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세상을 더듬다
저우쭝웨이 글, 주잉춘 그림, 장영권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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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쳤다.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려고 산책 복장으로 집을 나섰다. 동네 개천길 옆 산책로는 지난 밤 내린 비의 흔적들로 지저분하다. 개천길 산책로를 피해 다시 언덕을 올라 학교길로 접어드는 순간 길바닥에 달팽이들이 지천으로 늘려있다. 이 놈들이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다행인 것은 이 길은 여학생들 등교길이라 차가 다니지 않는다. 또한, 오늘은 일요일이라 학교도 휴무다. 누가 뭐라든 느릿느릿 제 갈 길로 한걸음 한걸음 달팽이는 기어간다. 지켜 보는 내 마음이 더 무겁다. 혹 자전거라도 지나간다면 영락 없이 비명 횡사수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 책은 주잉춘의 이미지 작업과 저우쭝웨이의 글이 만나서 탄생한 작품이다. 두 사람은 이미 <나는 한 마리 개미>란 작품으로 국내에 알려진 작가들이다.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달팽이는 뭔가에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유쾌한 성찰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내 이야기가 궁금하더라도 참고 기다려야 해요.

서두르다간 내 모습을 지나치고 말 테니"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달팽이를 기르며 관찰하는 데 1년, 그림 작업에만 1년, 그리고 편집과 디자인, 제작 등에 걸린 시간이 또 1년. 특히 잠자리 한 마리 그리는데 꼬박 이틀이 걸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그리다 보니 완성하기까지 3년이 넘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치 작가들이 달팽이가 된 느낌이다.

 

"느리다 느린 걸음걸이.

게으름 피우는 건 결코 아니고

연약한 몸으로 태어났기에

껍데기를 등에 지고 천천히, 천천히 기어갈밖에."

 

길 위에 나선 달팽이를 따라가며 이 책은 시작된다. 습관처럼 굳어진 느린 걸음걸이. 길을 걷는다는 건 이토록 무미건조한 일이지만, 멈춰 서면 오히려 더 갑갑해. 길가에 펼쳐진 찬란한 풍경에도 내 마음은 늘 갈피를 잡지 못한다. 느리게 살라는 조상들의 가르침은 이미 DNA로 내 몸에 각인되어 한 점의 의문도 가져본 적이 없다. 길에서 만난 동료는 무참히 밟혀 찌부러져 있다. 덜덜 떠는 그 모습에 가슴이 철렁한다. '느림'은 그를 구해주지 못했다. '산다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했다. '느림'이 아니라면 '빠름'이 진리일테지.

 

'빠른 삶'을 살자고 맘먹었더니 개미, 애벌레, 무당벌레 등등, 주위엔 온통 빠른 선수들이다. 그렇지. 말벌은 이들보다 더 빠르다. 입이 딱 벌어지는 말벌의 비행술. 아차 너무 빨라서인가? 거미줄에 체포되고 말았다. 그것도 눈 깜짝할 사이에. 휴, 느린 나는 오히려 다행이다. 차라리 느리니까 좋은 점을 생각해 봐야겠다.

 

다시 느릿느릿 나아간다. 신음소리가 들린다. 할머니 달팽이가 쓰러져 있다. 깨진 껍데기 속을 헤집고 개미들이 살점을 물어뜯는다. 불쌍한 할머니 맥없이 당할 뿐이다. 위로의 말을 전했다. 우리는 위로의 말로 관심을 표현한다. 위로란 남을 속이는 일이요, 자신을 기만하는 일임을 알지만 진실과 마주할 용기가 없다. 마지막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늙은 달팽이. 느림을 탓할 게 아니라 느려서 생겨난 나약함을 고쳐야 하는 것이다.

 

속이 텅 빈 매미 허물의 날카로운 발톱에 할퀴고, 분을 삭이며 가다보니 집게벌레의 주검을 만난다. 몸집이 크지만 전혀 두렵지 않다. 지금은 개미에게 뜯어 먹히는 신세일 뿐이다. 휴식을 취하려 잎사귀 그늘에 들어갔다. 하늘에서 날아온 뿌연 안개. 농약 냄새가 코를 찌른다. 경계 태세 돌입. 껍데기 속으로 몸을 숨기려는데 쥐며느리가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다. 뒤집어진 채로 바둥거린다. 더듬이를 뻗어 당겨주었다. 뒤집기에 성공한 쥐며느리는 친구가 되었다. 농약 때문에 숱한 곤충들이 죽었다. 살아남은 우리는 감사할 일이 뭔지 깨달았다.

