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이 헛헛하다.

그럴 때면 꿈꾼다. 새로운 세계를.



다른 삶을 꿈꾸지만,

그곳에서도 동일한 문제로 끙끙되겠지.



그렇게 우리는 뭔가 다르고 아름다움 곳을 꿈꾸지만

정작 그곳에 닿았을 때는 여전히 질문 투성이의 삶이다.



이 책은 다른 듯 비슷한 단편소설들로 구성된다.

다른 서사이지만 인간의 발전된 기술과 과학이 배경이 된다.



향상된 문명은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차별과 배제가 존재한다.



지금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는 질문에 분투하지 않는다면,

그 물음은 해결되지 못한 채로 우리 주위를 부유할 것이다.



그렇기에 김초엽의 소설은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동시에

현실의 문제에 천착하게 만든다.



마음 다한 헌신과 서로를 향한 이해, 수용이 없다면

찬란한 미래라고 할지라도 여전히 외로움과 싸울 수밖에 없다.



과거에 회상하든 미래를 꿈꾸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지금 현재인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면 상황에 이끌려

이리저리 방황하며 여기까지 온 듯하다.



마치 나의 선택은 필요 없는 듯,

내 삶에 나만 빠진 것 같다.



거대한 세상 앞에 홀로 있다 느낄 때,

미세먼지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 생각한다.



하지만 웃어주는 사람들, 기다리는 아이들,

당신이 여기 와서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낀다.

행복은 멀리서 찾아야 할 거창한 무엇이 아님을 실감한다.



일상에서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가 앤 타일러(Anne Tyler).

그녀는 우리가 붙들어야 할 행복이 우리 주변에 있음을 보여준다.



주인공 윌라 드레이크의 삶은 우리의 삶을 대변한다.

인생의 중대한 사건들은 우리 안에 생채기를 남긴다.



우리의 마음을 미처 해결하기도 전에, 

또 다른 상황들이 우리들을 둘러싼다.



충분히 이해받고 수용되었어야 함에도,

우리는 우리 삶에 배경으로 존재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윌라는 뜻밖의 상황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기대했던 사람들이 아닌 낯선 상황과 사람들이다.



그렇게 우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를 발견한다.

지나가는 말과 작은 몸짓이다. 



그때의 눈물은 기쁨이다. 

슬픈 웃음의 삶이 기쁨의 눈물로 변하는 순간이다.



누군가에 의해 끌려왔던 삶이었지만,

이제야 우리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삶으로의 발걸음이다.



우리는 무가치하지 않고 불필요한 사람이 아님을.

누군가가 애타게 찾고 있고 기다리고 있음을.



동일한 상황에 던져질 것이다. 그렇지만 다르다. 

차갑고 혼돈스러운 세상이라도 따뜻한 우리들이 있으니 말이다.



*이 리뷰는 미래지향(@miraejihyang_book)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부터 

언론을 믿지 못했다.



확증편향은 진영을 막론하고 누구나에게나 있겠지만,

언론들이 그것을 부추긴다고 판단되어서다.



명확한 정보와 사실은 감추고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정작 본문 내용은 허술했다.



실제 인물과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신뢰할만한 기자가 여전히 있음을 보여준다.



무미건조한 문체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이 소설은 그동안의 우리가 만났던 사건에 생기와 색채를 더해준다.



기사 한 토막 뒤의 치열한 취재와 열정이,

모든 기자들을 싸잡아 비난할 일은 아님을 반성하게 한다.



지금까지 있어왔던 굵직한 사건들이 오버랩되며,

때로는 울고 분노하며, 절망한다.



그 안에 드러나지 않았던 조연들의 노고에

함께 손뼉 치며 감탄한다.



어떤 누구에게도 이야기가 존재하며,

그 이야기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렇게 이 소설은 우리의 이야기로,

우리 사회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희미하게나마 빛을 발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꿈틀거리는,

상처의 흔적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생각했다만,

꾹꾹 눌러두었던 감정들은 틈만 나면 삐져나온다.



우리에겐 치유가 필요하며,

누군가를 치유해줘야 할 의무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치유하며,

서로를 통해 회복되고 성숙한다.



이 소설의 저자는 나카야마 유지로.

실제 외과의로 현장에 몸담고 있는 분.



마치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외과 인턴 류지를 통해,

병원에서의 급박하고 숨 막히는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거시적으로 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하지만,

내적인 아픔을 해결하며 성숙해가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치유하는 사람이지만 치유받아야 하는 아이러니.

결국 치유는 보이지 않는 끈을 통해 이루어진다.



어렵지 않은 현장이 없겠지만,

자신의 열정과 온몸을 던져 생명을 구하는 분들을 보노라면.



우리네 삶과 매 순간이 매우 고귀함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또다시 치유의 삶을 살기 위해 살아간다.



*이 리뷰는 미래지향(@miraejihyang_book)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도, 아직은 봄밤 - 교유서가 소설
황시운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슴이 저릿하다.

삶의 어두움을 마주한다.



고통의 향기는 어떠하며,

슬픔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픔에 익숙해진 것인지,

절망에 무뎌진 것인지.



비로소 두려움에 이름이 불리어진다.

무심해진 통증에 관심을 기울인다.



죽음을 마주하고서야

살아있음을 깨닫는다.



모조리 미끄러져 내릴 것만 같은 현실에,

존재하고 있음조차 허망하다.



작가의 세심한 필치는

소외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한다.



10여 년의 작품을 모아놓았지만

한 호흡으로 담담히 써 내려간 것만 같다.



고단하고도 힘겨운 삶의 언저리에서

우리의 외침도 아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