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키애누 리브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스피드2’의 출연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난 그의 영화 중 ‘데블스 에드버킷’을 가장 재미있게 봤지만, 그가 세계적인 스타가 된 건 역시 윤택이 강조해 마지않는 ‘스피---드’, 그런 상황에서 속편을 거절하는 건 그리 쉽지 않았을게다.


‘매트릭스’의 이미지가 아직도 짙게 남아있는 상황에서 키애누 리브스가 들고나온 건 악령을 물리쳐 지구를 구하는 ‘콘스탄틴’이었다. 옷차림도 그렇고 하는 일도 네오와 비슷한데, 이게 지루하다고 하는 분들도 꽤 있었지만 난 그런대로 재미있게 봤다. 9점대는 무리겠지만, 네티즌이 매긴 7점대의 별점이 좀 가혹하게 느껴질 정도.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을 써본다.


-이 영화에는 ‘미이라’에서 나왔던 레이첼 와이즈가 안젤라 역으로 등장한다. 그때도 그렇게 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여기서도 별로였다 (내 타입이 아니란 말도 된다). 그녀가 키애누(존 콘스탄틴)한테 도와달라고 했을 때 그가 거절한 것은 그녀의 미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가 아닐까. 결국 그녀는 “저주받을 인간”이란 악담을 남기고 떠나는데, 그렇게 떠나니 마음이 편치 않아진 키애누는 결국 그녀를 돕기로 한다. 원래 형사였던 그녀는 그 후부터 형사 일을 작파하고 키애누만 죽어라고 따라다니는데, 영화를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안젤리나 졸리 생각을 했다. 고혹적인 눈과 육감적인 입술을 가진 그녀가 안젤라 역을 맡았다면 훨씬 영화가 신빙성 있지 않았을까? 안젤리나, 안젤라. 이름도 비슷하잖아? 맨날 후진 영화에만 출연하는 졸 리가 안타까워서 해본 말이다.


-007에 나오는 Q처럼 여기서도 무기 공급자가 등장한다. 퇴마사인 키애누에게 그가 주는 무기란 이런 것이다. 교황을 겨눈 탄환, 용의 입김, 요단강의 성수....


-혹자는 이걸 금연영화라고 한다. 보고나니 수긍이 간다. 담배는 아예 시작을 안하는 게 중요한 법, 15세 이상 관람가니 고교생들이 이 영화를 적극적으로 보도록 했으면 좋겠다. 단체관람 같은 걸 해서라도.


깔끔하게 퀴즈 2개로 정리를 한다.

1. 이 영화에서는 몇 번의 키스씬이 나오는가?

가. 0번  나. 1번   다. 2번  라. 3번 이상


2. 키애누가 마지막 장면에서 안젤라에게 줄 게 있다고 하면서 뭔가를 준다. 무엇일까?

가. 꽃    나. 칼    다. 십자가   라. 부적


* 수고하셨습니다. 답은 댓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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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2-1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정답입니다. 1번-가. 할듯 할듯 하면서 한번도 안한다
2번-나 왜 칼을 주냐니까 규칙이란다...

플라시보 2005-02-1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되게 보고싶었는데 사람들 평이 양분되더군요. 님처럼 괜찮다는 분도 있고 말씀하신데로 이제 네오 이미지는 지겹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아. 뭐 키아누의 광팬인 저로써는 그저 그가 화면가득 나오기만 해도 좋습니다. 물론 왓쳐처럼 한대 치고싶은 영화는 제아무리 키아누의 광팬이라도 용서가 힘들지만 말입니다.^^

▶◀소굼 2005-02-1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제목에 꺽쇠를 없애주셔야 할 듯 싶어요. 브리핑에 안보이거든요;

비로그인 2005-02-1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포영화라면 내용에 상관없이 다 좋아요!

마태우스 2005-02-1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굼님/감사합니다. 고쳤습니다.
복돌님/전 님이 무서워요^^
플라시보님/한대 치고 싶은 수준은 절대 아닙니다. 안심하십시오. 네오 이미지가 지겹다는 분들의 83%는 매트릭스를 안본 사람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하이드 2005-02-16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영화 예고편 보고 데블스 애드버킷 떠올렸었어요.
그리고 상관없는 질문 하나, 천안에는 어떻게 다니시나요? 기차가 좋나요? 그럼 KTX 타나요? 주말에 아라리오겔러리에 가보려구요. 바로 버스터미널 옆이라 버스탈까 싶기도 한데, 기차 타고 가면 책도 볼 수 있고, 밀릴 걱정도 없으니, 왠만하면 기차타고 가고 싶어서요.

줄리 2005-02-1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키아누 리부스 좋아해요. 그런데 이런 영화 찍었는지도 몰랐네요. 저두 마태님처럼 Devil's Advocate 를 좋아했으므로 이 영화도 좋아할것 같네요. 꼭 봐야겠어요. 그런데 키스 장면이 한번두 안나와요? 미국 영화에서 그게 가능하기도 하군요^^

마늘빵 2005-02-16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키스장면이 하나도 없다는게 참 신기했어요. ㅋㅋ 여자한테 아예 관심이 없는 키아누 리브스. 당신을 돌로 임명합니다.

비로그인 2005-02-16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83%가 아니고 84.5% 랍니다.

LAYLA 2005-02-16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너무 웃기던데요.코미디 같던데..첫번째로 웃겼던건 천사가 키아누 리브스에게 "니가 죽는건...줄담배를 피워서야" 이부분이랑 마지막에 루시퍼에게 날리던 키아누리브스의 뻑큐에 ㅋㅋㅋ 많이 웃었어요. 아 안젤라가 수시로 키스시도하다 퇴짜맞을때도요 ㅎㅎ

비로그인 2005-02-16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레이첼 와이즈 이쁘다고 생각하는데 ^^;

마태우스 2005-02-1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님/무슨 말씀. 고양이님이 훨 미인이십니다
라일라님/마지막 퍽유, 정말 웃기죠^^ 키스한번 할 만한데, 키애누가 뭔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다는...^^^
하날레이님/어머나, 죄송합니다. 제가 계산을 잘못했어요^^
아프락사스님/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라, 하하 최영장군의 후예인가봅니다
dsx님/데블스 애드버킷 재밌죠? 근데 그거 별로 잼없다는 사람 꽤 많더군요. 그게 바로 코드라는 것이고, 님과 저는 코드가 맞네요
하이드님/전철보다는 기차가 낫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maverick 2005-02-1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에 있는 여자가 여주인공인가요? 웁스 키아누로 인해서 보고싶어졌던 욕구가 여주인공으로 인해서 반감되는군요 ㅎㅎㅎ 마태님께 공감 한표!

즐거운랄랄라 2005-02-19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첼 와이즈는 나이에 비해선 음.... 좀 미인이라고 생각해요. 안젤리나 졸리와는 다른 매력 , 근데 뭔가 배우치곤 엉성하지 않나요 . 으하하; 그다지 특징이 없다랄까;
키아누는 사랑할때버려야할 아까운것들에서처럼 샤프한 꽃미남이 더 어울리는것같아요. 흐흐흐.
 

 

 

 

 



1. 서론

남자 그것의 끝부분을 ‘귀두’라고 하고, 귀두를 둘러싼 피부조직을 포피라고 한다. 포피를 잘라내 귀두를 드러나게 하는 걸 우리는 ‘포경수술’이라고 부른다. 고래를 잡는 배를 '포경선'이라고 하는 까닭에 포경수술을 하는 것을 ‘고래 잡는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할례’라는 말도 있는데, ‘할례’ 하면 대개 여성의 할례를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포경수술’과 동읭로 쓰고자 한다.


