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레 씨, 홀로 죽다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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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스로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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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 두번째 책이란다. 출판사에서는 2011년부터 매달에 두권씩 매그레 시리즈를 출간하여 75권 전권을 출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1권을 출간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19권에 멈춰 더 이상 출간되지 않고 있단다. 출판사도 생각만큼 팔리지 않아서, 중단한 것 같더구나. 아빠는 몇 년 전에 우연히 조르주 심농 매그레 시리즈 몇 권을 구입하게 되어 집에 몇 권이 있는데, 최근에 책 재정가가 이루어지면서 19권 전집에 싼 가격에 살 수 있더구나. 사실 19권 전집을 살만큼 흥미는 느끼지 못했단다. 그리고 중단된 시리즈는 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만약 75권 전체가 출간되었다면 모를까 말이다. 그래도 열린책들은 잘나가는 출판사인데, 이런 출판사에서 약속했던 출간을 안할 정도면우리나라 출판사정이 얼마나 좋지 않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생각드는구나. 아빠 너무 비약적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구나.

 

1.

매그레는 파리 경찰성 소속의 경찰이란다. 이 소설의 배경이 20세기 초반의 소설이란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1920년대 파리로 시간 여행을 한 것 같은 기본이 들기도 해. 180센티미터의 10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의 소유자.. 매그레. 아빠가 읽은 매그레 시리즈는 이번이 두번째이지만, 대략적인 매그레의 특징은 알 것 같더구나. 홈즈와 같은 차갑고 명석하고 날카로움 보다는 동네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성격의 소유자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매그레는 에밀 갈레가 혼자 여행 중에 호텔에서 피살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단다. 총상과 칼에 찔린 부상이 모두 있었어. 부검 결과, 총이 아닌 칼로 심장을 찌른 것으로 밝혀졌단다. 수사는 한동안 오리무중이었어. 수사를 하면 할수록 의문만 늘어갔단다. 우선, 갈레 씨가 죽은 호텔에서는 그를 갈레 씨가 아닌 클레망 씨로 알려져 있었어. 그는 18년 동안 이중생활을 했던 거야. 가족들은 그가 클레망 씨로 살아온 것을 전혀 몰랐어. , 그런 만큼 갈레 씨가 가족들과 관계가 좋은 것은 아니었어. 부인과 관계도 그저그랬고, 아들과 관계는 더욱 좋지 않았어. 갈레 씨가 죽던 날 아들과 우연히 마주쳤기 때문에아들과 아들의 여자 친구가 강력한 용의자로 거론되기도 했어. 그리고 클레망 씨, 아니 갈레 씨가 죽기 직전에 티뷔르스 생틸레르라는 사람을 두번이나 만남을 갖은 것을 알게 되어 그도 용의선상에 올랐었어.

하지만, 더 강력한 용의자는 자코브라는 사람이었어. 갈레 씨는 클레망의 이름으로 많은 편지를 자코브씨로부터 받았거든..

하지만, 매그레의 추리는 또 다른 진실을 밝혀내게 된단다. 갈레 씨는 죽기 전에 병을 앓고 있었어. 그리고 비록 가족은 있었지만, 그의 삶은 고단하고 외로운 삶이라는 것이 절절이 묻어났단다. 그가 남길 수 있는 것은.. 가족들을 위한 보험금이라고 생각했어. 빚이 아니고 말이야.

매그레 씨는 갈레 씨가 자살을 했다는 것을 밝혀냈어. 총을 자신이 들고 자살을 하면 보험금을 타지 못하기 때문에, 원격 조정 장치로 해서 자신을 쏘게 해서 피살 당한 것처럼 꾸몄던 거야. 그런데 그 총알이 빗나가서 즉사하지 못하게 되자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른 것이란다. 이것이 진실이었던 거야.

그렇게 매그레는 진실을 밝혀냈어. 하지만, 갈레 씨의 그런 의도를 매그레는 망쳐 놓을 생각이 없었어. 그가 진실을 밝혀 온 세상에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득을 볼 사람은 누구겠어? 보험 회사뿐이지. 그래서 매그레 씨는 외롭고 고단한 삶을 살아온 갈레 씨의 마지막 결정을 존중해 주기 위해서 사건을 미제 사건으로 보고하고 종결했단다.

추리 소설 같은 경우 마지막에 반전으로 독자를 놀래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의 경우 진실을 파헤치고도, 그 진실을 숨기는 주인공의 모습에 색달랐단다. 이런 결말을 낼 수도 있구나. 더욱 매그레가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친근감을 갖게 되더구나. 앞으로 매그레 시리즈를 더 읽게 되면, 그의 성격을 대충 파악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았단다. 오늘은 여기서 간단히 끝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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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브레스트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3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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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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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네스뵈.

이젠 아빠가 좋아하는 작가 리스트에 올려도 될 것 같구나. 이 사람의 책을 읽기 전에 은근 기대를 갖게 책을 펴게 된단다. 책이 두꺼워도 걱정이 없어. 책장을 덮을 때까지 흥미진진하니까 말이야. 그리고 주인공 해리 홀레도 반갑더구나. 이번에 아빠가 읽은 <레스브레스트>는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에 출간했지만, 노르웨이에서는 2000년에 출간된 책이야. 그래서 좀 더 젊은 해리 홀레를 만날 수 있어서 더 좋았단다. 그 전에 읽은 해리 홀레 시리즈는 최근에 출간된 책으로 중년의 해리 홀레였거든. 그리고 예전에 해리 홀레는 좀 들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한 추리 소설만이 아니었단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웨이의 많은 청년들이 독일군 편에 서서 전쟁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어. 지금을 사는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지만, 당시 그들은 그것이 자신의 조국을 위한 행동이라고 판단한 이들도 있었대.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 나서 그들은 매국노로 취급받아 재판을 받고, 감옥생활도 했대. 그들 입장에서는 억울했을거야. 그들은 분명 국가를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쟁이 끝나고 나서는 그들을 범죄자 취급을 했으니까 말이야. 노르웨이 또한 전쟁을 통해 암울한 역사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단다.

제목 레드브레스트는 ‘진홍가슴새’라는 뜻이라고 하는구나. 책 속의 의문의 남자가 진홍가슴새로 불렸기 때문에 책 제목을 그렇게 지은 것 같구나.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 이 책에는 사랑이 녹아 있어서 더 좋았단다.

 

1.

