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삶을 배우다 - 김종회 문화공감
김종회 지음 / 비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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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는 역사소설이 가진 미덕을 발양하여, 협소한 사서의 기록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상상력의 날개를 펼쳤다. 고구려 15댜 미천왕 을불과 당대의 재상이었던 창조리를 중심으로 전력과 경륜, 인품과 지혜의 다양다기한 측면을 천착했다. (-35-)


어린이를 귀하게 알고,그 마음을 가치 있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없다면, 세상의 삶이 얼마나 각박할지 알 수가 없다.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끌어안는 문학도 그 출발점을 거기에 두어야 마땅하다. 세상살이가 어렵고 팍팍할수록 순수의 원형을 비추는 거울로 동심을 되새길 수 있다면, 우리도 누구나 각기 마음에 가꾼 동화나무 숲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85-)


지난 제 19대 총선에서 국민에게 표를 달라는 보수와 진보 양당의 행태는, 꼭 백묵 동그라미 안에 서 있는 아이의 양 팔을 잡아당기는 두 여자의 자기주장을 닮았다. 두 여자가 아이의 어머니이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며, 종국에 가서 아이가 아플까봐 팔을 놓아주는 여자도 없었다. 다시 말해 아읻가 이 나라라면 좋은 어머니 같은 정당은 끝까지 없었다는 말이다. (-213-)


1세대가 유명을 달리한 다음, 2,3 세대의 후대가 가족이요 친청이라는 법적 관계로 만나는 자리에 무슨 감동이 있을 것인가. 그보다 일생을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살다가 그 마지막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 분들에게 어떤 진혼곡을 바칠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인도주의적 문제라 부르는 것은, 혈연의 비원을 풀어주는 일이야말로 인간의 도리라는 의미이다.(-257-)


이 책은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 촌장으로 있는 김종회 박사의 산문집이다. 산문이란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온전히 드러내고, 세상에 대한 관점을 어필하기 위한 욕구에서 발현한다. 나의 셍각이 사회에 고스란히 투영되거나 누군가의 영감의 밀알이 되길 바라는 지식인 김종회님의 자세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쩌면 저자는 문학인으로서 문학관을 실제 운영하면서, 느꼈던 일상의 여유로움이 책 한권에 씨앗을 발아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특히 문학관에 대한 애착은 타지역에 있는 문학관을 자신의 공간에 채우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으며, 저자의 책에 대한 함양과 해석 방식이 도드라지고 있다.


이 책은 문학에 대해서, 사회에 대해서 자신의 관점을 토로하고 있었다.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우리의 인식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책 한권에 담아있는 작가로서의 자세가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으며, 세상의 변화에 대해서 무언가를 추구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소설 <고구려>에 대한 시선들은 한국 문학을 먼저 가치를 두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한국문학의 익숙함 속에서 한국인들의 고유의 관점을 꺼낼 수 있어야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또한 시인 류시화님에 대해서,그의 삶을 고찰하고 있으며, 시에 대한 기준과 값어치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고스란히 투영하고자 한다.더 나아가 국가에 대한 사랑과 정치에 대한 남다른 식견,세상이 바뀌려면 정치에 대한 깨어있는 인식이 필요하며, 새로운 정치구현보다, 나 스스로 정치에 대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해서, 그들을 바꾸기 위한 변화의 추구는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충족시켜 나가야 하는지 생각해 볼 여지가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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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 - 붓다의 생각을 꿰뚫는 스물네 번의 철학 수업
홍창성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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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열반'도 원칙적으로 부정의 방법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 그것은 '번뇌의 불길이 꺼진 상태' 그 이상도 ,이하고 아니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이 불교에서는 이런 부정의 방법을 통해서 남겨지거나 가리켜진 어떤 무엇(?)이 결코 서양의 신이나 인도의 브라만처럼 절대적인 존재로서의 실체라고 말하지 않는다. (-78-)


모든 사물이 조건에 의해 생멸한다는 사실에 대한 관찰은 이 세상에서 원인과 조건 없이 생겨나는 것은 없다는 우리의 상식과 통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식이 어떻게 그토록 중요한 진리라는 말인가? 또 이런 상식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깨달음을 이루게 하여 부처가 되게 할 수 있다는 것인가? (-118-)


