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딸기의 부동산 경매 초필살기 - 초보도 실패 없는 경매의 법칙
김재웅(김딸기) 지음 / 리더스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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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동산 경매에 도전하는 형님 누님들의 기초 체력을 다지기 위한 책입니다. 초보자가 놓치기 쉬운 것들을 꼼꼼히 짚어주고, 형님 누님들이 물건을 제대로 보고 분석할 수 있도록 안목을 함께 키워가자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김딸기(김재웅)은 어려운 권리 문제도 명쾌하게 풀어주는 경매 일타로 구독자 32만 명을 보유한 부동산 경매 유튜버이자 재개발 창시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대형 시공사의 재개발 재건축 PM을 지내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밀한 분석으로 제주도 재건축 1,2호를 모두 성공시켰다.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왜 부동산 경매인가(1장), 부동산 경매 원칙(2장), 바로 배워 평생 써먹는 실전 경매(3장), 가나다보다 쉬운 궈니 분석(4장), 부동산 투자는 결국 땅이다(5장), 집값 오르는 입지의 비밀(6장) 등을 통해 복잡한 권리관계를 쉽고 명확한 풀이와 함께 실전 투자경험을 소개한다.

저자의 슬픈 경험을 살펴본다. 그의 고향은 방배동 서문여고 부근이었다. 당시만 해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나 나올 법한 주택가였다. 단독주택 단칸방에 세들어 살았는데 집주인은 방배동과 과천에 여러 채 집을 가진 부자였다. 이 집 막내아들과는 동갑이라 메일 함께 놀았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 열심히 일한 부모님이 그간 모은 돈으로 수도권에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잠살 소형 아파트 2채를 살 것인가, 경기도 광명시 철산의 20평대 아파트 1채를 살 것인가 갈림길에서 철산주공 12단지로 결정했다.

2025년 기준 철산주공 21평 실거래가는 12억 5000만 원, 잠실 파크리온 16평 실거래가는 28억 6000만 원이다. 그 당시의 아버지 결정이 얼마나 이런 큰 격차를 만들었는지 누구나 이해할 만하다. 이후 아버지의 두 번째 선택으로 격차는 더 벌어지고 말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는데, 이번엔 경기도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갔다. 그 뒤 25년 동안 그곳에서 거주했다.

한양대 도시공학과에 다니면서 장거리 통학길이 너무나도 고생이어서 저자의 머릿속엔 온통 이런 생각이었던 거다. ‘잠실 아파트 2채보다 비싼 돈을 주고 경기도로 왔는데, 왜 지금 우리 집은 철산 아파트 1채 가격에도 못 미치는 걸까. 왜 우리 집은 안 팔릴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헸던 것이다. 이런 결핍이 결국 원동력이 되어 저자의 부동산 25년 외길 인생이 되었다.

그의 대학 시절은 단군 이래 최고 호황기여서 졸업하기 전에 시공건설사에 입학해서 회사생활을 하며 주택 사업, 재개발, 재건축, 도시개발 사업, 지역주택조합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음으로써 그의 안목이 투자로 향하고 있었다. 뉴타운 열풍이 수도권을 강타하던 2000년대 후반 금정역 인근 반지하 빌라를 매입했다. 그의 첫 투자였다.

이후 이 빌라가 있던 지역의 재개발 준비위원장이 되어 해당 사업 추진에 매진하던 시기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발해서 금정역 인근은 뉴타운 지정까지 해제되고 말았다. 매매가가 추락하고 역전세가 발생하자 전세 보증금 반환 요구 전화가 빗발쳤다.

부동산 경매 원칙

원칙1, 부동산은 결국 땅이다
원칙2, 사는 것보다 파는 게 더 중요하다
원칙3, 수요가 있는 걸 사라
원칙4, 법을 가까이 해라
원칙5, 남의 말에 혹하지 마라
원칙6, 도로 분석(맹지를 주의하라)   

아파트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는 2가지로 압축된다. 즉 안 샀거나, 비싸게 샀거나. 1986년 이후의 전국 단위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는 꾸준히 우상향했다. 물론 단기적으로 1990년대에 200만 호 신도시 건설로 인해 10년 이상 정체되는 구간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가격이 상승해왔다. 따라서 무주택자를 고수했다면 자산 상승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공급 물량 정도에 따라 가격에 영향을 준다. 유효 공급률을 산출해 보면 서울 60%→28%, 인천 68%→35%, 경기 72%→46%라는 굉장히 충격적인 숫자가 나온다. 외곽에 위치한 신도시(파주, 양주, 김포, 검단 등)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공급률은 훨씬 낮아진다. 이처럼 선호 지역의 공급이 제한되면 주요 지역에 지속적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 실전 경매에서 흔한 실수를 배워보자. 입찰표는 입찰 전날 미리 작성하는 걸 추천한다. 입찰 가격에 ‘0’을 하나씩 더 쓰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6억대 아파트에 6700억 원을 써 낸 사례나 3억 원이 안 되는 아파트에 33억 원을 써 낸 사례 등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 이런 경우 낙찰을 포기해야 하므로 입찰 보증금을 한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나도 실제 경매에 참여했던 경험을 되살려보면 입찰표 숫자를 몇번 씩이나 세어봤던 추억이 떠오른다.