 

억수같이 퍼붓는 비가 그칠 줄 모른다. 밤이 찾아왔다. 칠흑같은 어둠 속. 빗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죽음이 이리도 가까운 곳에 있음을 처음 느꼈다. 시간이 한 백 년쯤 흐른 것 같았다. 마침내 폭우가 멎었다. 비 갠 밤은 한없이 아름다웠다. 황홀한 광경에 넋을 빼앗겼다. 그건 반딧불이의 불빛이었다. 그들은 달팽이의 천적, 꼼짝 않고 지나가길 기다렸다.

 

"불쌍하게도 사람들은 자기가 너무 '느리다'고 마뜩잖아 한다.

무슨 수를 써서든 조금이라도 '빨리'하려고 한다.

자동차를 발명했으나

그들이 미처 몰랐던 건,

차가 암만 빨라도 저 우주의 '무상'을 앞지르진 못한다는 거다.

나는 이렇게 살아남았지만

저 빨리 뛰는 생명들은 오히려 피해를 모면하지 못했다.

재난 앞에서,

뜻밖에 그들은 느림보 달팽이만도 못했던 거다.

대자연의 이 농담 같은 현실은 아무래도 너무 심했다"

 

큰물이 빠져나가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다. 천천히, 천천히 기어갔다. 견딜 수 없이 외로워도 여전히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가진 게 없을 때라도 세상 만물을 선하게 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참된 '사랑'이다. 평안함. 그게 바로 행복이다.

 

만慢

나는 계속 느릿느릿 길을 걸었다.

마음 가는 대로,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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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설천하 사서오경 시그마북스 동양고전 시리즈
도설천하 국학서원계열 편집위원회 엮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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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오경四書五經은 중국의 경전인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사서四書라 하고 <시경>, <상서>, <예기>, <주역>, <춘추>를 오경五經이라 부른다. 이는 남송시대의 학자 주희가 명명한 것이다. 남송이후 사서오경은 유학자의 기본이며 필독서가 되었다.

 

주희가 '사서오경'이란 명칭을 붙이기 전 시대에 따라 오경, 육경, 삼경, 칠서 등 각기 다른 이름이 존재해 왔다. 주희가 왜 이 명칭을 별도로 정했을까? '사서'라는 신조어를 만든 것은 정주이학程朱理學의 핵심인물인 정호, 정이 형제와 주희의 공이 크다.

 

특히, 주희는 유학을 배우는데 반드시 필요한 경전으로 네 권을 지목했던 것이다. <대학>은 공자의 제자인 증삼이 정리한 것인데 초학자가 닥을 갖춘 생활로 들어서는 입문서이기 때문이고, <중용>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문하에서 전수받은 심법心法을 적어 맹자에게 전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논어>는 공자의 어록집이고, <맹자>는 맹자의 논문집이기 때문에 포함되었다. 공자, 맹자, 증삼, 자사라는 초기 유가의 대표적 인물이 남긴 경전이기에 이를 사자서四子書라 칭하고 줄여서 사서라 칭한 것이다.

 

이 책은 사서오경의 다이제스트 판이다. 본격적인 공부로는 이 책이 어울리지 않는다. 단지 사서오경이 어떤 경전인지 대충 살펴보고 쉽고 편안하게 읽어보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또한, 가장 특징적인 중요한 대목만 골라서 편집했기 때문에 편하게 읽어볼 사람에게 적절한 책이다.

 

 

 

대학大學

 

개인의 수양, 우수한 도덕적 소양, 치국평천하 사이의 관계를 풀이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대학이란 소학에 대응하는 말이다. 소학은 문자 지식을 가르치고, 대학은 사람다워지는 것을 가르친다. 충, 효, 인, 의 등과 같은 덕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강조하는 것이 개인의 수양이다. 자기를 다스리는 것律己를 매우 중요시 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중용中庸

 

중용은 유가의 '중용의 도'를 설명하면서 인성 수양에 대한 교육 이론을 소개하는 책이다. 모든 것에 치우치지도 기울어지지도 않게, 지나침도 모자람도 없이 적절할 것을 주장한다. 중용을 실행하려면 타고난 본성을 존중하는 한편 후천적인 학습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하늘이 사람에게 내려준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며,

'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 한다"

 

'중용의 도'를 실행하는 것은 천성을 따르는 것이자 도를 수양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는 바로 공자의 '내성內省'과 증자의 '자성自省'의 교육 사상이다. 희노애락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중中이라 하며, 감정이 일어나되 절도가 있으면 이를 화和라 한다. 중용의 도를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서술하고 있다.