이 소설은 1999년과 1940년대 초를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간단다. 거의 60년이라는 시간을 둔 두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 이야기가 어떤 연관성을 갖게 되나? 하는 생각을 머리에 염두에 두게 된단다. 그리고 그 두 시간의 간격은 한 남자로 인해 좁혀지고,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단다.

, 그럼 그 이야기를 해볼께. 1999 11 1. 해리 홀레는 노르웨이를 방문한 미국대통령을 경호를 맡다가 계획에 없던 사람이 총을 들고 나타나서 그를 쏘았단다. 끝까지 그의 신원을 밝혀보려 했지만, 미국대통령은 이미 그의 사정거리로 진입하고 있었어. 매뉴얼대로 해리는 방아쇠를 당겼으나, 뒤늦게 그가 비밀경호원이라는 신분이 밝혀졌어. 다행히 그가 죽지는 않았지만, 심각한 중상을 입었어. 브란헤우그라는 외무부 차관이 정부의 관련 부처를 모아서 이 일을 두고 회의를 했는데, 해리를 국가정보국으로 소속을 옮기기로 결정이 났어. 한편, 해리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죄책감에 집에만 있었어. 그는 자신이 처벌을 맡게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뜻하지 않은 승진과 함께 정보부 발령을 받게 되었어. 그러나 그는 정보국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경찰청에 있고 싶었어. 그러나 위에서 내린 명령이니 어쩔 수 없었지. 정보국 처지에서 보면 해리의 전배는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었어. 사고 치고 온 사람이라는 생각이 컸던 거지. 그래서 아무도 그가 어떤 일을 해도 간섭하지 않았어.

경찰청에서 하던 비슷한 일을 혼자 하던 해리는 매르클린 라이플이라는 총이 밀반입된 것을 포착했어. 그런데 그 총이 일반적인 총이 아니고, 고급 저격용 총이었기 때문에 해리가 신경이 쓰였어. 그리고 그 총을 가지고 사격 연습한 증거까지 찾아냈어. 그가 가만히 있으면 그 총을 이용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었어. 그래서 해리는 그 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그 매르클린 라이플 총의 향방을 찾기 시작했단다. 그는 그 총을 판 사람이 남아공의 호흐어라는 사람이란 걸 알고 남아공까지 날아서 호흐어를 만나고 총을 산 사람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어. 정확한 이름은 모르고, 총기 중간상이 구입을 했고, 최종구매자는 50년 만에 총을 잡는다고 들었대. 무려 50년… 그럼 나이 많은 노인일텐데? 그가 왜, 이런 총을…

경찰청에 있을 때 파트너였던 후배 경찰 앨런의 도움으로 해리는 노인의 정보를 파악하게 되었어. 노르웨이에서 50년 전에 총을 쏜 적이 있고, 다른 주어진 정보로 추측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은 2차 세계대전 때 젠하임에서 훈련을 받고 독일군으로 동부전선에 참여했던 노인들 중에 한명일 거라고 했어. 이런 이력을 가진 노인들은 몇 명으로 압축이 되었어. 해리는 이 분야에 전문가인 욜 박사를 만나고, 그로부터 신드레 피유케라는 사람을 소개받게 돼. 신드레는 젠하임에서 훈련을 받고 나라의 부름을 받고 독일군 편에 서서 동부전선에 싸우던 사람이야. 그는 소련과 전투에서 탈영을 하고노르웨이로 돌아와서 레지스턴스로 전향한 사람이었단다.

해리는 신드레의 집에서 신드레의 딸 라켈을 만나게 되는데, 한 눈에 반하게 된단다. , 라켈을 이렇게 만났구나. 라켈은 전에 읽은 최근 해리 홀레 시리즈에서도 출현했던 사람이거든. 아무튼 신드레를 통해 젠하임에서 훈련을 받고 동부전선에 있던 사람들은 다니엘, 에드바르, 할그림, 구드브란이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들 중에서 다니엘은 전장에서 죽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생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고 했어. 해리가 그들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할그림이라는 사람은 몇 달 전 골목에서 피살된 채 발견된 것으로 밝혀졌어. 에드바르는 아직 생존해 있어 만날 수 있었어. 그는 소련과 전투 당시를 생생히 기억했어. 비행기에서 떨어진 수류탄의 폭발로 정신을 잃었는데, 구드브란의 조치로 살아났다고 했어. 하지만 이후 연락이 끊겨서 구드바란과 연락이 끊겨서 그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모른다고 했어.

경찰청에 있을 때 해리의 파트너는 앨런이었는데, 해리가 정보국에 가면서 앨런의 파트너는 승진 욕심에 가득찬 볼레르란 사람이 되었어. 그런데 앨런은 우연히 볼레르의 전화기를 통해서 그가 매르클린 라이플의 불법 중개상이라는 알게 되었어. 겁이 난 앨런은 티 나는 행동을 하는 바람에 볼레르가 알아차렸고, 앨런은 해리에게 연락하려고 했지만, 해리는 라켈과 데이트 중이라서 전화가 온 줄도 몰랐어. 앨런은 남자 친구를 만나러 가다가 괴한에게 공격을 받아 죽고 말았단다. 그 괴한은 올센이라는 젊은이인데, 그 또한 이 불법 총기 반입에 관여한 사람이었고, 볼레르의 지시에 따라 앨런을 죽인 것이었어해리는 이 사건으로 끊었던 술을 다시 먹고 괴로워했어. 심한 죄책감에…. 그런데 앨런을 죽인 올센… 그 사람은 나치를 신봉하는 신나치주의자였어. 노르웨이에서는 당시 늘어나는 신나치주의자들에 대한 것이 사회문제이기도 했나봐. 이 사건이 있고 해리는 미친듯이 범인 추적을 했어. 그리고 그의 수사망도 올센을 강력한 용의자로 점찍게 되었고, 그의 집을 덮쳤지만, 먼저 온 볼레르가 정당방위로 올센을 이미 저세상으로 보낸 뒤였단다. 정당방위는 볼레르가 핑계로 하는 이야기이고, 사실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까봐 죽인 것이란다.

 

 

2.

 ‘우리아’라는 노인이 있었어. 우리아는 얼마 전에 말기 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어. 그래서 그는 그동안 미뤄 두었던 복수를 하려고 매르클린 라이플을 구입하였단다. 그리고 그는 때를 기다렸어. 우리아. 그가 누구였는지 알기 위해서 6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꾸나.

