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샤의 후예 3 : 저항과 부활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 다섯수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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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3부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오리샤의 후예는 신비로운 마법과 모험으로 가득한 판타지 소설이다. <피와 뼈의 아이들>,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저항과 부활의 아이들> 부제들을 보면 알 수 있듯 오리샤에서 신분은 다르지만 제일리, 제인, 이난, 아마리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무자비한 왕과 해골족 발디르 왕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왕국은 왕위 계승 등 마법을 둘러싼 혼돈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내전이 끊이질 않는다. 마치 내전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는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처럼 마자이들과 군인, 티탄들은 해골족의 공격을 받아 오리샤가 폐허가 됐음에도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 그들 사이에 오랫동안 쌓인 증오와 갈등을 풀고 하나로 뭉쳐 해골족에 맞서야 하는 숙제가 남겨졌다.


역시 판타지 소설답게 속도감이 넘친다. 제일리, 제인, 이난, 아마리 각각의 시각에서 이야기는 진행되며, 해골족에 잡혀 배에 갇혔지만 극적으로 탈출하여 마법을 되찾은 뒤에 벌어지는 장면은 온갖 상상을 하며 정신없이 읽게 되었다. 소설이 완결되기도 전에 파라마운트 픽처스로부터 영화 제작이 확정되었다는 건 이 소설이 가진 매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아마 영화도 3부작으로 기획될 것 같은데 주인공 캐스팅부터 여러 술사들의 마법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하다. 오리샤의 오랜 내전을 멈추고 해골족이라는 강력한 적에 맞서 최후의 일격을 날린 제일리 등의 활약상이 백미이며, 외부의 적은 공통의 적이기에 오리샤가 멸망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새롭게 동맹을 맺어 맞설 수 있었다.


최종판인 이번 작품은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금세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지루하다거나 늘어지는 느낌도 없이 초반부터 몰아친다. 해골족은 오리샤의 마자이들이 여태껏 상대한 적이 없는 강력한 적이었고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었다. 파도술사, 화염술사, 치료술사, 덩굴술사 등 마법을 쓰는 원로들과 전설의 짐승들이 등장하는 등 흥미를 이끄는 요소들이 많다. 평화롭던 오리샤에 한때 마법이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고, 마법이 사라진 틈을 타 무자비한 왕에 의해 초토화된다. 그러다 마법을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고 오리샤 땅에 마법이 다시 돌아온다. 전쟁은 결국 마법 때문에 벌어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오리샤에 평화를 되찾아준 것은 마법과 동맹이었다. 결국 제일리로 인해 그들은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며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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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의 세계 - 인류의 식탁, 문화, 건강을 지배해온 차가움의 변천사
니콜라 트윌리 지음, 김희봉 옮김 / 세종연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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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매년 여름철만 되면 이례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식재료의 유통과 보관이 가능해졌고 냉동고로 인공 얼음을 생산하는 등 우리의 식습관을 변화시켰다. 더운 여름에 차가운 음료와 음식은 우리를 시원하게 해준다. 아이스크림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팥빙수는 더울 때 찾는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다. 생선과 고기, 채소와 과일도 냉장고와 얼음 때문에 이동 중 부패를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에어컨이 있는 곳 어디서든 더위에 지친 우리의 몸을 빠르게 식혀준다. 에어컨 보급이 되지 않았던 1990년대까지를 떠올려 보면 그때는 여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른다. 이런 것들을 보면 냉장의 기술은 인류사에 대단한 공헌을 했으며,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셈이다.


지금으로부터 220년 전인 1805년 프레더릭 튜더가 얼음 산업을 일으켜 크게 성공시켰다. 그 이후로 냉장 기술은 급속도로 빠르게 개발되어 냉장고와 제빙기 등 인류사에 큰 영향을 끼친 발명품들이 개선을 거듭하여 인공 빙설권을 개인이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냉장 산업은 돈을 크게 벌 수 있는 사업이었고 원산지로부터 부패 방지 및 신선도를 유지시키며 유통한 뒤로 식탁 위엔 다양한 식재료가 오르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냉장의 변천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읽기 시작하면 푹 빠져들어서 읽을 만큼 재미있는 책이다. 근현대사의 변화와 기술 발전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 한 권으로 냉장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흥미롭게 읽혔다.


