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성현께서 가로되 일치일난(一治一亂)이라 하였으나 아둔한 축생은 언제가 치세인지 언제가 난세인지 알 길이 없다. 인간세와 축생계의 구분이 지엄하고 또 엄연한데 축생들이 인간세를 어지럽히니 혼세(混世)라고 해야할지 암세(暗世)라고 해야할지 또한 알 수 없다. 주술과 마법이 횡횡하고 탐관과 오리가 발호하며 가렴주구에 시달린 인민은 도탄에 빠져 허덕이고 뜻있는 선비조차 깊은 산 속으로 숨어들게되면 암세라 할 것이나 어둡고 캄캄한 밤의 꽁무니에는 언제나 희뿌염한 새벽이 붙어 있듯이 암세라고 말세는 아닌 것이다.

 

저 머나먼 우주 저편에서 제국의 황제 펠퍼틴이 미쳐날뛸 때, 공화국을 수호하던 제다이들은 허무하게 죽어자빠지고 오직 제다이들의 은사인 요다만이 간신히 살아남아 어둡고 습한 행성에 은둔하게 된 것이니, 선지자 요다가 900년이나 질기게 버티며 살아낸 것은 바로 새로운 희망을 잉태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요다는 그 습지에서 다스 베이다의 아들 루크 스카이워커를 제다이로 키웠다. 앗의 씨앗에서 희망의 싹이 트니 미시적으로 보자면 이 또한 일치일난이라 할 것이다. 일천한 견문으로 돌이켜보면 치세에 능신들이 있었다고 하기도 어려우니 난세엔들 인물들이 나올까 싶지만 어느 구석에서 새로운 희망의 싹이 올라올지 축생은 역시 알 지 못한다.  

 

가끔 산책을 다니는 공원의 화단에서 쥐의 무덤을 발견했다. 어느 의로운 용사가 거사했는지 일세를 풍미하던 쥐는 이제 운명하셨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닭인가? 말인가? 아아아 동물농장의 복서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 어떤 축생보다도 농장을 위해 피땀으로 헌신했고 진심으로 믿었지만 돼지들에게 배신당하고 참혹하게 죽은 복서의 복수인가. 원통한 복서의 혼을 달래줄 누가 진혼가라도 목놓아 불러라. 어느때인들 돼지들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쥐의 무덤을 지나는 돼지 한마리. 눈물이 속된 줄을 알지라도 돼지들아 구천에서 호곡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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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1-16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타워즈와 동물농장을 넘나드는 붉은돼지님 글에 전두엽 후두엽 측두엽 머리 여러 곳이 자극됩니다^^:

붉은돼지 2016-11-17 09:00   좋아요 1 | URL
스타워즈는 사실 제가 많이 우려먹었죠 ㅎㅎㅎㅎㅎ
연말에 스타워즈 또 뭐가 나온다고 했던거 같은데....항상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cyrus 2016-11-1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쥐 무덤을 만든 사람이 부(모)녀, 부( 모)자지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빠가 무덤을 만들고, 아이가 벽돌에 쥐와 치즈 그림을 그렸을 것 같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16-11-16 17:47   좋아요 0 | URL
자지간이요?!

cyrus 2016-11-16 17:50   좋아요 0 | URL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띄어쓰기 잘못한 건 줄 알았어요. ㅎㅎㅎ

부자지간(父子之間) : 아버지와 아들 사이

뷰리풀말미잘 2016-11-16 18:05   좋아요 0 | URL
아.. 모바일로 봐서 그랬는지 희한하게 보였네요. ㅠ_ㅠ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cyrus 2016-11-16 18:07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모바일로 이 댓글을 보고 있는데요, 제 눈에도 ‘자지간‘이 먼저 보입니다. ^^;;

붉은돼지 2016-11-17 09:07   좋아요 0 | URL
아마 그런거 같아요.....조금 지저분한 일은 아빠가 하고....글씨와 그림그리는 것은 딸이 하고....^^


감은빛 2016-11-17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혼세나 난세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다 이런 시절을 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쥐‘에게 꼭 죄를 물어야 할텐데요. 과연 가능할까요?

붉은돼지 2016-11-17 09:12   좋아요 0 | URL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이런 말은 너무 허무하죠....

