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art (Paperback) - 『불량소년, 날다』원서
고든 코먼 / Scholastic Pr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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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상실증, 그게 쿠퍼맨 선생님이 나한테 내린 진단이다. 급성역행성 기억상실증, 사건이 일어난 시점에서 그 전의 기억은 모조리 잃어버리는 병. 내 경우엔 우리 집 지붕 위에서 떨어진 순간부터가 된다.(-13-)


기억 상실증으로 인해 나는 13년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렸다.다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잃어버린 기억을 채워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나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갇을 갖고 있다.엄마, 아빠, 절친, 그리고 학교 친구들,심지어 아이스크림 테러 소녀까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59-)


"아 맞다. 넌 부렌든 따윈 성에도 안 찼었지."
나는 그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체이스와 아론.베어만큼 저샌님들을 괴롭혔던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이스는 정말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체이스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는 걸까? (-105-)


전국 중학교 비디오 동아리 중에서도 내가 있는 곳으로 그녀가 왔다!드레오 선생님의 교실에 킴벌리 툴리가 나타났을 때 나는 이성을 잃었다. 첫눈에 반해버렸다. 
불행하게도 키벌리는 아니었다.
아니 ,킴벌리도 사랑에 빠진 건 맞다.체이스와. (-149-)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선생님 말이 맞다. 나는 위기를 모면하려고 그 녀석들이 한 거짓말에 동조했고,그게 비디오 동아리 친구들한테 어떻게 비춰질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동아리 친구들은 불이 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208-)


어째서 난 지붕 꼭대기까지 올라왔을까? 설마 일광욕실을 통해 토트넘 가족을 엿본 걸까? 난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형편없는 아이였다. 하지만 우린 토트넘 가족이 뭘 하는지가 왜 궁금했지? 엄마 말에 따르면, 우린 토트넘 가족과 가까운 사이였다.궁금한게 있으면 토트넘 씨네 집문을 두드리면 된다.그런데도 왜 이렇게나 높은 지붕 꼭대기로 올라왔을까?(_242-)


하아와시 중학교에 다니는 교내 미식축구 주장 체이스 앰브로즈는 희대의 악동이었다. 교내 미식축구 주장이면서 , 교내 및 교외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게 된다.체이스와 함께 다니는 절친은 미식축구 선수들 뿐이었으며, 아론 조슈아 하키미안, 스티븐 베레스퍼트 브랏스키가 체이스의 가까운 절친이다. 하지만 삼총사는 교내의 유명 인사였으며,희대의 악동 기질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들은 체이스를 벌벌 떨고 있었고, 피해 다녔었다.그런 모습들은 체이스가 기억을 잃기 전까지만이었다. 체이스는 옥상에서 떨어져 예기치 않게 기억을 잃어버렸으며, 자신이 교내에서 어떤 짓을 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또래 아이들의 진술을 통해 자신이 나쁜 짓을 많이 했다는 걸 느낌으로 알게 된다. 아이들은 체이스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믿기가 힘들었고,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체이스에게 접근하게 된다.


체이스의 변화를 보면 두가지 사자성어가 생각났다.개과천선과 역지사지였다.체이스는 또래 아이들에게 나쁜 짓을 해도 거리낄게 없었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서 불이익이 전혀 없다. 체이스 스스로 가해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그것이 그들에게는 분노의 씨앗이었고, 도다른 아픔이다. 체이스의 행동으로 전학을 간 아이들, 미식축구 부장으로서 힘을 과시했던 체이스는 기억을 잃어버리자 마자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과 수치심,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반성하고,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같은 비디오 동아리 아이들은 체이스가 불편하게 느껴지고 말았고, 체이스는 자신이 비디오 동아리 일원이 될 수 없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살아가다 보면 힘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자들을 괴롭히고 업신여긴다.약자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즐기면서, 자신만의 즐기운과 유희를 느끼고 살아간다.그런 우리의 모습들이 체이스의 행동 하나 하나에 나타나고 있으며,체이스의 심리적인 변화,행동 변화,체이스는 진실되게 반성을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체이스를 외면하게 된다.돌이켜보면 우리 일상 속에 또다른 체이스가 많이 있다. 물론 나 또한 거기서 자유롭지 않았다.남을 괴롭히면, 그것이 고스란히 나한테 돌아온다는 걸 깊이 느낀다면, 체이스처럼 악한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다.이 책이 청소년 소설이면서,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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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날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2
고든 코먼 지음, 최제니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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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상실증, 그게 쿠퍼맨 선생님이 나한테 내린 진단이다. 급성역행성 기억상실증, 사건이 일어난 시점에서 그 전의 기억은 모조리 잃어버리는 병. 내 경우엔 우리 집 지붕 위에서 떨어진 순간부터가 된다.(-13-)