"냉장의 도입과 그에 따른 결과는 오염의 증가에서 도시 상하수도 시설 건설, 신체 활동 감소, 백신과 항생제의 도입에 이르기까지 공중 보건의 여러 가지 혁신과 재앙이 얽힌 채 오랜 세월에 걸쳐 불균일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냉장의 확산이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은 맞지만 '냉장고 식단의 명암'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냉장이 우리의 건강에 해를 끼쳤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맞물려 영양 문제, 환경 문제, 에너지 문제까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히 냉장의 역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냉장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에 대한 문제 제기와 미래에 벌어질 일들까지 다루고 있어서 유익했다. 참고 자료까지 포함하면 483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다. 그렇지만 어렵지 않게 읽히는 책이다. 각 장마다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가 아닌 부분이 없었고 냉장 기술은 산업 전반에 걸쳐 끼친 영향력은 얼마나 대단한 지 엿볼 수 있었다. 무더위에 지치는 요즘, 이 책은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냉장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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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의 사라진 작품들 - 팔리거나 도난당하거나 파괴된 그래피티 51
윌 엘즈워스-존스 지음, 서경주 옮김 / 미술문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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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우연히 방송 프로그램에서 본 뱅크시는 그래피티 예술가이면서 혁명가 그 자체였다. 흔히 거리에서 보는 그래피티 예술가와는 차원이 달랐다. 스탠실을 주로 사용하는 그의 작품 속엔 세계적으로 민감한 문제까지 건드리는 메시지가 담겨있고 특정한 장소에 그려져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뱅크시의 작품을 보면 매우 기발하고 창의적이면서 주변 환경을 이용해 재치 있게 그림을 완성한다. 그래피티 특성상 스프레이를 이용해 빠르게 그리는데 원래 의미는 아티스트가 무명으로 각종 인프라에 허락 없이 낙서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 실제 그래피티(Graffiti)라는 단어 자체가 이탈리아어로 낙서라는 뜻이라고 한다. 근데 뱅크시가 그린 그래피티 만으로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엄청난 금액으로 거래된다. 아예 보존하기 위해 벽 자체를 뜯어내는데 기꺼이 수십만 파운드를 지불한다.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그린 몇몇 작품들을 제외하곤 몇 개월도 가지 않아 거리에서 자취를 감춰버린다. 유명세 덕분에 뱅크시로부터 인증서를 받지 않은 작품들도 몇 만 달러에 거래되곤 한다. 건물이 철거되거나 로보 추종자에 의해 지워지고 훼손된 작품들이 많아 그대로 보존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책은 그의 작품들 중 51점에 얽힌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말 그대로 뱅크시와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흔히 움직임을 멈춘 죽은 공간에 어지러운 낙서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다른 그래피티와 다르게 뱅크시가 스탠실을 이용해 그린 작품은 미술관이 아닌 거리에서 오히려 빛나 보였다. 단순히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벽면과 주변 사물들 속에 메시지를 담아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다.


뱅크시는 그래피티 기법으로 풍자와 통렬한 비판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예술가다. 그가 태어난 영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젠 세계 어느 곳이든 상관없이 그의 무대가 되었다. 벽화를 그릴 장소를 물색하고 그곳에 맞는 작품을 순식간에 그려낸다. 언젠가는 곧 사라질 벽화를 그리기 위해 여전히 쉬지 않고 그림을 그린다. 적어도 뱅크시의 작품을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는 건 행운이었다. 재미있는 건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적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메시지를 남긴다는 점이다. 그의 영향력과 유명세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뱅크시 덕분에 거리의 낙서에 불과했던 그래피티가 작품 영역으로까지 확장했다. 평소 뱅크시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거나 그의 뒷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주저 없이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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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Words 머니 워즈 - 돈에 대한 영어의 모든 디테일
샘 노리스 지음, 강주헌 옮김 / 길벗이지톡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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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 책 한 권으로 돈과 경제에 관한 다양한 표현과 은유를 배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책 구성도 마음에 든다. 지갑, 개인, 가계, 이웃, 도시, 국가, 세계라는 7가지 범주로 나눠 돈과 관련된 단어들을 분류했다. 저자가 밝힌 것처럼 정독하지 않고 사전 펼치듯 필요한 부분만 공부할 수 있도록 단어의 연관성에 주안점을 뒀다. 예를 들어 Money Slang에서 Cash(현금)는 in cash, to cash in, cash injection, cash in hand, cash cow 등 cash의 쓰임새를 명확하게 배울 수 있었다. 확실하게 익힐 수 있는 예문과 설명 덕분에 개념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억지로 단어장을 외우듯 암기하지 말고 예문을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다 보면 그 의미가 저절로 익혀질 때가 있다. 돈과 경제를 위주로 관련성이 이어지기 때문에 영어 표현을 배우는데 지루함이 없었다.


