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대한 바다-지중해 2만년의 문명사>, 2.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3. <지중해-펠리페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2-1>, 4. <오스만제국은 왜 몰락했는가>. 자고로 읽고있는 역사서류 되겠다. 현재 스코어는 1은 477쪽,  2는 363쪽, 3은 89쪽, 4는 373쪽(1.27일자 페이퍼를 보면 247쪽을 읽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넉달동안에 126쪽을 읽었으니 하루 한쪽을 읽은 셈이다. 참.....세월없이 질기게 읽고있다...내 독서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독서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어디서 많이 듣던...)을 읽고 있다. 빛나는 면면을 보자면 무슨 박사학위 논문이라도 쓰고 있는 줄로 알겠지만 당연한 이야기로 그런건 아니고 그냥 소소한 호기심과 과도한 지적 허영이 힘겨운 독서를 견인하고 있다. 모두가 진지한 내용이어서 읽기가 쉽지 않은데, 특히 3번은 엄청나게 지루해서 글자를 따라가는 눈길이 마치 무거운 짐지고 언덕을 오르는 노새의 걸음걸이와 마찬가지다. 잠시잠깐 노역의 쉬는 틈을 이용해서 시오노나나미의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을 읽고 있다. 역시 이게 제일 잘 읽히고 재미도 있고 글자도 눈에 쏙쏙 들어온다.  

 

이번에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읽으면서 그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생이 로마인이야기를 다 읽었는지는 잘모르겠다. 아마 완독은 못했을 것이다. 일련의 르네상스 저작들을 포함해서 나나미의 책은 한 20~30권 정도 소장하고 있는 것 같다. 어느 책에선가 읽으니(서문에 나왔던 것 같다.) 시오노 나나미는 역사는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한다고 한다.(이건 여러 책에서 여러번 언급햇던 것으로 안다. 개인적 소신의 표현같지만 어찌보면 주류 역사학계의 비판을 의식한 변명성 발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이른바 춘추필법(春秋筆法)’에 깊은 감화를 받고 있는 소생으로서는 깜짝 놀랄만한 발언이었다. 역사란 모름지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니 불알이 그만 똑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마땅히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비판적인 시각으로 대의명분을 밝혀 엄중하게 기록해야 할 것이관데, 할매는 정녕 옛 사관(史官)들의 드높은 의기와 매운 얼에 대해서 듣도보도 못했단 말인가! 역사가 오락이라니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이기는 한 것 같기는 하나...연이나..

 

소생의 기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로마인 이야기>가 먼저 나왔지만 사실 나나미는 <로마인이야기> 이전에 일련의 르네상스 관련 저작들을 그야말로 쏟아내었던 것인데, 이런 것들에 또 소소한 에세이집 등을 포함해서 국내에 소개된 시오노의 저작은 거의 60-7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꽃다운 20대 후반에 만리 이국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완전 할매가 될 때까지 이탈리아 역사에 천착하며 역사의 현장 곳곳을 두루두루 돌아다니며 취재하고 또 먼지묻은 원사료들을 뒤적이면서 엄청난 양을 글을 써댔으니 정말 대단한 열정이고 실로 놀라운 필력이라 할만하다.  

 

<로마인이야기>가 역사서류로서는 드물게 우리나라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에 대한 문제점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오노의 책으로 로마사를 처음 접한 학생들이 그녀의 저작을 무슨 정사(正史)나 금과옥조로 받아들이게 되었는데, 초등학교 시험에서 침대는 가구가 아니고 과학이라고 답한 학생이 나온 정도는 아니지만 학생 및 일반 시민들의 로마사 역사 인식에 폐단이 나타났던 것이다.

 

익히 알려진대로 그녀는 일본 우익 인사로 영웅주의 사관(그녀의 카이사르 사랑은 유별나다. 카이사르 덕후라고 할만하다.),  제국주의사관, 위안부 망언 등으로 비판받아왔다. 주경철의 <테이레시아스의 역사>에는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 인식이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두편의 글이 실려있다. 주경철이 지적하는 나나미의 역사인식의 문제점은 1. 로마의 이민족 지배가 너그럽고 관용적이었다는 것은 환상이다. 세상에 너그러운 이민족 지배자는 없다는 것이고, 2. 주인과 노예간의 강한 유대와 신뢰 등으로 표현되는 로마의 노예제에 대한 환상, 3. 영웅숭배, 4. 재미있는 서술을 위해 가짜 사료까지 동원하는 '역사는 오락'이라는 시오노의 지론  5. 결국 나나미의 로마제국에 대한 사랑은 실패한 일본제국주의에 대한 향수는 아닌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모두가 공감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역사는 오락이라는 시오노의 말대로라면 이것들은 어느정도 양해되는 것이기도 하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에 죽자고 덤벼드는 뭐 그런 형국은 아니겠지만 어쩌면 나는 역사적인 사실과 작가적 상상력이 뒤엉킨 흥미진진한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썼는데 왜 혼자 진지하고 엄숙하게 학문으로 받아들이느냐는 뭐 그런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시오노나나미의 일부 글에서 보이는 제국주의적 식민사관은 그것이 오락이든 진지한 학문이든 뭐든 마땅히 경계해야할 부분임에 틀림없다.

 

소생이 베네치아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도서를 찾았을 때 당시에는 베네치아에 관한 역사서라고는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 밖에 없었다. 지금은 로저 크롤리의 <부의 도시, 베네치아>도 있지만 통사가 아니고 역시 비전공자의 저작이라, 통사로서는 아직도 나나미의 저작이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콘스탄티노플 함락에 관한 자료를 찾을 때는 학계의 권위 런치만경의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을 제외하고는 역시 나나미의 책이 유일했다. <로도스섬 공방전>, <레판토 해전> 역시 해당 사건에 대한 단행본으로 국내에 출간된 유일한 저작들이다. 르네상스가 궁금해서 찾아보면 이게 또 전부 시오노 나나미의 저서이거나 외국의 유명한 사학자들의 저작들 뿐이었다

 

아국의 사학계는 그동안 인재 교육, 후학 양성에만 매진용진 했는지 어쨌는지 아국 역사학자의 저술 중에 서양사와 관련하여 <로마인이야기> 수준의 읽을 만한 책이 과연 몇 권이 있는지 의문이다. 주경철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 대학의 서양사학과 교수이자 주류학계의 양명한 역사학자로서 전공 학문에 얼마나 천착하여 얼마만한 성과물이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광역시의 변두리 누항에 거주하는 아둔한 축생 따위가 감히 의문을 가질 사항이 아닌줄 알지만, 소생같은 천학이 강호제현께 묻는데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주경철 교수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지중해-펠리페2세 시대의 지중해>등 브로델의 대작들을 번역하였고 대중역사서인 <유럽인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긴 하였으나 이 책은 좀 더 큰 흐름의 유럽인 이야기를 생각했던 소생으로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고 더 나아가서는 결국 <로마인 이야기>의 아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주경철의 시오노 나나미 비판에 있어 소생이 다소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그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그만한 열정과 노작을 선보이지 못한 우리 사학계에 대한 반성도 조금은 심도있게 다루었으면 하는 점이다. 물론 주경철의 시오노 나나미 비판에 그런 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딱 한 줄 나온다. "우리의 역사가, 작가들 가운데 이런 정도의 대작을 내는 사람이 흔치 않다는 점도 우리가 반성해야할 대목이다." 하지만 <테이레시아스의 역사>라는 책이 나오고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뭐 딱히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반성만 하다가 한 세월이 흘러간 것인지 그때 그 순간에만 반성하고 그 후로는 반성을 안 한 것인지 한심한 소생은 알 길이 없다. 우리의 역사학계에서도 재조든 재야든, 아마추어든 프로든, 오락이든 학문이든, 뭐든간에 일반 독자들이 믿고 읽을 만한 훌륭한 저작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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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8-05-30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는 말 그대로 역사를 차용한 이야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와서 보면 특히 시오노 나나미의 사관이상 그녀가 생각하는 로마와 로마인이 그대로 반영된 이야기죠. 잘 쓴 책이고 사실 이 책 외에 다른 로마역사책을 보면 훨씬 dry하고 살짝 지겹기까지 합니다.ㅎㅎㅎ 그런 의미에서 전 최근에 6부까지 모두 완독한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가 기억에 남습니다. 말씀처럼 유독 국영수에 집착한 교육의 결과인지 한국에서는 비판이나 비평은 많이 나와도 실제로 책을 제대로 쓰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붉은돼지 2018-05-31 11:12   좋아요 1 | URL
오오!!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다 읽으셨군요....저는 ‘풀잎관‘까지인가 쯤 읽고는 중도포기했습니다.
요즘은 너무 건조한 책들을 읽다보니 시오노 나나미가 땡기는가 봅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체사레 보르자와 마키아벨리 어록을 읽어볼까 합니다. 옛날에 읽은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책도 서재에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고 그렇습니다.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ㅎㅎㅎ