기억 상실증으로 인해 나는 13년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렸다.다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잃어버린 기억을 채워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나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갇을 갖고 있다.엄마, 아빠, 절친, 그리고 학교 친구들,심지어 아이스크림 테러 소녀까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까? (-59-)


"아 맞다. 넌 부렌든 따윈 성에도 안 찼었지."
나는 그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체이스와 아론.베어만큼 저샌님들을 괴롭혔던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이스는 정말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체이스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는 걸까? (-105-)


전국 중학교 비디오 동아리 중에서도 내가 있는 곳으로 그녀가 왔다!드레오 선생님의 교실에 킴벌리 툴리가 나타났을 때 나는 이성을 잃었다. 첫눈에 반해버렸다. 
불행하게도 키벌리는 아니었다.
아니 ,킴벌리도 사랑에 빠진 건 맞다.체이스와. (-149-)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선생님 말이 맞다. 나는 위기를 모면하려고 그 녀석들이 한 거짓말에 동조했고,그게 비디오 동아리 친구들한테 어떻게 비춰질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동아리 친구들은 불이 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다.(-208-)


어째서 난 지붕 꼭대기까지 올라왔을까? 설마 일광욕실을 통해 토트넘 가족을 엿본 걸까? 난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형편없는 아이였다. 하지만 우린 토트넘 가족이 뭘 하는지가 왜 궁금했지? 엄마 말에 따르면, 우린 토트넘 가족과 가까운 사이였다.궁금한게 있으면 토트넘 씨네 집문을 두드리면 된다.그런데도 왜 이렇게나 높은 지붕 꼭대기로 올라왔을까?(_242-)


하아와시 중학교에 다니는 교내 미식축구 주장 체이스 앰브로즈는 희대의 악동이었다. 교내 미식축구 주장이면서 , 교내 및 교외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게 된다.체이스와 함께 다니는 절친은 미식축구 선수들 뿐이었으며, 아론 조슈아 하키미안, 스티븐 베레스퍼트 브랏스키가 체이스의 가까운 절친이다. 하지만 삼총사는 교내의 유명 인사였으며,희대의 악동 기질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들은 체이스를 벌벌 떨고 있었고, 피해 다녔었다.그런 모습들은 체이스가 기억을 잃기 전까지만이었다. 체이스는 옥상에서 떨어져 예기치 않게 기억을 잃어버렸으며, 자신이 교내에서 어떤 짓을 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또래 아이들의 진술을 통해 자신이 나쁜 짓을 많이 했다는 걸 느낌으로 알게 된다. 아이들은 체이스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믿기가 힘들었고,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체이스에게 접근하게 된다.