권리 분석에 있어서 법정지상권의 성립 여부는 건물주가 입증해야 하는데, 보통은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입증하기가 어렵다. 설사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더라도 토지주에게 지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지료가 2년 이상(연속 2년이 아닌 합산 2년) 연체된다면 법정지상권은 소멸될 수 있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경매에 나왔는데 지료를 지급하는 게 쉬웠겠는가. 따라서 마음에 드는 경매 물건의 금액이 충분이 떨어졌다면 법정지상권 문제가 있다고 무조건 포기할 일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통해 집값 관련해서 새로운 가설을 내놓았다. 즉 한국 기업 중에는 4차 산업 관련이 많아서 한국 아파트값은 나스닥 따라간다는 주장이다. 주식 시세가 미래를 보고 가듯이 부동산 투자도 당연히 일정 부분 그래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은 입지, 그중 직장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추세는 당연하고, 회사가 위치한 지역도 세계 주도 산업을 따라간다는 얘기다.

부동산 투자의 성공은 역시 공부에서 비롯된다

부동산은 워낙 분야가 방대하다. 그래서 초보 입문자들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길을 헤메기 마련이다. 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뉴스를 꾸준히 시청한다. 어디 뉴스를 본다고 그 속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에 저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과목을 공부하라고 권한다. 성공적인 경매를 위해선 부동산 전반에 걸친 배경 지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의 부록에 경매 체크리스트와 함께 두인 경매 1개월 무료수강권이 수록되어 있어서 무척 도움된다. 특히, 경매 초보자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경매초보 #부동산공부 #김딸기의부동산경매초필살기 #김제웅 #리더스북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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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 시작하는 월 300 연금 만들기
황호봉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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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보다 '연금복권' 당첨이 더 행운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죽을 때까지 수백만 원씩 일정하게 매달 지급되는 황금상자가 있다면, 당장의 일확천금보다 값질 수 있다는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큰 일이 없는 한 80~90대까지 살 수 있을 것이고, 의술의 힘을 잘 빌린다면 100세 시대도 꿈은 아닐 것이다. - '서문' 중에서



책의 저자 황호봉은 현직 매니저로 자산배분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주식, 채권,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나는 당신이 달러 투자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등 4권의 글로벌 투자 서적을 집필했으며, 국내 유수 증권사의 PB들을 대상으로 전문 역량 강화 강의를 진행하는 등 투자 전문가로서의 행보를 보여왔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은 시작하라, 연금투자(1장), 평생 마르지 않는 돈의 흐름 만들기(2장), 마법의 연금 포트폴리오1(3장), 마법의 연금 포트폴리오2(4장)을 통해 노후에도 마르지 않는 현금 흐름을 만들기 위한 연금 전략 준비에 관해 이야기한다.


성공의 전제 조건


금융자산에 대한 부정적 시각 지우기

공부하는 자세를 견지

세무사와 증권사 PB 알아두기

함께 걸어갈 동료 찾기


연금 투자 시작하기


지금껏 대다수의 자산가들은 여윳돈을 부동산에 투자하여 여기에서 월세라는 현금 흐름을 확보해 왔다. 아직도 이 방법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몇 가지 전제가 충족된다면 말이다. 즉 당해 부동산의 시세가 절대로 하락하지 않고 이 부동산을 월세로 사용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아야 하는 대전제를 말이다.


그런데, 현재의 인구 추이를 감안한다면 갈수록 노령화와 더불어 저출산이란 암초로 인해 부동산 수요는 점점 위축됨에 따라 특정 지역을 제외하곤 부동산 시세의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고 나아가 월세 수요자가 감소함에 따라 공실 우려가 점점 높아진다는 문제점이 예상된다. 이를 종합해볼 때 이젠 새로운 형태의 투자법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책의 저자는 노후 설계를 금융자산인 주식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론 첫째로 현금화가 쉽고(환금성이 높음), 둘째로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기 쉬워 유망 산업과 관련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기 쉬우며, 마지막으로 부동산에 비해 적은 돈으로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노후 설계 3종 세트


연금저축~ 연말정산시 환급(600만 원까지 세액공제)

IRP(개인형퇴직연금)~ 연금저축과 결합시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ISA~ 만기 해지시 계좌 수익 중 200~400만 원까지 비과세



(사진, 연말정산 & ISA 효과)       


금융자산으로 노후를 설계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 “무엇을 사야 하느냐?”