stella.K 2018-05-31 1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뭐든지 첫인상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로마인 이야기 읽어보려고 2권까지 샀던가?
그책이 좀 호불호가 있었죠.
저는 애석하게도 불호여서 읽다 포기했습니다.
제가 역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더라구요.ㅋ

우리나라가 역사를 보는 게 정사가 아니면 안 본다는
그런 곤조가 있잖아요.
그런데 정사도 진짜 정산지 알길이 없어요.
세월 지나고 나면 또 딴소리 하기도 하니까.
시오노는 역사가라기 보단 역사 소설가란 인식이 있잖아요.
그렇다면 정사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는 건데. 작가 자신의 주관을 펼쳐도...
그런데 나중에 열거하신 그 이유로 갑자기 안 팔리는 책으로
돌아섰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엔 그녀가 일본인이라는 것과
일본적 사관으로 로마사를 본게 우리로선 심기가 불편했던 거죠.
역사 소설을 다양하게 즐길 필요가 있고 그것에 시오노가 많은 시사를 주는 셈이죠.

붉은돼지 2018-06-01 11:28   좋아요 1 | URL
요즘 너무 딱딱한 역사서만 읽다가 읽어서 그런지 저는 시오노나나미 책들이 나름 재미가 있더라구요...
뭐랄까 약간의 덕후스럽고 마초적인 스타일은 나름 재미가 있기도 하고 약간 그슬리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무엇보다도 오랜세월동안 한 우물을 판 그 자세를 높게 사고 싶습니다.~

장영배 2020-06-30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국이란 말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쓰신건가요? 좀 쉬운 단어를 써우시면 좋겠습니다.

붉은돼지 2020-06-30 14:43   좋아요 0 | URL
천학이 잘난 체를 하느라 뜻도 잘 모르면서 한문투의 글을 조금 쓰고 있습니다.
제 아내에게도 지적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르네상스 미술가평전 1,2>를 구입했다. 가격이 거의 9만원을 호가하고 소생 경제가 이미 북풍한설 몰아치는 황량한 겨울 벌판과도 같이 된지가 오래지만 소생이 비록 끼니를 거르고 옷을 헐벗게 입는다 하더라도 이 서책을 구하지 못한다면 어찌 모범장서가라고 하겠는가 이말이다. 뭔 말인지.... 하여간에 출간되자마자 구입했다. 이제 실물을 끌어안고 쓸고 닦고 어루만지며 어여뻐하니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모르겠고 옷을 벗고 있어도 추운줄을 알지 못하겠다. 뭐 이미 식후이고 또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소생의 심사가 몹시도 흐뭇하다는 말씀이다.

 

원제는 <뛰어난 건축가, 화가, 그리고 조각가들의 삶>이다.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평전으로 미켈란젤로의 제자이자 16세기 미술사가인 조르조 바사리의 작품이다. 바사리 자신 역시 화가이자 건축가였다. 하지만 바사리는 그의 미술 작품보다는 이 책으로 더 유명한 것 같다. 또 하나 바사리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피렌체에 있는 바사리 통로. 베키오 궁전에서 우피치 미술관을 거쳐 아름다운 베키오 다리를 지나 피티 궁전에 이르는 800미터 가량의 비밀 주랑이다. 메디치 가문의 주문에 따라 바사리가 설계한 이 주랑은 백성들의 폭동을 대비한 메디치가의 도피 통로였다. 비밀통로는 비밀통로여서 통로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다. 메디치 사람들은 이 비밀통로의 창문을 통해서 피렌체 사람들을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위대한메디치가의 몰락은 아마도 이 비밀 통로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건 그런데 베키오 다리 위 2층의 바사리 통로의 작은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아르노 강의 풍경은 역시 일품인 것이다.

 

이건 뭐 여담인데, 2차대전 당시 피렌체에서 퇴각하던 독일군이 아르노 강의 다른 다리는 모두 파괴했지만 베키오 다리만은 남겨두었다고 한다. 이유는 히틀러의 명령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무슨 결재문서 남아있는 것도 아니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어쨋건 오늘날의 우리가 14세기에 건설된 아름다운 베키오 다리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다 총통각하 덕분인지도 모른다. 다리가 파괴되면 당연하게 다리 위 2층의 바사리 통로도 파괴되었을 것이다. ‘각하 덕분에 이런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었어요총통께 감사의 말씀이라도 올려야할지 모르겠다. 바사리 통로는 예전에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구경할 수가 있다고 한다. 통로의 벽에는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에도 이 바사리 통로가 등장한다.

 

