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치의 인생 2막
버들치 지음 / 진서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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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사람은 기술을 배워야 먹고산다'라는 말을 사회생활 초년생이었을 때부터 들어왔다. 무슨 기술이든 배워둬야 밥벌이를 하는데 문제없다는 말이다. 그 사이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서 전문 기술직들이 대우받으면서 일하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가 5년에 걸쳐 습득한 기술은 11가지로 도배, 인테리어, 중장비, 타일, 미장, 건물 보수, 전기공사, 소방, 대형 운전면허, 시설관리, 조경으로 기술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기술들이다. '부록 1 - 기능습득일지'를 보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생각과 현실은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고 저자처럼 도전해 보고 싶은 사람에겐 실제 경험담이라 도움이 되는 얘기들이다. 금융맨으로 33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힘들고 고된 기술을 배우려고 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인가?

​​​​​​​50대에 접어들어 하나하나씩 도전을 해왔고 월 400만 원을 버는 것을 목표로 재취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안내서다. 현재 2~30대에겐 먼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4~50대에겐 곧 마주치게 될 현실이다. 당장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는데 같은 직종이 아닌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전혀 다른 직종에 도전해야 한다. 지금 저자가 배운 기술들을 하려면 기본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대부분 현장에서 몸을 쓰며 하는 직업들이라 체력이 떨어지면 몇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직업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도배, 타일, 미장에 도전하는 사람이 적잖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일하는 만큼 버는 일이고 딱히 정년이 없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정받기 위해선 숙련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마인드도 갖춰야 한다. 돈을 받고 일하는 일이라 허투루 할 수는 없다. 나 또한 저자처럼 그 나이대가 되어도 도전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힘들다. 몸을 쓰는 직업 환경을 척박하지만 정직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책상 앞에서 온갖 머리를 써서 작업하고 사내 정치에 신경을 쓰다 보면 온전히 일에 집중하기는 힘들다. 저자는 퇴직 후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와 여러 생각, 경험담을 쏟아내는데 나와 동떨어진 먼 얘기가 아니다 보니 삶을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읽은 후 도달한 결론은 세상에 할 일은 많고 몸만 건강하다면 도전해 봄직한 직업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이다. 인생 2막을 열기 위해선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용기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낯선 세계로 이동하는 그 첫걸음이 어렵고 힘들지만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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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쿨 기초영어법 - 18년 노하우를 담아낸 시원스쿨 영어 완결판 시원스쿨 기초 영어법
이시원.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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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대부분의 영어 초급자들의 목표는 원어민처럼 유창한 발음으로 말하는 것보다 여행 나가서 영어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 문법을 완벽하게 이해한다거나 Vocabulary 22000을 달달 외우고 토익이나 토플 점수를 잘 받는 것만이 모두의 목표는 아니다. 시원스쿨에서 18년간의 노하우를 담은 <시원스쿨 7 Weeks Challenge 기초영어법>은 영어 공포증에 걸린 초급자도 원리를 이해하면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각 Unit 별 진행은 동일하다. 단어연결법과 주어+조동사+be 동사+형용사 연결해 보기로 표현법을 익히고 단어연결법 적용 문장 살펴보기, 단어연결법 적용 문장 영작하기, 단어연결법 확장 문장 연습하기, small talk 1~2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게 핸디북은 부록처럼 넣었으며, '시원스쿨 기초영어' 유튜브 채널 또는 시원스쿨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영어 공부 시작 전 알아야 할 필수 요소 4가지와 필수 단어 100, 필수 기본 동사 100만 잘 익혀두면 표현하지 못할 말은 없다. 일상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단어들이고 대부분 이 단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공부했던 영어 교재들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서 끝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아서 귀에 쏙쏙 들어왔다. 책 뒤표지에 이런 문장이 나오는데 이건 내 얘기 같았다. "쉽다고 무시하고 대충 넘긴 기초가 우리의 영어실력을 망쳤다." 대강 알겠거니 하면서 기초 공부를 부실하게 했으니 아무리 공부해도 실력은 늘지 않고 제자리를 맴도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문장 길이도 짧고 단어도 쉽다. 가장 기본 문장을 7주간 반복해서 공부하는데 재미까지 붙는다면 학구열이 활활 불타오르게 마련이다. 쉬운 문장들을 따라 하다 보니 이해도 빠르게 된다. 복잡한 공식을 억지로 외울 필요가 없으니 영어 원리가 무엇인지 저절로 익혀진다. 직감적으로 이 책을 기본 교재로 삼아 7주에 걸쳐 7번의 Challenge를 했을 때 영어 기초를 단단하게 다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렵거나 이해가 안 돼서 중도에 포기했던 영어였는데 다시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공부하다 보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붙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원어민 같은 발음이나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것보다 영어로 의사소통에 막힘이 없을 정도면 충분하다. 그렇게 목표를 잡으면 우리가 바라던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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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김용주 지음 / 소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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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전시 디자이너로서 현장에서 겪는 고충과 작업 과정을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동안 기획한 전시전을 소개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국립현대미술관 1호 공간 디자이너로서 우리나라의 전시 디스플레이 퀄리티와 수준이 어느 단계까지 발전했는지 책을 통해 상세하게 전달한다. 박물관, 미술관, 전시회 등을 가볼 일이 많아서 많이 가봤지만 전시 디스플레이를 준비하는 전시 디자이너가 있는 줄은 몰랐다. 그들이 전시전을 기획할 때 어떤 고민을 갖고 임하는지, 작품 주제와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배치나 동선에 신경 쓰는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작품 하나만으로도 이야기가 되겠지만 특별 전시전을 열 경우엔 건물 구조 파악부터 표현 방식을 어떻게 나타낼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 관람객을 맞이한다.