꼬마요정 2016-11-1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발 사람 뽑히면 좋겠습니다. 쥐, 닭, 기름장어.. 이건 아니잖아요. 이래 사람 볼 줄 몰라서 원..ㅠㅠ

붉은돼지 2016-11-18 11:47   좋아요 0 | URL
곧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기름장어는 뭔가했습니다. 검색해보니 그분이더군요..ㅎㅎㅎㅎㅎㅎ
 

일전에 하이드님 서재에서 도쿠리와 사케잔을 보고 미혹하여 바로 주문을 넣었다. 소세키 전집을 2만원이상 구입하면 사케잔 1개, 3만원 이상 구입하면 도쿠리 하나, 잔 하나 이렇게 준다. 아내와 사이좋게 도꾸리에 소주라도 넣어 마시려면 도쿠리 하나에 잔은 2개가 필요한데 그럴러면 2만원 1번, 3만원 1번 이렇게 두 번 주문을 넣어야 한다. 도쿠리와 잔은 ‘명암’과 ‘마음’ 두가지 종류다. 랜덤이라고 한다. 소생은 ‘명암’ 세트를 원망하였으나, 역시나 마음 도쿠리에 마음 잔 하나, 명암 잔 하나 이렇게 왔다. 그래서 세상만사 모든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노래를 불렀다오.

 

소생은 현암사 소세키 전집을 원래 8권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5권을 추가하여 13권이 되었다. 전집은 총 14권이라 한권이 빠진다. 꾸역꾸역 사모으기는 했으나 읽은 것이라고는 20여년 전에 읽은 <마음>과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두 권 정도다. 뭐 차차 읽기로 하고....여기서 퀴즈가 하나 나갑니다. 현암사 소세키 전집 14권중에 붉은돼지가 가지고 있지 않은 책의 제목은 무엇일까여? 흐릿한 사진을 눈알빠지게 들여다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노안으로 고생하시는 알라디너님들을 위해 보기가 나갑니다.

 

1. 산시로, 2. 수시로, 3. 때때로, 4. 뽀로로, 5.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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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6-10-28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산시로!
그러지않아도 저도 장바구니에 넣고 째려보고 있는 중입니다~
11월 1일에 주문 넣기로 했습니다~

붉은돼지 2016-10-28 21:33   좋아요 0 | URL
빙고!
뭐 어차피 사야할 책 도쿠리 덕분에 좀 더 일찍 산 거 같아요..^^
상품이나 상금은 없습니다. ㅜㅜ

잠자냥 2016-10-2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건 제가 원하던 세트 모음 아닙니까! ㅋㅋㅋ 저는 딱 저렇게 마음 도꾸리 마음 잔 명암 잔 갖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ㅋ 역시 세상만사 뜻대로 되는 게 없어요~ 퀴즈 예문에 슬며시 웃고 갑니다! 파란색이 딱 안 보이네요. ㅎㅎ

붉은돼지 2016-10-29 23:27   좋아요 0 | URL
아 그렇습니까? ㅎㅎㅎㅎ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르고.... 참 세상만사 뜻대로 되는 게 없습니다만 역시 그런대로 꾸역꾸역 살아갈밖에요. ㅎㅎㅎㅎ

Conan 2016-10-28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도쿠리랑 잔을 받았습니다~ 저는 명암 세트로 왔나봅니다^^

붉은돼지 2016-10-29 23:27   좋아요 0 | URL
아아아 제가 명암 세트를 받고 싶었는데 말이죠 ㅡㅜ

단발머리 2016-10-28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8권 모으다가 중단했는데 완전체를 부르는 멋진 잔세트네요~~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붉은돼지 2016-10-29 23:29   좋아요 0 | URL
저도 8권까지 모았다가 이번 기회에 확 질렀씁니다...단발머리님도 그냥 확 지르시고 멋진 도꾸리와 또 멋진 잔으로 일잔 크윽~~ ㅎㅎㅎㅎㅎㅎ

책읽는나무 2016-10-28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때문에 열심히 소세키전집이랑 도쿠리와 잔세트를 폭풍검색했습니다!!!!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심하게 자제중인데 아~~힘들군요ㅜㅜ

붉은돼지 2016-10-29 23:30   좋아요 0 | URL
인생 뭐 있씁니까?? 그냥 확 지르시고 도꾸리에 소주 담아 사케잔으로 일잔 크윽 ㅎㅎㅎㅎㅎㅎㅎㅎ

