는데 도대체 난 이 영화를 안보고 뭘 하고 있었던 걸까? 왜 내게 “딱 니 타입”이라며 이 영화를 권하는 지인이 한명도 없었을까. 케이블 회사에서 캐치온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다가 유료로 바뀐 뒤 해지를 못했었는데, 안그러길 잘했다.


*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는 알고보니 <블랙호크 다운>에 나왔던 배우고, 환상의 여인인 리사 역은 <트로이>에서 헬렌으로 나왔던 배우, 어쩐지 낯이 익다 싶었다.

 

 ** 영화의 원제는 ‘obsessed’다. 강박장애가 영어로 ‘obsessive-compulsive disorder'기에 obsess의 뜻이 강박 비슷한 건 줄 알았는데, 사전을 찾아보니까 괴롭히다는 뜻도 있다. 그러고보니 사랑은, 어느 정도는, 괴롭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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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3-2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캐치온 저희집 안 나와요.

다락방 2006-03-26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영화 정말 재미있게 봤었어요. 리사 말고 '또 하나의 리사'를 맡았던 배우는 트로이에서 브리세이스 역을 맡았던 배우예요 :)

마태우스 2006-03-26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사실 저도 돈이 좀 아까웠는데요....이 영화로 본전 뺀 느낌입니다
다락방님/아아 그 사람도 트로이에 나왔군요. 영화가 참 재미있는데도 홍보가 안되서인지 제가 안봤네요.......
 

 

 

 

‘친절한’이라는 단어를 말하면 대부분은 금자씨를 떠올리겠지만, 난 ‘친절한 ㄷ씨’가 먼저 생각난다. Jude님의 글에 단골로 등장하는 바로 그 분. 글쓰기에 대한 강의록을 만드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엔 잘쓴 글만 보면 눈이 번쩍 뜨이는데, Jude 님의 글이 바로 그런 글이다. 내가 아는 어느 분은 Jude님의 글을 “보석같다”고 하셨지만, 난 거기에 ‘잔잔하게 빛을 발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Jude님이라는 프리즘을 한번 거치고 나면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사건으로 변해 버리고, 글에 나오는 사람들의 심경이 그대로 내게 감정이입된다. 워낙 세부묘사에도 뛰어나, 한번도 만나지 못한 ㄷ씨도 내가 잘 아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갑자기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책주문을 하다보니 알라딘이 참 친절한 곳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제 난 다른 분들이 추천해 준 글쓰기 책들을 주문한 뒤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다. 알라딘에서 메일이 왔다. “감사합니다. 마태님의 주문을 접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난 책 한권을 빠뜨렸다는 걸 깨달았고, 잽싸게 취소를 했다. 또다시 메일이 왔다.

“감사합니다. 마태님께서 주문취소하셨음을 확인합니다.”

주문을 해도 감사, 취소를 해도 감사라니, 너무 친절한 거 아닌가? 그 한권을 넣어서 다시금 주문을 했더니 당연하게도 “감사합니다.”란 메일이 온다. 정말 친절한 알라딘, 난 앞으로도 계속 여기서만 책을 사야겠다. 친절한 알라딘 같으니라고.

 

문제: 과연 저는 이 글을 왜 썼을까요?

투표기간 : 2006-02-21~2006-02-21 (현재 투표인원 : 32명)

1.
46% (15명)

2.
31% (10명)

3.
15% (5명)

4.
6%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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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2-2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후훗, 마태우스님, 오늘 아주 작정을 하고 일을 하지 않으며 알라딘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만, 갑자기 웃음이 나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막상 보셨다가 마태우스님께서 좋아하시는 미녀의 범주에 벗어나는 날이면 전 서재 문 닫을지도 모릅니다^^ 아, 그리고 아직까지는 친절한 ㄷ 씨도 잘 있습니다(물론 둘 다 아주 제정신이 아닌 나날들을 보내고야 있지만 말입니다..이러다 저도 ㅍ 님처럼 확 결혼할지도 몰라요)
그리고 위의 말들은 칭찬으로 듣고 이전까지는 결별 소식들에 침통한 표정을 짓고있다가, 아주 기분 좋아 혼자 푸헐헐 웃고 있습니다. 저 귀 무지 얇고 칭찬 좋아합니다. 흐흐

moonnight 2006-02-21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 1번이 확실하네요. 3번도 조금은 가능성이 있었건만 ;; 알라딘에는 글 잘 쓰시는 분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Jude님 글, 몰래 훔쳐읽어봤는데 과연 아름다우시더라구요. 글만큼 미모도 빛을 발하신다는 자자한 소문, 저도 들었답니다. ^^

mannerist 2006-02-21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테고리 수정하십쇼 ㅎㅎㅎ

비로그인 2006-02-2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어억 moonlight님, 곧 실물이 밝혀질 날이 머지않았는데 저를 두번 죽이시는 일이십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매우 기분좋아라 하고 있음) 그리고 알라딘에는 다들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잘 쓰는 사람보다는 스타일을 달리 쓰는 분들이 많으시죠. 이상적인 상향평준화랄까요..님의 글도, 꼭 닉네임 그대로이신데요^^

물만두 2006-02-21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2006-02-21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6-02-21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다 그래요. yes는 발송할때도 문자 보내줘요. 알라딘은 안 보내주는데

하늘바람 2006-02-21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친절한 마태우스님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알라딘 이야기였군요.