오래전에 나온 이근배 역의 <이태리 르네상스의 미술가 평전>은 이미 절판된지 오래고, 얼마전에 올재에서 역시 이근배 역의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1,2>가 나와서 얼른 구입했는데 아시다시피 올재의 책은 부담없는 가격의 보급판이어서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역시 미술가들의 평전임에도 도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고, 또 내용을 조금 읽어보니 이 책은 바사리 작품을 완역한 형태가 아니라 평전의 방대한 분량을 감안하여 그 일부분을 선택하여 수록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건 뭐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가 통상적으로 조르조 바사리로 표기하는 것을 올재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조르조 바자리로 표기해 놓아서 이게 또 얼토당토 않게시리 그러면 본문의 번역상에도 약간의 이상한 해석도 있지 않을까하는 되도않는 걱정을 조금쯤 하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평소에도 걱정이 많으신 나귀님께서 우려하신 바, 한길사의 본 도서는 이미 오래전에 나왔던 이근배 번역본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서 이에 미술전문가의 해설을 붙여 재출간하는 것이다.(물론 수많은 작품의 도판들이 추가되었다) 소생도 나귀님의 말씀대로 전문번역가가 번역하고 미술전공자가 감수하는 형식으로 새롭게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검색해보니 이근배는 생화학자다. 1914년생으로 평양의전을 나와 일본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방 후에는 서울대학교 등에서 교수를 역임하였고, 40세가 넘어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하바드의대 등에서 유학했다. 르네상스 고전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1959년 귀국해서 20여년에 걸쳐 원고지 18,000매 분량의 바사리 작품을 완역했다. 1978년에 번역을 마쳤으나 한동안은 선뜻 맡아줄 출판사가 나서지 않아 묵혀두었다가 1986년에야 탐구당의 호의로 500부 한정으로 출판하게 되었다고 한다. 2007년 세상을 떠났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전문번역가의 번역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해서 선생의 위업을 폄하하거나 감히 얕잡아 보는 그런 생각은 전혀 없다. 60년대 당시 생경한 미술고전 번역이라는 분야에서 선구에 홀로 서서 용기와 끈기로 이루어낸 노작에는 열렬한 감사와 깊은 존경을 표할 따름이다.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바사리의 이 작품은 전세계적으로 영미독 3개국에서만 번역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건 그런고 이건 또 좀 다른 이야기인데, 이 책이 한 권에 사만오천냥이나 하고 총 6권으로 나온다고 하니 계산해보면 27만원이다. 끼니를 거르는 것도 하루이틀이고 맨날천날 벗고 살수도 없으니 바사리의 평전을 완비하는 데는 애로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어찌 눈물콧물 없이 그냥 공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 있겠는가. 종국에 이르러서는 책장을 뜯어 풀죽을 쑤어 먹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생이 요즘은 부르크하트의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문화>를 읽고 있는데(읽기 시작한지 한달이 넘었는데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면서 그래도 지금은 354쪽을 읽고 있다. 역시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르네상스나 유럽미술사, 서양중근세사 등등 뭐 이런데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뭐 이러쿵 저러쿵 쿵쿵짝짝 박차에 맞춰 혼자 깨춤을 춰본들 이런 물건이 나왔으니 좋든 싫든 구입하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소생이 무슨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호사가의 취미로 책을 읽고 장서가의 욕심으로 책을 구입하고 있는 그런저런 형편으로 아직 책을 꼼꼼하게 읽어보지도 않았지만(사실 언제 읽을지 알수도 없고, 어쩌면 이 책은 완독보다는 사전 형식으로 사용이 유용할 것이다.) 어쨌든 실물을 받아보니 도판이 풍부하고 판형이나 조판도 깔끔하니 무척 마음에 든다. 쓸고닦고 물고빨고(... 이건 아니고) 쓰다듬고 어루만지고 하였다. 소생이 오랜만에 글과 사진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참!! 나귀님게 땡스투 했어요 호호호

 

    

 

 

 

 

 

 

 

 

 

 

 

 

 

 

 

 

 

 

 

 

 

 

 

 

 

 

술탄 메흐메트2세의 초상화를 그린 젠틸레 벨리니 편의 내용이다.

한길사 판과 올재 판 해석을 비교해 보시라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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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5-26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생화학자시면서 이런 쪽에 관심이 많으시다니,
과연 능력자시군요. 저는 부러워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올재판이 좀 싸지 않나요?
암튼 축하드립니다!^^

붉은돼지 2018-05-27 17:39   좋아요 0 | URL
올재는 한번에 보통 4-5권씩 나오는데 가격은 대충 13000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한권에 삼천원 정도이죠....
싼 값에 일단 나오면 무조건 사모으고는 있는데 이게 또 세월 지나니 양이 좀 됩니다.~

oren 2018-05-26 2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책이 있는 줄도 새까맣게 몰랐는데, 아무튼 ‘모범장서가‘ 분들께는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식인 듯하군요.^^ 그런데, 붉은돼지 님께서 요즘 야콥 부르크하르트의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문화>를 읽고 계시다니 괜히 반갑습니다.^^ 저는 니체가 쓴 책 속에 부르크하르트가 소개된 걸 보고 일부러 그 책을 찾아 읽었는데,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들이 어찌나 매력적으로 소개되어 있던지, 그 책을 읽는 동안 그런 도시들(로마, 폼페이, 나폴리, 피렌체, 베네치아 등등)을 다시 가고픈 열망이 치솟아 올라 괴로워 죽는 줄 알았답니다.^^

붉은돼지 2018-05-27 17:48   좋아요 0 | URL
저는 부르크하르트의 책을 브로델의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를 읽다가 소개를 받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브로델의 책은 정말 무지막지하게 지루하더군요. 그래도 무슨 운동하는 자세로 꾸준히 읽고는 있습니다. 저도 부르크하르트의 책을 읽다가 프란체스코의 고향인 아시시 이야기가 조금 자세하게 나와서 예전에 아시시의 아테나 신전인가 조그만 그리스식 신전 옆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아내와 딸래미와 저녁먹던 기억이 나고....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들과 또 골목의 은은한 가로등 불빛 등등도 생각이 나서...아! 언제 또 가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transient-guest 2018-05-30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헉 이런 지름신유발이라니요..ㅎ 저도 나귀님서재에서 걱정하시는 글을 본 것 같습니다만, 그나저나 이거 또 군침이 흐르네요..ㅎㅎ

붉은돼지 2018-05-30 20:24   좋아요 1 | URL
책이 간지가 납니다. 저는 뭐 예전부터 구하고 싶던 책이라 구입했습니다만....나중에 6권 완비하면 완성체 사진을 또 한번 올려보겠사옵니다.

bella40 2018-05-30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같은 고수 독자가 계시니 참으로 안심되고 위안 받습니다. 저는 이 책 해설 쓴 고종희입니다. 35년간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연구했는데 바사리없이는 불가능했죠. 한국에서 도판, 해설 갖춘 바사리 저서가 출판되었다는 것 자체로 문화적 자부심 가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와 역자 이근배 선생 가족 관심 없이는 나올 수 없었답니다.

붉은돼지 2018-05-30 20:34   좋아요 0 | URL
아이쿠! 교수님께서 직접 이렇게 댓글을 남겨주시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교수님의 저서 <이탈리아 오래된 도시로 미술여행을 떠나다>도 제가 가지고는 있습니다만 읽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음...
이번에 이런 책이 나와서 저로서는 몹시 반가웠습니다. 후속 편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1. 2018.02.01. 1843분 주문, 4, 50,850

    

 

 

 

 

 

 

 

 

 

 

 

 

 

 

<덕후들의 성지 도쿄 & 오사카>, <엔조이 도쿄> 5월에 도쿄 자유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뱅기표는 버얼써 끊었다. 홋카이도와 큐슈는 가봤지만 본토(?)는 처음이다. 사랑하는 혜림씨를 위해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를 일순위로 잡았다. 차순위로는 지브리 스튜디오와 도라에몽 박물관, 에비수 맥주 기념관을 생각하고 있다. 혼자 생각이다. 아직 아내의 동의는 구하지 못했다.

<번역청을 설립하라> 내용을 좀 더 보완해서 단행본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150여쪽의 작은 문고본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개정판을 기대해 본다. 너무 공감이 가고 좋은 내용인 것 같아서 당장에라도 번역청의 설립을 허하노라는 윤허의 옥음을 내리고도 싶으나 아시다시피 축생에게는 가당찮은 이야기이고.. 뭐 그렇다. 다 읽었다.

