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끌어야 세상을 이끌 수 있다 - AI시대 누구에게도 대체되지 않는 리더에 대하여
김수현(고독한 직장인) 지음 / 도서출판11%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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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은 단순히 조직 내 역할 수행에 그치지 않는다. 점차 개인의 삶 전반에 스며드는 태도와 자세로 확장될 수 있는 개념이다. 사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공동체 속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살아가고, 그 안에서 리더십은 공동체에 기여하고 함께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수현은 CJ그룹에서 20년간 국내영업/글로벌/마케팅/영업전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리더의 경험을 쌓았으며, 연 1.6조원의 담당 영업/마케팅 조직을 이끌고, 2천여 명이 소속된 CJ엠디원 CEO와 러시아의 CJ라비올로 CEO직을 담당하며, 국내와 글로벌 모두에서최고 경영자 경력을 쌓았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리더십은 스킬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다(1부), 조직문화라고 쓰고 조직역량으로 읽는다(2부), 우리는 조금이라도 통通하였을까?(3부), 코 찡한 코칭은 사람을 키운다(4부),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의도대로 행동하는 실전 리더십(5부), 좋은 리더는 결코 혼자 일하지 않는다(6부) 등으로 리더십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리더십은 흔히 직장에서 필요한 기술이나 도구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리더십은 단순한 스킬이 아니라,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누구나 갖추어야 할 태도이자 철학이다.


조직 안에서 리더는 지위나 권위 이전에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타인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진정한 리더십은 개인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공동체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직장뿐 아니라 삶의 태도에서도 리더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 돌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실수와 실패,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는 리더에겐 일상적이다. 그래서 실패에서 배우는 태도, 그리고 피하지 않고 책임 있게 마주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책임감이며, 용기와 배포다. 실패 자체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리더 자신을 이끄는 힘이자 타인을 이끄는 리더십이 된다.

그러나, 최근 회사에선 이상한 현상이나 반응이 나타난다. 리더 기피 현상으로, 소위 '리더 포비아', 또는 '팀장 포비아'라는 신조어新造語까지 만들었다. 왜 이같은 반응이 생겼냐하면 리더의 책임은 큰 반면 대가는 상대적으로 초라해서다.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직장인 반 이상은 임원 승진엔 무관심, 아니 기피(또는 두려움) 반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업무량과 재직기간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남들만큼 일하고, 남들만큼 다니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답변이 눈길을 끌었다.

리더는 본질적으로 구성원을 통해 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리더일지라도 혼자서 일하는 리더는 진정한 의미의 리더가 아니다. 리더십은 재능이 아니라 스킬이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스킬보다는 태도에 가깝다고 강조하는 듯하다. 스킬은 장시간의 반복적인 숙련을 통해 향상되기 마련인데 리더십은 이런 숙련보다는 오히려 삶에 대한 태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리더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다. 나아갈 방향을 판단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리더를 신뢰하고 따르려는 구성원은 없다. 운전대를 잡고도 갈래길에서 갈 곳을 묻기만 하는 운전자처럼 이런 리더는 조직을 위험에 빠뜨릴 확률이 높다. 그렇다. 비 오는 고속도로를 와이퍼 없이 달리는 차에 어느 누가 탑승하고 싶겠는가? 

따라서 리더의 의사결정은 때론 직관에 따라, 때론 충분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어떤 방식이든 선택한 결정에 대해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리더의 말은 그 결과까지 책임진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사진, 벨빈 모형) 

팀워크를 통해 성과를 만들려면 인간적 유대감을 통해 조직의 집단 응집력을 키우고, 업무적 활성화를 통해 구성원들이 팀 역할을 자발적으로 수행하도록 리더는 도와야 한다. 팀워크란 각각의 고유한 역할이 합쳐져 전체가 하나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이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될 때 최고,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성공은 최종적이지 않으며
실패는 치명적이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계속할 용기다. 
- 윈스턴 처칠 

리더십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일을 실천하다 보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변화가 더딜 수 있다. 이는 흔한 현상이며, 누구나 겪는 성장통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그 목표를 포기한다면 실패로 끝나겠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한 것이 아니다. 성공이 잠시 유보된 것일 뿐.