난 중학교 1학년 때 포경수술을 했다. 대기실 의자에 앉아 먼저 수술실에 들어간 동생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몸서리쳤던 기억이 난다. 수술 전에는 별의별 걱정을 다 했었다. 간호사 누나에게 보이는 것도 창피했지만, 수술 중간에 그게 서 버리면 어떻게 하냐는 생각도 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수술 전 야한 사진을 보여 줘서 서게 한 다음에 수술을 시작한다는데, 그건 사실일까?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 있는데 내 차례가 되었다. 먼저 나온 동생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형 이제 죽었다."


그래도 내가 참을성 하나는 꽤 있는 편이라, 비명을 지르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내 살갗의 일부가 가위로 잘려나갈 때의 느낌이 너무 싫었을 뿐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는데, 수술할 때 그렇게 난리를 치던 내 동생은 집에 가서 잘 뛰어다녔는데 반해 난 며칠을 잠도 못자고 끙끙 앓았다. 수술 부위에 옷이 닿으니 당연히 아플 수밖에. 난 큰 게 꼭 좋은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수술 후 난 한동안 바지에 똥이라도 싼 사람처럼 어기적거리며 걸어야 했고, 수술 후 흉측해진 내 그것을 보면서 한숨을 쉬던 기억도 난다.


우리나라에서 포경수술은 선택이 아닌,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그런 것이다. 40대 미만 남자 중에서 80% 이상이 포경수술을 받았을 정도니, 가히 포경수술의 황금시장이라 할만하다. 포경수술이 관례화된 미국 남자의 포경수술 비율이 60%에 불과한 걸 보면 경이적으로 높은 거다. 다른 나라도 그러리라 생각하겠지만, 세계적으로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은 20% 미만이며, 이슬람과 유대교 신자를 제외하면 5%도 안된다. 영국 6%, 덴마크 2% 등 유럽의 잘사는 나라들 중 포경수술을 우리처럼 많이 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포경수술을 과연 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해 보자.


2. 포경수술의 역사

포경수술의 역사는 꽤 길다. 기원전 4천년 전으로 추정되는 미이라를 보면 그때도 이 수술이 행해졌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들은 포경수술을 신성한 행위로 간주했으며, 거기다 종교적.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렇긴 해도 포경수술이 대중화된 데는 유대인들의 공이 크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열심히 포경수술을 하고 있는데, 그건 이스라엘 민족을 할례 받지 않은 이웃 부족과 구별하려는 욕망의 발로였다. 그래서 그들은 성경에다 이딴 말을 써놨다.

[‘창세기’ 하느님께서 또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계약을 지켜야 한다. 너희 남자들은 모두 할례를 받아야 한다. 너희는 포경을 베어 할례를 베풀어야 한다...]

심지어 이런 말도 썼다.

“포경을 베어 할례를 받지 않은 남자는 내 계약을 깨뜨린 사람이니 겨레에게 따돌림 받게 되리라”

왕따의 원조가 포경수술을 안한 사람을 따돌리는 거였다는 걸 여기서 알 수 있다. 결국 유대인들은 포피를 제거하는 것을 정상으로 여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우리가 그러는 것처럼 소년들이 포경수술을 받았다. 그때의 포경수술은 성적인 성숙과 사회적으로 성인이 된다는 걸 의미했다고 한다. 그러다 문제가 생겼다. 수술이 너무 아프다는 것. 마취제가 없으니 못움직이게 붙잡아서 수술을 했고, 도구라 봤자 돌칼이 고작이니 얼마나 괴로웠겠는가. 소년들이 그거 안받으려고 도망가는 일이 속출하자 방침이 바뀐다. 태어난 지 여드레가 되는 신생아에게 포경수술을 시킨 것. 예수 역시 유대율법에 따라 여드레째 되는 날 포경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포경수술이 필수사항이라면 아무도 기독교를 믿지 않을까봐, 기독교에서는 이걸 근거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예수가 받았으니 너희는 안받아도 된다...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사람에게는 할례를 받았냐 안받았냐가 중요하지 않다”

뭔가가 찝찝했는지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할례를 세례로 대체할 수 있다”


이슬람교 또한 포경수술을 숭배했다. 창시자인 마호메트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 이슬람교에서는 마호메트가 자연포경이 된 상태로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즉,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존재였다는 거다. 이처럼 이슬람에서는 할례를 안받은 남자를 이등시민으로 간주했지만, 유대인처럼 의무조항으로 만들고 왕따를 시키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지금도 남아있는 할례의 풍습 중 엽기적인 것만 몇가지 소개한다.

-어떤 아프리카 부족은 새로 태어난 아기는 양성으로 쌍둥이 영혼을 갖고 태어난다고 믿는다. 소녀들의 음핵에는 남성의 영혼이 자리하고 있어 이걸 제거해야 순수한 여성적 정체성을 갖게 되며, 마찬가지로 소년의 포경에도 여성의 영혼이 존재하므로 할례는 남성성을 찾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라고 주장함. 

-호주원주민 일부에서 할례의 풍습이 남아있다 모두 모여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춤을 추면서 할례 받을 소년을 겁주다, 갑자기 포피를 잘라내는 게 의식이다.

-마다가스카르의 부족은 할례를 한 뒤 남자 친척이 잘라낸 포피를 먹는다. 으윽! 그들은 포피에 마술적인 힘이 있다고 여긴단다.

-페르시아 여인들도 다산성을 보장받으려고 아들의 포피를 삼킨다. 윽.

-말리 일부 지역에서는 잘려진 포피를 케이크에다 넣어 당사자에게 먹인다. 으윽!


3. 포경수술은 이로운가?

수술이라 함은 병든 조직을 잘라내는 것이어야 한다. 맹장이라는 조직이 별반 필요가 없다해도, 다른 일로 배를 열었을 때라면 모를까, 아프지 않은 맹장을 잘라내기 위해 억지로 칼을 대는 일은 없다. 그러니까 포경수술은 이유 없이 정상 조직을 잘라내는 이상한 수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포경수술이 확산될 수 있었던 원인은, 포경수술의 옹호자들이 온갖 의학적인 근거를 갖다 붙였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세이어(Lewis A. Sayer)라는 의사의 쾌거에서 비롯된다.


1870년의 어느 날, 외과의사인 세이어에게 한 소년이 찾아왔다. 소년은 도움이 없으면 걷거나 바로 설 수 없고, 무릎은 45도 각도로 굽어 있었는데, 갈수록 악화되었을 뿐 아니라 어느 의사도 그를 고칠 수 없었다. 세이어는 진찰 도중 성기의 귀두가 포피에 꽉 죄어 있다는 걸 발견한다. 성기가 발기하면 고통이 더 심해지는데, 소년의 성기는 굉장히 민감해 사소한 자극에도 발기가 되었다. 성기 때문에 다리가 불구가 된 것이라 생각한 세이어는 소년의 포피를 제거해 버렸다. 결과는 드라마틱했다. 소년은 곧 관절을 편 채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로써 포피 협착이나 경직으로 인한 성기의 과민증이 마비증세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획기적인 방법이 발견되면 불치병을 그 방법으로 고치려는 게 인지상정, 이 사례가 논문으로 발표되면서 포경수술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 후 성공사례가 속속 보고되었다.

