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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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는 일전에 그의 신작, '제노사이드'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스토리의 신선함이나 아이디어, 그 이상 뛰어난 구성,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던 기억과 함께, 소설을 통해서나마 필요없는 전쟁을 일으키는 장본인들의 응징을 보는 것에 대한 통쾌함이 생각난다.  이 책은 2001년 경의 작품인데, 무려 47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에도가와 란포는 일본의 근대 추리소설의 선구자 같은 사람인데, 에드거 앨런 포우를 존경한 나머지 이를 필명으로 사용했던 유명한 작가이고, 나 역시 최근 번역판을 통해 다양한 그의 괴작과 기작을 즐긴 바 있다.  그러니 이 상은 추리소설가에게는 굉장히 큰 상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작가의 작품이 뛰어나다는 증명이 된다.  이런 권위있는 상을 '돌아가면서' 혹은 '특정 원로작가계파'에 따라 분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바램이 깃든 믿음이 있기에 그런 것이다.

 

추리소설의 특성상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그저 간단하 플롯을 소개한다면, 어느 사람이 곧 사형되는데, 그가 무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 의뢰인이 변호사를 섭외하여 이를 통해 재조사를 벌인다는 것이 기본설정.  물론 진실은 훨씬 더 복잡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건, 현대의 추리소설이란 워낙에 독자들의 눈이 밝아진 탓에, 그리고 이미 수많은 트릭이 사용되었기에, 한 두 가지 플롯이나 맹점을 이용한 트릭은 금방 밝혀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소설가는 이중삼중의 트릭을 뒤섞고 트리플 반전 정도는 시전해야 작품이 끝까지 흥미있게 읽힐 수 밖에 없다는 고민을 떠안고 소설을 구성해야 한다는 점. 

 

물론 그저 재미를 위해 만든 소설이라면 간단하게 서술형으로 구성할 수 있겠지만, 뛰어난 추리소설의 묘미를 살리려면 그만큼 서스펜스를 위해 머리를 짜내야 하는 것 같다.  게다가 사회이슈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그 테제자체가 메시지를 떠나 소설의 배경에서 살아 움직이면서 읽는이의 마음에 질문을 던져야 하기에, 더더욱 작품을 제대로 구성하는 것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 

 

그런 의미에서, 심사위원장인 미미여사의 찬사를 아낌없이 받은 이 작품은 그야말로 수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과 한국에서 100만부가 팔리고 2002년에 영화화 된 적이 있다고 하니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걸출한 신예의 등장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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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하 2013-02-27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추리소설을오랫동안 떠나있었더니 언제부턴가 '사회파'라는 말이 생겼더군요.
근데, 이 사회파란게 단지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는 게 아닌가봐요.
정확히 사회파에서 다루는 이슈들이 뭘까요?

제노사이드와 이 책, 어떤 것이 더 좋으셨어요?
제노사이드는 의견이 분분한 것 같은데..

transient-guest 2013-02-28 01:46   좋아요 0 | URL
재미로는 제노사이드, 사회이슈로는 13계단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저도 정확한 사회파의 정의는 모르지만, 사회적인 이슈나 사건들을 작품에 반영하는 어떤 '의식'이 배여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되네요.ㅎㅎ-_-:
 
김영하 여행자 도쿄 김영하 여행자 2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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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이었던가, 김영하의 이름만 보고산 그의 첫 사진여행기에 살짝 실망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글이라고는 하이델베르크를 무대로 한 그의 단편 하나라서 좀더 김영하의 글로 이 도시와 그의 여행을 접하려던 기대에 비해 사진 위주로 꾸며진 구성이 이런 쪽에 관심이 별로 없어서인지 그저 그렇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서 새 책을 사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투의 표현을 했었는데, 내심 다시는 이 시리즈를 사 볼 필요까지는 없겠다 싶은게 솔직한 내 마음이었다. 

 