1944. 다니엘과 구드브란은 아주 친한 사이였어. 그들은 모두 노르웨이 사람으로 자원을 해서 독일군으로 전쟁에 참전하고 있었어. 그런데, 다니엘이 죽고 다른 군인들은 수류탄 공격을 받고 부상을 입고 야전 병원으로 이송되었어. 그런데, 야전 병원으로 온, 본명을 감춘 우리아라는 군인. 그곳에서 헬레나라는 간호사를 만나게 되었고,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그런데 헬레나를 이미 사랑하고 있었던 이가 있었으니, 돈 받은 그 야전병원의 의사였던 하록브르트오랫동안 헬레나를 사랑했지만, 헬레나는 그렇지 않았어. 헬레나와 우리아는 사랑을 찾아 이 전쟁터를 도망치려 했지만, 하록브르트가 훼방을 놓아 그렇게 하질 못했어. 우리아가 누구일까? 이야기의 흐름상 구드브란이 맞을 것 같은데, 정확치는 않았지. 그게 그렇게 쉽게 추측할 뿐이었어.

 

3.

우리아는 드디어 매크를린 라이플을 이용했어. 브란헤우그. 외교부 차관. 그런데 독자들은 브란헤우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안했을거야. 왜냐하면, 그의 치안범만큼 못된 짓을 많이 저질렀기 때문이야. 그리고 두번째 희생자는 율 박사의 부인인 싱네 율 부인이었어. 율 부인도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군 참선 간호사였어. 당시 죽었던 다니엘의 약혼녀였어. 보이지 않는 살인자 우리아는 마치 죽었던 다니엘이 다시 살아난 것 같은 느낌이었어. 다니엘이 원한을 살만한 사람들이 매르클린 라이플에 의해 희생되었어. 과연 우리아의 정체는 누굴일까? 해리는 라켈의 집에서 우리아의 정체를 알게 된단다. 그리고 라켈의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신드레 피우케. 그는 사실 신드레가 아니었어. 그 옛날 야전병원에 있던 우리아는 역시 구드브란이었어.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여인 헬레나. 해리는 조사를 하면서 헬레나를 추적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사진을 봤었거든. 그런데, 그 사진을 라켈의 집에서도 본거야. 라켈의 어머니로 말이야. 그리고 그는 라켈의 아버지 신드레가 사실은 신드레가 아니고 구드브란이었던거야. 야전병원에서 우리아로 부르던 사람. 우리아와 헬레나의 사랑을 방해다던 브록하르트 의사를 살해하고 우리아는 도망을 갔어. 그는 여러 나라를 전전긍긍하다가 조국 노르웨이에 왔고, 자신의 신분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독일군에서 탈령한 군인으로 연기를 했고, 브록하르트를 죽인 용의자로 쫓기고 있는 몸이기 때문에 신드레로 위장한 거야. 그리고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레지스탕스에 가입을 하게 된 것이고, 나중에 헬레나와 다시 만나 결혼을 하고 딸 라케을 낳은 거지.

헬레나는 오래 살지 못하고 주었대. 그리고 신드레, 아니 구드브란은 혼자 삶을 살았던 거야. 그리고 죽기 전에 복수를 하려고 했던 것이고… 누구를 상대로? 나라를 상대로… 그리고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이들을 죽였어. 할그림을 골목에서 죽인 것도 그의 짓이었어. 자신의 정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에… 마지막 또 그는 살인을 계획했지만, 해리가 극적으로 막아냈단다. 그리고 그는 이미 암세포가 온 몸에 퍼져 있어서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어.

하지만, 해리의 동료였던 엘런의 죽음. 엘런을 죽음을 지시한 또 다른 동료 볼레르… 그는 아직 잡지 못했어. 그 이야기는 해리 홀레 시리즈의 다음편에 이어진다고 하는구나. 오늘은 이렇게 스포일러를 포함한 줄거리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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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새발 예술 인생 - 나는 이하입니다
이하 지음 / 썰물과밀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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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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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헌책방을 가끔 가곤 한단다. 알라딘 헌책방이 생긴 이후로는, 그곳을 많이 애용해. 알라딘 헌책방이 기존의 영세 헌책방을 죽인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고, 어느 정도 공감도 하긴 하지만, 사실 알라딘 헌책방은 기존의 헌책방의 상식을 깨고 양질의 책 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도 너무 깨끗하다고 보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곳을 더 찾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더구나. 이 책은 그 알라딘 헌책방에서 만난 책이야. 그래서 잠시 알라딘 헌책방 이야기를 한 거란다.

헌책방의 매력은 예상치 못했던 책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해. 특별히 꼭 필요한 책이 필요하다고 하면 새책을 사야겠지만, 헌책방에서는 생각치 못했던 책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단다. 마치 보물을 찾은 느낌이라서, 그런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아빠는 헌책방을 즐겨 찾아. 아빠가 생각하기에 헌책방은 사람이 책을 고르는 게 아니라, 책이 사람을 고른다고 생각해..

아빠가 얼마 전에 알라딘 헌책방에 갔다가 이 책을 보게 되었어. 이 책에 호기심을 가진 것은 바로 지은이 때문이야.

이하.

예전에 김어준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초대손님으로 나왔는데, 정치인 풍자 포스터를 많이 그린 사람이고, 그 일로 인해 검찰과 법원을 들락거리는 일도 많다고 했어. 그 사람이 그린 그림들은 속 시원하게 해주는 그림이 많았단다. 그렇게 알게 된 이하라는 작가의 책이라고 하니 손이 갈 수 밖에 없었어. 이 책은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책이었어. 그가 직접 그린 그림들. 팟캐스트에서 봤던 그림들도 많았어. 약간은 엉뚱한 그의 행보들... 저자 소개에 나온 그가 한 퍼포먼스를 보면 대략적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이 갈거야.

2014 10 20일 미친 정부 수배전단 광화문 살포

5 19일 개판 박근혜 스티커 부착

5 5일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추모 포스터 부착

3 9일 뉴욕 스코프 아트 쇼, 눈물 시리즈 포스터 부착

2013 11 17일 서울 지하철, <댓글 박근혜, 종북 김정은> 포스터 4천 부 배포

11 1일 서울 지하철, <조선구보(朝鮮口報)> 1만 부 배포

2012 12 4일 투표 독려 포스터 부착

11 6~9일 문재인 & 안철수 포스터 부착

8 27일 일본대사관, 독도 및 정신대 항의 포스터 부착

6 28일 부산 시내, 박근혜 포스터 부착

5 17일 연희동 일대, 전두환 포스터 부착

1 3일 종로 2, 노무현 포스터 부착

2011 12 15일 종로 2, 박정희 & 김일성 포스터 부착

12 8일 종로 일대, 이명박 포스터 부착

...