-루이스빌의 한 의사는 유아의 발작과 고열을 치료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처방했다. 놀랍게도 아기는 이틀 후 회복되었는데, 이건 물론 포경수술을 안했어도 얻을 수 있는 결과였으리라.

-JA Hofheimer라는 의사는 태어날 때부터 간질을 앓던 18세 소년에게 포경수술 시술했는데, 간질의 빈도가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 내 생각에 포경수술의 고통 때문에 간질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게 아닐까 싶다.

-결핵성 수막염을 앓던 소년이 포경수술로 회복되었다. 이런 게 논문에 실리다니, 그 당시의 의학은 정말 비과학적이었다.


이런 성공사례는 사실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고, 포경수술의 대부분은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 간질 환자들, 수막뇌염 환자들이 포경수술로 좋아질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학계의 속성이란 언제나 성공사례에만 맞춰지는 법, 포경수술은 미국 의학계에서 폭넓게 인정되었고, 비르코우(Rudolf Virchow)라는 사람은 포피와 귀두의 마찰이 계속되면 암이 생길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실패사례는 포경수술의 효과를 의문시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포경수술의 옹호자들은 새로운 전략을 짠다. 포경수술이 치료의 효과보다는, 예방적이고 위생적인 처방이라는 주장을 편 것. 그들의 주장은 다음으로 요약된다.

1) 귀두를 노출해 마찰시키면 더 단단해진다. 성교시 마찰로 인해 찰과상 생길 위험이 줄고 성기궤양도 준다 (매우 그럴듯 하다)

2) 자위행위 예방에 효과 (자위행위를 왜 예방해야 하지?)

3) 포피가 유착되어 병 생기는 거 막는다 (그럴 수 있겠다).

4) 피지가 포피 안에 끼어 귀두염 걸리는 거 막는다 (그럴 듯하다).

5) 성욕을 줄여 절제력을 높인다 (준 게 이정도야? 그런 거야?)


그들은 포피를 만악의 근원으로 몰아세웠다. 레먼디노(Peter Charles Remondino)라는 의사의 말이다.

“포피가 있으면...결혼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고,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할 수도 있다. 밤의 타락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해 감옥이나 정신병자 수용소에 갈지도 모른다”

이 말대로라면 포경을 안하는 나라에서는 감옥과 정신병 수용소가 텅텅 비나보다. 그들은 또한 할례를 받은 사람이 음경암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내세운다. 실제로 포경수술이 의무화된 유대인에서 음경암 발생률은 다른 나라보다 크게 낮다. 하지만 음경암의 발생은 다른 문화적인 차이, 예컨대 흡연, 성교 빈도와 양태, 음경의 의학적 상태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이지, 포경 그 자체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미국만 해도 60%가 포경수술을 받지만, 포경수술 비율이 1.6%인 덴마크나 1%인 핀란드에 비해 음경암 발생이 높다. 그러니까 개인위생의 향상이 더 중요한 것이지, 포경수술이 음경암의 만능칼은 아니다. 물론 음경의 피부를 3분의 1이나 제거하면 피부종양의 일종인 음경암에 걸릴 조직 자체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포경수술 반대론자들의 다음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유방암에 걸릴까봐 유방을 없앨 수 없고, 피부암이 코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코를 없앨 수는 없지 않는가!”


하지만 유방이나 코를 포피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듯싶다. 그렇다면 음경암의 빈도가 얼마나 되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유방에 생긴 양성종양이 암으로 될 확률이 5% 미만이라 해도, 잘라내는 게 훨씬 이롭지 않는가? 문제는 음경암의 빈도가 지극히 낮다는 거다. 주위에서 직접 본 건 고사하고 그거에 관해 내게 문의한 사람도 아직까지 없을 정도며, 통계에 의하면 10만명당 음경암 발생은 잘해야 두명이 고작이란다. 십만명에서 음경암 발생을 예방하려고 포경수술을 하는 비용은 380만달러, 두명을 치료하는데 드는 비용의 대략 100배다. 수술을 한다고 음경암 발생이 100% 차단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건 포경수술 신봉자들이 주장하는 요로감염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인지라, 어떤 통계에 의하면 기대수명이 85세라면 유아 때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은 84.999살까지 살고 반대 집단은 84.1살까지 산다고 한다. 아무리 봐도 불과 14시간 더 살기 위해 몇날며칠의 고통을 초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정리를 하자면, 포경수술이 이롭다는 주장은 그리 신빙성 있는 게 못되며, 음경암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건 맞지만 음경암이라는 게 그리 흔한 병은 아니라서 포경수술의 충분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


4. 포피의 신비

귀두를 감싸고 있는 포피, 그건 과연 쓸모없는 조직일까? 포경수술 반대론자에 의하면 포피는 성교에 즐거움을 부여하며, 귀두를 외부의 해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단다. 성교에 즐거움을 부여한다? 그렇다면 괜히 했잖는가. 중1 때 수술을 한 탓에 수술 전후를 비교해 본적이 없는지라,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웬걸, 그들 역시 사춘기를 넘기지 않았다. 그러던 중 포경을 안했다고 우리한테 구박을 받았던, 그래서 29세에 수술을 했던 친구 생각이 났다. 그에게 전화를 한 결과 그 역시 포경 전에는 한번도 한 적이 없단다. 이런이런, 외국 애들은 정력이 한창인 10대 때 첫 경험을 하건만, 우리의 첫경험은 왜이리 늦단 말인가.


하여간 포경수술 반대론자들은 포피의 중요성을 적극 강조한다. 제프리 제퍼슨이라는 병리학자는 포피가 놀랄만큼 역동적인 기관이라고 감탄을 하던데, 난 잘 모르겠다. 오버 아닐까? 그런가하면 영국 의사인 게어드너는 아이가 화장실에 가는 훈련을 받기 전, 즉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 귀두의 민감한 피부가 소변이나 대변과 접촉해 자극 받는 일이 없도록 포피가 보호를 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 기저귀 차는 시기를 지난 뒤에 포경수술을 하겠다면 어쩔 것이냐고 물으면 할말이 없을테고, 귀두란 게 원래 소변이 수시로 묻는 곳이며, 소변 때문에 귀두가 자극받아 탈이 났다는 얘기를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무의미한 말 같다. 주목할 말은 다음과 같은 주장이다.

“포피를 소유하고 있는 쪽이 관계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변강쇠를 꿈꾸는 우리나라 남자들의 귀가 번쩍 뜨일 법하지 않는가? 이건 맞는 말일까? 포경 반대론자들은 귀두가 건조한 외부환경에 노출되면 상대적으로 마멸되어 무감각해지므로, 포경수술을 받은 귀두로 성교하는 것은 팔꿈치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불평했다. 반대론자 중 한명인 폴 플라이스는 포경수술이 성적쾌락을 빼앗을 뿐 아니라 상대 여성에게도 고통을 주는 행위라고 했는데, 그의 적나라한 표현을 한번 음미해 보자.

“할 때 포피가 유동성을 부여하는데 이걸 자르면 남근이 쇠꼬챙이 같아져 여성에게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팔꿈치, 쇠꼬챙이, 별의별 말들이 다 나온다. 윌리엄 모건이라는 ‘사람은 모든 정상적 조직에는 그 목적이 있으며 포피는 성교시 윤활작용을 용이하게 해준다’고 말하면서 이런 표현을 썼다.