연기란 모든 사물이 조건에 의해 생성 지속 소멸한다는 부처님의 통찰이다. 아무것도 그 스스로 존재할 수 없어서 독립적 존재가 불가능하니 스스로의 본질, 즉 자성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모든 것이 공허하다. 연기의 진리를 개개인에 적용하면 무아의 진리도 쉽게 보인다. 아무도 스스로 존재할 수 없어서 개인의 본체 또는 본질, 즉 아뜨만도 없기 때문이다.(-191-)


경전에 보면 붓다는 보통 사람들에게 '좋은 생각, 좋은 일을 많이 해 선업을 많이 쌓으면 다음 생에 더 부자인 집에서 더 잘 생기고, 더 똑똑하고, 더 건강하게 태어나 행복하게 산다.'는 식으로 가르친다.(-257-)


붓다의 가르침과 불교에 대한 이해,동양적 가치관이 아닌 서양적 가치관에 따라 이해를 하고,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서양인들이 동양인에 비해 불교적인 개념 이해부터, 불교가 추구하는 종교적인 이념까지 깨치는 것은 어렵다. 먼저 불교철학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불교에 대한 개념이 정립된 이후, 불교의 각각의 기준에 따라 이해하면 될 듯 싶다. 먼저 이 책은 서양의 사고를 갖추고,그 안에서 성장하고, 삶을 깊이 체험한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며, 동양인의 기준으로 보면 불교에 대해, 기초적이면서, 기본적인 것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불교의 원산지에서 그들이 처음 써낸 불경은 그 시대의 지식을들을 제외한 이들에겐 상당히 어려운 불교적 개념을 갖추고 있으면서, 문맹률이 90퍼센트 이사인 그 시대엔 전파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언어가 가지는 한계가 있으며, 불교적인 교리가 번역과정에서 애매모호해지면서, 그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특히 책에는 열반에 대해 구체적이면서,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처럼 '열반'이라는 불교적인 용어 뒤에 어떤 동사가 따라오느냐에 따라, 열반에 대한 의미도 달라지게 된다.


종교는 간간히 우리를 배신할 때가 있다. 종교는 일차적으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진다면, 나에게 이로움을 줄거라고 언급한다. 또한 종교는 보편적이며, 자신을 위하는 일종의 요식행위에 가깝다. 죄를 가장 많이 지은 대표적인 인물들이 언젠가는 죄값을 치룬다는 종교의 절대적인 깨달음에 위배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소수에 불과하며, 다수는 불교적 교리나 기준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몸으로 스스로 느끼게 된다.돈의 논리에 따라서 움직이지 않는 이들에게 불교는 일종의 족쇄이면서, 혜택이기도 하다


불교철학에서는 '참된 나'는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참된 나'에 대한 기준은 명확하게 없으며, 실체조자 없다. 무위자연에 따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회적인 동물로서 인간의 삶은 불교철학을 기준으로 내 삶을 설명될 수 있으며,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에,실체가 있으면서, 실체가 없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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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몬태나 특급열차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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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낚시 상점을 좋아한다.
그곳은 어린 시절의 낭만의 성당과도 같다. 왜냐하면 상상 속에서 마지막 물방울까지도 낚아내며 수천 시간을 그곳에서 강과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고기를 잡는 광경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49-)


왜냐고?
나도 모른다. 그냥 그렇다. 아마도 나는 전생에 거미였는지도 모른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밖에서 바람이 몰아칠 때, 거미들은 우리 집에서 편하게 산다. 거미는 남을 괴롭히지 않는다. 만일 내가 파리라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나는 파리가 아니니까. (-68-)


나는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 뛰어내렸을지 궁금하다. 그가 그곳에 있었는지는 불확실하고 파편적이며 사실 같지 않다. (-91-)


나는 몇년동안 그가 죽기를 바랐다. 죽음이 바람처럼 와서 그를 지우고 그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데려가기를,그것은 1970년대에는 의미있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삶은 고속도로변의 짐승우리 안을 끊임없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가 잠자코 서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언제나 움직이고 있었다. 그에게 미래란 다음 걸음일 뿐이었다.(-112-)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소설 <도쿄 몬태나 특급열차>는 나에겐 첫 입문소설이다. 익숙하지 않은 소설가이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의 거장이라 부르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소설을 읽기전 ,그의 삶과 문학적인 특징에 대한 배경지식부터 습득하게 되었다. 그가 추구했던 문학적 깊이 안에 많은 문학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으며, 커트 보네커트에게서 그의 문학 세계가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을 포스트모더니즘의 거장이라 부르는 그 근원에는 기존의 작가들이 추구하지 않았던 독창적인 소설 서술 구조에 있다.131개의 에피소드가 서로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해 나가는데, 일기의 성격을 가지면서, 동시에 소설의 서술구조를 간직하고 있다.