 

"군자의호중용君子依乎中庸"

"군자는 중용을 쫒는다" 

 

논어論語

 

논어는 공자의 사상을 담은 유가의 경전이자 철학자의 언행을 완벽하게 기록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헌 중 하나이다. 전체 20편, 49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 문예, 교육에 관한 공자의 이론과 생각이 담겨 있다. 춘추시대 말년에 탄생한 공자는 당시 붕괴된 예악禮樂제도와 도덕을 회복하여 사회를 구원하려는 의도가 깔린 심오한 사상체계를 펼쳤다.

 

"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맹자孟子

 

맹자가 활동하던 시기는 전국시대 중기이다.  제후들의 전쟁은 끊이지 않고 학술적으로는 제가백가들이 자유롭게 논쟁을 벌이던 백가쟁명의 시대였다. 맹자의 대표적인 핵심 사상은 '인정仁政'사상이다. 맹자의 인정은 통치계급을 위한 것이지만 출발점은 바로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말한 인정은 추상적이고 계급을 초월한 인정이다.

 

민본사상도 맹자의 핵심이다. 맹자는 군주와 사직, 그리고 백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사직에서 사社는 토지신이며, 직稷은 곡물신이다. 고대 제왕이나 제후들은 나라를 세웠을 때 단을 세워 사와 직에게 제사를 지냈다. 사직은 곧 나라이다. 군주는 한 나라의 주인으로 하늘을 대신하여 권력을 행사한다. 백성은 사회의 최하위 계층이다. 맹자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은 바로 비천한 백성들이다. 민심을 얻어야 천자가 될 수 있고, 천자의 환심을 사야 군주가 될 수 있다. 군주가 나라에 해가 되면 군주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람들이 열심히 제사를 지내는데도 가뭄과 홍수가 나면 더 이상 사작에 제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

민위귀民爲貴, 사직차지社稷次之, 군위경君爲輕

 

 

시경詩經은 중국의 첫 번째 시가집이다. 대략 500년에 걸친 305편의 시가를 수록하고 있다. 시경의 시가는 주로 은殷, 주周 시대를 무대로 한다. 정치, 경제, 문화, 군사, 인정, 민간의 풍습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나 애국의 감정도 포괄하고 있다.

 

꽈악꽈악 노래하는 징경이

황하 모래톱에 놀고 있네

아름답고 착한 아가씨

사내의 좋은 짝이로세

 - <관저>중에서

 

상서尙書는 중국 고대 역사 문헌으로 지금부터 3천년 전의 하, 상, 주 3대 왕조의 최고 통치자의 정치및 군사활동 그리고 법률제도 등이 기록되어 있다. 예기禮記는 전국전국시대에서 진한진한시대까지 유가 학자들이 경서인 <의례>를 해석하고 설명한 눈장을 모은 것으로 유가의 '禮'에 관한 사상 총집이다. 역경易經은 주역을 말하는데, 64괘의 괘상과 괘사 그리고 효사로 이루어져 있다.

 

 

사서오경을 완독하려 한다면 감히 그 도전을 말리고 싶다. 이 책은 사서오경 가운데서 가장 대표적인 문장을 추려서 현대인들이 쉽게 해독할 수 있는 해설과 관련 그림이나 사진을 덧붙여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옛 성현들의 가르침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아직도 여전히 유효하다. 물질문명을 추구하던 서양에서도 이젠 동양의 정신문화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 자신은 물론이고 가정과 사회 나아가 국가와 민족의 문제에 대한 해답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전은 사상이기 이전에 사람의 역사이고 또한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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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직업에서 곤란을 겪지 않는 법 - 20대에 만나야 할 100가지 말
센다 다쿠야 지음, 최선임 옮김 / 스카이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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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좋은 말을 많이 만나야 한다"

 

만약 당신이 꿈많은 20대라면  앞으로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 '좋은 말'을 많이 만나야 할 것이다. 타고 다니는 말馬이 아니라 귀로 듣고 입으로 내보내는 말言을 의미한다. 좋은 말을 많이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사람과 만나는 것이고, 둘째는 독서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나 책을 통해 좋은 말을 만나는 것이리라.