, 이 정도면 검찰에서 그를 쫓지 않은 게 이상하겠지? 그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졸업하고는 회사를 다니다가 영화를 배우러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다시 미술 작업을 시작했다고 하는구나. 그는 주로 팝아트 분야의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유명한 상도 받은 실력자라고 하는구나. 그가 우리나라에 다시 전시하러 왔다가 눌러앉았대. ? 나라꼴이 말이 아니라서... 자신도 작은 힘을 보태보겠다고.. 정치인 풍자 포스터로 권력에 저항하는 예술가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그의 그림은 인터넷으로도 쉽게 볼 수 있고, 이 책에 잔뜩 있으니까 언제든지 볼 수 있단다.

 

 

1.

이 책의 대부분은 그의 그림 일기로 채워져 있단다. 그리고 그 일기는 2014년에 쓴 일기들이란다. 물론 그의 개인적인 일상에 대한 글도 있지만, 당시 우리나라 시스템과 정치, 그리고 정치인에 대한 비판적인 그의 생각을 그림과 함께 적은 글들이 대부분이었어. 그때나 지금이나 '헬조선'이라는 곳에서 다들 힘겹게 살고 있지만, 2014년은 너무나 큰 사건이 있어서 감히 다른 해와 비교할 수가 없구나. 아직도 원인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아직도 아무도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고 있는 사건. 사고가 아닌 사건.. 바로 세월호. 누군가는 이젠 그만 이야기하자고 한단다. 하지만, 뭘 제대로 이야기를 해야 그만 하지. 가장 책임을 져야  정부가 외면을 하고 있는데, 외면을 하지 말라고 누군가는 이야기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니? 아빠도 사실 그만 이야기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 하지만 그 이유는 그들과 달라. 그 세월호 사건만 생각하면 아빠도 가슴이 답답해오니, 그 배 속에서 죽어간 어린 학생들을 생각하면 너무 불쌍하거든. 아빠도 늘 불편해져. 더욱이 회사일을 핑계로 아빠도 행동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 미안함이 자꾸 들어. 그래서 그만 생각하고도 싶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그 사건을 잊는다는 것은 우리가 지는 것이란다. 언젠가는 그 진실이 모두 밝혀지고, 잘못한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중죄를 받아야만 다시는 이런 일들이 또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단다. 세월호가 그렇게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으니 그와 유사한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잖아. 세월호 사건으로 혼란스러웠던 대한민국. 그래도 우리나라.

그곳에서 작가 이하는 그림을 그렸단다. 그림을 그림으로써 잘못된 정부를 비판하고 저항을 했어. 그는 왜 그랬을까? 그는 그것이 예술가의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한거야. 예술가는 그림과 싸우는 것이 아니고 자기 인생과 싸우고, 세상과 싸워야 한다고 했어. 그것이 그가 권력의 두려움을 알면서도 권력에 저항하는 이유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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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예술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세상의 중심은 세상이지 예술이 아니다. 예술의 역할은 따로 있다. 예술은 세상을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는 메시지만 주면 된다. 풍부함은 그 사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킨다. 그리고 건강한 사회일수록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 예술가는 누구보다 공부를 해야 하고, 도를 닦아야 한다. 그림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생과 싸워야 하고 세상과 싸워야 한다. 그냥 싸우는 게 아니라 목숨 걸고 피 터지게 싸워야 한다. 그림과 싸우는 예술가는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 몰라도 좋은 작품을 할 수는 없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거대한 산이 되어야 하고 하늘이 되어야 한다. 수도승 같은 철학자가 되어 세상 발전에 꼭 필요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 과정은 지독한 고통을 수반한다.

세상의 냉대도 있고, 대중의 손가락질도 받아야 하고, 가족이나 친지의 잔소리도 견뎌야 하며, 경제적 고통과 외로움과도 싸워야 하고, 끝없는 실패도 맛보아야 한다. 그렇게 거장 예술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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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은이 이하는 대놓고 자신을 노빠라고 이야기한단다. 그것은 아빠와 상통하는구나.^^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 그의 글들을 읽다 보면, 아빠랑 생각이 같은 부분들이 많았거든. 물론 아빠와 같은 범인이 그런 명작가를 쉽게 만날 수는 없겠지만 말이야.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의 전시회를 한번 가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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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조선 건국 이래 6백 년 동안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 어떠한 부정과 불의가 저질러져도, 강자가 약자를 짓밟아도 모른 척하고 외면해야 했습니다. 눈감고 귀 막고 비굴하게 살아야만 목숨 부지하고 살 수 있었던 6백 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권력을 쟁취하는 역사가 이뤄져야만 비로소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말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출마 연설 중

반역의 현대사… 동학군은 반란군으로 불렸고 독립군은 테러 분자로 불렸고 반독재 투쟁은 빨갱이로 불렸고, 현재는 노빠로 불립니다. 내가 ‘노빠’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름, 그 이름 노무현. 당신과 함께했던 시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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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린 노무현의 사진과 함께 위 글을 읽는데, 아빠도 울컥했단다. 노무현과 같이 아빠가 다시 열의를 다해서 지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나올까? 하는 생각과 함께…

 

 

3.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란다. 그럼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인가? 라는 질문에는 의문부호를 붙이는 세상이 되었단다. 지은이도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이고, 권력자를 뒷담화 깔 권리가 있다고 한단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누구나 권력자를 흉보고 욕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단다. 하지만 요즘 그렇지 못한단다. 이하는 이야기한단다. 정치를 가지고 예술을 하는 것은 예술가의 특권리하고. 예술가는 누구보다 자유의 영혼을 소유한 사람들이란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가 그들의 자유를 막겠는가? 그의 주장에 적극 동의한단다. 얼른 그가 검찰에 쫓기지 않고, 법원 출두를 걱정하지 않으면서 마음껏 정치 풍자를 그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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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정치를 가지고 예술을 하는 것은 예술가의 특권이다. 우린 자유로운 사람이므로 예술가는 자유를 꿈꾸어야 한다. 그래서 정치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것은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성공한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한 목소리와 사상이 서로 공존하며, 서로 존중해 주는 사회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예술 작품이 사랑받으며, 어떤 탄압도 없다. 민주주의가 덜 성숙한 사회라면 예술가가 나서야 한다. 어떤 불편함에도 굴하지 말고 과감하게 세상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예술가의 숙명이고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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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조선 건국 이래 6백 년 동안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 어떠한 부정과 불의가 저질러져도, 강자가 약자를 짓밟아도 모른 척하고 외면해야 했습니다. 눈감고 귀 막고 비굴하게 살아야만 목숨 부지하고 살 수 있었던 6백 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권력을 쟁취하는 역사가 이뤄져야만 비로소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말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출마 연설 중
반역의 현대사… 동학군은 반란군으로 불렸고 독립군은 테러 분자로 불렸고 반독재 투쟁은 빨갱이로 불렸고, 현재는 노빠로 불립니다. 내가 ‘노빠’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름, 그 이름 노무현. 당신과 함께했던 시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었습니다.