AgalmA 2016-10-29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 세트 이벤트 보자마자 붉은 돼지님을 떠올렸었는데~ 명암 세트가 되지 못해 실망이 크실 거 또한 공감됩니다

붉은돼지 2016-10-29 23:31   좋아요 0 | URL
이 세트 이벤트에 혹하신 분들 많을 거 같습니다......뭐 제가 바라는 명암 세트는 아니지만 마음 도꾸리와 잔도 마음 고쳐먹고 보니 또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ㅎㅎㅎ

雨香 2016-10-2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가 가기 전에 소세키 읽기를 하려고 하는데, 붉은돼지 님 사진을 보니 현암사 소세키 전집 꽂아두기만 해도 멋지네요. 도쿠리 셋트라.... (11월 1일에 바로 주문넣을 것 같습니다.)

붉은돼지 2016-10-29 23:33   좋아요 1 | URL
네...소세키 전집은 뭐 꽂아두기만 해도 폼 좀 나죠.... 우향님 원하시는 도꾸리와 잔이 당도하기를 기원하옵니다. ^^

moonnight 2016-10-29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늘 생각하는데, 2만원 한번 3만원 한번 이렇게 사게 하지말고 일정금액 이상되면 도쿠리랑 잔 두개 넣어주면 좋겠어요. 알라딘 굿즈 받으려고 두번 세번 따로 주문하기 귀찮-_-;
하여간 부럽습니다. 책도 도쿠리 세트도요^^

붉은돼지 2016-10-29 23:36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말씀 지당하십니다...랜덤이라는 것이 사실 고객을 조금 무시하는 그런 느낌도 없지않아요.... 마음에 차지 않으면 주문 안하면 그만인데...그게 참 마음대로 안되는 것이....마음이 혹한 굿즈가 생기면 뭐 어쩔 수 없죠....ㅜㅜ

에디터D 2016-11-01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 보기를 보고 혼자 많이 웃었네요^^;

붉은돼지 2016-11-02 09:21   좋아요 0 | URL
보기 오지선다 만드는데 나름 신경 좀 썼습니다. ㅎㅎㅎㅎ

transient-guest 2016-12-15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구매한 탓에 저런 좋은 물건은 받지 못했습니다.-_-::

붉은돼지 2016-12-19 17:06   좋아요 0 | URL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ㅜㅜ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와이다 준이치 사진 / 문학동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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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도 이제 다 갔는데 아직 안나오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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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2016-10-25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뭐가요?
(정말 궁금타고 있는중..)

붉은돼지 2016-10-25 14:45   좋아요 1 | URL
아...이게 북플에서는 책 소개가 안보이는 모양이군요....제 폰은 지금 데이타 차단되어 있어요 ㅜㅜ 와이파이 되는 집에 가야 휴대폰을 볼 수가 있어요...
뭐 그렇게 재미난 거는 아니구요...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라는 책(아마도 다카시상의 고양이 빌딩에 대한 이야기 같아요)이 2016.10.1. 출간예정이라고 되어 있어서 제가 그냥 100자평에 한마디 적어 봤습니다. 제 밑에 또 다른 분의 100자평에 의하며 아마도 지난 8월에 출간예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컨디션님 컨디션 괜찮으시죠 ^^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데 어디 욱신욱신 쑤시는데는 없으신지.... 항상 컨디션님의 컨디션을 염려하는 축생 홍돈 올림

stella.K 2016-10-25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올 때까지 나온 게 아니고, 기다릴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10월 마직막 날이 되려면 아직 며칠 더 있어야 합니다.ㅋㅋ

붉은돼지 2016-10-26 10:50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아직 10월이 며칠 더 남았군요..ㅎㅎㅎㅎ

cyrus 2016-10-25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숨어 살고 계시는 최순실 대통령도 안 나옵니다.... 참...

북프리쿠키 2016-10-25 19:27   좋아요 0 | URL
독일 순방중이십니다ㅎ

붉은돼지 2016-10-26 10:52   좋아요 0 | URL
그 누님은 아마 당분간은 안 나올듯......