 

이 책에는 저자가 20대를 위해 엄선한 100가지 말이 담겨 있다. 저자는 대학시절 4년 동안 만 권의 책을 읽었다. 당시엔 책에 쓰여진 내용들이 모두 탁상공론처럼 생각되어 이를 무시하곤 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컨설팅 업무를 통해 그 내용이 맞는지 시험해 보았다. 많은 임원과 비즈니스맨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는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다. 책에 쓰인 내용과 똑같은 일들이 실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인생, 일, 시간, 조직, 공부, 정보, 교섭, 우정, 연애, 그리고 결단 등 10가지 테마에 관하여 각 테마별로 10가지의 좋은 말을 수록하고 있다. 물론 100가지의 말로 충분할 수는 없다. 자신이 미래에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다면 그 사람의 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주위의 인정을 받기 전에 내가 나를 인정해 주자. 아무도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불만스러운가? 성공한 인물들은 남들이 훌륭하다고 인정하기 전부터 스스로 자신을 훌륭하다고 인정하고 있었다. 이처럼 성공은 자신이 이미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데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횟수와 그 사람의 인맥은 비례한다. 인맥관리에 항상 힘쓰지만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는가? "고맙습니다"라고 자주 말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이 더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다. 바로 "죄송합니다"이다. 죄송하다는 말은 이미 고맙습니다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주위의 빈축을 샀다면 지금이 찬스다.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빈축을 사는 거라고 믿고 있는가?  대부분 빈축을 사는 것을 무서워한다. 그저 이것에만 신경 쓰며 살고있다. 그러나, 스스로 매우 성실했다고 자부한다면 주위의 빈축이 있더라도 이 경우엔 기뻐해도 된다. 위인전의 주인공들도 역시 무명시절에 빈축을 샀음을 명심해라.

 

재미있는 일은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너무 지루해 보이는 인기 없는 일을, 감동으로 눈물이 흐르는 일로 만드는 것이 사람의 일이다. 잡무에서 도망치면 죽을 때까지 잡무만 하게 된다. 기획업무를 하고 싶은데 잡무 처리만 한다고 화를 내는가? 잡무를 잡무로 느끼지 않을 때 비로소 잡무에서 졸업한 것이다. 

 

"최악의 직장에서 미래의 영웅이 태어난다"

 

양을 채워야 비로소 요령이 보인다. 선배처럼 스마트하게 일을 하고 싶은가? 일을 잘하는 사람은 포인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어떤 일이든 백 시간을 들였다면 진짜 핵심적인 일은 이중 다섯 시간에서 열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압도적인 양의 일을 소화함으로써 요령을 습득할 수 있었다.

 

무엇을 할까보다, 누구하고 할까가 바로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이다. 프로젝트는 콘텐츠가 전부라며 연일 기획서만 작성하고 있는가? 기획 내용만 가다듬으려 하지 마라. 클라이언트는 기획의 내용보다 이 일을 수행하는 파트너가 누구인가에 더욱 신경을 쓴다. 악보는 중요하지 않다. 이 악보를 누가 연주하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은 싫어하는 일에서 성공해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해서 천국에서와 같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태어났다. 시간이 많은 사람은 항상 단독으로 행동한다. 최고의 선물은 돈도 아니고 값비싼 보석도 아니다.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다. 정말로 소중한 사람에게는 물건보다는 느긋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선물해야 한다.

 

"'바쁘다'가 입버릇인 사람 중에 부자는 없다.

진짜 부자는 모두 시간이 남아돈다"

 

무엇을 할까보다, 무엇을 하지 말까.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항상 망설이는가?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은 이것 저것 손을 대서 어중간하게 끝내지 않는 것이다. 일부의 천재를 제외하고 사람은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일에 집중할 수 없다. 지금 하는 일이 최고로 중요하다면 이외의 일에는 신경을 끄라. 

 

 

어떤 조직이든 두 가지 종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바로 프로페셔널과 아마추어이다.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무엇일까? 직책도 아니고 노동 시간의 길이도 아니다. 모든 일에, 질릴 정도로 주인의식을 갖고 있느냐의 여부가 차이를 만든다.

 

상사를 우수고객이라고 생각하면, 매일이 달라진다. 상사가 돌머리라서 같이 일할 수 없다고 푸념하는가? 조직에 상사가 없을 수가 없다. 상사가 없다면 얼마나 편할까란 위험한 발상보다 자신의 상사를 최고의 우수고객이라 여긴다면 기분 좋게 서비스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현실을 보는 눈을 바꾸는 것은 순간이면 된다"

 

자기에게 실력이 없다면, 남의 험담만은 하지 말자고 정하자. 실력이 부족한 건 알지만 그래도 출세하고 싶은가? 조직 속에서 임원이 되는 것은 단순히 능숙한 일처리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다. 인격만으로도 충분히 임원이 될 수 있다. 남의 험담을 하지 말라.