울보 2006-02-21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호,,,,

조선인 2006-02-2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연히 1번이죠. ㅎㅎㅎ

sweetmagic 2006-02-21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 봤는데요 ~
1번 이예요. 1번 !!

실비 2006-02-21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인것 같군요.ㅎㅎㅎ 마태우스님 속 다 보여요.호호

Mephistopheles 2006-02-21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이 하나일꺼라고 생각이 안됩니다....

H 2006-02-21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mong 2006-02-21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을 위해서라도 3번~

다락방 2006-02-2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투표했어요. ㅎㅎ
아마 다른사람들과 같은 번호를 클릭했을 듯. ㅋ

비로그인 2006-02-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의 미녀분은 고새 우찌하시고 Jude 님까지... 쿡쿡. 이러다가 그 미녀분이 Jude 님이셨다 라는 충격고백 등장하는 거 아닐까 라고까지 제 머릿속에서 소설쓰고 있는;;;;

2006-02-22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6-02-22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다리걸기> '이빨'은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 표현입니다. '이'나 '치아'라고 해야 합죠. 사람의 '목'을 동물에게 '모가지'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야클 님은 '고양이'와 비슷하므로 틀린 것도 아닐 수도 있고...^^

2006-02-23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24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24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2-2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알겠습니다. 담주 수요일쯤 갈 겁니다. 학교에선 주문하기가 안되서요.
승주나무님/오오 이빨은 동물에나 쓰는 거군요... 몰랐습니다. 꾸벅.
춘님/넘합니다. 제가 투표해 달라고 유일하게 독려까지 했구만...^^
여, 여대생님/그, 그럴리는.... 소설 기대하겠습니다^^
다락방님/그렇다면 님도 야클님에게?
몽님/몽님 혹시 야클님 좋아하시죠!!! 제 라이벌??
에고이스트님/미소 말고 투표를 하셨어야쬬^^
메피님/아닙니다. 답은 하나입니다.
실비님/전 그런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매직님/오해입니다. 전 그런 사람이 아니어요
조선인님/사실은 그런 사람이어요^^
울보님/ 그 웃음의 의미는...뭔가 아시는거죠 그렇죠!!
하늘바람님/그럼요 저 스스로 제게 친절하다그러면 쑥스럽잖아요
하이드님/다른 데는 모르겠고 전 메일 보내주는 것만 해도 고마워요^^
따우님/제가 그렇게 입체적인 사람은 아니라서요^^
속삭이신 분/감사합니다. 앞으론 그렇게 조심스럽게 말고, 과감하게 해주세요!! 님이 절 어려워하시니 우리가 가까워지지 않는 거라구요!!
물만두님/주로 1번을 찍으시더만요^^ 3번도 있는데
새벽별님/제겐 별님밖에 없는 거 아시면서!
주드님/기분 좋으셨다니 다행...미모에 성격까지!
매너님/카테고리에 민감하시군요! 근데 투표를 하면 글 수정이 어렵습니다. 이해 바람.
달밤님/세편만 읽으면 팬이 되게끔 만드는 흡인력이 있지요??
주드님/귀 얇고 칭찬 좋아하는 건 사실 접니다^^

로드무비 2006-02-27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분/감사합니다. 앞으론 그렇게 조심스럽게 말고, 과감하게 해주세요!!
님이 절 어려워하시니 우리가 가까워지지 않는 거라구요!!

마태우스님과 가깝다고 생각한 건 나만의 착각이었군요.ㅎㅎ
사실 이빨이라고 쓰면 어때, 하는 마음이 제게도 있어서
엉거주춤 속삭인 거랍니다.^^

마태우스 2006-02-2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어머머! 전 님이 저를 안좋아한다고 생각했단 말이어요. 로드무비님은 제가 아는 분 중 빅10 안에 들어갈 정도로 제가 좋아하는 분입니다^^
 

 

영화 <뮌헨>을 보면서 내내 궁금했다.

“저 남자, 어디서 봤는데 누구더라?”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에 나온 이름을 본 나는 미녀에게 말했다.

“어머, 쟤 에릭 바나야!”