131편의 에피소드,그것은 작가의 욕망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그의 운명과 엮여있었다. 1976년에서 1978년까지 미국 몬태나주와 일본 도쿄를 오가면서, 경험했던 서로 다른 문화적 특징들은 소살 속에서 내포되고 있으면서, 저자는 자신의 쓸쓸한 삶의 자화상을 소설 속에 녹여내고 있다.그것은 그의 삶의 끝자락과 연결되었으며, 저자는 자신의 감정 패턴안에 삶에 대한 허무감과 해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소설에서 죽음에 대한 실체가 나타나고 있다. 그가 추구하느 죽음의 특징은 다른 이들의 죽음과 차별화한다. 책 곳곳에 저자는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131개의 에피소드에 죽음을 수집하는 또다른 '나' 가 있었으며, 그것은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또다른 분신이기도 하다.삶과 죽음의 시간적 흐름 속에서 소설 속의 또다른 캐릭터로 숨어있는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얻으려는 의지보다는 , 절마과 허무감에 도취되어 있는 죽은이들의 쓸쓸함, 그들의 행동과 생각들은 리처드 브라우티건이 하고 싶었던 것이며, 죽음을 주제로 한 하나의 시나리오였다.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문화적 차이였다.미국 몬태나주에서 살아가는 리처드 브라우티건과 일본 도쿄에서의 삶이 비교가 된다.특히 요리의 재료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스파게티 요리임에도 자신이 몬태나주에서 해먹는 스파게티 요리와 일본 도쿄에서 일본인이 해주는 스파케티 요리는 재료에서 차이가 나며, 작가는 마늘과 양파 일색의 스페게티에 적응하려는 흔적들이 곳곳에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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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나가카와 나루키 지음, 문승준 옮김, 신카이 마코토 / 비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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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버려진 고양이다.
새끼일 때는 부모에게도 주인 부부에게도 예쁨 받았다. 형제는 다섯 마리.많은 사람들이 우리 형제를 보러와서 엄마가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나는 인간에게 예쁨 받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그런 나날은 오래가지 않았다.형제들은 어딘가로 분영되었는데 나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간단히 버려졌다. (-66-)


최근 미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미미에게까지 버림받았을지도 모른다. 캔 사료를 사놓은 채 기다리고 있건만.
창 저편에 흰색의 무언가가 보인다.
미미?
문을 열자 목걸이를 한 흰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 본 적이 있다. 언젠가 미미가 데려온 고양이다.(-103-)


시노가 살짝 구로의 등을 쓰다듬는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자신의 몸을 허락하지 않았던 구로는 처음에는 펄쩍 뛸 정도로 놀랐지만 몇 번 참아보니 의외로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170-)


고양이를 의인화한 대표적인 소설로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있다. 100년전 근대화된 일본 사회를 묘사하고 있으며,나쓰메 소세키는 도도하면서 까탈스러운 고양이를 관찰하면서, 고양이가 가지는 고유의 특징을 나쓰메 소세키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인간이 나 자신을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인간 사회를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세상 모든 걸 다아는 것처럼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려내는 것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고양이를 의인화한 또다른 책 신카이 마코토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였다.언어를 쓸 수 없는 고양이는 몸짓과 행동으로 자신만의 언어를 표현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보여지듯이 고양이는 자신만의 언어를 표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인간이 그것을 못 알아들을 뿐이며,인간은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언어적 특징들을 항상 '냐아아아옹~~~~' 으로 들릴 뿐이다. 그것을 우리의 시선으로 볼때 비언어적인 특징이라 표현한다.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책에는 세마리의 고양이가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다. 초비와 미미,그리고 쿠키.고양이 초비는 자신의 주인이 된 미유를 연인으로 생각한다. 인간과 동물의 서로 묘한 관계들 속에서 고양이는 사람들의 사랑스러운 스킨십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그 하나하나 펼쳐보는 느낌이 달달함과 따스함이 공존한다. 초비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미유를 연인으로 생각하며, 또다른 길고양이 작은 고양이 미미의 적극적인 구애를 거부하게 된다.