그러나 도둑이 제 버릇 남 못준다고, 또다시, 그러나 기대는 빼고, 그저 김영하의 책 한 권을 더 읽고 손에 넣는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사서 보았는데, 이번에는 나의 기대를 훨씬 넘어서는 알찬 구성으로 수정/보완(?)되어 있었다.  나온 시기를 보니 내 댓글이 영향을 주었을리는 만무하지만, 어쨌든 내용면에서 매우 향상된 구성을 보여주어 상당히 흥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시작은 역시 김영하의 단편들 중 하나로써, 일본인이 등장하는 것, 그리고 그와 나중에 도쿄에선가 조우하게 되는 것 빼고는 크게 일본과 관련이 없다고 느껴지는, 그리고 다른 단편모음집에서 이미 읽은 바 있는 이야기로 되어있고, 중간 중간에 김영하가 직접 찍은 사진들, 단상, 그리고 무려 여행기 비슷한 글로 꽉 차 있었다.  그 중에서도 맥주에 대한 이야기와 여행 가이드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는데, 과연 읽고나니 외국의 여행 가이드를 잘못 선택하면, 그야말로 백인들이 생각하는 -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덜 재미있게 느껴질 - 일본여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어로 된 책이라해도, 주안점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도쿄는 '카페'로, '숍'으로, 또는 '장난감 가게'로 묘사되어 "부분적으로 옳고 전체적으로 틀'린 가이드가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여행이란 그의 말처럼 여행안내서 안을 돌아다니다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역시 공감하게 되는데, 한번으로 만족하지 말고, 좋은 곳은 여러 번 돌아다니면서 관광 이상의 그 무엇을 보는 것이 좋다는 것.  물론, 이는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일본은 워낙에 가까운 곳이라서, 이런 식의 구도를 잡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일정 부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서는 그렇게 갈 수 있는 곳이 마땅하지 않지만, 그 대신 땅이 넓으니까, 주변 도시부터 하나씩 이렇게 다니는 것으로 흉내는 낼 수 있겠다.

 

이런 구성이라면 다음 번의 책도 사서 보게 될 것이다.  일단 두 권까지 나온 것 같은데, 그리 많이 팔리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인지, 세 번째 이야기는 아직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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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산보
다니구치 지로 만화, 쿠스미 마사유키 원작 / 미우(대원씨아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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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와 같은 작가의 원작을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같은 만화가가 그려낸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광고를 보고 사게 된 책이다.  스토리는 '고독한 미식가'와 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그러나 음식 대신에 그야말로 우연히 도쿄의 이곳저곳을 걸어다니면서 생기는 일상의 자잘한, 그리고 잔잔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구성과 모티브 모두 '고독한 미식가'를 그대로 빼다박은 듯한 책이지만, 주제가 '산보'라서 그런지, 우연히, 무계획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걸어다니는 사람의 눈에 들어오는, 시내의 구석구석을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대단한 이야기는 없지만, 역시 사라져가는 도시속의 옛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과, 무조건적인 파괴에 다름아닌 개발에 대한 저자의 반감이 들어나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사라져버린 종로의 피맛골 (맞나?), 용산의 철거현장, 그 밖에도 무수히 많은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모습을 떠올렸다.  오래된 것을 보존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은 잘 알지만, 무분별한 파괴 덕분에 서울은 이제 오랜 것이 하나도 없는 도시로 외국에 알려져 있게 되었다.  개량과 개발, 그리고 보존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을 기대하기에는 반백년의 한국 현대사가 너무 숨가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만, 전 국토가 시멘트 천국으로 변한데에는 일본에서 받은 일본식 개화교육, 그리고 이와 합쳐진 국가와 기업의 성장주의의 탓이 더 크다고 생각하게 된다.

 

만화뿐만 아니라, 책도 이렇게 화자가 일인칭으로 혼자 다니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더 좋다.  무엇인가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살짝 고독함을 느끼게도 해주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가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나는 꽤 오래전부터 이래왔다.  쿠스미 마사유키와 타니구치 지로 협작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보았지만, '고독한 미식가'와 이 책이 한국에 출판된 전부이다.  타니구치 지로의 다른 만화들은 몇 편 더 들어와 있다만, 내가 본 그의 작품은 쿠스미 마사유키와의 협작으로 지금은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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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2-20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양하면서도 깊은 식견을 가지신 트란님 페이퍼는 늘 좋습니다.
1인칭 화자가 혼자 다니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 저도 좋아해요.
이곳은 다소 흐리지만 좋은 아침이에요. 화사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transient-guest 2013-02-20 10:22   좋아요 0 | URL
식견이라니요, 허접에 가깝죠..ㅎㅎ 프레이야님의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네, 이런 화법은 고독이 고독이 아닌, 다른 깊은 재미를 유발하는 것 같네요. 이곳도 비가 막 와요. 덕분에 오후 스케줄은 다 날리고, 그냥 집에와서 와인을 홀짝이면서 'birth of the cool'을 듣고 있어요..ㅎ 남은 하루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하루키와 노르웨이 숲을 걷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하드보일드 라이프 스토리
임경선 지음 / 뜨인돌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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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벌써 여러 권의 책을 출판한, 그리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정칼럼을 쓰고 있는, 이제는 40대가 되어버린 글쟁이다.  하루키 전작을 위해 하루키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에 연관된 모든 책들을 읽어내리라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이를 시작한지 어언 일년, 이런 책이 나에게로 왔다. 

 

내가 하루키를 처음 접한 것은 20대 후반의 일이고, 본격적으로 읽고 빼져들어간 것은 30대를 넘어서이니, 나의 하루키 감성은 하루키가 처음 작가로서 글쓰기를 하던 시절과 겹치는 셈인데, 다수의 한국 reader들과는 확실히 좀 다르다.  하루키는 80년대 후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유명세를 이어이고 있는 작가이니, 초기에 그를 읽은 한국의 독자들은 아마도 나와는 많이 다른 감성으로 그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처럼...