<반지의 제왕>에서 스타가 되고, <트로이>에도 나왔던 그 미남을 난 몰랐다. 그의 상관으로 나오는 남자에게 “진 해크만 아니냐?”고 하기도 했으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그뿐이 아니다. 예고편을 보는데 낯익은 여자가 화면에 등장한다.

“쟤가 누구지? 어디서 보긴 봤는데...”

원래 그런 게 생각이 안나면 정말 짜증난다. 다행히 예고편에서는 그녀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리즈 위더스푼, 내가 괜찮게 본-특히 주연배우를-‘금발이 너무해’의 히로인 아닌가. 어떻게 그녀를 모를 수가 있담? 미녀가 날 위로한다.

“머리 색깔 바꾸면 모를 수도 있지 뭐. 나도 몰랐는데.”


하지만 이럴 수는 없는 것이, 극장을 나오면서 또다시 한건을 했다. 영화 포스터에 ‘은밀한 여교사’인가 하는 영화의 포스터가 붙어 있고, 야시시한 포즈를 취한 여자 뒤에 한 남자가 서있다.

나: 이 여자는 누구지?

미녀: 문소리 아냐?

나: (한심하단 표정으로) 문소리가 이렇게 생겼냐? 너는 말을 해도...

미녀: (무안한 표정) 아닌가?

나: 저 남자는 에릭인데 여자는 누굴까?

미녀: 쟤가 에릭이라고? 쟤는 지진희야!

난 배우 이름을 아래에서 찾으려 했었는데, 친절하게도 포스터 위에 큼지막하게 써있다. 문소리.지진희 주연. 둘 다 아는 배우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공감각적 능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듯하다. 어려서부터 사람을 잘 못알아봤는데 나이가 들었다고 나아질 리는 없다. 친구 어머니가 길가에서 날 보고 아는 체를 하셨을 때 내가 했던 말, “안녕하세요?....그런데...누구 어머니시죠?”

그분이 나랑 굉장히 친한 친구의 어머님이라 무지 놀랐다. 내가 유난히 기생충 알 판독에 약한 것도 공감각이 떨어져 있는 탓이 아닐까?


물론 내가 다른 감각도 다 이렇게 저하되어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숫자에는 아주 강한데, 어려서부터 야구선수들의 타율과 타점, 홈런 개수 같은 걸 노력도 안하고 줄줄 외웠고, 전화번호도 웬만한 건 다 외워서 건다. 최근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친구랑 술을 마시다 나랑 그리 친하지도 않은 친구 얘기가 나왔기에, 걔가 대입시험에서 몇점을 맞았고 걔네 과가 총 77명인데 걔가 그 중 66등으로 입학했다는 걸 맞춘 것. 설마 하고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본 내 친구는 그 이후부터 날 더 존경한다.


자기 능력에 맞는 일을 하는 게 좋다면 지금 난 길을 잘못 든 거다. 내가 했어야 하는 일은 혹시 암호해독 같은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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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2-19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님/오늘도 여전히 새벽을 밝히시는 별님, 반갑습니다. 근데 님도 그렇단 말이죠! 더더욱 방가방가.

하루(春) 2006-02-19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반지의 제왕과 트로이를 안 봤더니 이런 사태가... 에릭바나, 리즈 위더스푼 아무도 모르겠더군요. 친구랑 보고 나오면서 이름 아는 배우가 제프리 러쉬 밖에 없다고 슬퍼했어요.

하루(春) 2006-02-19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캡처하는 것도 아니구 3명이 한꺼번에... 놀랐잖아요.

마태우스 2006-02-19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님/님도 눈이 작단 말이어요? 설마 저만큼 작겠어요^^ 하여간 더더욱 플러스 더더욱 방가방가.
하루님/제, 제프리 러쉬는 또 누굽니까? 왜 이름 어려운 배우들은 그리도 많은지...에릭 바나나면 좋을텐데 에릭 바나구, 리즈 스푼이면 좋은데 위더스푼이고...

마태우스 2006-02-19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호홋 이게 바로 심야의 교통사고죠 음하하핫.

하루(春) 2006-02-19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릭 바나의 상관이요. 수트 입고 나오는 50대 이상 돼 보이는 아저씨

마태우스 2006-02-19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진 해크만이라고 했던 그남자 말이군요^^

마늘빵 2006-02-19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배우들 얼굴봐도 이름하고 잘 연관 못지어요. 근데 마태님은 저보다 더 심하세요. =3333 ㅋ

mong 2006-02-19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원래 배우들 이름과 얼굴 맞춰서 기억하기가 어렵죠
그런데요 에릭바나는 반지의 제왕에 안나옵니다 흐흐
반지의 제왕- 트로이는 올랜도 블룸이죠 ^^

모1 2006-02-1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비슷한 편입니다. 사람얼굴 등등 기억 잘 못합니다. 문제는 숫자도 잘 기억 모한답니다.