“포피 없이 성교를 하는 건 르누아르 그림을 흑백으로 보는 것과 같다”

그 조직 하나가 그렇게까지 큰일을 한단 말인가? 포피와 성의 관계에 관한 주장들을 여기에 옮긴다.


-포피는 성적 쾌감에 무지하게 기여하며, 사정반사의 조절도 돕는다(작자미상)

-포경수술 받은 남자가 이성과 구강성교, 항문성교를 하는 빈도가 더 높다. 자위도 더 많이 한다(작자미상)

-포경수술을 받은 음경은 머리 부분이 잘려 나가서 덜 감각적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성적 자극과 전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개발할 것 같다. 조루할 가능성은 이들이 더 적다(라우만)

-포경수술을 받으면 귀두는 가죽처럼 변해 보통 피부보다 훨씬 덜 민감하게 된다. 따라서 성인남자들은 자신의 음경으로 향하던 관심을 훨씬 줄이게 된다. 이 점이 포경수술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다(Dr. C.W. Cockshut)

-할례가 유대인을 스스로를 멸망시킬 수 있는 성적 충동으로부터 보호해 준다. 포경수술을 받기 전에는 부부가 하룻밤에 두세번씩 사랑을 나누고 매일같이 그렇게 하지만 욕망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포경수술 이후에는 성기를 삽입하는 순간 사정이 되버리며, 아내 쪽에서는 아무런 쾌락도 얻을 수 없다. 그녀는 홀로 침상에 앉아 좌절감을 느낀다. 포경수술이 성관계를 고통으로 돌려놓았다(마이모니데스)

-할례의 목적은 남성의 성욕을 금지하는 것이다. 어린 남아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인한 거세불안을 느끼는데, 할례는 거세의 상징적 대체물로 작용할 수 있다. 즉 아버지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아들을 다루기 위해 내린 벌이 할례인 것인데, 이로 인해 어머니와 아들의 근친상간적 유대가 깨지고, 아버지 살해 욕망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남자의 세계로 들어설 수 있다.


마이모니데스의 말이 매우 절절하게 들린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포피가 없다고 멀쩡하던 사람이 조루에 빠진다는 건 말도 안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포경수술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땅에도 “9시 뉴스 하는 시간만큼 한다”는 친구가 있으며, 여관과 모텔이 쉬었다 가는 사람들로 미어터진다. 이발소나 다방같이 신성한 장소도 성을 위한 곳으로 탈바꿈하는 곳이 우리나라 아닌가. 성폭력 발생빈도가 거의 세계 1위인 것까지 고려한다면, 포피가 있었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졌을지 끔찍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포피는 다른 곳에서 그 존재의미를 찾았다. 포피는 이식 가능한 새 피부를 만드는 데 이상적인 원료가 될 수 있다. 누가 더럽게 이걸 붙일까 싶지만, 포피조직을 배양해서 이식을 하니 면역계의 거부반응도 없어서 아주 좋단다. 화재 희생자나 당뇨로 인한 족부궤양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하니, 포경수술이 앞으로도 계속 시행된다면 포피를 구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 아닐까 싶다. 


5. 결론

비뇨기과 의사인 벤자민 스포크(Benjamin Spock)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일상적인 포경수술에 반대합니다. 제게 의견을 묻는 부모들이 계시면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그 아이의 가엾고 조그만 음경을 그대로 내버려두세요’ 그것 때문에 어떤 위험이 있다는 증거는 불충분합니다”

조그만 음경을 내버려두라니, 그게 크면 수술을 해도 된다는 것일까. 그들은 포경수술로 인한 부작용이 이익보다 더 크다고 말한다. 예컨대 1985년의 경우만 봐도 미국에서는 요도에 가위가 들어가거나 귀두를 둘로 갈라놓는 등의 부작용이 0.19%에서 생겼다고 한다. 심지어 전기로 출혈을 막으려다 아기 남근에 화상을 입힌 적도 있다는데, 설마, 요즘에도 이런 일이 있을까? 이런 실수를 하면 병원 문을 닫아야지 않을까? 이런 치명적인 것 말고, 흉터가 남고, 음경피부가 부족해 발기가 편하게 안된다든지, 발기한 음경이 휘거나, 성교 중 불편하거나 출혈이 있는 등 포경수술이 어떤 성적 장애를 주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61%나 되었다. 흉이 지는 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성교 중 출혈이라 함은 포경수술을 하고난 직후에 일을 벌였기 때문이 아닐까?


논란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포경수술이 계속되는 이유는 두가지다. 포경수술이 비뇨기과 의사들의 주 수입원이라는 점, 그리고 남들도 다 하는 것이라는 점. 라우만의 말이다.

“부모들은 ‘저는 아기도 아버지와 같았으면 해요. 또 다들 하는데 내버려두었다가 혼자 탈의실에서 당황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합니다. 건강이나 의학상의 문제가 아니어요. 사람들은 한 토막의 정보를 얻어듣고 그것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포경수술에는 엄청난 이익이 걸려 있죠. 포경수술에 들어가는 비용은 250불에서 300불입니다”

오래 전부터 시행되어 왔고, 또 남들이 다 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전통이나 미신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해도 계속되기 쉽다. 미국에서 포경수술이 거의 시행되지 않았었다고 치자. 그런 상황에서 한 의사가 미국 소아과학회 연례모임에 참가해 요로감염 및 다른 질병의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갓 태어난 남자아기들의 성기를 수술하고자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또라이 취급을 받을 것이다.


중요한 이유가 한가지 더 있다. 포경수술의 근원지가 미국이라는 점. 예컨대 포경수술이 개발도상국에 국한된 것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국제적인 혐오감을 불러일으켜 페미니스트와 의사들, 정치가들, 그리고 인권공동체들이 열정적인 반대운동에 나섰을 것이다. 여성의 음부를 잘라내는 여성할례가 국제적인 비난의 표적이 되는 까닭은 그 자체의 야만성 탓도 있지만, 할례의 대부분이 이집트, 이디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수단 등 못사는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뇌의 일부를 잘라내는 전두엽 절제술이나 편도선 제거수술이 지금은 거의 시행되지 않는 것처럼, 포경수술도 어느 시기에 ‘야만적인 시술’로 분류되어 역사의 유물로 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포경수술이 별 필요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 조카들이 포경수술을 할 때 말리지 않은 것처럼, 포경수술 반대론자들의 논리가 아무리 정연해도 우리나라의 포경수술은 당분간 그 위세를 유지할 것이다. 남과 다르다는 것이 곧 차별의 원인이 되는 우리 사회의 풍토가 그 한가지 이유겠고, 두 번째로 남자들이 성을 배우는 보편적인 통로인 포르노가 대부분 미국산이며, 거기 출연한 배우들의 노출된 귀두가 남자 성기의 표준으로 각인될 테니까.



<참고문헌>

-할례, 포경수술, 성기훼손 데이비드 골래허 문화디자인 출판사, 2004

-동아일보 2000년 1월 20일, 이인식의 과학생각: 포경수술을 왜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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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02-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요즘 제가 이것에 대하여 엄청 고심중인 부분인데 말씀입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포경수술을 한다는게 아니고 말입니다..ㅋㅋ

저도 구성애씨의 포경수술에 관한 글을 읽고서 우리아들녀석을 계속 포경수술을 안시켜주려고 생각중인데...그게 또 신랑말에 의하면 비위생적이라고도 하고...민이 녀석이 소변을 볼때 공처럼 아주 빵빵하게 팽창을 하더란 말입니다...첨엔 몰랐었는데...시어머님이 이상하다고 하시더라구요..ㅡ.ㅡ;;
좀 이상해서 그냥 온라인상으로 한의사분께 여쭤봤더니 귀두 끝부분이 잘 안맞아서 그럴수가 있는데...나중에 포경수술을 시켜주는게 낫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결국은 지금은 넘 어려 고통스러울것 같아 조금 더 자란후에 시켜주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잘한 행동일까요?