 

현재 어울려 다니는 그룹으로 당신의 일생이 결정된다. 현재 어울려 다니는 동료나 거래처 사원 다섯 명을 떠올려보자. 10년 후, 당신의 사회적 지위는 딱 이 다섯 명의 평균치가 된다. '유류상종'이란 말이 있다. 의식주에 있어서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마음 편하기 때문이다.

 

 

공부만큼 연령에 관계없는 것도 없다. 멀리 돌아가며 쌓는 축적이야말로 당신의 재산이다. 재주가 없어서 인생이 싫어졌는가? 학창시절의 공부와 달리, 사회인이 되어 하는 공부는 얼마나 멀리 돌아가느냐가 중요하다. 30대 이후의 엘리트는 멀리 돌아오면서 쌓은 축적이 많은 사람이다.

 

자격시험 준비하는 것 가지고 자아도취되지 말자. 자격시험 준비 하지 않으면 왠지 안정되지 않는가? 자격증이 뭐 대순가. 또한 시험 준비하는 것 자체는 별거 아니다. 잘난 것처럼 우쭐대지 마라. 시험준비 때문에 업무를 외면하고 일찍 퇴근하는 사람은 오만불손이다. 도망칠 구실을 찾는 것이 자격시험인가?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것 자체는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니다"

 

어른이 되면 1년에 한 테마씩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정해 공부하는 것이 좋다. 소설 <토지>전권을 독파하거나, 요리교실에 다니거나, 또는 네일아트 삼매경은 어떤가? 열심히 한 결과, 인생도 충실하게 보내고 이 경험을 업무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정보를 지식으로, 지식을 지혜로 승화시키는 것이 사람의 일이다', '정보에서 중요한 것은 모으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다', '말하는 양이 적은 쪽이 마지막에 이긴다', '침묵은 상대가 깨도록 해라', '친한 친구는 평생 한 명 있으면 충분하다', '친구의 행복에 박수를 칠 수 있는 사람이 다음 성공자다', '돈 때문에 결혼하면 돈이 원인이 되어 이혼한다', '결혼 자금을 모으려 하지 말고 그 돈으로 자신을 갈고닦자', '힘주어 결단하지 말고 담담하게 결단해라', '스스로 결단하는 것 외에는 결단이 아니다' 등 좋은 말들이 정말 많다.

 

가슴 속에 '좋은 말'들을 품고 살자.

우리의 인생은 그 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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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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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의 단순한 관찰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17년 동안 오라클의 임원으로 재직하며 똑똑한 경영진과 함께 일했다. 이들 중에는 타인들의 지적 능력이 발휘되는 것을 막아버리는 리더들이 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의 능력에 타격을 가하는 디미니셔였다. 반면 다른 사람들의 지적 능력을 배로 늘리는 리더들도 있었다. 그들 주위에는 지성과 혁신의 파도가 넘실거렸다. 바로 멀티플라이어였다.

 

이후 그는 회사를 떠나 경영자들을 코칭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그러한 관찰이 호기심을 뛰어넘어 집념으로 바뀌었다. 왜 어떤 리더는 다른 사람의 지적 능력을 고갈시키고 반면 다른 리더는 배로 그 능력을 늘리는지 연구에 몰입했다. 연구결과 멀티플라이어라고 명명한 리더들은 사람들의 능력을 2배로 끌어올린다는 점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이는 인건비를 더 투입하지 않고도 인력을 2배로 늘린 효과였기 때문이다. 결핍의 시대에는 현재의 자원으로 더 많은 생산성과 능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 처한 기업들에게 멀티플라이어는 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성장의 기회와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는 기업들

자원의 부족에 직면해 있는 기업들

혁신이 성장에 꼭 필요한 전략임을 알게 된 기업들

과거의 리더십 모델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기업들

 

 

 

모든 회사의 인사 담당자들이 갖고 있는 포부는 자신의 업무에서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최고의 성과는 어떤 인재들이 만들어 낼까? 사회 통념상 비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 환영을 받는다. 이는 능력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이 최고의 성취를 이룬다는 보장은 없다.