모1 2006-02-1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확실히문소리..멋지죠??

▶◀소굼 2006-02-19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지의 제왕에 언제 나왔지?란 생각을 했는데;; 흐흐..몽님이 궁금증을 해결해주셨네요. 저는 그리고 에릭 바나인 줄도 모르고 봤습니다. 다만 잘 생겼네~라고만 여겼을 뿐.

Mephistopheles 2006-02-19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하고는 정 반대시네요..^^
전 숫자에 취약하지만 사람 얼굴은 한번 보면
여간해선 안 까먹거든요..^^

산사춘 2006-02-19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분야 또한 장난이 아니라서 싸웠던 사람 얼굴도 곰방 까묵고 반갑게 인사도 했지라. 하지만 미모인들에게는 그러지 않는당께요. 배우 얼굴은 캡으로 알아봄다. 못잊어요, 못잊어. 외모차별자 춘 올림

다락방 2006-02-19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릭 바나 말예요. 우리 나라 탤런트 누구 닮지 않았나요? 조연으로 드라마에 나오다가 이젠 좀처럼 나오지 않던데..보면서 계속 그 남자 생각나던데. 트로이보다 더 날씬하게 나오지 않나요? 영화보는데 몸매가 아주 멋졌어요. (생뚱맞게 ㅡㅡ;;)

비연 2006-02-19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태우스 2006-02-19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님도 어여 자백하시어요!
다락방님/글쎄요 에릭 바나 닮은 탤런트가 있던가요? 설마 성지루?? 몸매가 멋지단 말씀엔 동의!
산사춘님/어머낫 춘님과 저는 차암 공통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미모에겐 그러지 않는단 말이죠. 전 미모고 뭐고 상관없이 못알아봐요
메피님/실생활에선 숫자 기억 잘하는 건 별 도움이 안되요 ㅠㅠ 님이 부러워요
소굼님/글고보니 헐크에서도 나왔더군요. 으음...좀 심각한 망각증이어요
모1님/그녀도 예쁘게 꾸미면 예쁘다는 걸 알았어요. 정말 멋진 배우입니다. 연기폭이 좀 넓어야 말이죠
몽님/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여간 전 님 편입니다.
아프님/제가 님보다 영화를 더 많이 보는데도 이러고 있으니 심각하지요^^
 

 

스페인에서 귀국하던 날, 집에 온 시각은 오전 열시 가량이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자마자 난 깊은 잠에 빠졌다. 잠에서 깨보니 저녁 7시가 거의 다 되어 있었다.

“일어났냐?”

할머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주말엔 손자랑 얘기도 하고 그러는 게 낙이었는데, 내가 없는 동안 얼마나 심심하셨을까(그래도 전화는 자주 해드렸다). 게다가 돌아오자마자 잠만 자고.

“배 안고프냐?”

“별로 생각이 없는데. 할머닌 배고프세요?”

할머니는 무척 배가 고픈 것처럼 보였다.

“점심을 안먹었더니 배가 좀 고프네. 엄마는 언제 오신다냐? 전화 한번 해봐라,”

 

사진설명: 모사드 요원이 자기 아이를 보면서 왜 자기를 안닮았냐고 투덜거리고 있다.

저녁때마다 할머니는 엄마가 집에 빨리 오셔서 식사를 챙겨주길 기다린다. 정 배가 고프면 혼자 차려 드시기도 하지만, 반찬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니 김치 하나에다 드신다고 한다. 반찬 문제가 아니더라도 혼자 먹는 식사는 맛이 없어서 더더욱 엄마를 기다리는 것 같다. 하기사 TV 보는 것도 취미가 없으신 할머니가 집에서 혼자 얼마나 외로우시겠는가. 하지만 엄마도 엄마 인생이 있고, 힘들기만 했던 엄마의 지난날은 엄마가 삶을 더 재미있게 사셔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엄마는 벌써 67세, 난 할머니한테 이렇게 말했다.

“엄마 곧 오시겠지 뭐. 그때까지 저랑 TV 봐요.”

난 스페인에서 사온 과자를 할머니께 드렸고, 케이블에서 틀어준 <벤허>를 할머니와 봤다. 뭐가 어떻고 어떻다고 열심히 설명을 해가면서. 하지만 어머니는 8시가 다 되도록 오시지 않았다. 그제서야 후회가 됐다. 진작 밥 먹으러 갈 걸. 난 할머니와 함께 가장 맛있는 설렁탕을 만드는 모레네 설렁탕으로 갔고, 할머니는 맛있게 식사를 하셨다. 그리고 나서 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엄마, 나 할머니랑 식사 했거든. 천천히 오세요.”