조선인 2005-02-14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와 포경수술을 선호하는 나라는 미국과 그 '식민지'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는군요. -.-;;

▶◀소굼 2005-02-1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아이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는 게 좋을 듯 싶어요. 그런데 문제는 거의 대부분 '남들도 하니까 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갖게 되니..흠;;

갈대 2005-02-1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괜히 했다!! 얼매나 아팠는데!! 게다가 덜 느낀다니!!^^;

날개 2005-02-1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문제 때문에 한참 고민을 했는데 말이죠.. 페이퍼를 올렸더니, 시키지말자는 쪽이 더 많은것 같더라구요.. 일단은 안 시키는 쪽으로 결론을 내였는데, 또 모르죠.. 애가 스스로 하겠다고 나설지..-.-;;;

ceylontea 2005-02-1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길다... 이것 작성하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셨을 것 같아요...
음... 그렇군요.. 몰랐던 사실인데... 주변에 아들 가진 엄마들한테 알려줘야 겠네요.

미완성 2005-02-14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고생해서 쓰신 글이라는 냄새가 팍팍 풍깁니다. 더불어 추천-!

sweetmagic 2005-02-14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동생 82년생인데 . 아직 입니다. 꼭 지켜주렵니다, !!!
ㅎㅎㅎ 익명으로 메일을 ??? ㅎㅎㅎ ...

클리오 2005-02-1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가 포경 전에 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는 희귀한 남자를 하나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말로는 자연 포경이 되는 절반 이상의 남자들에게는 수술이 필요없지 않는가라는 이야기를 했구요, 자신처럼 '완전히 덮여' 있으면 삽입할 때 아주 불편하고 잘못하면 아프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읽었던 어느 글에선가(기억이 아나요!!)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민감하고, 고통이 있어서, 혹시나 수술하지 않는 나라의 강간율이 더 낮지는 않은지 궁금하다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답니다. 물론 검증은 안되었었지요.. 포경수술은 사회적인 거 말고도 개인차에 따라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는 건 어떨까요? 실제로 꼭 하거나 혹은 절대 하지 않거나 그래야 되는건가요? 하기야, 수술이 없는 나라의 남자들도 거의 잘 살긴 하죠? ^^
근데 왜 이런 글을 쓰다보니, 공개적인 자리에서 민망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두리번두리번 --;;

마늘빵 2005-02-14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도 할 나이는 훨씬 지났지만 안했죠. ㅋㅋ 아 이런 커밍아웃을.. ㅋㅋ

하루(春) 2005-02-15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어서 읽느라 오래 걸렸는데 참 재밌네요. 책 좀 찾아봐야 겠습니다. 포피가 귀두를 어떻게 하고 있는 건지... 전 여성은 음핵(clitoris)만 자극해서도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포피가 성교에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나중에 선 볼일 있을 때 미친 척 하고 한번 물어보고 싶네요. "포경수술 하셨어요?" ^^;

마태우스 2005-02-1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앨리스 쉬바르쳐인가 하는 사람이 클리토리스만 자극해도 올가즘 간다고 했었어요. 삽입은 남자만 좋은 거라고. 그런데 만나본 여자들에게 물어보니까 전혀 아니랍니다.
아프락사스님/처음 뵙겠습니다. 커밍아웃을 하셨네요. 님의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혹시 제가 가졌던 의문, 즉 포피가 중요한가에 대해 몰래 답해주실 수 있나요?
클리오님/자연포경은 인종에 따라 다른데요, 어떤 곳은 4분의 1 정도가 자연포경이 되더라구요. 님이 말씀해주신 것에 대해서는 저도 한번 알아볼께요. 그리고 그 희귀한 분과 아직 연락하시나요??
매직님/어머나 제 글의 마지막 부분에 가면 남과 다른 것이 차별이 된다고 했는데, 시켜주는 게 정체성 형성에 좋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아직은요
사과님/님은 저만 좋아해!! 몰라!
실론티님/글쎄요, 엄마들은 그걸 안다해도 관습을 바꾸기가 어려울 것 같네요. 그런데 엄마들이 안바뀌면 계속 수술을 해야 하는데...으음,..
날개님/아이가 하자고 하면 시켜줘야겠지요. 신생아 때 강제로 시키는 건 좀 너무한 거죠??
갈대님/많이 아프셨군요. 저런....
운빈현님/그래요, 우리 몸에 필요없는 부분이 어디 있겠어요. 원칙은 안하는 게 맞지요
소굼님/그게 문제지요.... 대세.
조선인님/식민지 맞지요 우린.... 마로 세대가 되면 벗어날 수 있으려나요
따우님/그래요, 님 말씀대로 당사자에게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듯하네요. 자기가 알아보고 하고 싶으면 하는 거죠.
책나무님/님 서재에 답 올리겠습니다.

클리오 2005-02-1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요? 마태님.. 지금도 연락하면 인터뷰 따실라구요? ^^ 연락됩니다!!!

2005-02-16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2-16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5-02-17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옆사람한테 정보를 흘렸는데... 좋은 정보라고 무척 좋아했답니다.. ^^

ss 2007-12-22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포경수술은 절대로 하지 마시오 http://www.pop119.com
 

‘젠틀맨 리그’의 예고편을 극장에서 봤을 때, 구미가 좀 당겼다. 추억의 영웅들이 모여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은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던가. 하지만 의외로 평이 안좋아 결국 안보기로 했었는데, 그 결정이 참으로 훌륭했다는 걸 어제 케이블로 보면서 알았다. 낮잠을 다섯시간이나 잤는데 하품이 나오다니, 정말 대단한 영화 아닌가.

지구가 위기에 빠졌다. 위기상황에서 젠틀맨 리그에 모인 영웅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쿼터메인: 영국의 영웅이라는데 난 모르겠다. 인종과 국적을 따지지 말고 세계 사람이 다 아는 신바드를 등장시키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이 역을 맡은 숀 코너리도 그렇다. 007 역도 한 원로 배우가 왜 이런 영화에 나왔는지 모를 일이다.
-네모선장; 이 사람도 난 잘 모른다. 내가 아는 유일한 선장은 ‘하록선장’이고, ‘네모’라는 별명은 얼굴이 각진 박경림밖에는....
-투명인간; 러닝머신을 뛸 때 난 꼭 팬티를 입고 뛴다. 안그러면 덜렁거려서 뛸 수가 없다. 그런데 투명인간은 어떻게 팬티도 안입고 달리고 싸우는가? 희한하네.
-불사신: 이 사람은 초상화가 대신 나이를 먹고, 자신은 아무리 총을 맞아도 안죽는다. 하지만 뭔가 다른 특기가 있어야지 단순히 오래 살기만 한다고 악을 이길 수는 없지 않을까.
-드라큘라 여인: 여자도 한명 등장시켜 구색을 맞췄는데, 드라큐라가 지구를 구한다니 좀 우습다. 박쥐 떼를 몰고다니며 싸우는 걸 보니, 꼭 지구를 구해야 하는가 회의가 들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하이드를 무슨 헐크처럼 그려놨다. 움직임도 영 어색했고.
이 사람이 드라큘라다. 이쁘긴 한데 좀 늙었다...