(396)
정치를 가지고 예술을 하는 것은 예술가의 특권이다. 우린 자유로운 사람이므로 예술가는 자유를 꿈꾸어야 한다. 그래서 정치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것은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성공한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한 목소리와 사상이 서로 공존하며, 서로 존중해 주는 사회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예술 작품이 사랑받으며, 어떤 탄압도 없다. 민주주의가 덜 성숙한 사회라면 예술가가 나서야 한다. 어떤 불편함에도 굴하지 말고 과감하게 세상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예술가의 숙명이고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다.

(312)
예술은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세상의 중심은 세상이지 예술이 아니다. 예술의 역할은 따로 있다. 예술은 세상을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는 메시지만 주면 된다. 풍부함은 그 사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킨다. 그리고 건강한 사회일수록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 예술가는 누구보다 공부를 해야 하고, 도를 닦아야 한다. 그림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생과 싸워야 하고 세상과 싸워야 한다. 그냥 싸우는 게 아니라 목숨 걸고 피 터지게 싸워야 한다. 그림과 싸우는 예술가는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 몰라도 좋은 작품을 할 수는 없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거대한 산이 되어야 하고 하늘이 되어야 한다. 수도승 같은 철학자가 되어 세상 발전에 꼭 필요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 과정은 지독한 고통을 수반한다.
세상의 냉대도 있고, 대중의 손가락질도 받아야 하고, 가족이나 친지의 잔소리도 견뎌야 하며, 경제적 고통과 외로움과도 싸워야 하고, 끝없는 실패도 맛보아야 한다. 그렇게 거장 예술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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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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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올해는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자꾸만 책을 읽고 난 지 한참이 지난 다음에 이야기를 해주게 되는구나. 오늘도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또 한참 밀릴 것 같아서, 한밤 중에 눈을 비비며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알아주고, 그로 인해 앞뒤가 맞지 않는 횡설수설을 할지도 모른다는 점 먼저 이해해주렴.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지난 3월에 있었던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국회 필리버스터를 통해서란다. 다른 이들이 쓴 이 책의 리뷰를 보면, 대부분 필리버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단다. 아빠가 또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식상한 것이 되니 건너뛸께. 필리버스터에서 어떤 야당 국회의원이 이 책을 들고 나왔어. 그래서 아빠의 궁금증이 급증했단다. 테러방지법과 이 책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길래. 그래서 아빠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 핫 핑크의 책표지는 명랑소설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 책이 테러방지법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필리버스터에 소개된 이 책은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단다.

리틀 브라더? 책을 읽고 나니, 책 제목은 예전에 읽은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를 본 따 지은 것이라는 것을 알겠더구나.

 

1.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17살 마커스 얄로우가 주인공이야. 마커스는 컴퓨터 천재라고 해야할까? 해킹도 좀 하고, 프로그램도 좀 짤 줄 알고하지만, 친구들과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기도 하지. 마커스는 친구들인 대릴, 졸루, 버네사와 함께 학교를 땡땡이 치고 새로 출시한 게임을 하다가 근처에서 폭파 사건을 목격하게 되었단다. 그것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베이교가 폭파한 것이었어. 테러가 일어난 것이지. 요즘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테러가 일어나서, 소설 속 테러도 허구 만은 아닌 것 같더구나. 마커스와 친구들은 폭파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도망가려는 난리통에 있을 수 밖에 없었어. 아비규환. 그 속에서 친구 대릴이 심한 부상을 입게 되었어. 그래서 도움을 요청하려고 군용차를 세웠어군인들, 우리의 세금으로 돈을 버는 군인들이 머커스와 친구들을 잡아갔단다.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테러 용의자라는 이유야. 그들과 가족들과 연락도 하지 못한 채 며칠 동안 감금을 당해야했어. 그들의 핸드폰에 있는 개인적인 정보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면 폭행을 당했어온갖 모욕적인 대우를 받고, 신문을 받으며 며칠을 보내야 풀려날 수 있었어. 풀려난 이후에도 계속 감시를 할 거라는 경고, 아니 협박과 함께

이 무차별한 감금. 이 말도 안되는 사건에 주인공과 친구들은 억울해했단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허구가 아니란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비일비재했던 일이야. 아무도 모르게 잡혀가서 몇 개월 동안 온갖 고문을 받고 물려나는 일이 많았었어. 지은이는 어떻게 이런 설정을 했을까?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한 책을 읽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마커스는 친구들과 풀려났는데, 중상을 입었던 대릴은 없었어. 대릴은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지 않았고, 어디 있는지도 몰랐어. 이것이 국갸가 테러에 대한 자세였단다. 테러가 발생하면 용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감시하고심지어 폭력까지 휘두르는 자세.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지난 봄에 국회를 통과한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이란다.