#자기계발 #경제경영 #리더십 #나를이끌어야세상을이끌수있다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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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니체 필사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용수 편역 / 유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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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내 마음을 울리는 부분에 저절로 밑줄을 긋게 된다. 더 나아가 그 문장을 베껴 쓰고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만큼 그 글이 나에게 큰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인생에 귀감이 되는 명문을 따라 써 보고 외우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사진, 책표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철학자는 누구일까? 철학책을 좀 읽어본 사람들은 대체로 두 사람의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를 꼽는다. 1970년대 대학시절, 나 또한 이들의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닐 정도로 가까이 했었다. 그 시절 전문 번역인이 부족했던 까닭에 책 속 문장과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아 때때로 머리카락을 쥐어 뜯어가며 읽고 또 읽었던 추억도 떠오른다.


최근 강용수 교수가 펴냈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수많은 독자들의 찬사와 함께 느닷없이 철학도서 출간 붐을 초래했다. 그 현상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해 보일 정도다. <쇼펜하우어X니체 필사책> 은 독일의 두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사상이 담긴 명문장 100편을 강용수 교수가 직접 추려 뽑아서 펴낸 필사책이다. 특히 기존의 오역을 바로잡고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옮긴 점이 특징적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1788~1860년)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로, 서양 철학계의 상징적 인물이며 근대 실존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흔히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과 삶의 면면을 탐구한 현실주의 사상가이자 서양 철학과 동양 철학의 유사성을 연구한 최초의 서양 철학자다.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년)도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로, 19세기 서양 철학을 대표하는 인물로 실존주의, 해체주의, 현대 심리학과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흔히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단순한 허무주의자가 아니라 삶을 긍정하고 인간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사상가였다.


(사진, 두 철학자의 명문장)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라 철학자의 사유思惟를 직접 한 자 한 자 새기며 마음에 담는 것이기에 책장을 넘기며 읽는 독서에 비해 더욱 깊은 감동을 주므로 필사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이 수반되지 않는 반복 쓰기에 그친다면 별로 의미가 없다. 쇼펜하우어도 베껴 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따라서, 필사시엔 저자의 의도를 먼저 곱씹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어 있는 의미를 음미해야 한다.


"철학은 본래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같은 문장을 읽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것이 철학의 힘이다."


(사진, 행복은 기대와 현실의 균형에서 온다)


(사진, 인격은 절대적인 가치다)


(사진, 생각과 말을 가까이 두지 말라)

철학 후배격인 니체는 젊은 시절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읽고 철학자의 길에 들어섰다. 선배격인  쇼펜하우어가 니체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니체는 그런 쇼펜하우어의 사상에서 철학을 이어받았을지라도 이후의 행보를 살펴보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넘어서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두 철학자의 같은 듯 다른 점이다.


(사진, 자기만의 길을 걷는 사람의 숙명)


(사진, 자신을 스스로 만드는 인간이 돼라)


(사진, 준비된 사람이 무궁무진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다)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 필사책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파트1)과 니체의 인생론(파트2)에 각각 50개의 명문장을 싣고 있다. 이는 책을 엮은 강용수 교수가 두 철학자를 연구하던 과정에서 읽어 온 두 철학자의 글 중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판단한 문장들을 엄선한 것이다. 어디 한 문장이라도 버릴 게 없다. 필사를 통해 내 마음에 새겨보자. 


내 인생에 각인하고픈 말들


두 철학자의 사상과 글은 모범이 될 만큼 탁월하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추상적인 의미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일상과 삶에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기에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즉 뛰어난 문장력과 확고한 인생관이 모두를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앞날의 인생을 방황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책의 일독을 추천한다.


(사진, 나의 필사) 


#인문 #고전 #철학 #글쓰기 #쇼펜하우어니체필사책 #강용수편역 #유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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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5-11-01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염치를 중히 여기는 일인입니다 ㅠ
 
나는 언제 행복했더라
김희숙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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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가 너무 평범한 건 아닌가, 다른 사들은 어떻게 살까? 호기심이 생겨 제 주변을 더 관찰하게 돼요. 어쩌면 너무 익숙해져서 평범하다고 느꼈던 것은 아닐까요? 돌이켜보니, 평범한 삶이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사실은 치열하게 살아낸 시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시작하려고요. - '여는 글'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김희숙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사는 생계형 직장인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평생 친구로 삼아 동행하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오늘도 무사히(1부), 무엇으로 걷고 있나요(2부), 일상으로 향하는 걸음(3부) 등으로 친숙한 안부이자 농담을 겸한 따뜻하고 담백한 마음을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에 작가의 에세이 속에서 발견한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글귀를 마치 필사하는 느낌으로 소개하며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나는 언제 행복했더라

사랑이란 무엇이더냐?
나중이란 없는 게 사랑이란다. 