 

말콤 글래드웰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배출한 25명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 중 아이비리그 대학을 포함해서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 출신자들은 6명(24%)에 불과하다. 나머지 76%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름조차도 들어본 적이 없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천부적인 재능보다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따로 있다는 얘기가 된다.

 

비록 천부적인 재능이 없는 보통 사람일지라도 양질의 교육과정을 통해 천재성 계발이 가능하다. 전세계의 150여 명의 리더들과 면담하면서 실제로 '사람을 더 훌륭하고 똑똑하게 만드는 리더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리더를 멀티플라이어라 한다. 그러나, 세상에 태어나면서 멀티플라이어인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리스 신화에 '미다스의 손'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손이 닿기만 하면 어떤 것이든 모두 황금으로 변해버린다. 멀티플라이어는 천재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의 주위에 있기만 하면 모두 더 능력 있고 더 똑똑해진다. 물론 전통적인 의미의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멀티플라이어는 사람들에게서 모든 능력을 끌어낸다. 아울러 사람들의 지능과 능력을 확장하고 성장시킨다.

 

디미니셔는 엘리트주의와 희소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자신이 얼마 안 되는 진짜 똑똑한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기 없으면 결코 일을 못한다고 결론 내린다. 이들은 사람은 더 똑똑해질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에 반해 멀티플라이어는 사람들의 지성을 여러 면에서 살펴본다. 디미니셔가 흑백의 색으로 지성을 바라본다면 멀티플라이어는 총천연색으로 본다. 이들은 지성과 능력은 노력을 통해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20년 동안 최고경영진을 지근거리에서 코치하면서 그들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해왔다. 진정한 멀티플라이어가 되려면 생각하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 행동은 생각에 따라 나오기 때문이다. 멀티플라이어의 5가지 원칙을 살펴보자.

 

첫째, 인재를 끌어당기고 최대한 활용한다.

 

멀티플라이어는 마치 자석처럼 인재를 끌어당긴다. 재능을 끌어당기고 남김없이 이용한다. 멀티플라이어와 함께 일하면 성장은 물론이고 성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몰려든다. 반면 디미니셔는 제국을 건설하는 사람처럼 직접 사람을 통제해야 생산적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내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머리뿐 아니라 내가 빌릴 수 있는 모든 걸 활용한다"

 - 우드로 윌슨

 

둘째, 최고의 생각을 요구하는 열성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멀티플라이어는 일할 의욕이 생기도록 작업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는 누구나 자유로운 생각을 갖고 편안하게 일하도록 만든다. 이런 분위기를 통해 각자가 최고의 생각을 이끌어내게 해준다. 동시에 최선의 노력을 요구하는 환경도 만든다. 반면 디미니셔는 평가의 두려움을 이용해 폭군처럼 조직을 운영한다. 사람들의 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사기를 저하시킨다.

 

" 항구적인 중요성을 갖는 유일한 자유가 있다면 그것은 지성의 자유이며,

 이는 말하자면 관찰과 판단의 자유다"

 - 존 듀이

 

셋째, 도전의 영역을 넓힌다.

 

멀티플라이어는 도전자처럼 조직을 운영한다. 도전에 맞서게 하고 또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조성한다. 자신과 팀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넘어 도전하게 만든다. 이에 반해 디미니셔는 전지전능한 사람처럼 조직을 운영한다. 자신이 가진 것을 보여주려고 직접 지시를 한다.

 

"만약 해야 할 일이 있고 실제로 그 일에 흥미와 열의를 느끼고 있으며 도전해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면, 최대한의 에너지를 발휘할 것이다. 그러한 흥분 속에서

피로라는 고충이 사라지고,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일에 대한 패기가 피로를 극복하게 된다"

 - 지미 카터

 

넷째, 토론을 통해 결정한다.

 

멀티플라이어는 토론을 통해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거치게 한다.  그는 토론주관자처럼 조직을 운영한다. 충분한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라 더 잘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실행토록 만든다. 반대로 디미니셔는 결정자로서 조직을 운영한다. 대다수의 직원들은 실행은 커녕 올바른 결정인지 논쟁을 벌이며 우왕좌왕한다.

 

멀티플라이어는 토론을 이끌어내지만 디미니셔는 의사결정을 할 뿐이다

 

다섯째,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심어준다.

