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의 모양은 공간적으로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바뀐다. 즉 별자리를 이루는 별들과 관측자의 상대 위치가 바뀌어도 주어진 별자리의 모양이 변하지만, 관측자가 한 장소에서 충분히 오랫동안 기다리기만 해도 별자리가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P392

별도 새로 태어나서 진화하다가 죽어 사라진다. 그러므로 충분히 오랫동안 기다린다면 새로운 별들이 하늘에 나타나고 늙은 별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하늘에 그려진 별자리들의 모양은, 그래서 아주 천천히 변하다가 결국엔 영영 사라지고 만다. - P393

대부분의 별들은 이렇게 쌍성계 또는 다중성계의 구성원으로 존재한다. 홀로 떨어져 있는 태양이 오히려 이상한 별이다. - P396

공간과 시간은 서로 얽혀 있다. 시간적으로 과거를 보지 않으면 공간적으로 멀리 볼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천체를 들여다보고 있다면, 시간적으로 그 천체의 과거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빛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별 사이는 텅 비어 있고 서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 75광년이라는 거리도 천문학적 척도에서 볼 때에는 매우 가까운 이웃까지의 거리에 불과하다. 태양에서 우리 은하의 중심까지가 3만 광년이고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운 나선 은하인 안드로메다자리의 M 31까지는 200만 광년이나 된다. 오늘 우리가 M 31에서 보는 빛이 지구를 향해 출발했을 당시 지구에는 인간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 조상들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는 했겠지만 말이다.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퀘이사 quasar까지의 거리는 80억 내지 100억 광년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그들의 모습은 사실 우주 먼지가 뭉쳐 지구가 되기 전, 심지어 우리 은하가 만들어지기도 전의 상황이다. - P397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광속에 버금가는 속도로 움직일 수 있을까? 빛이, 그리고 광속이 무엇이기에? 우리가 빛보다도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날이 우리에게 오기나 할 것일까? - P398

아인슈타인 이전에는 아무도 이런 도전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그 누구도 빛의 속도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연 세계의 근본을 건드리는 질문이며 매우 심각한 도전이었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서 세계를 그 뿌리에서부터 다시 보기 시작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 도달할 수 있었다. 물리학의 대혁명이 이탈리아의 한 시골 길에서 시작된 것이다. - P401

아인슈타인은 이 규칙들을 특수상대성 이론으로 정리했다. 어떤 물체에서 반사되거나 방출된 빛은 그 물체가 움직이든 움직이지 않든 상관없이 동일한 속도로 진행한다. "그대는 그대의 속도를 빛의 속도에 더하지 말지어다."가 반드시 준수돼야 하는 규칙인 셈이다. 또한 어떠한 물체도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 그러므로 또 하나의 규칙은 "그대는 빛의 속도로나 빛의 속도보다 빨리 움직여서는 아니 되느니라."가 된다. - P403

즉 우주를 보는 데에 있어서 모든 장소가 공평하다는 것이다. 대자연의 법칙은 그 누가 설명하든지 간에 동일해야 한다. 이규칙이 사실이라면 아무도 빛보다 빠르게 여행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의 위치가 우주에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곳이라면 이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 P404

광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여행을 하면 당신은 나이를 거의 먹지 않지만, 당신의 친구나 친척 들은 여전히 늙어 간다. 당신이 상대론적인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친구들은 몇 십 년씩 늙어 있겠지만, 당신은 전혀 늙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빛의 속도로 여행한다는 것은 일종의 불로장수의 영약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때 시간의 흐름이 지연된다. 그 까닭에 우주여행을 하는 사람은 늙지 않으면서 다른 별로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공학적인 의미에서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인다는 것이 실제로 실현 가능한 일일까? 우주선을 타고 태양계가 아닌 항성계로의 이주가 과연 가능할까? - P408