잉클링스 2016-10-26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거 작년 초에 출간(4월에)한다고 했다가 9월로 연기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유는 다치바나씨가 책을 다시 손본다고 하셨다는 군요.뭔가 맘에 안드시는 것이 있으신지...
그러다가 올해 8월로 예정(이제사 나오나 보다 했는데) 그러다가 10월로 연기~~
그리고 10월 다가네... 11월에 청어람미디어에도 다른 책이 예정되어 있던대

붉은돼지 2016-10-27 09:50   좋아요 0 | URL
아니! 저런!! 전과가 있었군요...아무래도 10월달에는 구경하기 어려운듯 합니다..
뭐 언제든 나오겠죠 ^^
친절하신 잉클링스 님 감사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11-10 21:51   좋아요 0 | URL
저도 기다리고 있는 책입니다^^
 

경애하는 달걀부인님께

먼저 부인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일전에 소생이 찾아보기로 했던 <리디아의 정원>이라는 책은 소생의 서가에는 없는 책이었습니다. 아둔한 소생이 착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크리스티나 비외르크의 <모네의 정원에서>나 아니면 <꼬마정원>을 <리디아의 정원>으로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어린이용 도서이고 이 두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이 ‘리네아’로 ‘리디아’와 발음이 비슷하기도 해서 혼동이 있었던 것 같다는 변명을 해 봅니다. 그러면 그 두 권의 책을 소생이 가지고 있나 하면.. 아닙니다. 아마 오래전 대방출시에 중고로 처분한 듯합니다. 제가 비외르크의 그림책 3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아빠와 함께한 베니스 여행> 한 권만 집에 있는 실정입니다.

 

 

실언에 대한 심심한 사죄의 의미로 <리디아의 정원>과는 별 상관도 없는 <아빠와 함께한...>에 대한 소개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생은 개인적으로는 베니스 여행기 중에서 이 책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딸이 있는 아빠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소생이 딸을 낳기 전에(뭐, 제 낳은 건 아니고 물론 아내가 낳았지만 말입니다. 하나마나한 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아! 나도 어서 딸을 낳아 함께 베니스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품었고 그 꿈은 나중에 이루어지기는 합니다만 그 여행이 이 책에서처럼 그렇게 재미있고 훈훈하지는 않았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참고로 말씀드리면 <모네의 정원에서>, <꼬마정원>에 등장하는 ‘리네아’는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 소녀라는 설정입니다.

 

 

 

 

 

 

 

 

 

 

 

 

 

 

 

 

 

 

 

네마리 청동마상에 대해서는 전에 여러번 이야기한 적이 있어서 이 마생들의 그 구구절절한 인생유전 이야기는 여기서는 일단 생략하겠습니다. 이 마상은 1204년 4차 십자군원정시 베니스가 콘스탄티노플에서 약탈해 온 것인데, 출생시기는 대략 2~300년 경이라고 하니 말의 나이가 거의 2000살에 가깝습니다. 하여 아무리 청동이라해도 노쇠한 말을 풍찬노숙의 야외에 세워놓을 수가 없어 복제품을 산마르코 성당 2층 발코니에 세워놓고 진품은 성당 2층 내부에 있는 성물보관소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소생 오래전에 베니스를 방문했을 때는 성물보관소 입장료가 너무 비싼 것 같아서 그냥 패스했습니다.(성당 입장은 무료였습니다) 그때는 진품이 성물보관소에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생각할수록 안타깝습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위 사진은 '해리의 바'입니다. 벽에 표시된 '성 마가 사자상'은 1966년 11월에 대홍수가 발생했을 때 물이 저 높이까지 찼다는 표시입니다. 해리의 바가 생긴 유래는 아래와 같습니다.

베니스의 어느 큰 호텔에 쥐세페 치프리아니라는 이름의 바텐더가 있었단다. 그 사림이 있는 바에 미국인 해리 피커링이라는 사람이 늘 단골 처럼바를 드나들었대. 그러던 어느날 그 미국 사람이 파산을 했다는구나. 호텔 숙박비도 내지 못하고 자신이 데리고 있던 검은 개인 페킨스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갈 차비도 없었던 거야. 그래서 친절한 치프리아니가 그 미국 사람에게 5천달러를 빌려주었대. 손님한테 빌려주기엔 너무 큰 돈이었지. 그 돈으로 피커링이라는 사람은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 하지만 부쳐 주겠다던 돈이 오질 않았대. 결국 치프리아니는 포기하고 말았지. 그런데 2년이 지났을까? 그 호텔 바 문 앞에 누가 서 있었는지 알겠니? 바로 해리 피커링이었어!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해. ‘여기 5천 달러를 가지고 왔습니다. 돈이 없어 쩔쩔맬 때 돈을 빌려 주셔서 그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 2만 달러를 더 준비했습니다. 다만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이 2만달러로 이 바를 사십시오. 그래서 ’해리의 바‘라고 이름을 바꾸어 주십시오.’ 그래서 치프리아니는 그렇게 했단다. (p78-79)