아무튼, 테러가 발생한 이후, 국갸는 테러 범인을 잡는다고, 온갖 개인 정보를 무차별하게 캐갔어. 심지어 사람들의 행동 반경을 분석하여 일반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잡아갔단다. 마커스도 그런 분석으로 인해 잡혔다가 풀려나기도 했어. ‘허위 양성 반응의 역성’이란 말이 있대. 확률이 아주 낮은 것을 검출하기 위해 그보다 정확도가 높은 검출기로 검출하게 되면 100%에 가까운 부정확성을 보인다는 이론이야. 이 책에 나온 그 설명을 읽어보면 이해가 갈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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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에이즈라는 새로운 질병이 있다고 치자. 슈퍼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백만 명 중 한 명이다누군가가 99퍼센트의 정확도를 보이는 슈퍼 에이즈 탐지기를 만들었다, 99페센트의 확률로 정확한 결과를 내놓는다는 이야기다검사 대상이 감염되어 있으면 참, 건강하면 거짓을 내놓는다그걸로 1백만 영을 검사한다슈퍼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1백만 명 중 1명이다하지만 그 검사에서는 100명 중 1명이 ‘허위 양성’ 반응을 보일 것이다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검사에서는 슈퍼 에이즈로 나오는 것이다99 퍼센트의 정확성’은 1 퍼센트의 오류를 의미한다. 1백만 명의 1퍼센트는 얼마인가? 1,000,000/100 = 10,000 슈퍼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1백만 명 중 1명이다무작위로 1백만 명 중 1명이다무작위로 1백만 명을 검사하다 보면 진짜로 슈퍼 에이즈에 걸린 1명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 검사는 1명이 아니라 10,000명을 슈퍼 에이즈 환자로 식별할 것이다. 99퍼센트의 정확성을 가진 검사는 다시 말해 99.99퍼센트의 부정확성을 보여줄 것이다. 이것이 허위 양성 반응의 역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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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국갸는 이제 모든 국민들을 테러 용의자 선상에 올려놓고 무차별 감시와 인권 침해를 하였단다.

 

2.

마커스는 이런 국갸 폭력에 대항하기로 했어. 자신이 잘 하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말이야. 그런데, 마커스의 친구들도 그런 국갸의 위협에 조용히 지내겠다고 했어. 버네사. 그녀는 북한 출신이라서 더욱 이런 국갸의 강압적인 태도에 위축이 될 수 밖에 없었어. 그리고 유색인이었던 졸루도 그만 하기로 했단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아직 유색인에 대해서 차별이 있는 것은 사실이잖아. 최근에도 미국 밀워키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의 사살이 있어서 문제를 일으켰잖아. 마커스는 친구들의 선택을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했어. 그는 이제 웹상에서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기로 했어. 그런데, 그는 자신이 조립한 노트북에서 도청장치를 발견했어. 이것은 자신의 집도 안전한 곳은 못된다는 생각했고, 국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어. 마커스는 엑스박스를 이용하여 무료 와이파이를 통헤 불법으로 엑스넷을 구성해서 사람들과 소통했단다. 그가 망을 구축한 엑스넷은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 그는 엑스넷에서 마이키라는 닉네임으로 활동을 했어.

국갸와 샌프란시스코 정부는 감시망을 더욱 확대하려고 했어. 이를 위해 예산 확대를 요청했고, 국갸는 테러 범인을 잡는다는 이유로 승인해주었어. 우리나라에서도 테러방지법에 잡혀 있는 예산이 어떻게 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언론도 국갸 폭력에 동조했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쩌면 우리나라 상황도 똑같은지 놀랬단다.

 

3.

마커스는 엑스넷을 통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대항했어. 그러다가 대릴과 함께 갇혀 있다가 나온 사람한테 편지를 받았어. 그는 대릴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활동을 더욱 열심히 했고, 양심있는 기자를 통해서 국갸의 인권 탄압에 대해 폭로를 하게 되었단다. 어찌저찌하여 해피 엔딩으로 끝나긴 했는데, 그것은 소설이나 그렇지, 우리나라는 아직 소설 속에 살고 있는 거야. 문득, 설마 아빠처럼 아주 평범한 사람의 이런 글도 감시의 대상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 겁이 조금 나는구나. 이 책의 후반부에 열일곱살 마커스는 절규하듯 이야기했단다. 자유에 투표를 하자고… 투표를 하지 않으면 자유를 잃을 수도 없다고… 그의 절규를 보니, 이 소설이 계몽 소설인가? 라고 생각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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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들을 투표로 뽑았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월급을 줍니다그러니 당연히 그들은 우리 편이어야 합니다그들은 우리의 자유를 수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우리의 신뢰를 배신했습니다.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아직 시간이 많습니다밖으로 나가 ‘찍을 사람이 없다’며 투표를 포기한 이웃 사람 다섯 명을 찾아낸 시간은 충분합니다. 이웃들에게 말하세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다짐을 받으세요고문 기술자들과 조폭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만 바닥에 있는 무덤에 누워 있는 내 친구들을 비웃던 사람들에게서 우리 나라를 되찾자는 다짐을 받으세요그리고 자기 이웃들에게도 이야기하겠다고 다짐받으세요. 우리 대부분은 찍을 사람이 없어서 기권을 했습니다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우리는 자유를 선택해야 합니다. 부디 자유에 투표하세요. 제 이름은 마커스 얄로우입니다저는 이 국갸에게 고문당했습니다하지만 아직도 이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저는 열일곱살입니다. 저는 자유로운 국갸에서 자라고 싶습니다저는 자유로운 국갸에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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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선거, 그 다음 선거.. 앞으로의 선거에서 쭉 선거를 잘해서 우리나라도 자유로운 국갸에서 감시당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구나.

"우리가 그들을 투표로 뽑았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월급을 줍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들은 우리 편이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의 자유를 수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우리의 신뢰를 배신했습니다. 선거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습니다. 밖으로 나가 ‘찍을 사람이 없다’며 투표를 포기한 이웃 사람 다섯 명을 찾아낸 시간은 충분합니다. 이웃들에게 말하세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다짐을 받으세요. 고문 기술자들과 조폭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만 바닥에 있는 무덤에 누워 있는 내 친구들을 비웃던 사람들에게서 우리 나라를 되찾자는 다짐을 받으세요. 그리고 자기 이웃들에게도 이야기하겠다고 다짐받으세요. 우리 대부분은 찍을 사람이 없어서 기권을 했습니다. 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선택해야 합니다. 부디 자유에 투표하세요. 제 이름은 마커스 얄로우입니다. 저는 이 국갸에게 고문당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저는 열일곱살입니다. 저는 자유로운 국갸에서 자라고 싶습니다. 저는 자유로운 국갸에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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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통권 149호 - 2016년 7월~8월
녹색평론 편집부 엮음 / 녹색평론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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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시대]