지금까지 보아 왔듯이 시간과 공간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별,
행성과 같은 세계 또한 우리 인간들처럼 태어나서 성장하고, 결국 죽어서 사라진다. 인간 수명이 수십 년 정도인 데 비하여, 태양의 수명은 인간의 수억 배나 된다. 별들의 일생에 비한다면 사람의 일생은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단 하루의 무상한 삶을 영위하는 하루살이들의 눈에는, 우리 인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지겹게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한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한편 별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일까? 아주 이상할 정도로 차갑고 지극히 단단한 규산염과 철로 만들어진 작은 공 모양의 땅덩어리에서 10억 분의 1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긴 동안만 반짝하고 사라지는 매우 하찮은 존재로 여겨질 것이다. - P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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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보면 헨리 경이 이렇게 말한다. "여성은 다시 한 번 운을 시험하고 남성은 다시 한 번 위험을 무릅쓴다." 위험을 대하는 태도는 소비와 저축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택들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생각하는 투자 유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리먼 ‘브라더스‘가 아니라 리먼 ‘시스터즈‘가 있었다면 2008년의 금융 위기는 없었을 거라는 주장은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 P160

런던 정경대학교 교수 폴 돌란 Paul Dolan은 미국인들의 행복에 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사람들의 인생을 시간에 따라 추적하면서 좋은 자료들을 얻곤 한다. 이제는 뭔가 다른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당신이 남성이라면 결혼하는 게 좋을 것이다. 여성이라면 결혼에 신경 쓰지 마라." 차이점은 결혼과 자녀가 여성과 남성의 인생 경험을 얼마나 바꾸느냐와 관련 있다. "남성은 결혼해도 어려움 없이 직장 생활을 계속하며 수명도 조금 늘어난다. 반면에 여성은 달라진 인생을 참고 견뎌야 하며 한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여성에 비해 수명이 줄어든다." - P165

찰스 디킨스는 이런 말을 했다. "성공의 가장 중요한 비결? ‘그렇게 하고 싶다‘ 라고만 말하지 말고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수평적 사고방식으로 도시가 직면한 문제들에 맞서자. 그리고 가능성의 확률을 높이자.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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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설의 핵심 내용은 개체 하나의 발생 과정이 해당 종이 겪어 온 진화의 전 과정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나는 개개인의 지적 성숙 과정에서도 반복설이 성립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조상들이 해 온 사고의 과정들을 되풀이하면서 하나의 개인으로 성장해 간다. - P331

하지만 기원전 6세기에 이오니아에서 새로운 사조가 태동했다. 그것은 인류 사상사에서 가장 위대한 생각들 중의 하나이다.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 P343

중국, 인도, 메소포타미아에도 시간이 좀 더 주어졌더라면 그들도 과학과 만났을 것이다. 문화는 일정한 박자와 일정한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문화는 서로 다른 시기에 일어나며 서로 다른 속도로 발전한다. 과학적 세계관은 우리 뇌의 가장 고등한 부분과 잘 들어맞고 그부분을 아주 잘 설명하며 또 그 부분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기에 지구상의 그 어떤 문화권이라도 내버려 둔다면 언젠가 과학을 발견하게되고 말 것이다. 다만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과학과의 만남에서 앞서거나 뒤설 뿐이다. 그래도 최초는 있다. 그것이 바로 이오니아였다. 과학은 이오니아에서 태어났다. - P346

탈레스가 내린 결론의 옳고 그름은 큰 문제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점은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가 택한 접근방식에 있다. 신들이 세상을 만든 것이 아니고, 자연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물리적 힘의 결과로 만물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야말로, 당시 사고의 근본을 뒤흔드는 발상의 대전환이었다. 탈레스가 바빌로니아와 이집트에서 이오니아로 가져온 천문학과 기하학 등의 새로운 씨앗이 그곳의 비옥한 토양 덕분에 튼실한 싹을 틔우고 과학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 P349

현대의 모든 과학 연구에서 필수적인 수학적 논증의 전통은 피타고라스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코스모스‘ 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이도 바로 피타고라스였다. 그는 우주를 "아름다운 조화가 있는 전체", 즉 코스모스로 봄으로써 우주를 인간의 이해 범주 안으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 P364