 

축생 홍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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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10-2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붉은 돼지님의 베니스 소개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보다 재밌게 다가옵니다. 즐거운 토요일 오후 되세요^^:

붉은돼지 2016-10-23 09:46   좋아요 1 | URL
어린이책이 괴테선생에게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나름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호랑이님 따님에게 읽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10-2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걀부인 님은 좋이시겠습니다. 훌륭한 소생을 두어서 말이죠.. ㅎㅎ

붉은돼지 2016-10-23 09:49   좋아요 0 | URL
곰곰발님과 달걀부인님은 의남매지간이니... ㅎㅎ 소생은 뭐 곰발님의 소생이기도 하고....
나아가 알라딘 독자제위 무림 강호제현의 소생이라는...소생이고 싶다는 그런 소견이옵니다. ㅎㅎ

북프리쿠키 2016-10-2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니스의 지도를 보고 있자니
이탈리아내 또 다른 장화 하나가 보이네요ㅎ

베니스는
시오노나나미 여사의
<바다의도시이야기>
에서 많이 알게 되었는데 홍돈님 덕분에
이 책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ㅎ

붉은돼지 2016-10-23 09:51   좋아요 1 | URL
지도를 가만히 보니 그렇게도 보이는군요..ㅎㅎㅎ

이 책이 어린이용이어서 <바다의 도시이야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는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

달걀부인 2016-10-22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글 제목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쨌든 ˝기억˝이란 재미있는 것 같네요. 그 기억이 이렇게 연결되어 착각을 일으키다니. 그래서 추억은 다시 그것이 현재로 반복되지않을때 아름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덕번에 얼결에 베니스여행 잘 다녀올것 같네요.

붉은돼지 2016-10-23 09:54   좋아요 0 | URL
기억이 이렇게 저렇게 연결되어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긴한데요...이 착각을 사실이라고 굳게 믿어버리면 참 곤란한 일이 생길 것 같아요...

베니스는 무더운 휴가철말고 좀 조용할 때 한번 조용하게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은 하지만...그게...참 쉬운 일은 아니죠..

moonnight 2016-10-23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이 이렇게 알찬 여행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요. 그냥 그림책인 줄 @_@;;저도 읽고 싶습니다.
축생홍돈에서 소리내어 웃었습니다. 호호^^;

붉은돼지 2016-10-23 09:56   좋아요 0 | URL
아이와 같이 읽기에는 참 좋은 거 같아요...양에 비해서 알찬 내용인 것은 맞는거 같아요...베니스에 대해서 세세하게 자세하게 다 알져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요한 부분들은 다 한번씩은 언급하는 것 같아요. ^^

양철나무꾼 2016-10-2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잼나요.
제가 달걀부인 님은 아니지만, 이토록 멋진 베니스여행이라면,
님을 백번도 용서할 수 있겠습니다~^^

붉은돼지 2016-10-25 14: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미천한 축생을 너그러우신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니 이 뚱땡한 몸을 어데 두어야 할지 고저 황망할 따름입니다. 호호호호호호호호호홍ㅇㅇㅇㅇ
 
니체사전 현대철학사전 4
오이시 기이치로 외 엮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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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사진`인줄 알았네.....허!! 참 내... 뭐라 할 말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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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12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체사전’이 나온다면 구입하고 싶습니다. 그 사전에 좋은(?) 사진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붉은돼지 2016-10-13 08:06   좋아요 0 | URL
그런 멋진 사전이 나온다면 뭐 저도 구입을 고려해보겠습니다..ㅎㅎㅎㅎ

icaru 2016-10-24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참.. 물마시며 읽다가 코에서 빵 터졌어요... 아 매워!! ㅎㅎ

붉은돼지 2016-10-25 11:48   좋아요 0 | URL
어멋! 어떻해요..제가 닦아 드려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