<뉴 필로소퍼 2018 창간호> 창간호라서 구입했다. ‘매일매일의 삶을 성찰하는 생활철학잡지되겠다. 아국에서 철학잡지가 되겠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표지도 예뻐 보이고, 축생의 한심한 삶이 바로 성찰이 필요한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구입했다. 한번 휘리릭 두 번 휘리릭하고는 책상위에 모셔놓고 있다

 

 

2. 2018.02.05. 1540분 주문, 1, 11,500

 

 <지혜의 일곱 기둥 2> 중고다. 어디선가 읽으니 콜린 윌슨이 <아웃사이더>에서 로렌스의 <지혜의 일곱 기둥>을 그렇게나 극찬을 했다고 해서, 소생은 뭐 <아웃사이더>를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그렇거나말거나 어쨋거나 정 그러시다면...’ 하고 검색해 보니 아이쿠나절판이고나. 중고밖에 없다. 절판이라고 하니 구매욕구 게이지가 급 상승한다. 제목도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한심한 축생도 가끔 생각한다. 돈황의 석굴이나 아라비아의 사막, 혹은 히말라야의 설산이나 티벳의 고원 같은 곳에서 우리의 생의 비밀과 우주의 진리를 찾아 고행하며 수도하고 싶다는 가당찮은 생각. 도 닦는 돼지라...개가 웃을 일이다. 2권부터 구입한 이유는 뒤에.

    

 

 

 

3. 2018.02.06. 2222분 주문, 453,610

  

  

 

 

 

 

 

 

 

 

 

 

 

 

 

<강의> 지난달에 <냇물아 흘러흘러어쩌고>를 읽고, 정말로진짜로 진심진정으로, 공부하는 자세로, 단순히 책을 읽어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독서를 통한 자기반성과 실천궁행으로 보다 더 숙성되고 살진 돼지가 되어보겠다는 욕망을 품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그런, 돼지로서는 실로 웃기고 가당찮은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몇 장 읽다가 지금은 식탁 위 책탑의 초석이 되어있다.

<천년여왕(dvd)> 일전에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마츠모토 레이지의 <은하철도 999 기념전>을 보고는 마음이 파도를 쳐서 구입했는데 아직 비닐도 뜯지 못했다. 머릿속 한쪽 구석에서 귀에 익은 멜로디의 노래가 들려온다. 긴 머리 휘날리며 눈동자를 크게 뜨면 ~

<아무튼, 망원동> 아무튼 문고를 몇 권 읽어본 바로 그런대로 읽을 만해서 구입했다. 아직 첫 장도 펴보지 못했다.

<메거진 B vol.62> 이번 호는 몰스킨이다. 수첩을 좋아하지도 않고 따라서 몰스킨을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메거진 B>는 구입했다. B는 나오는 족족 다 구입하고 싶지만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한번 휘리릭하고는  모셔두었다.

 

 

4. 2018.02.10. 12:23 주문, 117,500

 

<지혜의 일곱기둥3> 중고다. 이제 2,3권은 구입했는데 1권을 아직 구입못했다. 1권 중고는 알라딘에는 3만원, 예스에는 29,000원에 올라와 있다. 정가가 18,000(10%할인가는 16,200)인데, 중고를 거의 두 배 가격으로 구입해야하나 어쩌나 망설이고 있다. 어쩌겠나. 이가 빠진 채로 합죽이로 둘 수는 없고 중고마저 없어지기 전에 구입을 하긴 해야할 것이다.

 

 

 

 

 

 

 

 

5. 2018.02.10. 21:31 주문, 5, 53,120

 

 

 

 

 

 

 

 

 

 

 

 

 

 

 

 

 

 

 

 <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신영복의 <냇물아 흘러흘러>에 소개되어 있어 언능 구입했다. 나카즈마 아쓰시의 단편집이다. ‘산월기는 읽다보니 예전에 읽은 기억이 난다. 옛날에는 내가 원래 사람이었는데 어쩌다가 호랑이가 되었나 고민했는데 지금은 내가 호랑이인데 옛날에는 어떻게 사람이었던가 하는 생각을 한다는, 호랑이로 변한 한 선비의 이야기. 공감가는 말이다. 다른 단편 이릉도 읽을 만 하다. 과연 누가 충신이고 무엇이 충절인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다 읽었다

<터키사 100> 소생 원래 비잔틴과 오스만에 관심이 많아서 구입했다. 지금은 100중에서 21편을 읽고 있다.  

<도쿄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역시 도쿄여행을 앞두고 뭔가 주워 들을 게 있나 싶어서 구입했고 다 읽었다. 책의 초반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나라였다.’ 그렇다 도쿄와는 별 연관도 없는 설국 이야기다.

<프루스트의 독서(문고본)> 마음산문고의 문고본이다. 요즘 문고본은 너무 내용이 소략한 것 같다. 옛날 삼중당 문고는 책은 작아도 내용은 깨알같이 빽빽했다. 뭐 옛날이 더 좋았다는 건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

<미스테리아 16> 미스테리아는 창간호부터 모으고 있다. ‘읽고 있다가 아니다.

 

 

6. 2018.02.21. 18:31 주문, 6, 60,660

  

  

 

 

 

 

 

 

 

 

 

 

 

 

 

 

 

 

 

 

 

 

 

 

 

 

<문장으로 보는 유럽사> 문단, 문장 어쩌고 할 때의 문장이 아니다. 심볼, 엠블럼 말이다. 로마의 독수리, 비잔틴의 쌍두독수리, 베네치아의 사자 등등. 문장하면 역시 <왕좌의 게임>을 언급하지 아니할 수 없다. 스타크의 다이어울프, 바라테온의 큰뿔 사슴, 라니스터의 사자. 아아아아아 개정판은 언제쯤 나오려나. 마지막 시즌은 언제쯤 볼 수 있으려나. 중간쯤 읽고 있다.

<주먹대장 1,2,3> 추억의 만화다. 그 옛날 어린 마음에도 우리의 주먹대장은 주먹이 너무 무거워서 어떻게 다닐까, 그 큰 주먹을 휘두르다 어깨가 둘러빠지는 건 아닐까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여전히 거대한 주먹의 해맑은 모습을 보니 너무 반갑다. 한번 휘리릭하고는 모셔두었다.

 

<우먼카인드 vol.2>여성의 목소리로 말하고 여성의 눈으로 새로운 가치를 읽어내는잡지라는 우먼카인드가 작년 연말에 창간되었다. 소생은 뭐 여성뿐만아니라 인간이라는 종 자체가 워낙에 오묘하고 요상한 존재라는 생각이고 이런 잡지가 여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지만 다만 왠만하면 창간호 잡지는 사모으려고 하는 마당에 창간호를 이미 샀으니 2호도 일단 사놓고 보자는 그런 심사로 구입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한번 휘리릭하고는.

 

<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이 이렇게나 영화를 좋아하는 줄은 몰랐다. 하기야 한심한 축생이 정희진에 대해서 아는 것이 무엇이 있겠나만은. 소생도 예전엔 문제적 영화들을 많이 봤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영화는 그냥 컴컴한 곳에 편하게 앉아 팝콘에 콜라나 실컷 마시면서 눈알에서 광선이 슝슝나오고 때리고 부수는 그런 영화만 찾아 보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소생도 영화는 혼자서 본다

 

 

7. 2018.02.27. 18:27 주문, 552,470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음풍농월하시는 풍월당주 박종호의 <유럽음악축제순례기>를 읽다가 콘스탄츠 호숫가의 브레겐츠라는 작은 도시를 알게되었고 브레겐츠를 검색하다 보니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이라는 책을 찾게되었다. 이 책은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과 함께 이른바 윤하정의 유럽시리즈 3권 중에 하나다. 아쉬운 점은 3권을 합체를 했다면 그럴듯한 실한 책 한 권 되었을 것인데, 130여쪽짜리 3권으로 나누는 바람에 각 권이 책이라기 보다는 무슨 팜플릿처럼 느껴진다.  