부터 묻는다. S&P500이냐, 배당주냐, 채권이냐, 월지급식이냐 등 자산의 ‘색깔’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막상 은퇴자의 삶에서 어떤 상품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은 상품을 사더라도 ‘어느 통장’에서 매수했느냐가 중요하다. 통장이 바뀌면 세금이 바뀌고, 세금이 바뀌면 결국 들어오는 연금의 규모가 달라진다.


자산배분 & 리밸런싱


투자를 요리에 비유해 보자. 좋은 재료가 많다면 그 요리는 무조건 맛이 좋을까? 아니다. 누가 만들었는지에 따라 그 맛은 천차만별이다. 요리사는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여러 재료들을 조합하는 마법의 손을 갖고 있다. 무턱대고 이것저것 많은 재료를 넣어도 맛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주식, 채권, 펀드, ETF 등을 선택하는 단계가 바로 요리 재료를 선택하는 과정과 같다. 맛이 좋은 조리법은 투자로 말하자면 수익률이 높은 조합인 셈이다. 과거 인기 있던 CF 멘트 중에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표현이 있었다. 그렇다. 이는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은 조리법이다"


자산배분은 내 자산을 여러 바구니에 나누는 기술인데, 노후에 필요한 현금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게 궁극적 목표인 셈이다. 한번의 대박이 아니라 마치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현금흐름이 흐르도록 하는 것이므로 조리법이 재료보다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리밸런싱은 유지, 보수다. 자산배분 설계도를 아무리 멋지게 그려도 시간이 지나면 현실이 틀어진다. 왜냐하면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매일 시세가 움직이고, 어떤 자산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비중이 커지고, 어떤 자산은 하락으로 인해 비중이 줄어든다. 그런데,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대체로 잘 오른 자산에 포트폴리오가 편중된다. 이리 되면 앞으로 내려갈 일만 남은 리스크가 팽배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高배당에서 답을 찾다

연금 운용의 목적이 자산 가치의 극대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당과 이자를 중심에 두되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기초를 다지고, 동시에 상승장의 과실 일부라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소외되지 않으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구조, 그것이 연금 전략의 핵심이다.

대부분 고배당주를 고를 때 '배당수익률이 높은 이유가 있는 주식'을 잡는다. 사실 이는 실수다. 배당수익률이 항상 좋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요 고배당 ETF의 상위 보유종목 10개를 필터링해서 보면 좋다. 운용사가 1차로 걸러준 결과물이기에 분석이 쉽다.(사진, 고르는 법) 결국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이 아니라 '배당을 꾸준히 장기간 줄 수 있는 주식'에 시선이 머물게 될 것이다.


은퇴 직후에 배당이 조금 줄어들어도, 자산을 키워서 배당을 받을 ‘원천’ 자체를 늘려놓는 설계가 가능해진다. 그러한 설계의 핵심은 급등주를 쫓아다니는 모험이 아니라 배당 바스켓(HDV, VYM, SPYD 등)을 뼈대로 두고, 섹터(에너지, 유틸리티, 산업재)를 보조로 붙이고, ETF 상위 보유종목을 공부해 ‘내가 이해하고 함께 늙어갈 기업’을 남기는 데 있다.

마법의 연금 포트폴리오

반복해서 말하지만 연금은 '한 방'이 아니라 '버티는 구조'가 먼저다. 돈을 3개 계좌로 쪼개어 각 계좌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한다면 시장이 출렁거릴지라도 머릿속의 고민이 한결 가벼울 것이다. 3가지 연금계좌는 아래와 같다.(사진, 3가지 연금계좌)


필수생활자금(최대 24개월)은 현금, 단기채 중심으로 자금을 굴린다. 시장이 갑자기 악화되었을 때 현금 마련을 위해 낮은 가격으로 투자 자산을 투매하는 일을 막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월 생활비가 300만 원이면 7,200만 원 수준이어야 한다. 따라서 언제든 꺼내어 사용할 수 있는 현금, MMF, 단기 국채, 초단기 채권 상품 등에 운용한다.

유지생활자금은 채권과 우선주를 담는다. 이 자금의 역할은 월급 흐름이 끊기지 않게 받쳐주는 것과 위험자산(주식 등)이 흔들릴 때 포트폴리오의 전체 낙폭을 완화하는 것이다. 같은 주식이라도 우선주는 배당주 성격이 강해서 시세의 변동에 둔감한 편이다. 또 상황에 따라 일부 주식 ETF를 담을 수도 있다.