(이제부터 스포일러 많음)
베니스에서 열리는 유럽 정상회담을 저지하려고 폭탄을 설치한 악의 세력(두목은 팬텀)이 있다. 이 폭탄이 터지면 세계대전이 일어난단다. 왜? 왜 그렇지? 하여간 그렇단다.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무기를 팔아먹어 떼돈을 벌려는 게 팬텀의 계략. 4일 뒤로 다가온 그 사태를 막기 위해 M이란 사람은 젠틀맨리그라는 걸 소집하고 영웅들을 모은다. 가뜩이나 시간도 없는데, 아프리카에 있는 쿼터메인까지 불러오는 등 영웅을 모으는 데에 쓴 시간은 줄잡아  일주일. 차리라 베니스 회의를 연기시키거나 장소를 바꾸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폭탄은 결국 터지고 베니스가 무너지는 찰나, 젠틀맨 리그는 난데없는 로켓포를 쏴서 베니스를 구한다. 과학기술에 문외한이라 그런지 이 대목 역시 이해가 안갔다. 그런데 알고보니 M이란 놈은 사실 나쁜놈이며, 지구를 위협하는 ‘팬텀’이란 자와 동일인인거다. 나중에 알았는데 그는 셜록홈즈에 나오는 모리어티 교수. 영화를 보다보니 낮술이 깬지 한참 되었는데도 어지러웠다. 세계정복을 하려면 그냥 하지, 왜 이상한 클럽을 만들고 난린가. 그렇게 하니 그 클럽이 M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 않겠는가. 결국 M은 총에 맞아 죽고, 세계는 구해진다. 워낙 어이가 없다보니 지구가 구해졌는데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

덧붙이는 말; M이자 팬텀이자 모리어티 교수는 참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 정도 돈이 많고 조직원을 수없이 거느렸다면 말로 지시하면 충분할텐데, 범행 현장마다 일일이 동행한다. 그래서 그는 총에 맞을 뻔하고, 등에 칼을 맞기도 하고, 결국 총에 맞아 뒤진다. 이 영화를 만든 스티븐 노링턴에게 권한다. 등에 칼맞기 전에 영화 그만 만들어라.

하나 더. 갑자기 이런 리그가 생각난다. 스티브 노링턴과 ‘낭만자객’을 만든 윤제균 감독, ‘해피에로크리스마스’를 만든 이건동, 3.58로 맥스무비 사상 최악의 별점을 받았던 ‘마법의 성’의 방성웅(방성윤과 어떤 관계?) 등이 모여 ‘shet league'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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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2-10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X같은 영화였죠. 500원이 아까울 정도였으니. 뭐 그나마 멋진 주인공들 한자리에 모아놓은 환상을 제공한 거 말고는 말이죠. 근데 주인공 하나하나는 잘 고른 듯 하단게 매너 생각입니다.

-쿼터메인: '솔로몬 왕의 동굴'을 비롯한 엘런 쿼터메인의 이야기는 인디아나 존스 같은 어드벤쳐 탐험소설/영화의 효시로 인정되는 작품입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아이디어가 이양반에게서 나왔다더군요. 책 전체에 철철 흘러넘치는 오리엔탈리즘이 거북하긴 하지만 책 자체는 꽤 재미있습니다.
-네모선장; 쥘 베른의 걸작 SF소설 '해저 2만리'의 사실상 주인공입니다. 미스테리하고도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지요. 나중에 등장하는 해양/우주 스토리의 '선장'캐릭터에 이양반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봅니다.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를 들지 않아도 말입니다.

-투명인간; 하하. 동감입니다. ^^

-불사신: 도리안 그레이 말씀이군요. 오스카 와일드의 걸작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는 영생과 젊음 극도의 쾌락을 얻는 대가로 한없이 타락해가는 19세기 귀족을 그리고 있는데, 영화에서는 '불사신'설정까지 했더군요. 뭐 '절세미남'캐릭터에 그정도야 ㅎㅎㅎ (사실 작년의 책 한 권만 들라고 한다면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큘라 여인: 흐흐. 동감합니다.눈요기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듯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음. 차라리 마음대로 변신할 수 있는 설정이라면 더 좋을 듯 했어요.

하이드 2005-02-11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에 나온 ' 스튜어트 타운젠트 ' 넘 좋아요. 완전 재미있게 본 영환데. 크크크

비로그인 2005-02-11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티비나 케이블에서 최신작(?)들을 많이 방영해주는군요 몰랐넹~ ^^
 

 

‘어린 신부’를 봤다. 영화로 보기는 돈이 아까울 것 같아 TV에서 해주기를 기다렸는데, 벌써 해준다. 요즘 TV, 많이 좋아졌다.


1. 학벌

문근영은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 연극영화과를 제외한다면, 연예인의 학력은 대개 데뷔한 곳에서 정지되기 마련이다. 서울대 사회학과에 다니던 이적은 졸업하는데 무진장 오래 걸렸고, 서강대 재학 중 데뷔한 신해철도 오래 걸린 건 마찬가지였다. UN의 김정훈은 서울치대에서 아예 잘렸다. 공부를 못해도 자동으로 올라가는 고등학교야 좀 다르겠지만, 공부와 연예인 생활을 병행한다는 건 하여간 힘든 일이다. 나같이 학벌주의에 경도된 사람은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몇년만 더 참고 데뷔하면 좋을 것을. 이왕 들어간 대학, 졸업장이라도 받으면 좋잖아?”

이런 내 의문에 대해 반 연예인으로 활동 중인 표진인은 명쾌한 대답을 해준다.

“나 봐라. 늦게 데뷔해서 못뜨잖냐”

그렇다. 연예인의 수입이 일반인보다 훨씬 많고, 그리고 한번 뜨고 나면 먹고살 걱정이 없다면 대학 졸업장이 없다한들 뭐가 문제겠냐. 뜰 가능성이 있다하면 모든 걸 때려치우고 그 길에 매진하는 게 좋은 이유다.


연예인 X 파일에 의하면 문근영은 공부를 잘한다고 한다. 그러니 영연과가 아닌 일반대학 일반학과에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을텐데, 하고 아쉬워하는 걸 보면 확실히 난 학벌주의에 너무 빠졌다.


2. 눈은 뒀다 뭐하나

‘어린 신부’로 문근영이 주가를 올릴 무렵, 난 “저런 배우도 있었나” 싶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녀는 내가 극장에서 봤던 ‘장화홍련’에 나온 배우였으니, 내 눈이 문제다. 최근에 TV로 본 ‘레옹’에 나왔던 마틸다가 ‘클로져’에서 스트립 댄서로 나오는 나탈리 어쩌고라는 건 모를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영화 초반에 안경을 쓰고 나왔던 쥬 드로가 잠시 후 안경을 벗고 나오자 ‘쟤는 또 누구야?’라고 했던 사실을 상기해 보면, 사태가 좀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을거다. 다른 친구들은 배우를 보면 이름을 바로 알던데, 난 한때 톰 크루즈와 찰리 씬도 헷갈렸을 정도다. 배우만 그런 게 아니라 친구 어머니 얼굴도 무진장 혼동했는데, 심지어 이런 일도 있다. 길가에서 낯익은 얼굴을 만났는데, 도저히 생각이 안나서 인사를 하고나서 물어봤다. “그런데, 누구 어머니시죠?”