- 윌리엄 세익스피어, <십야 혹은 그대의 바람>

셰익스피어의 희곡인 이 작품은 코믹하면서도 깊은 인간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곡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심한 폭풍우를 만나 생이별한 쌍둥이 남매 비올라와 세바스찬의 각기 다른 삶을 통해 엿보는 사랑의 정체, 복장의 마술, 그리고 신분의 해체를 그려낸 코믹 로맨스이다. 

올해 갑자기 야구 사랑에 빠진 딸은 구자욱 선수의 만루 홈런으로 역전 우승해서 너무 행복하단다. 딸의 행복은 삼성 야구단의 성적에 달린 셈이다. 스무 살 건장한 아들은 라면에 마늘을 넣고 30초 후에 먹으면 진짜 맛있다며 좁은 부엌에서 요리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이런 광경들이 정작 저자 본인에겐 행복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당신은 언제 행복해요?”
바둑 대국을 시청하는 메이드 인 경상도 남편에게 서술형 답변을 요구했다. 당혹스러움을 넘어 공포에 가까운 표정을 짓는 남편의 뒷덜미를 잡으며, 나는 웃으며 말한다.
“행복한 걸로 합시다.”(
18쪽)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직장에서 의식적으로 상대방의 눈을 보며 대화한다는 저자, 하루는 남편과 마주 앉아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3분 동안 눈을 마주 보는 걸 설득했다.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이라 남편은 당황해 했다. 어쩌면 잘못한 게 많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아무튼 진지하게 마주 앉았다. 

남편의 눈동자 속에 저자의 얼굴이 보였다. 남편이 아닌 나 자신과 마주한 기분이었다.  마치 거울을 마주한 기분마저 들었다. 사실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시선을 마주치는 걸 피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을 똑바로 응시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배운 탓이리라. 휴대폰 화면만 응시하거나, 먼 산을 보듯 다른 곳에 시선을 둔다. 심지어 대화 중에도 그렇다.

2분 45초가 지났을 즈음, 남편이 눈물을 흘렸다. 본인도 당황했는지, “늙어서 한 곳을 오래 보니까 눈이 아파 눈물이 나는 거야.”라며 변명했다. 남편도 늙어가는 자신을 본 걸까? 아니면 늙어가는 나를 애처롭게 본 걸까? 자세히 묻지 않기로 했다. 그저 남편이 눈으로 말했고, 나도 눈으로 답했다. “애썼어.” “고마워.”(47쪽) 

무슨 생각했더라 

오늘 아침, 눈을 뜨면서 무슨 생각했더라.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출발하면서 무슨 생각했더라. 쌓여 있는 낙엽을 보며 무슨 생각했더라. 제일 먼저 출근한 사무실 책상에 앉아 무슨 생각했더라. 파란 잉크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무슨 생각했더라.(80쪽) 

이 문장을 읽으며 나 또한 잠시나마 생각에 잠겨보았다. 하루에도 수백 가지의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을까. 하루 일과 중 독서에 할애하는 시간이 가장 많아서 책을 읽던 중에도 수많은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추억을 회상하곤 한다. 특히, 새벽 독서 땐 분위기 탓에 더욱 더한 것 같다. 생각의 갯수를 낱낱이 헤아려보지 않았지만 대충 수백 가지는 되리라 짐작하는데, 어쩌면 더 많을 지도 모르겠다.



(사진, 하루가 책으로 & 고요한 새벽)


일상으로 향하는 걸음

"인간은 지향志向이 있는 한, 방황하느니라" 

- 요한 볼프강 괴테, <파우스트> 중에서

여러 운동을 전전하며 등산도 꾸준히 했다. 직장 산악회 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따. 하지만 운동을 멈추고 나니 잔병치레가 늘어났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결국 모든 이유가 다시 운동해야 하는 이유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부터 다 같이 걷기 운동할 거야. 그런 줄 알아.” “엄마, 비 와.” “그래.”(148쪽) 

이 글을 읽다가 빵 터졌다. 운동 하길 좋하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김종국 말고는 말이다. 두 딸의 어린 시절, 아침 일찍 동네 야트막한 뒷산을 오르내렸다. 가벼운 산행은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나중에 성인이 된 두 딸과 술잔을 기울이는 자리에서 이 때가 제일 싫었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너무 강압적이었나? 그땐 아무말도 없더니. 