 

<그레이엄 그린> 강호제현께옵서 한목소리로 입에 침이 다 말라버리게 상찬을 하시고 또 추천을 해주셔서 구입하게 되었다. 거의 1000쪽에 이르는 분량이다. 단편 52편이 수록되어 있다. 소생은 현재 두 편을 읽었는데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자기 전에 한 편씩 읽는다는 계획인데, 한심한 축생은 자기 전에 볼 책이 또 여러권이어서 진도가 빨리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샘터 2018.3.> 판매가가 3150원이다. 5만 주문에 2천 마일리지를 득하기 위해서 가끔 끼워서 산다. 땡스투 등을 포함해서 샘터없이 5만 주문하면 마일리지가 3천 정도인데 샘터를 끼우면 6천이 넘는다. 지금 마일리지 5만 정도 모았는데 차곡차곡 꾸역꾸역 모아서 <친일인명사전>을 구입할 요량이다. 297,000원이데, 1년 정도 모으면 가능할 것도 같다.

<이에야스, 에도를 세우다> 축생이 뭐 지금도 무식하지만 예전에 더 형편없던 시절에는 에도가 도쿄인줄은 몰랐다. 역시 도쿄 자유여행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 책이다. 400여년 전에는 100호도 채 안되었던 궁벽한 어촌 마을이 어떻게 오늘날의 거대한 국제도시 도쿄가 되었는가 하는 이야기다. 여행에는 전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거나 말거나 어쨌거나 한번 읽어보고 싶어서 샀다. 현재 50쪽 정도 읽고 있다.   

 

 

 

8. 2018년 2월 결산

 

26(디비디포함)299,710원에 구입하였다. 마일리지나 쿠폰을 고려하면 실제 지출금액은 이보다 적을 것이다. 30만원에 290원 모자란다. 더 분발해야겠다. 26권중에 읽은 책은 6권이다.(번역청을 설립하라, 역사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도쿄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혼자서 본 영화,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2권은 대충 훑어봤고 5권은 현재 읽고 있다. 나머지 13권은 그냥 모셔두었다. 좋게 말해서 반타작이다. 역시 더 분발해야한다

     

 

 

 

소생이 그동안에 양성한 소생의 서재를 지키는 저스티스 리그 군단이다.

모두 킨더조이라는 초콜릿이 든 커다란 알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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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3-17 1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먹대장. 월간 <어깨동무>에 연재되었던 만화였죠. 저는 어깨동무보다는 소년중앙 구독자였기 때문에 매달 보진 못했던 만화지만 지금이라도 볼까요? ^^
5월 도쿄라니, 혜림씨는 좋겠어요~
(홍돈! 무슨 말인가 했네요 ^^)

붉은돼지 2018-05-26 17:40   좋아요 0 | URL
댓글이 너무너무 늦어서 죄송해요...워낙에 게으른 돼지라...ㅜㅜ
도쿄는 잘 다녀왔습니다. 혜림씨는 역시 디즈니씨에서 생의 멋진 한 시절을 보낸 것 같습니다...
저희는 디즈니랜드 말고 디즈니씨에 다녀왔습니다.
도쿄디즈니리조트가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cyrus 2018-03-17 08: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년 전 알라딘 서점에 《지혜의 일곱 기둥》 1, 3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점에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가보니까 책이 없었어요. 책이 판매되서 없던 게 아니라 애초에 매장에 팔지 않는 ‘미아 도서‘였어요. 그때 직원에게 신고할 걸 그랬어요. ㅠㅠ

붉은돼지 2018-05-26 17:41   좋아요 0 | URL
<지혜의 일곱기둥 1>은 아직 구입하지 못했습니다. 중고 가격이 너무 비싸요. 중고가 좀 나와 있긴한데 예스나 알라딘 공히 3만원인가 4만원인가 하는 것 같아요ㅜㅜ
댓글이 너무 늦어서 죄송해요~

stella.K 2018-03-17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하심다! 저걸 다 어디에 꽂아 놓으시는지.
물론 지난 번 서재를 구경하긴 했지만...
부럽사와요. 저는 감히...ㅠ

번역청 설립은 청와대 청원에도 올라간 걸로 알고 있는데
번역이 중요하긴 중요하죠?
책으로도 나와있군요.^^

붉은돼지 2018-05-26 17:45   좋아요 0 | URL
어머 스텔라님 두달이나 지나서 답글을 달다니
너무나 죄송하옵니다.

지금 제 서재는 그야말로 아수라책장입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임계점에 도달했다고나 할까요...
아무래도 이사를 가야할 듯 합니다만....
그게 또 간단한 문제는 아니고....
이삿짐 센터에서는 제일 싫어하는 게 책 많은 집..ㅜㅜ

북프리쿠키 2018-03-17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분발해야겠다는 말씀에
공감이 가는군요^^

붉은돼지 2018-05-26 17:46   좋아요 1 | URL
쿠키님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은 알라딘 서재질이 좀 뜸하긴 합니다만
나름 책읽고 사모으고 하는 것은 여전히 분발분발하고 있습니다. ~~

희망찬샘 2018-03-18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스티스 리그 군단~~~ 귀엽네요. 덕분에 좋은 책들 보며 잠시 눈호강 하고 갑니다. ^^

붉은돼지 2018-05-26 17:49   좋아요 0 | URL
희망찬샘님 답글이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스티스 리그 군단이 저 때는 22명이었지만 두달 지난 지금은 3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물론 그동안 소생의 서재의 책도 많이 늘었구요...
뭐 읽은 책은...나름 열심히 읽고는 있지만....많이 늘어나지는 않았꾼요...ㅜㅜ

transient-guest 2018-05-30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슈퍼맨은 닥터슬럼프가 생각나게 하네요.ㅎㅎ 열심히 사고 읽고 계시네요.

붉은돼지 2018-05-30 20:37   좋아요 1 | URL
닥터 슬럼프가 뭔가 싶어 찾아봤습니다. 귀여운 꼬마 캐릭터가 나오더군요..ㅎㅎㅎㅎ
제가 잘하는 거라고는 열심히 사고...틈틈히 읽고....뭐 그정도죠..ㅎ
 

 

<퐅랜>

 

 

만화가 이우일이 포틀랜드에서 1년간 생활한 이야기다. 퐅랜은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는 없지만 어쨌든 요즘 핫하다는 미국 서부의 도시다. 처음에는 포틀랜드가 예전에 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전쟁을 일으켰던 그 섬을 말하는 줄 알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곳은 포클랜드다. 어쨌든 생계걱정없이 외국에서 1년간 생활할 수도 있고 또 그 생활의 기록을 책으로 써서 출판도 할수 있다니 너무 부럽다. 읽다보니 이우일의 수집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오랜 전에 나온 <콜렉터>도 구입해서 읽었다.

 

 

 

 

<콜렉터>

 

  

서두에 나오는 문구가 마음에 든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콜렉터다자그마치 괴테선생의 가라사대 되겠다. 정갈하고 깨끗한 미니멀한 삶은 애시당초 포기했다. 책과 이런저런 쓸데없는 잡동사니에 파묻혀 꿍꿍거리며 살다가 돌아가실 사주팔자인려니 생각하기로 했다. 공감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이우일에 비하자면 뭐 소생따위는 잽도 안되는구나, 이런 사람도 있는데 좀 더 해도 되겠네, 아니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놀라운 생각을 하고 말았다.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지적 대화를 위한 ...>를 읽어보지도 못했고 또 팟캐스트니 뭐니 하는 것도 들어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그 빛나는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의 만남을 더 미루어서는 안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에 이 책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를 구입해서 읽었다. 결론은 말하자면 만나지나 말 것을 그랬나되겠다. 소생의 취향과는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야 말았다. 특히 소년병 이야기같은 거 말이다. 소생이 채사장에 대해서 뭔가 착각을 했던 모양이다. 마포 김사장 같은 인물로 말이다. 당근한 이야기지만 사장이라고 다 같은 사장은 아니다.