그 아주머니가 나랑 겁나게 친한 친구의 어머니이자 우리 엄마의 친구인 걸 알고나자 스스로가 한심했다. 집에 가는 길도 잘 모르는 등 길눈도 심하게 어두운 걸 보면, 내게는 공간적인 능력이 결핍되어 있는 것 같다.

 


3. 문근영

영화는 사실 별 내용이 없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스토리. 거기다 우연은 왜 그리 자주 나오는지. 그 넓은 제주도에서 김래원이 문근영의 친구를 두 번이나 만나는 것, 좋아하는 야구선수를 보러 야구장에 갔다가 TV를 보던 김래원에게 들키는 장면, 김래원이 교생실습을 문근영 학교로 간다는 설정, 이 모든 것들이 현실에서는 별로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우연이 없는 영화는 없겠지만, 너무 자주 나오면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바, 난 우연 많은 영화 치고 좋은 영화를 보지 못했다. ‘어린 신부’는 내 기준에 우연의 상한선을 넘었다.


시나리오가 이러니 믿을 건 문근영의 귀염성 뿐. 그녀는 기대에 걸맞게 귀여운 척을 많이 하는데, 귀여운 애가 그러니 진짜로 귀여웠다. 문근영은 사실 황신혜급의 조각같은 미녀는 아니다. 눈이 붕어처럼 위에는 평평하고 아래는 볼록한 스타일이라 어릴 때는 귀엽지만 나이가 들면 성숙한 매력을 지닌 여인으로 성장할 것 같지는 않다. 그거야 나중 문제고, 하여간 이 영화에서는 문근영 특유의 매력이 듬뿍 살아숨쉰다.


그렇다 해도 ‘어린 신부’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좀 오버한 감이 있다. 극중에서의 나이는 고1, 16세면 사실 어린 나이는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근영은 정신연령이 중학교, 심하게 말하면 초딩 수준으로 나온다. 결혼은 형식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비롯해 하는 짓들이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인다. 과일을 던지며 노는 건 다섯 살짜리 조카가 좋아하는 놀이인데.


4. 결혼

얼마 전 ‘상상 플러스’-요즘은 별걸 다본다-에 지석진이라는 사람이 나왔다. 유부남인 그는 후배들에게 결혼에 대한 생각을 말해 달라고 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결혼은 급히 서둘 필요가 없다”

다시 태어나도 또 아내와 결혼하겠냐는 질문에 “기회는 많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웃겨 죽는 줄 알았다.


5. 기타

-할아버지가 회상을 하는 장면. “사실 난 상민이 할머니한테 마음을 두고 있었어. 참 미인이었지” 이 장면에서 화면에 비춰지는 건 전원주의 사진.

-문근영은 신혼여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고, 결국 김래원 혼자 비행기를 타고 간다. 이게 말이 되나. 화장실에 간다면 따라가서 기다리든지 해야지, 먼저 비행기를 타고 있다니.

-교생으로 온 김래원을 좋아하는 노처녀 선생, 좀 처절하게 그려졌지만 “노처녀라고 짧게 보는 거야?”를 거듭 외칠 때 웃겼다.


6. 결론

이거보다 더 못한 영화 중 극장에서 본 것도 꽤 된다. 대표적인 것이 내 평생 한이 되었던 ‘낭만자객’. 그에 비하면 이 영화는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극장에서 볼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고마운 MB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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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2-09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잘 읽었습니다.
다 동의할 수 있지만, 그 넓은(!) 제주도에서 김래원이 문근영의 친구를 두번씩이나 마주쳤다는 우연은 있을수있다고 봅니다. 왜냐! 예전에 제주도 놀러 온 애랑 버스타고 관광지를 댕기는데, 제주시 용두암에서 봤던 청년을 서귀포 천지연폭포에서도 봤거든요. 관광지만 댕길경우 진행코스가 비슷하면 줄창 본다니까요~ ^^;
아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줄리 2005-02-09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해철 대학 졸업못했지요. 오래 걸린게 아니라요.^^
전 후배애가 다운 받아서는 절 못보여줘서 안달하길래 좀 봤습니다. 다는 못봤죠. 뻔한 스토리기도 하고 집에 와야 할 시간이라서요. 문근영은 가을동화에서 진짜 이뻤었던것 같아요. 거기다 착하기까지 하니 참 이쁜애라는 생각이 들어요. 계속 이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LAYLA 2005-02-09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어머 저도 텔레비전으로 봤어요...............^^
문근영과 그 세일러 교복이 넘 이쁘다고 생각했어요.
마태우스님이 학벌주의에 빠지신게 아니라....대게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전 이승기가 의대진학을 포기하고 영연과 갈때 좀 아쉽던데요....^^

stella.K 2005-02-0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웃음의 포인트가 다르시네요. 김래원이 더 많이 웃겼는데...문근영도 문근영이지만, 김래원도 꽤 괜찮게 나오더군요. 멋있는 것으로 보나 웃기는 것으로 보나.
우연의 남발, 말도 안되는 친구의 우정 때문에 손녀를 결혼시키는 것 다 그렇긴 하지만 대체로 볼만했어요.
문근영이 친구 역으로 나왔던 여자애 얼마 전 <토지>의 김현주 청소년 때 역으로 나오던데 이 영화에서부터 나왔나 보더군요. 괜찮긴 하던데 <토지>에서 너무 강하게 나와 누군가했다는...암튼 재밌게 읽고 갑니다.^^

물만두 2005-02-0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봤네요. 그해 흥행 2위였다는게 무지 창피했습니다.

나른한 오후 2005-02-09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으로 갈수록 억지도 이런 어거지가 없단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나라 영화들은 우째 다 그렇게 멜로를 좋아한대요? 눈물이 나오기는 커녕 거부감만 왕창 들더라구요 쳇쳇쳇.

엔리꼬 2005-02-1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극영화과가 아닌 다른 학과를 가지 못한걸 아쉬워 하는 것을 학벌주의에 빠진 것이라 자책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장한나가 철학을 공부하면 연주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철학과에 진학한 것과 같은 생각을 우리 연기자들은 별로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쉬운 것이 아닐까요? 물론 연극영화과에서 제대로만 배운다면 연기의 폭을 넓히고 이론적으로도 무장할 수 있겠지만 우리 현실에서 연기자가 연극영화과에 간다는 것은 왠지 대학을 거저먹기로 가고 싶다는 뜻 같아서 아쉽습니다.