(사진, 관리실 방송) 

원룸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나, 특별한 약속이 없어서 집에 머무는 날 가장 많이 듣는 관리실 방송도 이와 유사하다. 어느 집에서 고기를 굽는다고, 또 어떤 날엔 담배를 심하게 피워서 자욱한 연기로 인해 화재경보기가 울렸다는 내용이다.

자기 자신이 되가 위해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생각을 파악해야만 한다. 

- 오르한 파묵, <검은 책> 중에서

#에세이 #김희숙에세이 #나는언제행복했더라 #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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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철학 - 고대 철학가 12인에게 배우는 인생 기술
권석천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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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최고의 삶’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향에 따라, 각자의 방식으로 충실히 살아내는 ‘최선의 삶’을 위한 철학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권석천은 대학 졸업 후 경향신문에 입사한 뒤 중앙일보 논설위원, JTBC 보도본부장,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으로 재 중이다. 기자를 그만두면서 이젠 글쓰기에서 해방된다고 내심 기뻐했으나 보기 좋게 그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내면을 깨우는 힘(1부),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2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3부) 등의 재미난 철학 이야기를 소개하며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키케로, 투키디데스 등 그리스로마시대에 활동했던 12명의 철학자를 소환한다. 

막막했던 저자의 마음을 풀어준 건 우연히 접했던 그리스 로마의 고전이었다. 고전 속의 철학가들로부터 인생의 기술을 새롭게 익혀서 일상을 살아가는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는데, 이는 비록 많은 세월이 지났을지라도 그들이 던진 질문들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었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세상에 나아가기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내 꿈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 
실패와 시련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내면을 깨우는 힘

1부에는 소크라테스, 소포클레스, 플라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네 명의 고전 속 인물들이 소환된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 마다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질문의 힘', 소포클레스의 침묵하지 않는 용기, 플라톤의 실패를 통해 배우는 정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자기 대화의 시간 등이 차례로 이어진다.      

로마 황제이기도 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명상록>은 자기 대화를 통한 성찰이 자기 완성으로, 다시 자기 완성이 사회적 미덕의 실현으로 이어지는 스토아 철학의 핵심을 보여준다.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인간을 이해하게 되고, 진정성의 가치를 깨달으며, 취약함을 드러내는 용기를 배우기 때문이다. 

로마 카피톨리노 광장에 위치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기마상은 2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이다. 이 청동 기마상을 보면 갑옷을 걸치지 않은 시민 복장의 황제가 오른손을 바깥쪽으로 뻗고 있다. 이에 대해 상당수 학자들은 '패배한 적에게 베푸는 자비의 제스처'로 추정한다. 실제로 아우렐리우스는 게르만족과의 오랜 전쟁에도 항복한 적들을 관대하게 대했다고 한다. 항복한 게르만 부족들을 학살하지 않고 로마군에 편입시키거나 로마제국 영토의 타 지역으로 이주시켰다고 한다.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와 부서지는 곶처럼 되라. 곶은 꿋꿋이 버티고 서서 주위에서 끓어오르는 바닷물을 잠재운다. - '명상록', 65쪽  

우리도 세상의 거친 파도 속에 곶이 되어 서 있을 수 있을까요? 때로는 흔들리더라도, 때로는 상처받더라도, 그래도 꿋꿋이 서서 다른 이에게 손을 내미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아우렐리우스는 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남겨둔다. 그가 자신에게 던진 질문들은 우리 모두의 질문임을 이제 알 것 같다. 그 물음들 앞에서 각자가 자신의 답을 찾아가야 한다. 그것이 로마제국 황제가 말하는, 가장 인간다운 일이다. 

타인을 이해하는 힘 

2부에선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 아리스토텔레스, 로마 제국의 폭군 네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 영웅전의 저자이자 역사가인 플루타르코스 등을 통해  호메로스의 공감,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의 법칙, 세네카의 인간 존중, 플루타르코스의 사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힘을 우리들에게 소개한다.