그렇지만 피타고라스학파와 달리 케플러는 현실 세계에 대한 실험과 관측의 중요성을 깊이 신뢰했기 때문에 행성의 겉보기운동에 관한 상세한 관측 자료에 따라 원 궤도 운동이라는 전제를 포기했다. 행성들의 궤도는 타원이었다. 케플러는 피타고라스학파의 생각에 매료되어 행성 운동의 조화를 연구하게 됐지만, 결국 피타고라스학파의 생각 때문에 그의 연구는 10년 이상이나 지체됐던 것이다. - P369

과학사를 연구하는 벤저민 패링턴은 고대 과학의 쇠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오니아의 중상주의적 전통은 과학의 발전을 가져온 원동력이었지만 동시에 노예 경제의 발전도 동반했다. 노예 소유가 부와 권력으로 이르는 길이었다. 폴리크라테스의 요새도 노예들이 쌓아올렸으며 페리클레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이 활약하던 시기에 아테네 시에는 엄청난 규모의 노예 인구가 상주하고 있었다. 아테네인들의 민주주의에 관한 온갖 대범한 생각들은 소수의 특권층에게만 해당됐지, 구성원 전부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노예의 정체성은 손을 사용하는 그들의 육체 노동에 있었다. 육체 노동은 바로 노예임을 뜻했다. 한편 과학 실험도 육체 노동이었다. 노예 소유자들은 당연히 육체 노동과 거리를 뒀다. 그러나 과학을 할 만큼의 물질적,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사람들도 일부 사회에서 체면치레로 ‘gentle-men‘이라 불러 주는 바로 노예주들뿐이었다. 그러니 과연 누가 과학을 했겠는가? 거의 아무도 과학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 P370

따라서 중상주의의 전통은 기원전 600년경 이오니아의 위대한 깨달음을 이룩하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노예 제도를 통하여 200여 년 후에는 과학적 사고의 몰락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인류사의 모순 중 모순을 바로 여기에서 볼 수 있다. - P372

지구가 하나의 행성이며 지구인은 우주 시민이라는 생각은 피타고라스 이후 3세기가 지난 뒤 사모스 섬에서 태어난 아리스타르코스 Aristarcos에서 시작한다. 그는 이오니아의 마지막 과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와서 지적 깨달음의 중심지가 위대한 알렉산드리아도서관으로 이미 이동했기 때문이다. - P375

아리스타르코스가 우리에게 남겨 준 위대한 유산은 지구와 지구인을 올바르게 자리 매김한 것이다. 지구와 지구인이 자연에서 그리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는 통찰은 위로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보편성으로 확장됐고 옆으로는 인종 차별의 철폐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통찰이 성공을 거두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반대쪽으로 흐르는 물결을 끊임없이 거슬러 가며 저항해야 했다. 지구와 지구인을 우주에서 올바르게 자리 매김하는 일이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 인류학, 경제학, 정치학의 발전에 원동력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의 결과가 완강한 사회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러한 통찰이 천문학 이외의 분야에 초래하게 되는 사회적 영향의 심각성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P380

우리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아주 보잘것없는 작은 행성에 살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행성은 따분할 정도로 그저 그런 별에 속해 있다. 그리고 태양이라는 이름의 그 별은 은하의 변방, 두 개의 나선 팔 사이에 잊혀진 듯이 버려져 있다. 태양이 속해 있는 은하라는 것도 뭐그리 대단한 존재도 못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우주의 후미진 구석을 차지하고 겨우 십여 개의 구성원을 거느린, 작은 은하군의 그제그렇고 그런 ‘식구‘일 뿐이다. 그런데 그 우주에는 지구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수의 은하들이 널려 있다. 우리가 이와 같은 우주적 관점을 갖게 되기까지 우리는 하늘을 보고 머릿속에서 모형을 구축해 보고 그 모형에서 귀결되는 관측 현상들을 예측하고 예측들을 하나하나 검증하고 예측이 실제와 맞지 않을 경우 그 모형을 과감하게 버리면서 모형을 다듬어 왔다. - P384