 

 

 

 

<무엇이든 쓰게된다>

  

수능 문제풀이 비슷한 약간 특이한 방식의 글쓰기 책이다. 김중혁씨는 역시 아이디어 맨이다. 유혹하는 머시기, 뼛속까지 거시기해서 머시기하라, 거시기의 최전선, 대통령의 머시기 등등등등 글쓰기 책도 한 십여권은 넘게 읽은 것 같다. 몸에 좋다는 보약을 아무리 처묵처묵해봐야 근본이 부실한 종자에게는 별 소용이 없듯이, 좋다는 게 나올 때 마다 사서 읽기는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니지...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건 아닐까 은근히 기대도 해보지만 역시 아닌 것 같다. 공통된 지적은 절제된 문장. 군더더기 없는 문장을 쓰라는 이야기긴데 소생은 천생이 중언부언 주절주절대는 성격이라 그게 안된다. 왜 글쓰기 책을 끊지 못하고 읽는지 모르겠다. 글쓰기 책도 일종의 자기계발서라 중독성이 있는 모양이다. 한때 자기계발서 열심히 읽었다. 하지만 자기계발 전혀 안되었다

 

 

<추리소설 읽는 법>

 

 

코넌도일, 레이먼드 챈들러, 움베르토 에코, 미야베 미유키 이렇게 네명의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뭐 말이 필요없는 분들인데, “독자는 갖가지 세세한 역사 이야기가 끝없이 덮쳐오는 장미의 이름을 읽으며 현기증을 느낀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한 차례 완독하고 두 번째로 완독한 다음, 세 번째로 읽으면 그 세세한 역사 이야기가 더 이상 낯설거나 독서를 방해하지 않는다.” 는 대목을 읽고는 예전에 내용도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그래도 이상하게 재미있게 읽은 장미의 이름을 다시 읽어볼 생각이 문득 들었는데, 또 가만 생각해 보니 그것보다는 아직 읽지 못한 에코의 소설을 읽는게 더 좋은 생각인 것 같아서 <푸코의 진자>를 중고로 주문했다.

 

 

 

여기까지는 최근에 다 읽은 책들에 대한 짧은 감상이고 이제부터는 현재 읽고는 있으나 아직 끝내지 못한 책들에 대한 독서의 기록이다.

 

 

<회색인간>

 

  

근자에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소설이니 기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한 권에 대략 20여편의 짧은 소설들이 등재되어 있다. 책을 어제 받아서 지금은 회색인간한편을 읽었다. 아직은 똥인지 된장인지 초장인지 잘 모르겠다.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

 

  

아름다운 사진과 담백한 글이다. 한편으론 바람같이 쓸쓸한 느낌이다. 아마도 작가의 조금은 특이한 죽음 때문일 것이다. 호시노 미치오는 20여년간 알래스카의 자연과 인간, 동물들을 한편의 시처럼 카메라에 담아낸 세계적인 사진 작가로 1996년 캄차카 반도 쿠릴호에서 취침 중에 불곰의 습격으로 사망했다. 향년 43. 곰에게는 곰 나름의 사정이 있었겠지만 어쨌든 그 무정하고 미련한 불곰놈이 미치오가 얼마나 알래스카를 사랑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다. 지금은 120쪽을 보고 있다.

 

 

 

<내 마음의 낯섦>

 

  

이건 작년 12월 초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138쪽을 보고 있다. 중간에 손 놓은 지가 2~3주는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다. 하지만 파묵과 이스탄불에 대한 애정으로 근근히 붙잡고 있다. 소설 초입에 나오는 주인공 메블루트의 결혼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이다. 메블루트는 친척의 결혼식에서 라이하를 한번 보고는 반해서 몇 년간 편지질만 하다가 어찌어찌 같이 야반도주를 하게 되는데 나중에 밝은 곳에 와서 보니 옆에 있는 아가씨는 자신이 생각하던 그 여자애가 아니었다. 그애의 언니였던 것이다아하! 어쩌겠는가. 이미 깨어진 사발이요, 쏟아진 물인 것을.

 

 

 

<동서양의 접점 이스탄불과 아나톨리아>

  

아시다시피 2006년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는 오르한 파묵인데, 스웨덴 한림원은 고향 이스탄불의 우울한 영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문화간 충돌과 복잡함에 대한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비슷한 이야기인데, 서울대학교인문학연구원의 문명연구사업단(이름도 거창하다)문명들 간의 교류와 충돌에 대해 모색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터키지역에 각별히 이끌리게 되었고 이 책은 그 각별한 관심의 결과라고 할 만하다. 아나톨리아의 고대문명, 비잔티움과 기독교문명, 오스만 제국과 이스람 문명 등에 대하여 15편의 글이 실려있다. 지금은 174쪽을 읽고 있다.

 

 

 

  

<지중해 : 펠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1>

  

고명하신 페르낭 브로델의 노작이다. 소생은 브로델 선생의 <지중해의 기억>도 가지고는 있으나 역시 아직 펼쳐보지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작년 연말에 처음 출간되었을 때 무슨 마음인지 냉큼 사고 말았고, 12월초순부터 읽기 시작해서 지금은 88쪽을 읽고 있다. 이 책은 총 3권인데 1권의 소제목은 환경의 역할로 내용이 전부 산지, 고원, 평야, 구릉, 바다, 연안지역, 섬들, 사막, 기후, 계절 등에 대한 이야기다. 엄청나게 지겹다. 재미는 눈꼽만큼도 없다. 이 책을 다 읽는다고 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돌을 닦는 마음으로, 우공이산의 정신으로, 마부작침의 자세로 미련하게 읽어가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지난주에 알라딘을 둘러보다 신영복 선생 1주기 특별기획으로 나온 책을 보고 바로 주문했다. 일단 한권만. 지금은 49쪽까지 읽었다. 선생의 글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가만히 읽고 있으면 이 형편없는 축생놈도 어쩌면 반듯한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황송하고도 해괴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대담한 작전>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같은 인류의 광대한 역사에 대한 책을 썼지만 사실은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중세의 특수작전이라고 할만한 7건의 사건에 대한 세세한 속사정 이야기다. 왕에 대한 암살, 포로로 잡힌 왕 구출하기 등등 읽어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302쪽까지 읽었다. 이 책은 이번 달안에 다 읽을 계획이다.

 

 

 

  

 

<오스만 제국은 왜 몰락했는가>

 

 

말하자면 오스만제국 쇠망사라 할만하다. 비잔틴 제국을 멸망시키고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여 이스탄불이라 칭하였으며, 위대한 쉴레이만 대제의 시대에는 빈을 두차례나 공격하는 등 유럽전역을 공포로 떨게 만들었던 대제국이 어떻게 유럽의 환자라는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되는지 그 쇠퇴와 몰락에 중점을 두고 기록하고 있다. 비잔틴 제국처럼 무력 침공에 굴복하여 한순간에 멸망하게 되면 비장미랄까 장렬함이랄까 뭐 그런 느낌이라도 있는데, 오스만 제국은 마치 구한말 대한제국처럼 내부적으로 부패하고 외부적으로 열강에 뜯어먹히며 서서히 비참하게 고사해가는 모습은 안타깝다. 현재 스코어는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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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8-01-27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중해는 구입해두고 싶지만... 이거 묵직한 책을 또 묵혀두는게 맞나 싶어 고민입니다 ㅎㅎ

붉은돼지 2018-01-27 22:37   좋아요 0 | URL
원래 묵직한 놈은 묵직하니 묵혀둬야 ...... ㅎㅎㅎㅎ

stella.K 2018-01-27 10: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사장이라고 다 같은 사장이이니다.
저 채사장은 제 후배도 읽느라 고생 좀 했다더군요.
11계단 읽었는데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고.