사진설명: 오른쪽 남자가 왼쪽 남자에게 바지를 올려입었다고 핀잔을 주고 있다.

토요일인 오늘, 전날 새벽에 잔 탓에 늦게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 여전히 피곤했다. 할머니 어깨를 형식적으로 주물러 드리고 나서 난 다시금 방에 들어가 잠을 자버렸다. 다시 깬 시각은 오후 세시, 난 농구를 보면서 러닝머신을 했다. 할머니가 묻는다.

“배 안고프냐? 점심도 안먹고.”

“전 생각 없어요.”

8킬로를 달렸다. 샤워를 하고 나서 할머니한테 말씀드렸다.

“할머니, 저 약속 있어서 나가야 하거든요. 죄송해요.”

“오냐, 잘 다녀 와라.”

그때가 다섯시 가량이었다.


나가면서 엄마가 늦게 오시면 할머니가 어떻게 저녁을 드실까 계속 걱정이 되었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섯차례 쯤 전화를 걸었지만, 수신율이 20%에 못미치는 어머님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미녀를 만나서도 그것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영화 <뮌헨>의 예매를 했다. 상영시각은 7시 반, 시간 여유가 약간 있다. 용기를 내서 미녀에게 말했다.

“저 혹시 할머니랑 같이 저녁 먹으면 안되겠니?”

무척이나 부담이 되는 자리임에도 미녀는 흔쾌히 수락해줬다. 정말 고마웠다. 할머니한테 같이 저녁 먹자고 전화를 건 뒤 택시를 탔다.

“할머니, 친구랑 같이 왔어요.”

“아이고, 어서 오세요.”

볶음밥과 우동 등을 시켰고, 식사 후엔 커피도 타서 먹었다 (난 쿠퍼스). 우동을 아주 조금만 드셨지만, 그 한 시간 동안 할머니가 얼마나 즐거워하셨는지 모른다. 7시를 조금 지나 서둘러 극장에 갔고, 그때부터 <뮌헨>을 보았다. 2시간 반의 상영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재미있었다. 만약에 내가 미녀와 둘이서 저녁을 먹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난, 할머니 생각에 영화에 집중을 못했을지 모른다. 그랬다면 뮌헨은 그저그런 영화로 내 기억 속에 남아있지 않을까. 흔쾌히 수락해준 미녀 분께 감사드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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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2-19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봤는데, 감상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요. 근데 영화 얘기는 하나도 없군요. 2탄을 클릭할 수밖에 없는...

마태우스 2006-02-19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윽... 2탄을 봐도 별게 없는데...^^
새벽별님/반가워요 별님. 전 늘 별님 편이어요

마늘빵 2006-02-19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태님 주변엔 어쩜 그렇게 얼굴도 마음도 이쁜 사람들만 있는거에요?

모1 2006-02-1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미녀님이시네요. 할머님이 외롭긴..하시겠어요.

로드무비 2006-02-1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과 그 미녀님이 결혼하시면 얼마나 좋을까!=3=3

산사춘 2006-02-19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무비님. 두 분의 착함이 딱입니다요. =3=3 (따라 돔앙가기)

다락방 2006-02-19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마태우스님, 정말 근사한 분이시군요!
저도 뮌헨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 말이죠, 이 페이퍼를 보니 뮌헨보다 마태우스님이 더욱 근사해요. :)

실비 2006-02-19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웬지 좋은분같네요.

마태우스 2006-02-19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제가 좋은 사람 같다는 거지요?????^^
다락방님/아니어요 설마 다락방님만 하겠어요^^
산사춘님/어머 춘님 절 버리고 어딜 도망가시려구....
무비님/겨, 결혼.... 으음..............
모1님/제가 더 착해요! 오늘도 할머니 모시고 즐겁게 놀아드렸어요. 북악스카웨이도 가구...맛있는 짜장도 대접하구..^^
아프락사스님/그중 하나가 바로 아프님 아니겠습니까.
 

 