우리의 행성 지구가 우주에서 중요한 존재로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용기와 던져진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답변만이 우주에서 지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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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주문은 노년층과 관련해서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의학과 영양학, 생명공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일어난 혁신으로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랫동안 삶을 즐기게 되었다. 2030년이 되면 70대의 평균적인 삶은 지금의 50대의 평균적인 삶과 엇비슷해질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나노 기술 같은 새로운 기술이 젊은 세대의 욕구와 필요에 따라 주도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금 나타나는 놀라운 혁신과 발전의 상당 부분은 60대 이상 노년층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 P85

중국의 경제와 인구 분포가 그처럼 빠르게 변해버린 결과, 2030년이 되면 2020년에 비해 15~35세의 인구가 6000만 명쯤 줄어들고, 60세 이상 인구는 1억 1400만 명이 늘어날 것이다. 톈진 난카이대학교의 인구통계학자 신위안kin Yuan 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서방 선진국들이 인구 노령화 시대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달려 들어가고 있다." - P107

지금 우리가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한다고 해서 미래의 그들도 잘 이해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들의 행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당연히 진화하기 때문이다. 각 세대의 구성원들은 인생의 여러 단계를 거치며 태도와 행동을 조금씩 바꾼다. 현재 60세 이상인 사람들과 미래의 60세 이상 사람들은 때로 판이하게 다를것이다. 그 이유는 세대보다 노년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개념의 변화와 더 밀접하다. - P110

예전의 다른 관점에 따르면 중산층은 일종의 과도기적 상태였다. 당대의 누구보다도 19세기 영국인들의 삶을 잘 알았던 작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는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중산층이야말로 영국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끊임없이 내세우고 있지만 중산층이란 그저 상류층 끄트머리에 붙어 있는 가난한 계층에 불과하다." 1937년에는 영국식 삶에 대한 또다른 신랄한 비평가였던 조지 오웰George Orwell이 『위건 부두로 가는 길RoadioVigan Pier』에서 이렇게 썼다. "사립학교 교사, 반쯤 굶고 있는 비정규직 언론인, 사무원, 공무원, 영업 사원, 그리고 몇 번이고 장사가 망한 장사꾼같은 이 나라의 침몰하는 우리 중산층은 이제 별 수 없이 노동자 계층으로 주저앉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도 생각했던 것만큼 크게 두렵거나 무섭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까." - P122

"중산층에 중요한 것은 소득수준뿐 아니라 느낌이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마거릿 할시 Margaret Halsey는 이렇게 말했다. 중산층이라는 지위는 이렇게 소득만큼이나 사회심리적인 마음의 상태를 반영한다. 프랑스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 Gustave Flaubert는 1856년 발표한 소설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에서 중산층의 심리 상태를 꿰뚫어 보았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중산층이라는 굴레에 갇혀 있다고 느낀다. "중산층이란 참 재미있다." 영국 작가 J. K. 롤링.. K. Rowling 의 말이다. "중산층에 관해서라면 나도 잘 안다. 사실 중산층처럼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내세우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없다. 그래서 중산층은 참 재미있는 것이다." - P123

"개인이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중시하면서도 제대로 소속되어 있는지 불안감을 느낄 때 더 강하게 체제에 순응하는 경향이 있다. 상류층에 속한 개인은 사회적 지위에 확신이 있으므로 굳이 먼저 나서서 순응할 이유가 없다. 하류층에 속한 사람들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미 배척받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의 관습에 더 자유롭게 저항한다." 순응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쪽은 중산층이다. 그들은 순응해서 어떻게든 더 위로 올라가고 싶은 욕망과 순응하지 않으면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 P125

정말 우려되는 점은 자녀가 생기는 순간 그 가정은 중산층에 진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 유지되면 출생률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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