(사진, 일리아스 707쪽)

서로가 친구를 죽인 나라의 왕이고,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적장敵將이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서 대면하게 된 장면이다. 그동안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 상대방의 진면목을 목격하고 감탄했던 것이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게 같은 인간임을 확인하는 것처럼, 서로 눈을 맞추며 일상을 함께할 때 인간에 대한 감정과 이성이 한데 어울러진 공감으로 인해 신뢰감과 유대감을 높여 준다.   

시인 호메로스가 살았던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공감共感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다. 아킬레우스의 분노에서 시작된 이 여정을 통해 우리는 소통의 열쇠 하나를 발견했다. 그 열쇠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존재한다. 즉 누군가와 함께 한 식사 한 끼 속에, 마주치는 일상의 만남 속에,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그 순간 속에 있다. 

"트로이아 성벽을 사이에 두고 적敵으로 만났던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가 같은 식탁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며 감탄했듯이, 우리도 일상에서 만나는 이들과 그런 감탄의 순간들을 만들어갈 수 있다."(133쪽)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


3부에선 로마 시대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키케로,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역사 투키디데스, '희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 등 네 명의 인물들을 통해 키케로의 기세로 사태 장악하기, 헤로도토스의 맥락, 투키디데스의 팩트, 아리스토파네스의 비판적 상상력을 소개한다.


(사진, 투키데스) 


투키디데스(기원전 약 460년~약 400년)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이자 아테나이의 정치가이다. 그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한창이던 기원전 4424년 아테나이의 장군으로 선출되어 트라케 지역으로 파견되었다. 거점 도시인 암피폴리스의 수비 책임을 맡았으나 스파르타군軍에게 패퇴한 후, 그 책임으로 20년간 아테나이에서 추방당했다. 이 기간에 쓴 책이 바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이다. 이는 기원전 431년부터 기원전 404년까지 길고 긴 27년 동안 아테나이와 스파르타 간의 전쟁이었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이 전쟁이 과거의 어떤 전쟁보다 기록해둘 가치가 있는 큰 전쟁이 되리라 믿고 기록하기 시작했다" -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서두에서  


아테나이의 도전과 패배, 몰락을 기록하며 사랑하는 조국의 실패를 집요하게 응시했던 투키디데스처럼, 우리도 불편한 진실 앞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의 믿음과 충돌하는 사실조차 수용할 수 있는 정직함, 사실 확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 그리고 자기 의견도 상대화할 수 있는 유연함이 그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유산인 것이다. 남이 볼 것을 미리 알고 일기장의 기록조차 진실을 은폐 내지 조작하는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사진, 최선의 철학)

#인문 #인문교양 #철학 #최선의철학 #권석천 #창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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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봉 매매의 기술
오버솔드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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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3분봉을 활용한 단타매매를 하고 싶다면 지금까지 하던 매매는 일단 끊으시고, 이 책의 이론 부분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려보기 바랍니다. 성급히 매매에 나서기보다는 먼저 각 형태별 차트가 당일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부터 충분히 관찰하며 눈에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부터 '패턴'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차트 속에서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 머무는 마디들이 보일 것입니다. 우라는 바로 그 마디에서 단기적으로 돈을 넣어야만 합니다. -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오버솔드는 사업체를 운영하며 주식 투자를 병행하는 투자자로 그의 닉네임 오버솔드는 과매도권에 진입한 종목을 분할매수해 묵직하게 수익을 내는 투자기법을 뜻한다. 20여 년의 투자경력 동안 세 차례 깡통을 차기도 했지만, 잃지 않는 주식 매매를 위해 투자기법을 연구해왔다.


책은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왜 단타 매매인가?(1장), 시가 단타 매매의 기술(2장), 장중 단타 매매의 기술(3장) 순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소위 가치투자에 입각한 장기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단타 매매를 즐기는 투자자에겐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매매법이다.


왜 단타 매매인가?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주식은 위험한 상품이다. 왜냐하면 시세의 등락에 따라 단기간에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식 투자의 세계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더러운 자본주의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책의 저자 오버솔드 또한 그런 세계에서 남을 뜯어 먹거나 때론 남에게 뜯어 먹히거나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가운데  단타 매매의 경험을 쌓아왔다.