마태우스 2005-02-10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림님/님의 댓글을 읽으니 위로가 되네요. 특히 마지막 두줄은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른한오후님/아, 저만 재미없는 게 아니었군요. 다행이다^^
물만두님/아니 이게 그해 2위였답니까? 김래원과 문근영의 인기 덕분이겠지요?
스텔라님/그러고보니 제가 김래원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군요. 옥탑방 이후 김래원은 제게 연기 잘하고 멋진 배우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연기는 괜찮았지요. 하지만 시나리오가 영 맘에 안들었답니다.
라일라님/음, 제가 보기에 우리 국민들 중 학벌주의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네요. 하여간 저만 그리 생각하는 게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dsx님/아 신해철 대학 졸업 못했구나....몰랐어요. 글구 문근영이 가을동화에서도 나왔군요. 전 그거 안봐서 몰라요. 근데 걔가 커도 이쁠까요?
치카님/아 님도 그런 경험이 있으시군요. 그래요, 그건 넘어가겠습니다. 김래원도 멋있고 하니...^^

플라시보 2005-02-12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서 제일 웃긴 장면이 김래원이 머리에 거즈 붙이고 체조하다 문근영을 보고 화들짝 놀라는 장면이었습니다. 김래원의 그런 화들짝 놀라기 연기는 암만 봐도 귀여운것 같습니다. 음..그리고 전 이 영화 돈주고 극장서 봤었는데 보기전에 너무너무 보기 싫어해서 그런지 오히려 재밌게 보고 나왔습니다. (적어도 내사랑 싸가지보단 나았어요^^)

코마개 2005-02-1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이거 아동학대 영화 아닌가?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보이던데

책읽어주는홍퀸 2005-02-16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말씀에 동감이요~~저두 암생각없이 봐서그런지 넘넘 잼나게 봤거덩요~~래원이랑 근영이 넘 귀여버죽갔더라구요~~마치 나를 보는듯~~ㅋㅋ
 

 

“우리 영화사에서 터미네이터 3만큼 저평가된 작품은 없다”

방글라데시 영화 평론가인 우르바바(43세)의 말이다. 난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난 <터미네이터 3: 이하 터3>을 극장에서 봤다. 평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2편까지 봤으니까 결말은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본 거다. 본 느낌은 매우 무미건조하다는 거였다. 열심히 달리고 싸우는 주인공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난 별반 공포감, 긴박감, 스릴, 서스펜스 그 어느 것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어제, 집구석에 드러누워 책을 보는 짬짬이 <터3>을 다시 보다가 나도 모르게 탄식하고 말았다. “이게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였다니!”


제임스 카메론이 <터1>과 <터2>를 연짱으로 히트시키는 바람에, <터3>를 맡은 모스토우 감독은 정말이지 심난했을 거다.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스카이넷은 2편에서 없애는 데 성공했고, 심판의 날도 막았다. 그러니 3편이 왜 나와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어떻게 만들어도 전작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도박 용어로 잘해야 본전이라고 한다-에서 제작진은 2가지 전략을 택한다.

첫째, 뜸을 들인다. 2편이 히트하고 무려 12년만에 3편이 나온 건, 2편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기를 기다린 거였다. 하지만 이건 전략적 착오였다. 제작진의 기대와는 반대로 <터2>는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신격화되었고, 그건 <터3>에 대한 지나친 냉소로 돌아왔다. 우르과이의 영화감독 파이드리카스(작고)에 의하면 히트한 영화의 속편을 만들 가장 적당한 시기는 4년이라고 한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4년마다 열리는 것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4년인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 기인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니 12년은 지나치게 길었다. 더구나 그 12년간 기대와는 달리 과학기술이 별반 달라진 게 없다는 것, 그래서 2편보다 화려한 특수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도 영화가 실패한 이유가 되었다.


둘째, 여자를 쓴다! 모스토우는 크리스티나 로켄이라는 미녀를 TX 역에 쓰는 모험을 했다. 다른 영화와 달리 터미네이터 역은 연기를 못할수록 잘하는 거다. 표정이 없어야 하고, 움직이는 것도 자연스러워서는 안된다. 연기 경험이 거의 없었던 아놀드가 이 영화로 뜬 것도 바로 그래서가 아니던가. 로켄 역시 연기파 배우는 아니었고, 다른 작품에서 하던대로 로봇같은 연기를 했다. 그녀의 연기는-내가 볼 때-흠잡을 곳이 없었다. 문제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는 거였다. 우리는 1편에서 불에 타고도, 차에 깔리고도, 총에 맞아 박살이 나고도 계속 달려드는 징한 로봇을 기억한다. 또한 우리는 2편에서 몸을 자유롭게 변신시키면서 가공할 공격을 하는 더 징한 로봇을 잊지 않고 있다. 그가 손을 칼로 만들어 찌르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악몽에 단골로 나올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에 비해 로켄은 너무 예쁘고, 그래서 하나도 안무섭다. 어차피 쫓고 쫓기는 게 <터> 줄거리의 전부인데, 쫓는 자가 무섭지 않다면 게임은 끝난 거다.

 


이런 이유로 영화는 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3>가 평가절하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교 대상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내가 토익 920점을 맞았다고 해보자 (물론 절대로 그럴 리는 없다). 잘했다고 뿌듯해하고 있는데 950점을 맞은 놈이 “그게 점수냐”고 한다면 얼마나 화나겠는가. 게다가 주위 사람까지 합세해 “920은 점수도 아냐”라고 한다면 그 억울함은 얼마나 클까. <터1>과 <터2>은 토익 990점짜리 작품이다. <터3>는, 반응은 안좋았지만 900점은 된다. <터3>로서는 왜 하필 990점짜리와 비교하느냐고 볼멘소리를 할만하지 않는가? <헐크>나 <매트릭스2> 등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다른 영화들과 겨뤘다면 그렇게 냉정한 평가를 받지 않았을텐데. 물론 속편은 전편과 비교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지만, “전편 개봉 후 10년이 지났다면 속편이 아닌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판례도 있는만큼, 냉정하게 다시 생각을 해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내가 모스토우라면 아예 제목을 바꿨을거다. ‘핵전쟁 일촉즉발’라든지 ‘툼 레이더 3’ 정도로).


끝으로 <터> 시리즈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해 보겠다. 1편은 이런 내용이다.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의 어머니(사라 코너)를 죽이러 터미네이터가 과거로 간다. 그 터미네이터를 막기 위해 또 다른 남자가 과거로 간다. 그런데 그 남자는 사라 코너를 보호하다가 정이 들어 한번 한다. 거기서 나온 애가 바로 존 코너. 그렇다면, 기계들이 터미네이터를 보내지 않았다면 사라 코너의 남편도 과거로 안갔을 거다. 사라 코너가 낳은 애는 무조건 존 코너라는 어머니 결정론을 믿지 않는다면, 기계들로서는 굳이 사라 코너를 죽이러 가지 않는 것이 더 유리했지 않았을까?


<터3>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아놀드는 존 코너와 케이트를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아놀드는 그 둘이 결국 결혼한다는 얘기를 해준다. 그는 케이트 역시 저항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그래서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만약에 기계들이 TX를 보내 케이트를 죽이려 하지 않았다면 케이트는 원래 있던 약혼자와 결혼했을테고, 저항군에 가담할 생각도 안했지 않았을까.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리라.


* 3편까지 속편이 나온 영화가 여럿 있다. 그 이상 나온 것은 3편까지만 종합해서 내가 재미있게 본 순서대로 나열해 본다.

1위 백투더 퓨쳐

2위 매트릭스

3위 리셀웨폰

4위 다이하드

5위 터미네이터

6위 애마부인

7위 반지의 제왕

8위 해리포터

9위 총알탄 사나이

10위 슈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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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2-08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6위애마부인이라.... 마태우스님다운 글 속의 액센트! ^^

노부후사 2005-02-08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마부인이라... 흐흠... 애마부인이 반지의 제왕보다 재밌다면...?

마태우스 2005-02-09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님/3편까지는 그래도 괜찮았구요, 그거 볼 때가 제가 한창 때라서 감동의 물결이었죠.
야클님/하하 님도 거기에 주목을 하셨군요. 제가 너무 솔직했나요^^

panda78 2005-02-09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 애마부인! >ㅂ<
마태님 마태님, 즐거운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어머님 팔은 언제쯤 푸시나요?

하얀마녀 2005-02-0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애마부인 아직 한번도 못 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