 

멀티플라이어는 조직 전반에 걸쳐 높은 기대감을 심어줌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고 유지하도록 한다. 그는 마치 투자자처럼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고 자신의 일의 결과에 대해 책임지도록 만든다. 반면 디미니셔는 사소한 일까지 관여하며 자신만이 유일한 주인인양 세세한 사항까지 파고든다.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마련하고 일감을 나눠주고

업무를 지시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정심을 키워줘라"

 - 생텍쥐페리

 

 

현재 자신이 멀티플라이어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이다. 분명한 것은 멀티플라이어만이 계속해서 직원들이 가진 최고의 자질을 이끌어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멀티플라이어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더욱 영리하고, 우수하며, 생산적이라는 기분이 들도록 만든다.

 

 멀티플라이어의 타고난 재능을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조직이 성취할 수 있는 한계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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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 우리 시대 멘토 17인, 삶의 원칙을 말하다
이태형 지음 / 좋은생각 / 201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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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 샤를 드 푸코의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중에서

 

저자는 최근 2년여 동안 매달 이 땅의 '선생님'을 만나 배움의 기회를 가지면서 그 배움의 내용을 월간 <좋은 생각>의 <그에게 묻다>란 코너에 실어왔다. 맨 처음 만난 사람이 소설 <빙점>의 여류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의 남편 미우라 미츠요 씨였다. 그로부터 사랑이란 어떤 환경 속에서도 타인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의지임을 배웠다.

 

소설가 고은 선생으로부터 맛있는 인생에 대해 배웠고, 김용택 시인으로부터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 정진홍 선생으로부터 노년과 죽음에 대하여, 이해인 수녀로부터는 희망을, 이어령 선생으로부터 성공이란 동행이 있는 삶임을 배웠다. 이들외에도 한완상, 한비야, 혜민 스님, 김난도 교수 등으로부터도 귀한 것들을 배웠다. 이 책엔 17인의 멘토들의 삶의 원칙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한비야는 자신만의 시간표를 갖고 살고 있었다. 남들이 모두 쳐다보는 '표준 시간표'에 좌우되지 않았다. 그녀는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이 지금 생기면 시간이나 여건을 고려치 않고 바로 그 일에 뛰어든다. 남의 도전을 보면서 박수 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실화를 만들어가는 스타일이다. 자신만의 리얼 스토리를 만든다.

 

간절히 원하는 일에 그녀는 최선을 한다. 소위 올인을 한다.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에는 백두대간만 생각한다. 종주에 좋다는 것을 모두 다한다. 관절을 위해 연골주사를 맞고, 평소 싫어하는 쵸콜릿도 열량 보충을 위해 종주하는 동안에는 먹는다. 오로지 백두대간 종주를 위해서. 정말로 어떤 것을 하고 싶으면 이를 할 용기가 난다. 간절함이 중요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될 때 용기가 생기는 법이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전성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개 그저 '나이'로 이를 판단하려 한다. 그녀는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50대인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축구로 따지면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 5분 정도 지난 상황으로 받아들인다. 후반전에 골로 많이 나고 무승부면 페널티킥으로 승부한다며 자신은 50대에 활짝 필 거라고 말한다.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한다.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어디에 집중하고 있는가를.

 

"분명히 내 마음속에 내재된 그 어떤 것들, 이를테면 마음속의 숯불에 바람을 불어넣어

활활타게 만든 무언가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 숯불이 타는 시간이 바로 '나의 정확한 그 때'입니다" 

 

 

혜민 스님은 요즈음 불교계의 스타이다. 영화를 전공한 그는 하버드 대학교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전공을 비교종교학으로 바꿨다. 이후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중국 송나라 불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햄프셔 대학교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9년 그는 하버드에 재학 중 은사인 휘광 스님을 만나 출가를 결심했다.

 

"화를 없애려면 그 화난 마음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불편한 감정은 없애려 하면 더 살아납니다. 그 마음자리에서 빨리 빠져 나와야 합니다.

마음 밖으로 나와서 화를 내는 나를 바라보다 보면 그 화가 점차 소멸됩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할 때면 서울 조계사와 부산 안국선원 등에서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마음 치유 콘서트'를 연다. 2012년 1월 7일 안국선원에서 열린 행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동 행사를 홍보했음에도 무려 400여 명의 청년들이 법당에 몰렸다. 대부분 2,30대 젊은이들이었다. 그는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질문하고 답한다. 함께 노래도 한다.

 

그는 청년들에게 '인생은 연극'이라며 너무 어렵게 살지 말라고 조언하면서 자신이 어느 봄날에 깨달은 바를 말한다. 첫째, 세상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둘째,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좋아해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셋째, 남을 위해 한다는 대부분의 행위들은 실제로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란 사실이다. 