미래생활자금(7년 이상 장기 운용)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계좌다. 따라서 중간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다는 확신 하에 배당주, 지수형 성격의 자산으로 구성한다. 연금저축, IRP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노후 준비, 더 이상 늦추지 말자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자가 오히려 목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하고 연금 전략을 늦추는 사람들도 많다. 투자의 달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정도의 능력에 한참 모자람에도 불구하고 현직에서 퇴직한 후 준비하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빈곤한 노후로 이어질 공산公算이 크다. 행복한 노후는 먼저 준비한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다. 연금 전략을 고민 중인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재테크 #노후관리 #50부터시작히는월300연금만들기 #황호봉 #연금저축 #IRP #ISA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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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CH, 생명을 깨우는 손길 - 22년의 손끝에서 길어 올린 회복의 내공
강혜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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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자기 일을 지독히도 사랑하는 평범한 40대 여성이, 지난 22년간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삶을 일구어 왔는지에 대한 고백에 가깝다. 나의 철학이 일터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어떻게 따듯한 기적으로 피어났는지, 그 내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강혜진은 20여 년간 수만 명의 몸과 피부를 직접 관리해 온 에스테티션이자 홈케어 브랜드 '투하임'의 대표로, 현재 '엘하임 에스테틱'을 운영하며 그동안 축적한 임상 경험과 피부 관리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압구정과 청담의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해외 유학을 통해 인체 과학과 건강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확장했다.

총 다섯 개 챕터로 구성된 책은 관점을 바꾸니 가치가 보인다(챕터1), 무너진 자리에서 일어설 답을 얻다(챕터2), 마음을 이해하니 몸이 응답하다(챕터3), 근본을 케어하니 치유가 시작되다(챕터4), 터치의 철학이 브랜드가 되다(챕터5) 등을 통해 통합 케어 철학을 전하고 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

누구에게나 삶의 여정에서 터닝포인트(전환점)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나아가는 방향이 달라진다. 책의 저자는 학창 시절, 소위 '범생'의 본보기였다. 수업 시간엔 맨 앞줄에 앉아 선생님의 가르침을 빼곡하게 노트에 기록하면서 배움의 즐거움에 푹 빠져 있었다. 특히, 수학 공부를 좋아했기에 장래 희망을 '수학 선생님'으로 정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살 위의 사촌 언니와 수다를 떨며 놀던 중 언니가 무심코 툭 던진 한마디 말이 마치 평온한 호수 위에 돌을 던질 때 생기는 파문波紋처럼 저자 자신의 마음에 여운이 오래 남았던 것이다. 즉 살면서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그런 단어였다.

"네일 아티스트, 아니면 스포츠 마사지사는 어때?"

수능 시험이 끝나고 언니의 제안이 이젠 '설렘과 확신'으로 가득 차 진로를 바꾸려할 때 부모님의 반응은 매우 차가웠다. 공부를 잘하던 딸이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니 그 어떤 부모인들 쉽게 이를 수용할 수 있었겠는가. 이렇게 2년이 지난 뒤에도 부모님은 '공무원 준비'라도 해보길 권하며 딸의 장래에 대한 걱정을 여전히 놓질 않았다.


미용 수업을 듣는 저자의 눈빛은 수학 방정식을 풀 때보다 더 반짝였다. 피부 과학, 아로마 테라피, 네일 아트 등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모든 순간이 재미있었다. 늘 앞자리에서 수강하는 저자를 교수님도 무척 챙겨주었고, 그녀는 학회장을 맡았고 성적 우수 장학생으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했다.

이론 공부를 마치고 나니 이젠 실습이 기다렸다. 부산의 한 유명 에스테틱샵에 직접 전화를 걸어 피부 미용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한창 일을 배우는 재미에 빠져있을 때 갑자기 허리부터 발가락까지 저리는 통증이 심해져서 수술 대신에 대학 병원과 한방 병원을 병행하며 재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이 회복되는 과정을 마치 임상 실험을 받는 환자처럼 자세하게 기록해 나갔다. 몇 개월만에 기적처럼 허리가 회복되었다. 이에 확신이 생겨 뷰티의 중심인 압구정 로데오의 고급 체형 관리샵에 실습을 지원했다.           

화려함으로 가득한 압구정의 중심에서 가장 낮은 역할을 맡아 화장품 진열대를 닦으며 배운 것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방법이었다. 내가 받는 대가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마음가짐은 그 어떤 기술보다도 큰 도움이 되었다. 안정적인 경험을 쌓아갈 때 원장이 저자를 청담 2호점 관리자로 지명했다. 이젠 공간 전체를 책임지는 대표가 된 셈이다.

1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던 저자의 지갑도 넉넉해지고 삶의 여유가 생겼다. 여기에 만족할 수 없었다. 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외국에 나가 공부를 더 하기로 결심했다. 이젠 부모님도 저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호주로 유학가서 '건강 과학'분야를 전공으로 선택, 그간의 경험을 이론으로 재무장했다.

무너진 자리에서 일어설 답을 얻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거침이 없었다. 결혼과 동시에 서초동에 '하임 에스테틱'을 개점했다. 입소문을 타며 손님들이 끊이질 않았다. 호사다마好事多魔란 말처럼, 그녀에게 슬픔이 찾아왔다. 두 번의 유산과 친구의 죽음, 육아의 고단함이 저자를 병실로 이끌었던 것이다. 타인의 몸을 어루만지며 보낸 시간은 정작 자신의 멍든 영혼을 외면했던 것이다. 기나긴 우울의 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일터로 향할 수 있었다.