작은 암컷 고양이 미미는 길고양이에서 집고양이가 되는데, 아기 고양이가 성묘가 되는 과정들이 세밀하게 관찰된다. 미미의 주인 레이나는 미미에게 사랑 가득한 따스함이 전혀 없이, 데면데면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미미는 주인의 사랑을 초비에게서 얻고 싶었던게 아닐 까 싶을 정도로 적극적인 구애를 시도하였으며, 차도남 고양이 초비는 미미의 구애를 멀리하게 된다.인간이 보여주는 그 사랑의 메시지를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재미와 즐거움, 따스함이 공존하게 된다.그것이 고양이를 통한 사랑의 향연이며, 인간과 고양이의 교감이 아닌가 싶다.


고야이와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외로움과 고독함. 인간은 자신의 마음 언저리의 허전함을 고양이를 통해서 채우면서, 책 속 주인공들은 집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와 동거동락하고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진 고양이와 함께 하면서, 그안에서 내 안의 아픔을 꺼낼 수 있는 용기가 생기며, 세마리의 고양이 초비,미미,쿠키는 그렇게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 주인 곁에 머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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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坂人の胸のうち (知惠の森文庫) (文庫)
益田 ミリ / 光文社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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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고향이야기가 나오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을 테지만, 오사카 사람은 그 화제에 반드시 '칭찬'이 아니어도 기뻐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한 집에 한 대, 다코야키 기가 있다면서요?"는 딱히 칭찬도 무엇도 아닌데, 그 말에 몹시 기뻐하는 오사카 출신 친구를 나는 몇 며이나 목격했다.(-17-)


비슷한 예로, 미인 여배우가 개그 프로그램에서 득의만만하게 오사카 사투리를 쓰는 일이 있다. 이런 광경을 나는 늘 어쩐지 얼굴이 근질근질해진다.그녀들은 '나도 ,간사이 출신이고, 동지 아닌가요!" 하면서 개그맨들의 홈그라운드까지 성큼성큼 들어가려 드는데, 아무래도 그때그녀들이 구사하는 오사카 사투리는 120퍼센트 과장된 느낌이다.(-23-)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는 일상속의 소소한 부분들을 잘 캐치해 내고 있다. 남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마스다 미리에게는 그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잘 보여준다. 예를 들자면 그 지역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지역사투리가 그런 케이스다. 오사카 출신이지만, 스스로 오사카보다는 도쿄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오사카 출신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면서,마스다 미리는 그들의 독특함을 잘 꺼내고 있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저자의 오사카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이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일상을 독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연결하고 있으며, 일본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들, 오사카의 독특함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에게 그들의 간지러운 부위를 긁어주고 있다는게 이 책을 읽는 큰 목적이 된다.


오사카와 도쿄의 차이, 서울과 부산의 차이만큼이나 거리차이를 두고 있다. 물리적인 특징 뿐 아니라 그들의 삶의 방식도 다르다. 재미있고, 과장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오사카 사람들은 여느 일본인들보다 목소리의 성조가 높다. 목소리의 높낮이를 음계에 비유하자면 파와 솔에 해당되는 단어가 많다. 그래서 같은 어감임에도 오사카 출신 사람들에게 호의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마스다 미리는 오사카 출신임에도 그들이 조금은 독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산출신이지만, 부산 사투리를 쓰지 않고, 표준어를 쓰면서 서울에 살아가면, 부산사람들의 독특함이 이질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오사카와 도쿄가 다른 것처럼 오사카와 교토도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마스다 미리는 이 두 지역의 차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분석해 볼 수 있다. 거리적으로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삶의 방식이나 문화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간사이 지역에 포함되지만 그들은 엄연히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그것이 저자가 바라보는 오사카 사람들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마스다 미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게 된다. 경상도 출신이면서, 경상도 사투리를 쓰지 않고 서울에 살아간다면,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유쾌할 것 같았다.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일상 속의 소소한 재미이며,우리는 마스다미리의 에세이를 좋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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