체이스의 변화를 보면 두가지 사자성어가 생각났다.개과천선과 역지사지였다.체이스는 또래 아이들에게 나쁜 짓을 해도 거리낄게 없었고,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서 불이익이 전혀 없다. 체이스 스스로 가해자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그것이 그들에게는 분노의 씨앗이었고, 도다른 아픔이다. 체이스의 행동으로 전학을 간 아이들, 미식축구 부장으로서 힘을 과시했던 체이스는 기억을 잃어버리자 마자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과 수치심,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반성하고,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같은 비디오 동아리 아이들은 체이스가 불편하게 느껴지고 말았고, 체이스는 자신이 비디오 동아리 일원이 될 수 없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살아가다 보면 힘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자들을 괴롭히고 업신여긴다.약자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즐기면서, 자신만의 즐기운과 유희를 느끼고 살아간다.그런 우리의 모습들이 체이스의 행동 하나 하나에 나타나고 있으며,체이스의 심리적인 변화,행동 변화,체이스는 진실되게 반성을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체이스를 외면하게 된다.돌이켜보면 우리 일상 속에 또다른 체이스가 많이 있다. 물론 나 또한 거기서 자유롭지 않았다.남을 괴롭히면, 그것이 고스란히 나한테 돌아온다는 걸 깊이 느낀다면, 체이스처럼 악한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다.이 책이 청소년 소설이면서,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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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금수현.금난새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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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굉장히 과묵한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약주 한잔 드신 날이면 전혀 다른 분이 되시곤 했습니다. 이야기가 막힘없이 술술 나왔으니까요. 책을 많이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셨기에 평소 하실 말씀은 많았지만 참았다가 술기운을 빌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10-)


망각의 반대는 기억인데 기억에는 기계적 기억과 논리적 기억이 있다. 이 노인은 앞에 가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던가를 완전히 잊어버인다. 그러나 누군가 앞에 가는 사람이 자기도 가야 하는 목표인 해인사로 간다는 건 기억한 셈이다. 이것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 절에 가면 어떤 상태에 있어야 자기의 모처럼의 구경에 흥이 난다는 잠재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55-)


"음악을 즐기고 온화하면서 센티한 ,말하자면 최근 몸의 소설 여주인공 같은 아름다은 처녀를 구함." 
며칠 뒤 그가 책방을 들러봣더니 어느 책방에도 그 소설은 품절이었다는 기담이다. (-72-)


그런데 그 자리에서 한 부인만은 말이 없다.
"당신은 왜 아무것도 안 가졌소?"
그러자 그 부인이 답했다.
"나는 너무나 큰 다이아몬드가 둘이나 되어서 가지고 다니지 않아요"


한 사란이 같은 영화를 2주일이나 계속 보았다기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예쁜 아가씨가 옷을 벗는 장면이 창밖으로 보이는데, 마지막 옷을 벗을 때 기차가 지나간단 말이야."
"그래서."
"혹시 오늘은 그 기차가 연착이 될까 해서..."(-115-)


그것도 통하지 않거든 이렇게 한다.
"이력서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보라."
그런 사람일수록 직접 들고 올 테니 그때는 이렇게 말한다.
"횡서로 써서 꼭 우송을 하라."
그래도 안 되면 또 다른 숙제를 내준다.
"호적초본도 우송하게."
그러면 제풀에 지쳐서 포기할 것이다. (-159-)


'어,지휘자님이 손수 의자도 나르시네?"
내 모습을 보고 당황한 연주자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감독이나 진행요원들을 도와 의자를 나르기 시작한다.사실 이런 일은 무대감독이 맡아서 하는 거라 연주자들은 나서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지휘자가 솔선수범해서 무대 일을 돕는 데야 도리가 없다. 자신들도 거들 수 밖에, 무겁지 않은 보면대나 의자 정도는 단원들이 서로 도우면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이다. (-205-)