 

이렇게 주식시장에서 수업료를 받거나 납부하면서 쌓은 경험을 통해 성공적인 매매의 경험과 기술을 정제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패턴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은 시간과 돈이 드는 작업이다. 오버솔드는 이 책을 통해 단타 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개인이 시장에서 가능한 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하우와 기술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3분봉棒을 활용하는 이유 


틱 차트는 시장에서 진행된 거래 횟수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차트이다. 즉 1틱은 1거래인 셈이다. 저자는 이전 출간 도서 <초단타 매매의 기술>에선 60틱 차트를 활용한 매매를 설명했다. 60틱이란 60번의 거래를 하나의 봉棒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거래량이 붙으면서 주가가 상승 도는 하락하면서 거래 횟수가 증가하므로 봉棒이 연속적으로 만들어진다.


<초단타 매매의 기술>은 당일 상승폭이 전일 종가 대비 +10%부터 발생하는 VI를 매매의 기준으로 삼는다. VI를 기준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거래의 한가운데 뛰어들어 매매함으로써 수익을 도모하는 기술이다. 거래량이 붙으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선 시간을 기준으로 매매할 때 충분한 상승폭을 누릴 수 있지만 반대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그래서 현재 진행 중인 거래 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틱 차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첫 번째 VI가 발동된 시점부터 3분봉을 기준으로 매매하게 된다면, VI 이후 첫 번째 3분봉이 만들어지는 시간에 대한 감각은 정말 긴 시간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VI까지 상승을 만들어낸 매수세가 추가로 상승시킬지, 수익을 실현하고 종목을 떠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3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진행 중인 거래를 기준으로 한 틱 차트와 이동평균선을 활용해서 보유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지, 짧은 손절(또는 익절)로 정리할지를 결정하는 게 올바른 판단이다.


(사진, SAMG엔터 3분봉 흐름) 


위 차트에서 2만 9,350원으로 첫 번째 VI가 발동한다. 3분봉 차트로 보면 1번에서 발동한 것이다. 공부가 부족한 투자자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1번에서 매수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만약 다음 3분봉 내내 기다리게 된다면 2번과 같이 음봉을 맞으며 손해를 보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아래와 같은 구간에서 3분봉 단타 매매 기술을 활용한다고 말한다.


장 시작 이후 첫 번째 VI가 걸리기 전까지의 빌드업 구간

1차 상승 후 조정 및 반등에서 추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간


(사진, 3분봉 차트 활용)


시가 단타 매매의 기술

상한가를 만든 강력한 매수세는 상한가 다음 날, 즉 D+1데이에도 상승을 지속하려는 상승압력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으며, D+1데이의 시가 이후 조정이 발생할 때도 상한가 근처에서 주가의 하락을 막아내며 상한가 종가를 지키는 힘으로 작동하게 된다. 

또 상한가가 만들어진 배경에 따라서는 추가 신규 매수세가 장 초반부터 몰리면서 상승탄력이 일정 시간 지속될 수 있다는 면도 D+1데이 매매를 하게 되는 이유라 말할 수 있다. 이런 이유들로 D+1데이 매매는 적절한 매수타점을 잡고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 알테오젠 일봉 차트)

2024년 7월 10일 알테오젠은 이틀간의 하락을 끝내고 20일 이동평균선을 깨지 않고 새양봉을 만들어냈다. 다시 이 양봉을 기준으로 단타 매매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새양봉의 저가를 손절가로 생각하고 3분봉 차트상 RSI 과매도권 진입 및 MACD-시그널선의 골든크로스를 매수타점으로 보고 접근한다.

장중 단타 매매의 기술

세력이 주가 상승 구간에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많은 물량을 팔아서 수익을 내려고 할 경우,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며 받아줄 매수세가 없다면 세력은 수익률 면에서 손해를 보면서 매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력은 자신들이 최대한 고점에서 빠져나가기에 충분한 매수세가 들어올 수 있도록 개인들을 꾀내는 작업을 많이 한다. 고점에서 나오는 호재성 뉴스가 바로 개인을 꾀내는 신호이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말이 바로 이런 현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진, 고점에서 거래량이 터진 음봉)

#재테크 #주식투자 #3분봉매매의기술 #오버솔드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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