의외로 대담한 작전이 전 끌리는군요.
김중혁은 저도 나름 좋아하는 작가라 찜해놓고 있긴 하지만 언제 읽을지 모르겠습니다.ㅠ
근데 장미의 이름은 3독 하셨어요? 대단하심다!!

붉은돼지 2018-01-27 22:41   좋아요 1 | URL
장미의 이름 삼독한 사람은 ‘추리소설 읽는 법‘의 작가 양자오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저도 재독을 해 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안 읽은 거 읽는 게 나을 거 같아서
푸고의 진자 3권을 중고로 주문햇습니다. 지금 30쪽 정도 읽고 있습니다. 뭐 하나 끝내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데 문득 생각나면 또 다른 책을 시작하고 하니.....이것 보다 저것 보다 뭐 정리가 안되는 느낌입니다. ㅜㅜ

AgalmA 2018-01-27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붉은돼지 님^^/ 돼지 저금통 마스코트까지 데리고 열독 중이시네요^^ 저금통 다 차면 책 사시는 겁니까ㅎ

붉은돼지 2018-01-27 22:43   좋아요 0 | URL
오 아갈마님!!
지금 돼지 배가 반쯤 찻는데 가득 차면 배를 갈라....윽...
당연히 책을 사야겠죠..ㅎㅎㅎㅎ

moonnight 2018-01-27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_@; 여덟권이나 함께 읽으시는군요@_@; 저는 잘 안 되더라구요. 유발 하라리 읽고싶네요. 최근 호모데우스 힘들게 읽었는데-_- 이 책은 조금 더 재미있을 것 같은 기대가^^; 핑크돼지저금통 귀여워요^^

붉은돼지 2018-01-27 22:45   좋아요 0 | URL
이것 저것 읽으니 정신이 없습니다. 중구난방으로 읽으니 재미없는 책은 자꾸 뒤로 미루게 되고...
하여튼 어지럽습니다.....한권씩 한권씩 내조지는 쪽으로 독서습관을 바꾸어야 할 듯 합니다. ㅎㅎㅎ

hnine 2018-01-27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책이 아니라 붉은돼지님 후기를요).
<콜렉터>는 제가 오래 전에 읽은 전 파울즈의 콜렉터인줄 알았어요 (이거 무서워요).
김중혁 작가의 수능문제풀이 스타일 ㅋㅋ...
예전에 이우일 선현경 부부의 블로그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니까 포트랜드를 그들 발음하는 방식으로 발음하여 책 제목을 삼은거였군요?
(마부작침, 사자성어 검색하러 갑니다)

붉은돼지 2018-01-27 22:51   좋아요 1 | URL
파울즈 검색해보니 ‘프랑스 중위의 여자‘ ‘마법사‘ 쓴 작가군요
뭐 당연히 읽어보진 못했습니다만 책은 찾아보면 분명히 서재방 구석 어디 있을 겁니다.
콜렉터는 절판인 것 같더군요....
저는 겁이 많아서 무서운거 못 봐요 ㅎ호호호

서니데이 2018-02-15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붉은돼지 2018-03-16 23:03   좋아요 1 | URL
설 연휴가 지난 지도 벌써 한참이군요...ㅎㅎㅎㅎ
서니데이는 즐거운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이를테면 귀환시리즈의 3탄이 되겠다. 소생이 금일 수성아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은하철도 999, 40주년 기념전>에 다녀왔다. 전시를 둘러보고 있는데 김국환이 부르는 은하철도 999’의 주제가가 흘러나왔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오면~~” 박진감 넘치는 짱짱한 스타워즈의 오프닝 뮤직과 달리 은하철도 주제가는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만화임에도 트로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심금이 울어버리고 만다. 가사도 구구절절 애절하다. “.....끝없는 레일 위에 햇빛이 부서지네, 꿈을 쫓는 방랑자의 가슴에선 찬바람 일고....”

 

 

 

 

 

 

 

 

 

 

 

 

사실 1982MBC에서 처음 방송할 당시의 오프닝 주제가는 이 노래가 아니고 외로운 기적소리에 눈물마저 메마르고, 찬바람에 별빛마저 흐느끼네....”로 시작하는 이른바 눈물실은 은하철도인데 노래가 너무 구슬퍼서 어린이들의 정서에 맞지않다는 이유로 5회부터는 위의 노래로 새로 만들어 오프닝 주제가로 쓰고 눈물실은 은하철도는 극 중간에 삽입 음악으로 사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눈물실은 은하철도의 가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엄마 사랑 찾는 그리움에, 무정한 기차는 무정한 기차는 흐느껴 우네, 말 좀 해다오 은하철도야 내 갈 곳이 어디냐....” 멜로디도 가사도 완벽한 신파고 성인가요다. 듣고 있으면 심금이 울어 저절로 눈물이 줄줄 흐른다. 소생은 이 노래를 더 좋아한다. 물론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로 시작하는 주제가도 좋아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사방이 온통 은하철도 999’와 관련된 삽화들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마음은 벌써 아득한 유년의 그 일요일 아침으로 돌아가 추억에 흠뻑 젖어있는데, 이 노래를 듣게되니 그만 내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 무언가 뭉클뭉클한 것이 울컥울컥 올라왔다. 눈물이 하염없이 줄줄 흘러내렸다.(뭐 진짜로 운 것은 아니고 그런 심정이었다는 약간 과장된 비유의 표현으로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시를 둘러보면서 이렇게 울컥한 적은 이스탄불에 있는 순수박물관 방문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Let everyone know, I lived a very happy life.”(모든 사람이 알아 주었으면 합니다. 내가 아주 행복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파묵의 육필원고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 3층 벽면에 쓰여진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날 박물관에서 실제로 그 문구 앞에서 우는 아가씨를 봤다. 내가 입장할 때 우리 앞에 미리 와 있던 중국인 아가씨 세명이 있었는데 그중 단발머리의 키가 작은 아가씨였다. 그 문구 앞에서 2~3분 정도 흐느껴 울었던 것 같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어서 옆에 다가가 어깨를 쓸어주거나 가만히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그러지는 못했다. (돼지가 무슨 소릴 지껄이고 있나 궁금하신 분은 순수박물관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각설하고, 은하철도 하면 역시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이 먼저 생각나는데 부끄럽게도 소생은 아직 읽어보질 못했고 책도 소장하지 못하고 있다. 깊이 반성하는 의미에서 조만간 구입을 다짐한다. 읽는 것은 아무 때고 시간날 때 읽기로 하고. 다음으로는 또 생각나는 사람은 함성호 시인과 얼마전 스웨터를 짜던 김현 시인이다.

 

 

 

 

  

 

먼저 함성호 시인의 시다.