한 권의 책을 읽게 되면,이 책을 끈 지휘자 금난새님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1947년생 금난새 님의 아버지의 함자는 금수현이며, 대를 이어 음악을 한 음악 가족이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금난새님은 유럽으로 유학을 떠나, 유럽 음악의 정수를 습득하면서, 그 안에서 지금의 부드러움과 수평적인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 있었다.이 책에도 금난새님의 그렇나 추억이 순간이 담겨져 있다.라디오를 들으면서 느꼈던 음악적인 감각, 장날이면, 장터에 가서 술을 찐득하게 마셨던 우리의 부모님과 할아버지의 모습을,저자의 아버지 금수현님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돌아 보면 누군가에겐 익숙한 장면이지만, 반대로 다음 세대의 시선으로 보면 그것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이 책에서 영화를 본 일화는 지금의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면 낯선 우리의 또다른 추억이 될 수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영화관 단성사에서 줄을 서본 이들이라면, 저자의 삶을 이해할 수 있으며, 금난새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그냥 생녀난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누군가의 삶은 또다른 누군가의 삶과 통하게 된다.금수현님의 독특한 삶은 아들 금난새 님에게로 이어지게 되었고,그러한 삶을 읽어나가는 나의 삶과 교차되어지고 있다. 살아가면서 망각의 힘은 우리에게 또다른 위로가 될 수 있다.내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선별적으로 망각하느냐에 따라서 내 삶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이 책은 바로 내 삶의 기억의 우선순위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과학기술이나 통신기술에 매몰된 삶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게 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며, 나이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금난새님의 건강한 자의식은 나의 소소한 삶의 지헤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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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엄마 맞아? (반양장) - 웃기는 연극 움직씨 만화방 1
앨리슨 벡델 지음, 송섬별 옮김 / 움직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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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누군가에게 소개하고자 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엄마와 딸에 관한 의미심장한 서사적인 구조를 가진 그래픽노블이라 언급할 것이다.이 책의 원제는 <당신 엄마 맞아>와 <펀홈>이며, 두개의 책 제목을 그래픽 노블에는 같이 나란히 놓고 있다.양성애자인 아버지와 일중독 워킹맘인 엄마 사이에 태어난 레즈비언 헬렌오거스티는 글을 쓰는 자신과 그 안에 자신의 삶을 담아내고 있지만,그것이 서로 일치 하지 않는 현상에 대해서 괴로워하고 있었다.자아와 성정체성,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도널드 위니캇 등등, 정신분석학적인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그런지 책의 제목과 달리 주제는 상당히 무거운 편이다.즉 이 책이 그래픽 노블이 아닌 한권의 텍스트로만 쓰여진 책이라면, 조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하나 하나 보고 읽어 나가게 된다.즉 이 책을 읽고 인상적인 부분이 느껴진다면, 동명의 책 두권 <당신 엄마 맞아>,<펀홈>을 같이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엄마와 딸은 상당히 의존적인 관계이며,그래서 애증 관계일 때가 많다.공감을 기대하는 딸과, 그 공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 사이의 간극과 결핍,공백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개념에서 벗어나게 된다.즉 이 책은 사랑의 결핍이 성장과정에서 반복되고, 자신이 남과 다르다고 느껴졌을 때 생기는 혼란은 고통 그 이상이며, 아픔의 실체였다. 책의 제목 <당신 엄마 맞아?>는 '당신은 엄마로서 결격이야, 당신은 엄마로서 자격이 없어' 와 비슷한 동질적인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었다.이 책이 상당히 무겁게 다가왔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한편 정신분석학적인 요소와 심리학적인 요소가 같이 곁들여져 있어서 상당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저자는 왜 일상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구토를 하고, 오래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고전 영화를 보면서, 우울감을 느꼈는지, 자신의 자아를 인식하는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흘러 오고 있었다.1960년대 초반에 태어나 지금까지 겪어온 삶의 희노애락,제2차 세계대전을 직접 목도한 엄마의 자아와 성정체성, 그 이후의 세대인 딸의 자아를 비교해 볼 수 있으며, 한 편의 연극처럼 느껴지는 한 권의 책이었다.그래서 딸은 엄마와의 의존 관계를 끊어버리기 위해서 파괴를 선택하게 되었지만, 엄마는 거기서 생존하게 된다. 반면 양성애자인 아버지는 비극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가족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세한 갈등이 그들의 삶 곳곳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예측할 수 있으며,돈이 있다 하여서 우리의 삶이 결코 행복한 삶만 있다고 볼 수 없는 인간의 삶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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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쏟다
고만재 지음 / 마들렌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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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거장쯤 지나고 묘한 기분이 들어 옆을 쳐다보는 순간 아뿔싸! 갑자기 라테가 내 쪽으로 기우는 게 아닌가, 피하기는 늦었다.하필이면 그날 입고 있던 베이지색 면바지와 함께 그녀의 하늘색 코트와 가방이 라테로 물들기 시작했다.재빠르게 일어나 일단 바지를 털고 가방을 뒤졌다.가방에 있던 물티슈와 휴지 그리고 손수건과 생수까지 긴급 투입됐다.휴지를 던져주자 당황한 그녀가 좌석부터 닦는게 아닌가?