* 짧은 소견입니다. 반론으로 가르침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투사부일체를 봤다. 영화를 본 지 시간이 흘렀지만, 영화에서 느껴지던 불쾌감은 아직도 내 몸에 남아있다. 어느 평론가에 의하면 그 영화에서 머리를 때린 횟수가 116회라고 하던데, 그런 지나친 폭력 뿐 아니라 조폭에 대해 우리가 연상하는 전형적인 모습들이 고스란히 재탕되어 있었던 것도 짜증이 났다. <가문의 위기>에서 오렌지를 영어로 ‘델몬트’라고 하는 건 나름대로 귀엽지만, 그 영화에서 비행기를 ‘KAL'이라고 하는 데는 멀미가 났다. 뭘 기대하고 보냐고 핀잔을 줄 사람도 있겠지만, 어찌되었건간에 투사부일체는 안만들어지는 게 훨씬 나은 영화였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 투사부일체가 570만을 돌파하면서 코믹영화 부문 신기록을 작성했단다. 기가 막혔다. “어떻게 그런 영화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하지만 그 영화의 배급사가 CJ라는 걸 떠올린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보려고 한 영화가 매진인 경우, 포기하는 경우가 35%, 다른 극장으로 옮겨 그 영화를 보려고 하는 경우가 15%인 반면, 사람들의 절반은 같은 극장 내에 있는 다른 영화를 본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니 스크린 수가 많다는 것은 곧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얘기,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당신이 그녀라면>이 별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막을 내린 반면, 제작비에 비해서는 망했다고 할 수 있지만 <해적>이 500만을 동원할 수 있었던 비결도 엄청난 스크린 수에서 찾을 수 있겠다.


문제는 배급이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 해도 극장에 걸리지 않는다면 관객과 소통될 수 없다. 극장에 걸린다해도 아주 멀리 있는 극장에서만 상영을 한다면, 그것도 낮 시간에만 상영을 한다면 누가 그걸 보겠는가. 누가 뭐라해도 작금의 한국영화의 중흥은 스크린쿼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스크린쿼터 때문에 극장들은 수익이 보장되는 헐리우드의 대작 대신 한국영화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상영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한국영화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한국영화는 안봐!”를 신조로 삼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한국영화에 몰렸으며, 결국 50%가 넘는 유래없는 점유율을 기록하게 된다.


신자유주의의 충실한 전도사인 참여정부는 설연휴를 앞둔 1월 26일, 스크린쿼터를 전격적으로 축소함으로써 한국에서 잘 나가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인 영화산업을 무너뜨리기 위한 초석을 놓는다. 미국과의 FTA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알지 못한다. GDP가 5천억불을 헤아리고, 수출 규모가 천억불을 넘는 우리나라에서 잘봐줘야 50억불에 불과한 영화산업을 희생시키는 것이 왜 FTA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하는지도 역시 알지 못한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우리 영화는 이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고, 그건 순전히 우리가 선택한 것이다.


돈 잘 버는 영화인들에 대한 시샘 때문인지 축소에 대한 반대여론도 예전만큼 높지 않다. 그들은 말한다. “한국 영화도 이제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고.

경쟁, 좋은 말이다. 하지만 말을 탄 사람과 포르쉐를 탄 사람의 경주가 말이 안되는 것처럼, 헐리우드와 우리 영화의 경쟁이란 애당초 가능하지도 않다. 예전보다 많이 오르긴 했어도 우리 영화의 제작비는 평균 50억원도 채 안되며,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해적>도 200억에 못미친다. 반면 헐리우드에서는 2천만불을 써서 만든 영화는 흔하디흔하며, 2억불, 3억불을 들여서 만든 영화도 한둘이 아니다. 그런 영화들의 틈바구니에서 <연애의 목적>이나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극장에 얼마나 걸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못내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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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2-1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만의 생각일진 몰라도 한국영화는 헐리웃영화의 못된 짓만 배우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twoshot 2006-02-14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해요. 엉터리영화의 흥행을 보고 있자면 답답하구요. 그런 영화안보기, 좋은 영화 찾아보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드팀전 2006-02-14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영화는 참 많이 봅니다....왕의 남자,태극기,실미도...대한민국 국민의 대략 4분의 1이 봤으니까...참으로 대단하지요....위의 영화들이 좋은 영화인지는 잘 모르겟습니다만..하여간 한국 영화를 내리막길로 접어 들게 한 건 스크린 쿼터때문은 아니고 '대중의 취향에 뺨을 때려주고 싶은..' 우리 영화 관객과 한번씩 반짝거리는 아이템 있으면 각다귀처럼 달려드는 영화제작사들...
극장에 가면 투사부 같은 조폭 & 코미디 & 가당치도 않는 신파....열개의 쓰레기 중 하나라도 건지니 그나마 다행이고 제작 의욕을 높일 수도 있지요.그런면에서 어쨋거나 다다익선...
영화 발전을 위해 '스크린 쿼터 지지' 라는 말은 가끔 무안...
작가주의 영화가 꼭 좋은 영화란 보장은 없지만 90년대 들어서면서 영화 수준은 높아졌는데 왜 작가주의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까... 그나마 B급 작가로 박찬욱이 고군분투는 하지만 말이죠.
차라리 영화산업,영화시장 -즉 완전 경제 논리로만 접근- 개방에 따른 국내 경제의 피해 ...뭐 이런식으로 해서 스크린 쿼터 존속을 외치면 훨씬 이해하기 좋을텐데..
현재는 스크린 쿼터 지지가 만연한 시절....잘알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비판적 지지나 보내자....언제나 비겁하고 도망갈 구멍 만들어 놓는 중산층의 비판적 지지...쿵야.