 

열차는 달리고 싶다 철이는 흑기사 파우스트의 아들이다 파우스트는 완벽한 질서와 영원한 생명의 기계제국 라 메탈 LA METAL 행성의 전설적인 기사이다.  '천국의 문' 신도들이 혜일·밥 혜성의 꼬리를 따라가고 있다 닥터 반은 철이의 엄마를 사랑했다 닥터 반은 프로메슘의 남편인데 그녀는 바로 기계제국을 세운 천재 과학자이다. 신의 백성인 유대의 전사들이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을 쑥밭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닥터 반은 철이와 철이 엄마가 인간성을 상실한 기계 인간이 될 것을 우려해 비밀리에 지구로 피신시킨다 질투에 불탄 프로메슘은 닥터 반을 죽이고 김구는 피살된다 철이 엄마도 죽는다. 그룹 황장엽이 귀순하고 프로메슘의 딸 메텔은 죄책감에 검은 문상복을 입고 철이를 기계 제국으로 데려온다 파우스트를 진짜 아버지로 믿다가 사실을 알게 된 가짜 하록은 성수대교가 무너지자 메텔과 목숨을 건 일전을 불사한다. 철이는 파우스트와 외디푸스적인 사투를 벌이고 자지에 털이 나자 메텔을 따먹는다 777호와 999호가 지네처럼 엉켜 있다 어둠을 헤치고 나가는 대부분 동안 열차는 모독에 대해 생각했다.

함성호, ‘라이프니쯔, 미분 계산을 다룬 논문의 첫 페이지중에서

 

이건 소생이 2004. 5. 3. 알라딘 서재에 올린 페이퍼에서 복사해온 것으로, 그때는 분명히 어디선가 보고 올린 것이 분명한데, 거의 14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출전을 찾으려고 하니 포털에 검색을 해도 안나오고 소생이 가지고 있는 함성호의 시집 세권 <너무 아름다운 병>, <타즈마할>, <567천만년의 고독>을 뒤져봐도 흔적이 없다. 어디에 나오는 시편일까 몹시 궁금하다. 강호제현의 지도편달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음은 일전에 <아무튼 스웨터>를 짠 김현 시인의 시집 <글로리 홀>을 잠깐 훑어 보니 은하철도 999’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목도 은하철도 구구구. 일부를 옮겨본다.

 

 (상략) 안드로이드들의 마지막 노랫소리가 평화롭게 기차를 메웠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모든 안드로이드들의 작동이 끝났다. 우주장례식 시물레이션이 꺼졌다. 달밤은 더 달밤이 되었다. 장례식이 끝나길 기다리던 샘 빌은 G버튼을 눌러 지구의 문을 열었다. 유효기간이 지난 안드로이드들을 싣고 비둘기호는 불타는 지구를 향해 힘차게 달려갔다. 샘 빌은 모든 샘 빌과 이브들을 향해 홀로 인사했다.

- 김현, ‘은하철도 구구구중에서

 

 

 

 

도무지 무슨 소린지 알수가 없다. 그건 그런데 시집 제목으로 쓰인 글로리홀이 무엇인가 싶어 찾아봤다. 사파이어홀, 에메랄드홀 하는 호텔의 무슨 웨딩홀 이름인줄 알았는데 위키백과의 설명은 이렇다. ‘글로리홀(Glory hole)은 공중화장실 칸 내에 남자 성기를 넣을 수 있을 만큼 구멍이 뚫린 칸을 말한다. 포르노와 어덜트 비디오에 자주 나오는 요소로, 성기를 넣은 뒤 사람이 자위를 시켜주거나 오럴 섹스를 한다.’ <아무튼 스웨터>에 대한 출판사 제공 책소개에 김현의 시집 <글로리홀>상당히 세다고 하더니 말마따나 김현이 센놈이 맞긴 맞는 거 같다. 스웨터나 짜고 있을 인사가 아닌 것이다. 아니다. 센놈이라고 뭐 십자수를 놓지 말란 법은 없다. 인간이란 원래가 다층적이고 다중적이고 복합적이고 아무튼 좀 복잡한 물건인 것이다.

 

전시회 도록, 팜플릿, 스티커 등등

 

 

 

 

 

 

 

 

 

 

 

 

 

 

이건 소생이 소장하고 있는 유일한 메텔 피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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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1-21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아침 7시부터 일어나서 「은하철도 999」기다리던 시절을 지금도 잊지 못하겠네요. 이런 아련함을 기계인간들은 아마 모르겠지요... 캡틴하록, 에메랄데스, 은하철도의 스토리가 교차했을 때 느꼈던 전율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붉은돼지 2018-01-21 21:24   좋아요 1 | URL
정말 그때는 은하철도 때문에 일요일 아침의 단잠을 포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전시회에서는 은하철도외에도 캡틴하록, 퀸 에메랄다스(이건 방송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우전전함, 천년여왕 등의 삽화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천년여왕도 참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천년여왕의 주제가도 상당히 구슬펐던 기억이 나구요....

hnine 2018-01-21 0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붉은 돼지님... ^^
메텔의 모델이 있었군요. 저는 옛날 버전의 은하철도 999 노래가 더 익숙해요. 저 메텔 피규어는 어디서 구입하셨을까요?

붉은돼지 2018-01-21 21:26   좋아요 0 | URL
저도 메텔의 모델이 있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저 피규어는 어디서 구입했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고 조금 허접한 그런 제품이었는데....기차모형하고 철이피규어하고 3개 였는데 던 둘은 기차를 타고 어디 멀리 가버렸는지 이제는 없어졌고 제 곁에는 메텔만 남았습니다.

cyrus 2018-01-21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작이지만, 시작과 끝 장면이 1도 기억나지 않는 불가사의한 만화입니다. ^^;;

붉은돼지 2018-01-21 21:28   좋아요 0 | URL
물론 전체적인 흐름이 있긴 하지만
각 편이 한편의 완결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시작과 끝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아요...

stella.K 2018-01-21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역시 피규어가 만화를 못 따라가겠군요.
그래도 정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으나철도 구구구에 대한
생각이 아련하시겠어요.
저런 캐릭터가 또 있을 수 있을까요?
갑자기 가 보고 싶에요.ㅠ

붉은돼지 2018-01-21 21:31   좋아요 0 | URL
저 피규어가 크기도 작고 조금 허접하지만 그래도 소생이 몹시 아끼는 피규어 입니다요..
한 20여년을 함께 한 것 같아요...

저 전시회는 아마 서울 부산을 거쳐 대구에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부산에서 했고 그 전에는 아마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서니데이 2018-01-22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담만 좋아하시는 게 아니라, 마쓰모토 레이지도 좋아하시는군요.
사진의 메텔 피규어가 멋있어요. 머리카락이 특히.^^
은하철도 999 메텔의 모델, 오래된 친척의 사진에서는 오래전 드라마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붉은돼지님, 즐거운 하루, 좋은 월요일 보내세요.^^


붉은돼지 2018-01-24 21:27   좋아요 1 | URL
저도 저 물결치듯 구부러지며 늘어진 머리카락이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싸게 구입했던 것 같은데 나름 멋이 있는 것 같아요

서니데이님,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벌써 수요일 저녁이군요^^

transient-guest 2018-01-2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하철도999와 캔디 사이에서 방황하던 시절이 기억하네요 아주 어린 해피한 시절이었습니다 마쓰모토 레이지의 세계관은 다 좋아요 천년여왕 하록 에메랄다스 등 ㅎㅎ

붉은돼지 2018-01-24 21:42   좋아요 1 | URL
천년여왕은 저도 무척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만...
에메랄데스는 전시회에서도 삽화가 있었는데... 저는 전혀 본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제가 어릴 때는 서울에서는 방영을 해도 지역은 자체 방송이니 뭐니 해서 못 본 것도 꽤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