"그건 내가 할 테니 코트부터 닦아요.빨리." (-35-)


남매가 엄마를 생각하면서 약간 투박해 보이며 쿠션이 있는 것을 골라 줬다.엄마가 "그럴까?"하고 웃음을 띠기 전 아주 잠시 머뭇대던 순간이 있었다. 남매도 점원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난 알았다.엄마가 다른 신발을 보고 있었다는 것과 엄마는 엄마 이전에 여자라는 사실을.. (-103-)


어라! 잘못 본 건가?

살며시 고개를 돌려 본다.고막을 자극하는 여성의 바로 앞자리에 진정한 고수가 타고 있었다.버스에 타자마자 느꼈던 심상치 않은 기운의 주인공은 바로 그녀였다.50 대 초반의 여성! 목을 뒤로 제치고 두 다리를 여유롭게 펼친 상태로 입을 벌리고 하늘의 기운을 받아들이며 곤히 자고 있었다.버스 승객 모두가 짜증냈던 데시벨 높은 통화 목소리를 자장가로 듣고 있던 것이다. (-165-)


처음 문병 갔던 날 종헌이 아버지의 야윈 모습을 보며 울 아빠가 떠올라 많이 울었다. 종헌이 아버지 돌아가시던 날은 말할 수 없이 슬펐다.얼마나 종헌이가 보고 싶으셨을까? 종헌이는 또 타지에서 얼마나 울었을까?(-226-)


책 한 권속에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있다. 특히 반복되는 매일 매일의 시간들 ,그 안에 소소한 것들 하나, 장면 하나를 놓치지 않고 있다.돌이켜 보면,우리는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그 안에는 반복적이지 않은 특별한 장면 하나가 끼어 있을 때가 있다.저자는 바로 그 딱 한 장면을 놓치지 않고 관찰하며 기록하고 있으며, 그 특별한 장면 하나 하나를 기억속에 담아서 한 권의 책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


이 챡을 읽으면서 ,문득 나의 일상이 비추어지기 시작하였다.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생각들, 그안에서 부족하고, 미흡한 것을 찾아내려고 애쓰지 않고, 서로가 통하는 것,텔레파시적인 요소들을 끄집어내 우리의 삶을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특히 이 책의 책 제목이기도 한 '커피를 쏟다'는 특별하지 않지만,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였다.출근,퇴근길 러시아워 속에서 커피 라테를 들고 지하철에 타는 젊은 여성은 그만 실수로 커피를 쏟고 말았다.그 순간적인 순간을 저자는 놓치지 않고 있었다.어쩌면 그런 일이 일어날 것처럼 세세하게 기억하고,과찰하고,기록해 나간다.그 안에서 빠지지 않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시 만나기 힘든 순간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센스와 재치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고, 계산적이지 않는 삶을 살아가면,결국 그 혜택은 나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걸,이 책 한 권 속에 단편적인 이야기 속에 채워져 있었다.


두번째, 돌이켜 보면 우리 삶 곳곳에는 숨어 있는 고수들이 있다.그 고수는 보다시피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된다.남들의 보편적인 틀과 형식에서 벗어난 행동들을 보여주는 사람들, 불편하고, 어색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누군가의 잔잔한 호수위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누군가의 행동이 큰 통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것들,그것을 관찰하는 저자에게는 그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남아 있었고,그 시간의 처음과 끝을 하나하나 기록해 나가고 있었다.시간은 흐르지만, 그 흐름이 내 의식 속에서는 멈추어 있는 것처럼 나타나는 것, 절대적인 시간의 흐름이 상대적인 시간의 흐름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 책은 말하고 있었다.세상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오늘과 내일이 다른 변화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 속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사람 냄새이다.서로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으로도 충분히 우리 사회는 따스해 질 수 있다.이기적인 삶,계산적인 삶에서 벗어나 사람들 틈바구니 안에서 자신의 고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유지하면서, 따스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들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 그 기록들이 모이고 또 모이면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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