20여 년의 내공에 삶의 통찰이 더해지자 저자의 손끝에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가 담겼다. 무너졌던 시간이 전혀 헛되지 않았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것이다. 그 아픔이 스스로를 진정한 치유자로 성장시킨 것이다. 

마음을 이해하니 몸이 응답하다

과거 압구정에서 홀로 서울살이를 시작한 사회 초년병 사절의 미숙함이 떠올랐다. 어느 주일 아침, 교회에서 기도를 했다. '단순히 기술을 익힌 손보다 회복시키는 손이 되게 해달라'고 말이다. 이런 진심은 고객에게 가장 정직한 통로가 된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자녀들과 함께 한달 머무는 고객이 있었다. 종아리에 건선이 심해서 이를 들어내 놓기가 불편했는지 괜찮겠냐고 물어왔던 것이다. 저자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평온한 손길로 하체 관리를 시작했다. 오직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린다는 마음으로 손끝까지 정성을 담아 상처 입은 피부를 진심으로 어루만졌다.
 
고객의 고통을 내 것처럼 느끼고 그것을 회복시키려 애쓰는 마음이 닿을 때 신뢰는 오랜 시간의 공백마저 이겨내는 힘을 가지게 된다. 미국과 한국이라는 물리적 거리를 넘어, 우리는 서로의 삶을 응원하는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저자의 터치는 단순한 미용을 넘어 ‘생명의 회복’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근본을 케어하니 치유가 시작되다

어느날 저녁, 온라인 상담 메시지가 도착했다. 자신을 초고도 비만자라고 밝히며 조심스럽게 상담을 신청한 것이다. '저 같은 몸도 관리받을 수 있을까요?' 이 글을 읽는 저자는 망설임 없이 '물론입니다. 언제든 오세요'라고 즉답했다.

예약 당일 문을 열고 들어선 그녀는 아름다운 체형과 맑은 에너지를 깆고 있었다. 튼튼한 골격 탓에 늘 '뚱뚱하다'는 편견의 시선 속에 갇혀 살았다고 했다. 시도해보지 않은 다이어트 방법이 없고, 먹어보지 않은 보조제가 없을 정도로 노력했지만 돌아온 것은 가혹한 요요와 타인의 차가운 시선이었다고 했다.

비만 관리는 단순히 굶거나 격렬한 운동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100킬로그램이 넘는 체중은 운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무릎, 발목, 고관절 등에 실리는 하중은 쉽게 부상을 초래할 수 있고, 심장에도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객에게 '비우기'와 '순환'을 제안했다.

1주일에 한번 성실하게 관리를 받던 고객은 1년이 좀 넘었을 때 체중계 화면에 70킬로그램 대 숫자가 나타났다. 고관절과 무릎 통증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얼굴에서 그늘이 걷혔다. 한번은 짧은 크롭티를 입고 샵에 나타났다. 그녀의 바디 라인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터치의 철학이 브랜드가 되다

섬세한 터치가 피부에 닿는 순간, 잠들어 있던 회복의 에너지가 깨어나 안에서부터 서서히 피어난다. 이런 치유의 순간은 '생명의 빛' 그 자체였다. 투하임의 로고를 브랜드의 이니셜 'T' 위로 한 줄기 빛이 닿아 (터치) 마침내 화사한 생명(하임)의 꽃이 피어나는 형상으로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사진, 투하임)


저자의 손길이 고스란히 담긴 투하임의 작은 제품 하나가 지친 당신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회복의 빛이 되기를 소망한다. 자신을 정성껏 어루만지는 그 터치를 통해, 당신이라는 존재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생명력이 당신의 삶 속에 활짝 피어나기를 바란다.

#에세이 #터치생명을깨우는손길 #강혜진 #에스테틱 #치유 #미다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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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은 세상의 흐름과 사회 분위기, 그 시대 사람들의 공통적인 사고와 감정을 가장 세밀하고 빠르게 반영하며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문화수단이다. (중략) 팝 음악의 영향력에 관한 가장 극적인 이야기는 1950~1960년대의 미국과 1960년대의 영국에서 있었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책의 저자 방석인은 PC통신 천리안 시절 '올드팝 동호회'를 개설해 국내에 많은 올드팝 애호가들에게 팝의 인문학을 소개하고,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팝 음악의 자문을 아까지 않았다. 또 네이버 밴드 '재미있는 세계사'와 '추억의 올드팝'을 운영하고 있다.


책은 팝 음악과 관련 가수들을 소개하는데, '두 개의 이름으로, 리샹란李香蘭 혹은 야마구치 요시코山口淑子의 야래향夜來香'부터 '맥(Mac), 오(O')가 붙은 아일랜드인의 성姓'까지 총 70가지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미국 대중음악의 여러 장르 중에서 가장 전달력이 높은 요소들이 결합하며 1950년대 초반에 탄생한 로큰롱은 젊은이들의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면서 1950~60년대 反문화운동의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다. 로큰롤은 음악에 대한 세상의 개념을 바꿨다. 그동안 어떤 정치적 행위나 문화적인 방법으로도 송공시킬 수 없었던 일들을 로큰롤이 해냈다.