문득 읽다 보니 드는 생각은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도 전시 디자이너의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는 거다. 나름 많은 곳을 가봤지만 같은 작품을 전시하더라도 주제에 맞게 작품을 배치하고 공간을 꾸미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사람들이 전시회를 보러 가는 이유는 작품을 직접 보기 위해서지만 주제의식을 나타내는 건 전시 디자이너의 몫이다. 특히 비엔날레처럼 대규모 프로젝트의 경우 참여 작가와 작품 수가 많고 형태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하여 꾸민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미쳐 간과하고 있었던 영역인데 관람객들이 의도한 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디자인한 이들이야말로 숨은 주역이었다.


전시회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예술로 승화시킨 전시 디스플레이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사람들은 시각과 감각, 경험에 집중하기 때문에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을만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 전시 공간 구성도에 따라 전시 영역을 꾸미고 전체 주제를 관통하는 디자인이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야 관람객들이 봤을 때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엔 박물관이나 전시회, 미술관을 갈 때면 다르게 보일 것 같다. 전시 디자이너는 어떤 생각과 고민을 거쳐 이렇게 꾸미게 되었으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살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전시 공간 평면도를 보니 뒤에서 얼마나 노력을 다하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전시 디자인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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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연습 - 성숙한 삶을 위한 오유경의 마음사전
오유경 지음 / 오후의서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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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치열한 경쟁을 뚫고 KBS에 입사하여 25년간 근무한 뒤 50살이 되던 해 돌연 사퇴한 아나운서 오유경이 건네는 22가지 마음가짐을 담은 책이다. 나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어른이 된다는 건 성숙한 마음을 가진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 한마디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다.