 

또한, 그는 대학 이름이 왜 그리 중요하냐면서 지방대를 졸업하면 간단한 일거리조차 얻을 수 없는 한국의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미국의 명문인 리드 대학교를 다녔지만 한 학기만 다니고 중퇴한 인물이라며 만약에 한국에서 그가 태어났다면 절대로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했을 거란 말을 덧붙였다.

 

 

하버드 대학교에 샌델이 있다면 서울대학교에는 김난도가 있다.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장기간 1위를 질주했다. 김난도 교수는 2010년 말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발간, <정의란 무엇인가>를 2위로 밀쳐내고 1위에 올랐다. 그의 강의는 수강 신청 3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이다.

 

그의 연구실엔 이른바 '인생 시계'가 책상에 놓여 있다. 이 시계는 가지 않는다. 일부러 건전지를 빼두었기 때문이다. 인생 여든을 24시간에 비유하여 1년에 정확히 18분씩 앞으로 움직인다. 시계의 눈금이 2시 24분을 가리키고 있다. 48살이란 얘기가 된다.

 

청춘은 늘 준비하는 기간이다. 그런데, 준비는 20대만 하는 게 아니다. 70대도 할 수 있다. 준비하는 한 아프다. 불안하니까. 인생에서 '모든 것 다 가졌다'고 자부할 수 있는 특별한 기간은 없다. 그래서 늘 준비하는 사람은 청춘인 거다. 늙었다는 것은 더 이상의 목표가 없는 상태, 꿈꾸지 않는 시기를 의미한다. 그때 사람들은 비로소 '노인'이 되는 것이다.

 

"자기를 발견해야 '올인' 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나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던질 수 없습니다. 결국 인생은 자기를 찾아 나가는 긴 과정입니다.

그 자기를 마흔에, 혹은 환갑에 찾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를 찾아 나가는 작업을 결코 중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인생에는 정말 우연이란 것이 없다. 우연한 일이 생기긴 한다. 그러나 그 우연을 잡는 사람과 놓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이 기회였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주연 배우가 아파서 우연히 대역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연예인도 있다. 우연히 행운을 잡았을까? 절대 우연이 아니다. 그 대역 배우는 그날을 위해 성실하게 하루 하루를 준비했던 것이다. 그날이 찾아왔을 때, 마침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1981년 시집 <민들레 영토>를 발간한 이해인 수녀는 2008년 7월 암 수술을 받고 여전히 투병 중이다. 그녀의 집필은 왕성하다. 2011년에는 산문집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를 출간했다. 이 산문집 서문에서 그녀는 '매일 바다의 보물섬에서 보물을 찾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 행복하다'고 피력한다.

 

그녀는 기다림과 견딤의 시간을 갖다 보면 희망의 싹이 돋는다고 말한다. 희망은 청하지도 않는데 나에게 저절로 찾아오는 손님이 결코 아니다. 오늘을 충실히 살면서 씨를 뿌리고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때 불현듯 찾아온다. 산다는 것은 어차피 고통이다. 하지만 아픔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생명을 향한 환희가 있다. 이것이 바로 희망이다.

 

그녀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겪어야 새로운 빛과 접속될 수 있다고 했다. 영혼의 어두운 밤을 헤쳐 나갈 때에는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기다려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마음 안 드는 나 자신을 기다려 주는 겸손'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매일 세 종류의 일지를 쓴다. 하나는 업무 일지다. 여기엔 하루의 일과를 적는다. 다른 하나는 편지 일기다. 마지막은 사색 일기다. 깨달음이나 책에서 읽은 좋은 구절을 적어 놓는다. 수십 년 동안 매일 쓴 노트가 벌써 130권을 넘겼다. 피아노 연주자가 하루라도 연습을 게을리하면 손끝이 무뎌지는 것처럼, 작가는 문장 수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어머니들이 가정을 수도원으로 여기며 근검절약의 삶을 산다면 좋겠다"

 

 

저자는 이 시대의 '선생님' 17인을 만났을 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다. 이들과의 만남에서 알게 된 공통분모는 바로 '지금, 여기서, 나만의 삶을'이다. 푸코가 말한 바와 같이 지금, 여기서, 나만의 삶을 산다면 그 성취 여부와 상관없이 행복한 삶을살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멘토 17인의 인생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곁에 두고서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 펼쳐 보자.

그러면 내 가슴에서 희망과 용기가 

새록새록 돋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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