1960년대 초반, 영국의 밴드들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세계 음악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 비틀즈로 대표되는 브리티시 인베이션은 미국 중심의 대중음악 시장 구도에 충격을 주었고, 영국 대중음악이 세계 음악 문화를 선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던순히 음악적 유행을 넘어서, 영국은 청년 세대의 감성, 패션, 언어, 사고방식까지 수출했고, 영국 청년 문화 전체가 세계 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이후 수십년이 지난 오늘날, 이와 유사한 흐름이 다시 한국에서 일어났다.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기획과 연습 시스템, 팬덤 문화, 소셜미디어 활용까지 결합한 복합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개별 밴드의 창의성과 독창성에 기반한 자연 발생적 확산이었다면, K-팝은 철저히 계획되고 조직된 사업 시스템 중심의 문화 수출 전략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21세기 K-팝은 비영어권 대중음악의 성공 사례로, 21세기 팝 음악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야래향夜來香


난 '예라이샹'이란 중국식 발음으로 이 노래를 많이 들은 기억이 난다. 야래향이란 이름의 식물은 낮에 꽃봉오리가 닫혀 있다가 밤이 되면 꽃이 피고 엄청난 향기를 내뿜는다. 그래서 나도 '모기 퇴치 효과'가 있다길래 꽃시장에서 구입해서 아파트 거실에 두고 관리했던 적이 있다.


이 노래는 대만 출신 가수 덩리쥔鄧麗君(1953~1995년)이 불러서 크게 알려졌지만 1944년 처음 부른 가수는 중국 랴오닝성에서 출생한 일본인 여성 리샹란李香蘭(1920~2014년)이다. 아버지가 직장 때문에 중국으로 이주했던 일본인이고, 어머니 또한 일본인이었다.


일본은 1932년 3월에 '만주국'이란 위성국가를 세우고 국가의 건국이념인 '오족협화五族協和'(한족, 일본인, 조선인, 만주족, 몽골인 등의 협치)를 실현하기 위한 홍보가 필요했다. 베이징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예능인으로 적합한 인물이 바로 리샹란이었다.


1941년 2월 11일, 일본 건국 기원절을 기념하고 민주국과의 친선을 도모하고자 기획된 '일만日滿 친선 노래사절단'의 일환으로 리샹란의 공연이 도쿄에서 이틀간 열렸다. 이 쇼를 보려는 관객들이 크게 몰리면서 그 인파가 극장 주위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돌았다고 알려진다.


(사진, 7바퀴 반 현장)


아사히신문사는 동아시아 최고 스타인 리샹란이 사실은 일본인이라는 특종을 터뜨릴 준비까지 했다고 알려진다. 아사히는 인파로 인해 보도용 차량 몇 대가 파손까지 당하자 오히려 복수를 하듯 신랄한 비판기사를 실었다. 아무튼 일본인이란 기사까지 났음에도 일본인 대부분은 중국 여성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하자 그녀의 신세는 크게 변해 '중국인이면서 중국을 모독하고 간첩 활동을 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었다. 총살형을 당했다는 기사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1946년 2월 초라한 부랑자 행색으로 일본으로 향하는 귀국선을 어렵게 탔다. 아이로니하게도 아때 선내 스피커에선 자신의 히트곡 야래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귀국 당시 26세로 일본에서 가수로 활동하기 충분한 젊은 나이였지만 '야마구치 요시코'란 일본 활동명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오히여 배우로 미국 헐리우드에 진출했다.


로큰롤의 시대, 풍요했던 미국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다. 1950년대 미국은 계급 평등화가 이루어진 사회였고 경제, 사회, 문화 등에 있어서 전성기를 누렸다. 1955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테마파크 '디즈니 랜드'가 개장했지만 소련과 극심한 냉전 상태라서 불안도 공존했다.


미국경제가 대호황기임에도 경제적 기회에서 소외되어 이에 동참하지 못하던 이탈리아계, 그리스계, 히스패닉계의 청년들은 대부분 가난한 동네에서 살며 주로 패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즐거움을 찾았다. 포마드나 바셀린을 머리에 바르고 빗질한 헤어스타일과 리바이스 청바지와 가죽 재킷 등의 패션스타일 등을 추구하며 제임스 딘, 말론 브랜도, 엘비스 프레슬리 등의 스타일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스타일은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 청년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49년 미국에서 음반을 구매하는 인구의 3분의 1은 21세 이하의 젊은이였다. 1950년대 10대들이 주요 음반 수요층으로 등장하면서 매년 레코드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레코드의 매출은 1억 8900만 달러(1950년)에서 6억 달러(1959년)로 대폭 증가했다.