1장 - 여유, 홀로서기, 시간 관리, 배우기, 감정, 일

2장 - 사랑, 인간관계, 성공, 실패, 용기, 어른

3장 - 가꾸기, 소비하기, 비우기, 말하기, 읽기

4장 - 즐기기, 건강관리, 죽음, 누리기, 책임감


저자는 각 장별로 주제를 나눠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인지 담담하게 풀어낸다. 책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메멘토 모리'로 죽음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메멘토 모리'를 떠올리면 시간 관리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것에 시간을 할애하다 보면 하루하루 충실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연차와 직급으로 안정된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할 수 있음에도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인생3막을 여는 결정을 내린 저자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고민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삶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선 취미생활, 운동, 식사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반드시 돈과 직결된 일이 아니더라도 취미생활 하나쯤은 해보면서 배워두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필요한 일에 돈을 쓸 줄 알아야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생각도 달라지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 기본 체력이 쌓여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되돌아보니 알 것 같다. 1~20대까지는 학교에서 배우고 사회생활에 몸으로 부딪히며 버텨내는 시기라면, 30대부터는 경험치와 경력을 쌓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내는 시기다. 그렇게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려가다 문득 잘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40대 문턱을 넘을 때 수많은 의문표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그 질문이 정리되면 마음이 안정을 되찾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갈 때다.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나이만 들고 어른 아이처럼 아직도 철들지 못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욕심을 내려놓고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어른이 되는 연습 일지도 모른다.


균형 잡힌 삶을 산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인생의 다음 챕터로 넘어가고자 하는 사람에겐 저자의 조언이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녀가 나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 나와 맞닿은 지점을 발견할 때면 공감하게 된다. 이 험한 세상에서 자신이 생각한 대로 간다는 건 수많은 난관에 직면해야만 한다. 오늘도 끝없이 마음을 다스리면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으로 잠 못 이루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방향을 잡았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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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 -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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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칠십. 스페인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네 자매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신기하게도 유쾌하고 발랄하게 읽힌다. <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는 신간이 아니라 지난 2002년에 펴낸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과 1978년 에세이집 <생과 만나는 저녁과 아침>에 실린 '로스앤젤레스에 두고 온 고향'과 1977년에 본 비철의 파리, 1999년에 본 제철의 파리를 함께 엮어서 펴냈다. 평균 나이 칠십이었던 이들 네 자매가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난 시기는 1999년이니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의 일이다. 여러 사정으로 몸이 편치 않고 성격도 각자 다르지만 20년 동안 서로 다른 대륙에서 헤어져 살던 이들 네 자매는 다시없을 여행에 마음과 뜻을 모아 함께 스페인을 떠난 것이다. 책에서 저자가 비철과 제철을 자주 언급하는 데 뜻을 찾아보니 비철은 비수기, 제철은 성수기라는 의미였다.

여행을 떠났을 당시 저자의 나이가 꽤 있었을 시기인데 월등한 필력과 섬세하게 묘사한 문장력은 깊은 몰입감을 준다. 다른 여행기에서 느껴보지 못한 방대한 지식을 담은 글 덕분에 책에 빠져 읽는 재미를 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환갑을 다 넘긴 나이에도 새로운 곳에서 겪는 모든 일들은 새롭기만 하다. 그건 혼자가 아닌 네 자매가 서로가 서로를 돕고 이끌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시리도록 눈부시게 푸르른 날에 마드리드 궁전을 나오자마자 백치기를 당해 300달러와 소지품을 잃어버려고 여행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네 자매가 함께였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선 모든 일들이 지난 추억으로 남을 사건이지만 낯선 여행지에선 방심하면 크게 당한다는 걸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지만 알람브라 궁전, 세고비아 성, 황금 탑, 카를로스 5세 궁전,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웅장하고 경이로운 광경은 그 나라에 직접 가서 봐야지만 체험되는 일이다. 여행을 떠나기엔 많다고 볼 수 있는 나이대임에도 해외로 떠난 이들 네 자매를 보며 희망이 생긴다. 여행이란 무료하고 평범했던 일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크나큰 추억을 선사해 주기 때문에 어디로든 떠나려고 한다. 직접 겪어보지 않았으면 평생 모를 일이다. 네 자매의 끈끈한 우애와 서로를 챙겨주려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와 여행을 떠나야 하는지도 중요한 것 같다. 이렇듯 여행지에서의 일들을 충실하게 기록한 저자 덕분에 미지의 영역에 있던 세계가 바로 어제 일어난 일처럼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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