이번 149호의 부제는 "자본독재와 민주주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지배하는 두 가지 사상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언젠가부터 이 두 가지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세상을 살기 어렵게 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권력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이어가려고 혈안이고, 부자들은 계속 더 자신의 부를 쌓는데만 애를 쓰고 있다. 그리고 그 권력자들과 부자들은 한통속이 되어 권력과 돈으로 세상을 지배하려고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추락하고, 자본주의도 더욱 추악지해고 있다. 이 두 가지가 이번 녹색평론의 부제다. 사실 이 두 가지 소재는 그간 녹색평론에서 다룬 주된 이야기들 중에 하나다. 그래서 이번 호에 실린 내용들이 낯설지 않다. 민주주의, 기본소득, 자본주의, 석유시대의 종말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이는 자본주의도 이미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뱅크토크라시라는 새로운 체제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은행이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 돈이 권력이 되어버린 세상. 그 돈을 만들어내는 은행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돈을 나라에서 만드는 것 아니냐고 물을 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돈은 은행에서 만들어낸다. 예전에 읽은 녹색평론을 찾아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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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여러분은 1991년 소비에트연방의 붕괴와 함께 사회주의가 죽은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2008년 이후로는 자본주의가 죽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체제 속에 있습니다. 이 체제를 나는 뱅크럽토크라시(bankruptocracy)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파산한 은행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체제입니다. 은행이 파산을 크게 할수록, 이 파산한 은행이 사회의 다른 부문-산업자본과 노동을 포함한-으로부터 경제적 가치들을 동원해 소모해버리는 능력은 더욱 커집니다. 6년 이상이나 우리는 사회의 생산적 부문에서 형성된 부와 경제적 가치를 금융 영역으로 이전시켜왔습니다. 그런데도 금융 영역은 여전히 지급 불능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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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소득과 노동]

노동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일을 해야만 하는가? 그게 맞을까? 그것이 당연하고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돈을 얻기 위해서는 일을 하고.. 당연한 줄 알았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거다. 인류는 아주 오랜 역사 동안 이렇게 시간을 정해놓고 일하는 적은 없었다고 한다. 인간은 노동하지 않고, 그냥 자신 마음대로 인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거다. 어떤 사람이 게으르다고 그에게 간섭을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그들을 그냥 굶어 죽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은 게으르기 싫어도, 일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게으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청년실업자. 청년 실업. 그냥 게으르고 싶어서 게으른 사람도 굶어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라인데, 나라 자신의 무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냥 두는 것은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 그래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에게 수당을 주기로 했는데, 그것을 반대하고 있는 이들은 또 어떤 뇌를 가진 이들인가?

기본 소득. 얼마 전에 스위스에서는 기본 소득을 하냐마냐를 두고 국민투표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미 스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 정책을 가지고 있어서 게으른 사람에게도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 소득에 대한 투표를 했다니, 결과에 떠나서 놀라운 시도이다. 비록 기본 소득에 대해 투표 반대표가 많기는 했지만, 정말 대단한 나라다. 아마 우리나라는 기본 소득이라는 말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거다.

 

[GMO]

우리나라 사람들도 먹거리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용 GMO 수입 1위 국가라니.. 왜 그럴까? 사람들이 GMO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해서가 아닐까? 나도 예전에 녹색평론에서 GMO에 관한 글을 읽기 전에는 GMO가 그렇게 나쁜 것인지 몰랐으니까 말이다. 그저 크게 만들고, 빨리 자라게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알게 된 진실은 GMO는 먹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농약에 내성을 갖제 조작한 곡식, 씨앗 장사를 독점하기 위해서 번식을 못하게 만든 곡식들… 이런 것들이 모두 늘어나는 불임과 관계 없다고 누가 이야기하겠는가. 이렇게 위함한 GMO.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GMO를 먹고 있다. GMO의 안전성을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 많은 사람들이 GMO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자랑스럽게 GMO를 수입하고 있다. 그것도 가장 많이. 그리고 표시도 해두지 않는다. 그동안 얼마나 먹었을까? 최근에는 주식인 쌀도 GMO 쌀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왜 나라가 자기 마음대로 하는지 모르겠다. 모두 돈 때문인가? 예전에도 비슷한 글이 실렸는데, 다시한번 GMO에 각성을 하기 위해 이번 호에 나온 글 일부를 발췌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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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

GMO작물을 재배하면 안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GOM 반대’ 이런 형태로 운동을 해왔습니다만 이 시작부터는 그렇게 해가지고는 안됩니다. 이 정부나 몬산토가 절대 중단하지 않습니다. 안정성 검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 몬산토 장학생들입니다. 볼 것도 없이 ‘다 안전하다’ 이렇게 결정이 될 겁니다. 기반 확충을 다 해놓고 바로 심도록 돼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절대 용서해서는 안됩니다. 어떤 형태로든지 막아야 합니다. Non-GMO에 대한 법을 지금 식약처에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내가 농사지은 것이 GMO 아니다’ 이렇게 표시하면 (법에) 걸린다는 겁니다. 우리 국민들은 GMO를 안 먹기 때문에 농민들은 ‘이것은 GMO가 아닙니다.’하고 붙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위법이라는 겁니다. 이런 못된 짓을 하는 게 이 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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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한국에서 GM농산물에 대한 검역 및 검사 제도와 GMO 표시 제도는 있으나 마나 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전자조작 DNA 또는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은 식품은 표시를 안해도 된다는 것이 한국의 GOM표시제도이다. 이에 따라 간장, 식용유, 당류 등과 같은 식품은 표시를 안해도 된다. 그런데 한국이 수입하는 유전자조작 콩, 옥수수, 카놀라의 대부분이 식용유, 간장, 전분당 원료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GMO표시제도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같은 허술한 제도 때문에 식용 유전자 조작작물 수입이 세계 1위이고 수많은 가공식품들이 이를 원료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GMO 표시가 된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한국이 이미 GM농산물의 주요 소비처가 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GM농산물 생산이 추진되고 있으며 그 중심지는 농촌진흥청이 있는 전북혁신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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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세계적 거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부부는 몬산토 주식 20%를 소유하고 있다. 그가 아프리카를 돕겠다며 GMO곡식을 무상 원조하겠다고 나섰다가 짐바브웨가 거부하여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됐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사람이 먹어서는 안될 GMO 따위는 안 받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러한 GOM작물을 한국정부에서는 상용화하겠다며 이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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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몇몇 공감가는 글을 발췌해 보았다. 내 생각을 대신하는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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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오늘날 기계화, 자동화가 이미 깊숙이 생산 현장 속에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예전처럼 장시간 노동에 얽매여 있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런데도 자본과 국가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아이디어에 대해서 진지하게 숙고해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오히려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 수를 줄이거나 정규직 사원들의 비정규직화를 고집스럽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리고 아직 일터에서 쫓겨나지 않은 노동자들은 예전보다 더 긴 노동시간, 더 힘든 노동조건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에 내몰려 있다.