로큰롤은 기성세대에 의해 형성된 질서에 대한 반항심을 드러냈다. 로큰롤의 세계적 확산은 45회전 싱글 음반과 값이 싼 휴대용 라디오의 보급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휴대용 라디오 와 건전지가 시판된 시점이 1954년이다. 이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혼자 들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년)는 1956년 1월 내슈빌에 위치한 RCA-빅터 녹음실에서 몇 곡의 노래를 녹음했다. 이중 '하트브레이크 호텔'은 팔맂; 않고 재고로 쌓였다. 엘비스는 TV 출연과 콘서트를 통해 십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결국 '하트브레이크 호텔' 싱글 음반은 빌보드 톱 40에서 1위, 칸트리 차트 1위, 리듬 앤 블루스 차트 1위를 휩슬며 RCA-빅터 전체 음반판매량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1960년대의 브리티시 인베이전


클래식 음악의 전통이 다른 유럽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하지 않았던 영국은 20세기 미국의 대중음악을 수용하는 데에 있어 더 개방적이었다. 대영제국의 최전성기였던 빅토리아 여왕(재위기간 1837~1901년) 시대의 사회적 전통은 20세기에도 이어져서 대부분의 청년들은 이를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다고 느꼈다. 이때 미국에서 로큰롤이 수입됐고 비틀즈가 나타났다.


재즈와 포크, 컨트리 음악들을 조금씩 절충한 '스키플'의 큰 장점은 배우기 쉽다는 점이었다. 멜로디와 듬이 쉽고 단순해 간단한 기타 코드 몇 개만 연주할 수 있다면 누구나 밴드를 만들어 연주할 수 있었다. 1956~1957년 사이 영국 전역에 5천 개 이상의 스키플 밴드가 만들어졌다. 리버풀 청소년 사이에서도 크게 유행했다. 비틀즈의 시작도 바로 스키플 밴드였다.


비틀즈의 멤버들이 태어나 성장한 힝구 도시 리버풀은 19세기 대영제국 전성기 시절엔 세계무역 물동량의 절반 가까이가 항구를 통해서 전 세계로 나갔다. 그 이전엔 세계 노예무역의 중심지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엔 유럽 내 최대 미 공군기지였던 버튼우드와 가까이 있었다. 이를 통해 미국문화와 최신 유행 음반이 함께 들어와 리버풀의 주류문화에 바로 연결됐다.


링고 스타의 의붓아버지는 미국에서 들여온 만화책과 음반을 꾸준히 보여주었고, 미군을 쫓아다니던 존 레넌의 어머니는 많은 최신 음반을 수집할 수 있었다. 영국 라디오 방송에서 로큰롤을 듣기 힘들었던 시절이었지만, 리버풀 청년들은 쉽게 이를 들을 수 있었다. 리버풀을 흐르는 강인 '머지'와 비트를 합친 '머지비트'는 미국에서 건너온 로큰롤에 영국의 감성이 더해진 음악이었다.


1962년 2월 7일, 역사적인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고 11주 후에 4명의 비틀즈 멤버들이 미국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 3천명이 넘는 팬들과 2백명이 넘는 취재진이 공항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노래는 끝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진화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노래를 통해 웃고, 울고, 기억하고, 싸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LP를 대신하고, AI가 가사를 쓰는 시대가 되었지만 음악이 세상에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본질적이다. 지금 시대의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는 K-팝과 보이그룹 BTS에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인문교양 #음악 #대중음악 #생각보다재미있는팝의인문학 #방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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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 이일하 교수의 아주 특별한 식물학 에세이 지식벽돌
이일하 지음 / 초봄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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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게 시간은 원처럼 순환한다. 낙엽은 썩어 흙이 되고, 그 흙은 다시 새로운 생명의 토양이 된다. 개체는 사라지지만, 종의 리듬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식물의 시간에는 조급함이 없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떤 해에는 꽃이 피지 않아도, 다음 계절에 다시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글을 시작하며' 중에서



책의 저자 이일하는 30여 년간 꽃을 연구해 온 과학자로, 식물의 개화 유도 연구 분야를 개척한 선구적 연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에서 식물학 전공으로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부 강연을 통해 과학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된 책은 식물의 정의(챕터1), 식물의 생장(챕터2), 식물의 진화(챕터3) 등을 통해 서른여덟 개의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느린 시간 속에서 식물이 어떻게 세계를 인시하고, 어떻게 스스로의 리듬을 만들어 가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식물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 느린 시간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우리가 그 속도에 맞추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생명의 표정이 드러난다. 잎의 기공이 열리고 닫히는 리듬, 뿌리가 방향을 바꾸는 미세한 각도, 햇빛을 따라 잎이 하루 동안 이동하는 각도의 변화-그 모든 것이 식물의 언어다. 그 느린 언어 속에서 우리는 ‘생장’이란 것이 단지 빠르게 커지는 일이 아니라, 세계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임을 배우게 된다.