그리고 최근에 신문에 보니까 음악,연극 하는 사람들이 영화만 싸고 도냐고 하던데.
그들의 어리광은 일단 접어두고....
대한민국의 문화는 영화랑 대중가요 밖에 없나 ...다들 거기에만 열광하고..
축구와 영화는 모든 국민이 전문가가 돼고 있는 분위기인데....월요일 출근하면 다들 "어제 뭐 봤어?" "어때" "좋아"....제길...왜 음악성 있는 좋은 공연은 텅텅비고 왜 1년에 연극 구경은 한번도 제대로 안가고 왜 1년동안 돈 안내도 되는 화랑 구경은 한번도 못갈까? ...... ??? ...???

사마천 2006-02-1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J, 강우석 이런 존재들이 권력으로 되면서 점점 우스운 영화( 공공의 적2 - 검찰에 대한 아부로 구역질 났음)를 만들어 관객에게 강요할 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외국자본으로부터의 자유만이 아니라 영화자본으로부터 자유로움도 필요합니다.

하이드 2006-02-1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2억불, 3억불 들이는 영화는 한둘일껄요? 안즉까지 3억불 들였다는 영화는 못 봤는데요?

paviana 2006-02-1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린 쿼터문제는 정말 복잡해보여요. 정부에서는 퀴터를 줄이는 대신에 제작사의 입장료 율을 조정해 주겠다고 하던데, 현재 제가 알기로는 외화는 입장료의 50%를, 국산영화는 60%를 극장측에서 가져가요. 예전에 우리 영화가 흥행 잘 안 될때 정해진 비율인데 아직 안 바뀌고 있죠. 극장으로서는 우리 영화를 틀면 요즘 같아서는 10%의 이익을 더 내니, 왠만한 외국영화가 손님 안 들면 확 바꿔버리죠..근데 이걸 정부에서 똑같이 50%로 해주면 극장측에서 가만히 있을까요? 아마 이것만 조절해도 우리 영화가 지금 처럼 많은 스크린을 점유하진 못할겁니다. 또 쿼터를 줄이면 몇몇 돈되는 우리영화만 (이를 테면 투사부일체) 명절 대목을 이용해서 상영하면 쿼터 채우는데는 문제없을거같아요. 점점 극장측 파워가 세지고 있으니까요..이걸 정부에서 어케 풀겠다는 건지 지켜봐야겠죠.
제 조그마한 바람이 있다면 멀티플렉스에서는 본연의 이름대로 같은 영화를 2편이상은 상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람 든다 싶으면 3개,4개까지 문어발식으로 틀잖아요. 다양한 영화가 다양하게 상영될 수 있다면 우리 좋은 영화도 소개되는 기회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oldhand 2006-02-14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린 쿼터의 축소에 대해서는 저도 반대를 합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영화인들의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에 대한 논리에는 조금 동의할 수 없는 면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표면적으로 가장 크게 내세우는 그들의 스크린 쿼터 반대 논거는 대략 "문화는 무역의 대상이 아니며, 스크린 쿼터를 폐지하는 것은 우리 문화를 포기하는 것이다."라는 것인데, 이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지 그들이 "영화"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옳은것이 아닌지. 그리고, 정직하고 단순하게 우리가 일하고 먹고 살수 있는 터전인 "한국 영화"를 좀 더 보호해 달라라고 주장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합니다.

돈 잘 버는 영화인들에 대한 시샘으로 인해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운동에 냉소를 보내는 여론이 많은 것도 물론 옳은 시각은 아니지만 영화인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자신의 밥그릇에 대해서 발 벗고 나섰지만, 정작 그들의 스타 파워로 다른 사람들의 밥그릇을 지키는 데에도 평소에 앞장 섰다면 이번에 벌이는 그들의 시위가 훨씬 더 설득력을 가질수 있었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한 최민식은 일부 스타들이 한국 영화 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출연료를 받는 다는 지적에 대해 "좋은 배우가 고액의 개런티를 받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당연한 일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스크린 쿼터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신 자유주의적인 발언은 삼가해야 하는것 아닐까요.

스크린 쿼터에 반대하는 스타들 중에는 외제 승용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외제 승용차를 타는 것이 결코 나쁜 일은 아니지만 성능도 좋고, 품질이 좋아서 나는 국산 자동차가 아니라 외제 승용차를 탄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을 그들이 "우리 문화를 지켜야 한다"라는 절박한 외침을 부르짖고 있는 것이 조금 어색해 보일 뿐 입니다.