 

(37)

첫째, 누군가 게으르다고 사회가 그에게 간섭을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굶주려 죽게 해야 합니까? 만약에 그게 제 자식이라면, 저는 꾸짖고 야단을 치겠지만 집 밖으로 내쫓아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둘째, 이것이 더 중요합니다만, 어떤 일자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는 원활한 노동시작의 작동을 위해서나 사회와 문명화를 위해서나 불가결하다는 점입니다. 그 권리, 즉 일자리를 거절할 수 있는 진정한 권리를 갖자면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왜냐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아무 일자리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41)

우리의 실수는 저 순간적인 번영을 신성한 것, 영속적인 것으로 생각해왔다는 점이다. 우리가 누리는 번영이 영구적으로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은 지난 10~20년간 우리가 ‘대안적인 것’이나 ‘재생 가능한 것’을 미친듯이 찾아온 까닭을 설명해준다. 우리는 현재의 정치가들을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게 하고 대중들이 평정한 기분으로 지낼 수 있게 해주는 그 무엇을 끝없이 찾아왔다.

우리는 우리의 기도에 응답이 있을 것이며, 테크놀로지가 계속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유혹적인 세뇌작용에 길들어왔다. 우리 대다수는 무엇인가를 바라기만 하면 실현되는 ‘풍요의 경제학’을 신봉하면서,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게 실은 한정된 탄소연료에서 온다는 사실을 무시해왔다. 그리하여 우리가 돈만 들인다면 ‘대안’이 발견되어 우리의 생활양식을 유지시켜줄 것이라고 믿어왔다.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석유를 둘러싼 갈등과 싸움은 그게 그렇지 않을 것임을 알려준다. 세계 석유경제의 중심축은 사우디아라비아이다(‘사우디아메리카’라는 개념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가는 여기서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모래언덕과 높은 탑들로 이루어진 저 환상의 땅은 지금 세계 석유의 동맥이 끊어지면 선진 산업사회들이 죽어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광신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63)

우리가 애써 노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진정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그를 위해 사회적으로 어떤 조건들을 확보해야 하는지, 우리 자신이나 다른 나라의 경험은 무엇인지, 그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이런 질문들을 부단히 던지고 공부하며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노동자의 경영참여에 대해 이분법 내지 흑백논리 식의 찬반 논란에 머물 일이 아니라, 서울시의 선구적 시도를 계기로 현재의 조건 속에서나마 경영참여의 폭을 넓혀나가면서도 현장 조직력과 교섭력을 기초로 연대성을 강화해 마친내 (자본독재라는) 두꺼운 벽을 허물겠다는, 보다 긴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다. 열린 마음으로 모이고 배우고 나눠야 한다. 참자유(liberty)를 위해선 노동과 자본, 권력과 국가의 굴레에서 해방(liberation)되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가 없듯이, 제대로 된 변화는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110)

금주주의사회가 되면서 생명의 소중함이 잊혀졌다. 생명은 매뉴얼대로 되지 않는다. 생명은 각각이 특유한 삶의 방식을 고집스럽게 가지면서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환경은 다양한 생명들로 구성되어서 자신의 생명대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환경을 문명의 힘으로 억눌러서 수탈해온 것이 물량물량이었던 것 아닐까.

 

(115)

혹독한 미애에 대해서 절망할 필요는 없다. 절망적인 미래이기 때문에 오히려 삶의 힘에 자신을 가지고 받아들일 수 있다. 물량문명의 파탄이 가깝다. 인류의 멸망도 가까울지 모른다. 중동의 참극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불신과 증오가 뒤덮고 정의의 가면을 쓴 힘들이 서로 싸우는 악순환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자신의 정의와 상대의 약함을 맹신한 채 힘이 충동하고 있다.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의 불행을 보아서일까. 북한의 김정은은 핵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불신을 선동해서 전쟁준비를 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곤란한 상황이라며 인상만 쓰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힘에 의해서 나아가는 부조리를 다른 힘으로 멈출 수는 없다. 힘에 의한 것이 아닌 다른 길을 찾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활을 바구고 사치스러운 식생활의 물량문명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에 의한 문명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생활의 문화를 찾아야 한다. 주어진 풍토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지혜를 소중히 해야 한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데는 기쁨도 있다. 그러한 삶의 방식을 택한다면 평온하고 조용한 행복이 약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참한 파국을 저지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포기할 수도 없다. 파국을 막는 노력은 ‘정신의 개벽’으로부터 시작되고, 이를 위해서는 원한과 증오 그리고 보복의 악순환을 끊는 ‘해원상화’가 필요하다. 공감하고 협조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동원도리’를 기초로 하여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할 것이다.

(136)

우리사회가 20대 총선에서 희망과 절망의 기로에 서 있다고는 볼 수 있는데, 전체적인 표심을 보면 적어도 “절망으로 가는 것은 안돼”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오만한 권력에 대해서 “그렇게는 안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한편으로 진보정당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사실상 진보정당은 대중에게 의미 있는 세력으로서 평가를 못 받은 거죠. 일반 대중이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가지고는 당신들을 미래의 대안 세력으로 볼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준 거예요. 저는 이 점에 대해서 뼈저린 성찰을 기대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습니다.

 

(139)

거칠게 평가하자면 이번 선거는 보수당들의 승리로, 진보정당들이 그 존재가치를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했다고 정리하는 것이 맞겠죠. 진보정당 국회의원들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그게 유의미한 정도의 당선인가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비빌 언덕이 있으니 이것을 키워나가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저는 경계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1987년 민주화투쟁으로 만들어졌던 열기, 노동자 대중과 농민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민주노동당, 어떻게 보면,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관통하면서 만들어졌던 운동에 뿌리를 둔 민주노동당이 사실상 이번 선거를 통해 그 생명을 다했다고 평가하는 게 솔직한 것 아닐까요. 3당의 지위, 즉 캐스팅보트를 쥔 추게도 끼지 못하는, 매우 미약한 존재로 전락했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그리고 과연 이러한 상태로 계속 갈 때 진보정당이 위력적인 세력으로서 존재를 드러내게 될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 자신들에게 주어진 조그마한 지분을 나누어 가지고 겨우 숨만 쉬면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이번 선거로 고공에 올라간 노동자들이 내려왔습니까? 백남기 농민에 대한 정치권의 태도가 달라졌나요?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에 대한 해법이 보입니까? 공권력에 의해 노동자들이 짓밟히고 있는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공권력의 창끝은 종전에 마찬가지로 가혹하게 노동자와 민중들을 향하고 있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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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를 수정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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