식물이란 무엇인가

지구 생태계 전체 생물량의 80% 이상이 식물이다. 지구 생명계를 움직이는 '진짜 주인공'은 사실상 식물이 아닐까? 만약 외계인이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방문한다면, 그들 또한 식물을 이 행성의 지배자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생명체가 식물이니까.

우리들은 생긴 모습만으로 식물과 동물을 쉽게 판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꼭 이게 아니란 걸 배우게 된다. 어린 시절, 시험에 자주 출제되던 문제들 중 하나가 '산호초는 식물인가 동물인가?'이다. 산호초의 겉모양을 보고 식물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한다. 이미 우리들의 머릿속에 생태적 원형(이데아)가 자리 잡고 있어서다.


2011년, 중국 윈난성의 고대 지층에서 과학자들은 독특한 화석을 하나 발견했다. 겉모습은 분명 선인장처럼 생겼는데, 절지동물의 조상으로 밝혀졌다. 식물의 본질은 단순한 형태의 반복 구조인 '줄기와 잎'의 규칙적 모듈화에 있다. 이처럼 단순한 반복의 규칙성이란 생태적 원형을 가진 생물체가 바로 식물이다.

"동물은 움직이고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다"

식물은 광합성이라는 놀라운 생리적 기작機作을 통해 살아간다. 이산화탄소와 물, 그리고 빛 에너지만으로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내므로 움직이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빛만 있으면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굳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을 필요가 없다. 

식물은 동물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생장生長을 통해 세상에 반응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새로 빚어내며, 그 생명력으로 시간을 건너 존재를 이어가는 생명체로, 동물은 죽음의 종착점을 향해 살아가지만, 식물은 ‘죽음을 넘어 생명을 이어가는 방법을 스스로 발명한 생명체’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영생불사永生不死'의 모델이 아닐까 싶다. 또 발이 없어서 도망칠 수 없으니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계속 진화된 듯하다.

꽃은 잎이 변형된 형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봄이 찾아오면 내 곁에 두고 오래토록 감상하려는 식물을 한두 가지 선택해 꽃시장에서 구입한다. 이때 꽃이 얼마나 탐스럽고 화려하며 또 향기가 좋은가를 따진다. 즉 꽃이 피지 않는 식물은 대체로 기피한다. 그런데, 꽃은 결국 잎이 변형된 것일 뿐이라는 놀라운 통찰을 제안한 에세이스트가 있다.

이 사람은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등의 문학작품으로 우리들에게 익히 알려진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이다. 그는 문학가이자 자연철학자이면서 식물학자였다. 이 짧은 에세이 '식물의 형태학'(1790년 발표)에서 자신의 통찰을 제안했던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괴테의 통찰이 200년 만에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겉보기엔 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해보면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이 사라지고 모두 잎 조직으로 대체된 돌연변이체, 즉 '잎으로 만들어진 꽃'이 증명되었다.(사진, 삼중 돌연변이체)


우리가 보는 꽃은 대부분 완전화完全花이다.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을 모두 갖춘 형태이다. 하지만 자연엔 꽃잎이 없거나, 수술이 결여된 불완전화도 많다. 이같은 변이變異는 ABC 모델의 미묘한 변형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마디풀과의 식물은 꽃잎이 없다. 반대로 튤립은 꽃받침이 없다. 꽃잎이 두 겹으로 겹쳐 있고, 그 안쪽엔 수술과 암술이 있다.

식물도 운동을 한다

앞서 움직이는지의 여부로 동물動物과 식물植物을 구별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식물은 전혀 움직이지 못할까? 아니다. 표현만 다를 뿐, 식물도 움직인다. 동물은 몸을 움직여 환경에 반응하고 식물은 생장生長을 통해 환경에 반응한다.

그렇다.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 생명체’가 아니라 자신의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반응하고 움직이는 존재임에도 다만 우리가 그 움직임을 느끼기에는, 식물의 시간이 너무나도 천천히 흐를 뿐이다. 물을 한 동안 주지 않아 축 쳐져 있던 잎이 물을 주면 몇 시간 후에 다시 잎이 일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잎을 들어 올리는 힘이 바로 '팽압膨壓' 때문이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잎이 움직이는 식물도 있다. 대표적인 식물이 바로 '미모사'와 '파리지옥'이다. 미모사는 손끝으로 툭 치기만 해도 재빨리 잎을 접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영어론 '센서티브 플랜트', 즉 '감수성이 많은 식물'이라 표기한다. 파리지옥은 파리를 포함한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 식물인데, 잎 안쪽에 있는 예민한 털(감각털)을 두 차례 이상 연속 건드리면 잎이 찰칵하고 닫힌다. 이처럼 '식물은 느리다'고 말하는 것은 선입견이다.

#인문에세이 #식물학 #식물의시간은천천히흐른다 #이일하 #초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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