앗 그리고 마태우스 님의 글중에 <해적>이라는 영화는 <태풍>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마태우스 2006-02-1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앗 태풍이구나! 부끄럽습니다... 음, 영화만이 문화의 전부냐는 님의 말씀에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다른 일에 발벗고 나선 적이 없다는 지적도 공감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영화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우리가 아무리 핸드볼을 잘하고 아무리 다리가 짧다해도 축구를 포기할 수 없는 것처럼, 영화 역시 문화의 결정체가 아닐까 하는, 즉 다른 문화가 못가진 뭔가가 있는 그런 종목이 아닐까요?? 그리고...외제차와 스크린쿼터 말씀인데요, 전 옛날에 조용필이 벤츠 타다가 큰 사고 난 이후에-그때 조용필이 거의 안다쳤지요-스타들이 외제차 타는 거 이해하려고 합니다. 올드핸드님, 말씀 감사합니다.
파비님/현재도 영화가 다양하게 상영되진 못하고 있지요. 돈 되는 것만 트니깐요. 하지만 스크린쿼터가 줄어들면 그나마 있던 다양성도 사라질 것 같아 걱정이어요. 조제 호랑이 같은 거, 보기가 힘들지 않을까요. 님 말씀대로 두편 이상은 못틀게 했으면 좋겠어요...
하이드님/아, 네 제가 좀 과장한 면이 있네요 죄송합니다.
사마천님/그런 영화들이 돈을 벌어서 가끔씩 나오는 좋은 영화가 있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드팀전님/앗 님도 축구 얘기를 하셨군요. 저도 맨 첨 댓글 달 때 했는데...^^ 연극이나 공연 같은 건 어릴 적부터 우리 생활에 스며들지 못해서 나이든 다음에도 못보는 것 같아요. 스페인 갔을 때 부러웠던 게 그곳 여고생들과 유치원생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프라도 미술관을 돌던 거였어요. 어려서부터 그런 걸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어요. 전 시간에 쫓겨서 그냥 다 훑어나 보자고 했는데... 님의 댓글과는 좀 다른 얘긴데요, 우리나라는 정말 유명하지도 않은 그림들이 와도 수만명씩 몰리고 그러잖아요. 사람이 지긋지긋하게 많아서 못볼만큼요. 아무튼 문화적인 면에서 보면 우리가 너무 척박한 것 같아요. 스크린쿼터도 영화라는 문화를 희생시키고 좀 더 잘살자는 의미에서 축소한 거 아닌가 싶구, 잘 사는 게 중요하긴 하겠지만 누가 어떻게 얼마나 잘사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지 않습니까.
마커스님/우리 영화 중에도 참 이상한 영화 많지요. 그런 영화들이 스크린쿼터란 이름으로 보호되는 거 보면 화가 나지요.
메피님/그러게 말입니다....

플라시보 2006-02-1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린 쿼터제. 참 예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씨네 21이 만들어진 1995년부터 말입니다. 아무튼 저는 스크린 쿼터는 일단 접어두고라도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무시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행동에는 좀 억울하단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들도 영화산업 종사자이기 이전에 장사치들이지만 좋은 영화들이 오전 첫 프로만 한 이틀쯤 상영하다가 내려지는걸 보면 맘이 아픕니다. 경제적 논리로 갈것이냐 아니면 영화를 영화로 볼 것이냐... 스크린 쿼터는 당장은 경제적 논리인것 같지만 길게 가면 분명 영화의 질과 영화라는 문화 자체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과연 우리가 스크린 쿼터제를 없애고도 자생력을 기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것 같습니다.

모1 2006-02-1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린 쿼터..잘 모르겠어요. 가끔씩 알송달송하게 의견이 바뀌는 것 같아요. 후후...그런데 투사부일체..그리 떴다니.몰랐네요. 전 두사부일체도 좀 별루였는데...

생각하는 너부리 2006-02-1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상식에 유명한 외국디자이너 브랜드 옷과 액세서리를 감고 나오는 영화배우들이문화주권 운운하니까 엄청 우습더라구요. 평소에 다국적 기업의 제품을 이용하고, 그들의 제품을 홍보하는 그들이요. 스크린 쿼터 문제가 화려한 스타들로 인해 오히려 폄하된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문화주권이란 말은 그들의 입에서는 듣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스크린 쿼터는 지켜져야겠죠?

마태우스 2006-02-16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하는너부리님/평소에 외제옷을 걸친다고 해도, 저는 그들이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시위라도 해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모1님/두사부일체는 그래도 공감가는 구석은 있었어요. 하지만 투사부는...으...
플라시보님/다양성은 더 없어지겠지요. 그나마 지금은 독립영화를 걸 공간이 어딘가에는 있지만....

라이더 2006-07-28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사부 일체 = 완전 쓰레기 영화. 거기 나오는 배우들이 싹 다 싫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