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의 씨는 이미 뿌려졌다. 그 씨앗을 기르는 데는 시간과 지루함 말고는 다른 것이 필요 없었다. 라디에이터에서 구리를 빼내거나, 쇠뭉치를 한 500번째쯤 통에 던져 넣다가도 문득 타일러 오빠가 공부하고 있을 교실을 상상하곤 했다. 폐철 처리장에서 보내는 죽을 듯이 지루한 시간이 쌓일수록 내 관심은 점점 더 커졌고, 결국 어느 날 정말 괴상한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학교에 다녀야겠다는 기상천외한 생각 말이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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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이사회는 2018년 9월 28일에 <농민·농촌노동자 권리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은 소농이 먹거리 공급을 담당하고 농업생산기반을 유지하며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공헌을 높이 평가한다. 소농이야말로 식량보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모든 유엔 회원국에게 농민과 농촌노동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 - P18

그는 나아가 ‘존엄성, 자급, 연대‘를 원칙으로 하는 새로운 식품협정을제시했다. 모든 사람은 존엄하게 식사를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제36항). 자급을 지역자치, 즉 지역사회가 자신의 식품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자치를 중심으로 파악했다. 여기에는 존중과 배려 그리고 경청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자급이란 자율, 조화, 공존과 존중이다. 자급을 이루는 실질은 지역이다. 자급이 농업통상 정책에서도 관철되어야 할 기본 원칙임을 강조했다. 이윤과 끝없는 성장을 기초로 하는 경제가 아니라 수평적 협력에 선 연대경제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인권 중심의 새로운 식품협정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땅, 농업노동 그리고 이주민의 세 가지 요소를 담아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 P19

2012년 10월 31일의 <네이처〉는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3분의 1이 질소비료에서 식품 보관과 포장에 이르는 세계 식품체계에서 유래한다고 분석했다. 농업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에서 핵심적인 전략이다. 농업은 유일하게 대기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P22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농업의 주체는 지역의 소농이다. 땅심을 북돋고, 논밭 농사와 상호 순환하는 축산을 유지하고, 지역사회 먹을거리체계를 지탱하는 원천은 소동이다. 미국 농무부가 지원하는 다국적 농기업은 할수 없다. 그러므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농업통상은 소농의 자치를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힘은 무역이 아니라 소농이 중심이 된 지역사회 자치에 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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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었던 책인데, 동생에게 빌려온 책이니 바로 시작!
내가 산 책이면 1년쯤 책장에서 묵혔겠지만..

그때까지 내 교육은 산의 리듬 속에서 이루어졌다. 그 리듬 속에서 변화는 근본적인 것이 아니라 순환일 뿐이었다. 매일 아침이면 같은해가 다시 솟아올라 계곡을 가로질러 산꼭대기 뒤로 넘어가곤 했다. 겨울에 오는 눈은 언제나 봄이 되면 녹았다. 우리 생활도 순환에 따랐다. 매일의 순환, 계절의 순환,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듯했지만 순환의 원이 완성되고 난 뒤 돌아보면 아무것도 변화한 것이 없었다. 나는 우리 가족도 이 불멸의 패턴의 일부고,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도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런 영원함은 산에나 해당되는 개념이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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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만 하더라도 60여 만 농가가 닭을 키웠지만, 지금은3,000여 농가에 불과하고, 1만 수 이상을 키우는 곳에서 전체 사육의 4분의 3을 감당하고 있다. 돼지는 1,000마리 이상을 키우는 곳이 전체 사육농가의 절반을 넘고, 40여 년 사이에 사육 농가 수는 7분의 1 수준으로줄어들었다. 소도 40여 년 전에는 20마리 이상을 키웠던 농가의 비중은 4%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마리 이상의 소를 키우는 농가가 전체의 40%를 키우고 있다. 사육 농가 수는 급감하고 규모는 늘어나다 보니 가축사료의 내부의존은 크게 낮아졌고, 대신 수입 사료곡물 없이는 키울 수없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 - P3

농업의 화학화, 기계화는 거의 모든 농업 생산부문으로 확대되었고, 이로 인해 농업이 본래 수행해왔던 생태환경의 유지와 관련된 긍정적인 다원적 기능들이 상당부분 축소되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농업이 기후위기의 가해자로도 작용하게 되었다. - P4

화학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다량으로 배출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농경지에 살포되는 화학비료가 생태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화학비료의 질소 성분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치명적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 2차 미세먼지와 오존을 형성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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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내쫓고 싶었던 것이 들어와 있었다. 눈멀게 하고 싶었던 것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양심이.
그의 양심, 즉 신이. - P393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것은 확실한데, 생각하는 인간치고 그것을 경험하지 않은 자는 하나도 없다. 언어가 한 인간의 내면에서, 사상에서 양심으로 갔다가 양심에서 사상으로 되돌아올 때 언어는 굉장한 신비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이 장(章)에서 자주 사용되는 "그는 말했다.", "그는 외쳤다."라는 말들은 오직 그러한 의미에서만 이해되어야 한다. 사람은 외부의 고요를 깨뜨리지 않고서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서 혼자 말하고, 혼자 이야기하고, 혼자 외친다. 거기에는 큰 파란이 있다. 입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우리들 속에서 말한다. 영혼의 현실은 조금도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만져지지 않지만, 그래도 역시 현실이다. - P399

반대로 자수하고, 그토록 비통한 오류의 희생양이 된 그 사나이를 구출하고, 자기 이름을 밝히고, 의무를 다하여 다시 죄수 장 발장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자기의 부활을 성취하고 자기가 벗어난 지옥의 문을 영원히 닫아 버리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 외관상 그 지옥에 다시 떨어지는 것은 사실상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의 일생은 무용한 것이 되고, 모든 회개는 보람이 없을 것이며,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말할 수밖에 없으리라. - P401

그는 자기의 양심과 운명의 또 하나의 결정적 고비에 다다르고 있는 것을, 주교는 새로운 생명의 제1기를 그었고, 샹마티외는 제2기를 그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큰 위기 뒤에 큰 시련이 온 것이다. - P403

어떠한 결심을 내리든 간에, 필연적으로, 그리고 불가피하게 나의 무엇인가는 곧 죽게 된다. 나는 오른쪽으로든 왼쪽으로든 무덤에 들어간다. 나는 한 가지의 최후를, 내 행복의 최후이든 내 덕행의 최후이든 간에 완수할 것이다.
아아, 슬프다! 또 다시 그는 결심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었다. - P416

그는 마치 심연에 몸을 던지듯 어둠 속으로 돌진했다. 무엇인가가 그를 떠밀고 있었다. 무엇인가가 그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도 말할 수 없을 테지만 곧 누구나 다 알게 될 것이다. 누구나 평생에 적어도 한 번쯤은 이러한 신비의 캄캄한 동굴 속에 들어가 봤을 것이다. - P424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인 그 변호사의 말은 얼음 바늘처럼, 그리고 불의 칼날처럼 번갈아 그의 가슴을 찔렀다. 아직 하나도 끝나지 않은 것을 알았을 때 그는 숨을 돌렸지만, 그가 느끼고 있는 것이 만족감인지 아니면 고통인지 그는 말할 수 없었다. . - P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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