75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판형은 크지 않아서 손에 쥐고 휴대하며 읽어도 될 정도다. wallet부터 globe까지 300개 엔트리별 이디엄과 콜로케이션을 다양한 환경에서 쓰이는 돈에 대한 유연하고 풍부한 표현을 담아냈다. 나와 별 상관없고 어려운 단어가 포함된 의미 없는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훨씬 유익했다. 대부분 돈과 경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말의 동의어처럼 영어에서도 한 단어가 여러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헷갈리지 않도록 예문과 함께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억지로 배우는 것보다 역시 확실한 콘셉트를 잡고 영어 표현을 익힐 수 있는 책은 귀에도 쏙쏙 박히고 그 의미가 분명하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훨씬 더 괜찮았던 책이었다.


신기하게도 영어 표현을 익히기 위한 책이지만 경제 관련 용어와 비즈니스 용어를 배울 수 있어서 전문성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맥락에서 쓰는지 경제학 용어와 같은 고급 표현도 함께 익힐 수 있다. 이 책을 쓴 샘 노리스가 <영어감정표현사전>, <Hollywood Verbs>와 같은 관련된 표현을 한 권에 묶어서 익히는 저서를 펴냈었는데 영어를 재미있게 배우는 방법이다. 보면 볼수록 유용하고 실용적이며 유익한 책이다. 이렇게 배운다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사는데 경제가 얽혀있지 않은 분야가 없고 어디서나 돈은 필요하다. 이럴 때 관련 표현을 알고 있다면 일상생활이나 금융, 비즈니스에서도 앎의 폭이 넓어져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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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
르쁠라(박민지) 지음 / 크루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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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 책은 마치 20여 년간 패션 디자이너로 일해온 현직 패션 디자이너인 저자가 존경하는 세계적인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에게 보내는 헌사와도 같다. 여기 소개된 50인 명단을 보면 패션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브랜드는 세계적이어서 어디선가 한 번은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 자체가 브랜드이기도 하고 패션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이라 보는 재미가 있다. 책 구조는 일관되게 동일한 형식을 띈다. 인물 일러스트 초상화와 명언으로 시작해 저자의 경험담과 패션계에서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생각을 담은 다음 생애 이력으로 마무리되는 구조다. 두꺼운 양장본이지만 판형이 크기 때문에 여백이 여유로워 매우 잘 읽힌다. 패션 디자이너의 대표작을 보면 그들의 개성도 엿볼 수 있다.


지면 관계상 각 인물마다 깊이 있는 서사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들의 일대기를 다루려면 50권을 써야 할 것이다. 다만 개괄적으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한 권에서 만나본다고 생각하면 값진 경험이다. 물론 패션에 관심을 가졌거나 관련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얘기할 거리가 무궁무진할 것이다. 패션 디자이너를 열거하며 열띤 토론을 하는데 패션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그들의 대표작을 검색해 보면서 특유의 개성과 패션 감각을 두고 칭찬하느라 정신없이 얘기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패션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데도 익숙하게 들은 이름이 많았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저자가 들려주는 얘기만 봐도 재미있다. 저자가 직접 보고 느낀 경험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션 디자인계가 생생하게 들린다.


현재 패션 디자인계는 이들에 의해 유행을 선도하고 그들만의 독특한 디자인 감각으로 브랜드를 주름잡고 있다 해도 과언을 아닐 것 같다. 사실 궁금했던 건 그들만의 고유한 패션 디자인이다. 너무나도 독보적이라 다른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디자인의 원천은 어디서 나왔으며 발휘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들이 제작한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의 자부심도 남다를 것 같다. 그들이 제작한 액세서리나 가방, 속옷, 구두도 그 자체로 명품이 된다. 창의적인 디자인에 예술적인 의미가 부여되면 가치는 더욱 상승하게 마련이다. 패션 디자이너를 선망해서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 우리나라에도 앙드레 김 선생님과 같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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