 

저자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처음 하루키를 접했는데, 이때는 1987년, 올림픽을 하루 앞두고 발악하던 전씨와 민주화를 열망하던 온 국민이 박터지게 싸우던, 그리고 그 결과 6.10 항쟁을 거쳐 (조작된) 민주화 이양을 위한 노태우의 6.29 선언이 있었던 바로 그 해이다.  아마도 내가 읽었더라면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을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어떻게 보면 매우 시기적절하게 손에 들은 셈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이 때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재일조선인 학교를 다녔다고 하니 아마도 저자가 느낀 하루키는 내가 추측하는 한국땅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을 것 같다.

 

어쨌든 고등학교 2학년으로서 처음 하루키를 접한 저자는 그 뒤로 그의 작품을 통해 온갖 인생의 슬픔과 혼란에 대한 '힐링'을 받았기에, 저자에게 있어 하루키는 그야말로 '북극성'같은 작가라고까지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세월의 감성과 감사의 결과물인 것이다.

 

하루키를 읽어온 사람이라면 많이 익숙한 하루키의 일대기를 위주로 그의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이 마치 하루키가 사랑해마지않는, CD나 MP3가 아닌 턴테이블을 타고 흐르는 재즈의 선율처럼 잔잔하게 이어진다.  작가와 작품을 사랑하게 되면, 우리는 그 작가와 작품을 어느새 닮게 되는 것일까?  저자의 글에서 하루키와 그의 작품의 톤을 느낀 사람은 나만은 아닐 것이다. 

 

일종의 하루키 입문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이 책에서는 그간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에피소드가 하루키의 작품과 함께 녹아들어가 더할나위 없는 감성을 자아낸다.  그리고, 내가 살짝 속아넘어갔던 하루키와 저자의 대담 - 가상대담이다 - 은 읽는내내 너무 부러웠다, 가상대담임을 알게 되기 전까지...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봄직하다.  이미 쓰여진 책이니, 같은 책을 엮을 수는 없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까 상상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맛과 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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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여행자 하이델베르크 김영하 여행자 1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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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의 작가들과 현대소설을 나름대로 엶심히 구해서 읽고 있다.  김영하는 내가 흥미를 가진 작가들 중 하나인데, 일전에 본 그의 시칠리아 여행기가 마음에 들어 이 책을 구했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기대했던 그런 내용의 여행기가 아닌 (1) 김영하의 다른 작품에서 사용되는 이야기, 그리고 (2) 사진이 있을 뿐이다.  후반부에 카메라에 얽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순전히 이 시리즈를 위한 것인데, 여덟 군데의 도시를 여덟 개의 다른 카메라로 표현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서점에서 이 책을 펼쳐보았더라면 바로 구매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전작의 대상이 되는 작가이니만큼, 구하긴 했겠지만, priority에서 밀린다는 이야기다.  물론 나는 운좋게 이 책을 중고로 구했으니까, 당장 구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하지만, 역시 기대했던 이야기가 아닌, 사진으로 가득찬 책의 구성은 특별히 맘에 와 닿지는 않는다.  정가가 만원에서 이백원 모자란 가격인데, 과연 사진을 모아놓은 책이 그런 값을 받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artist의 사진집이라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 책의 프린트는 특별히 사진을 감상할 정도의 높은 quality가 아니고, 글로 꽉찬 구성도 아니기에 드는 생각이다. 

 

또 모르겠다.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니까.  아니, 나 또한, 어떤 다른 특정 시기에 이 책을 펼치는 순간, 하이델베르크의 도심속으로 유체이탈해 들어갈런지도.  같은 곳을 여러 번 여행하는 것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른 감흥이 있다고 하는데, 언젠가 또 로마를 다시 가게 된다면 그런 느낌이 올지도 모르겠다.  먼 곳으로 간 여행이라고 해야, 로마에서 앙코나를 거쳐 메주고리예까지 다녀온 것이 전부니까.  살고 있는 곳이 여행지 같았던 것은 이십 년도 더 된 이야기인데, 그 탓인지, 별로 돌아다니지 못하고 그냥 살다가 여기까지 와버렸다.  그래서인지, 여행은 언제가 나에게는 미지의 세계같은 개쳑지로서의 아련한 이상향 같은 것이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아마도 나는 그의 다른 여행기들을 사 모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뒷담을 남기게 될 것이다, 분명히.  하지만, 역시 중고의 기회를 노리게 될 것 같다.  이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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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2013-02-0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US, 배송일 only 이틀 소요, 거기에 3-4불이면 구입가능한 중고서적까지. 트란님의 지난번 페이퍼 읽고 배아파 죽는 줄 알았... --; 대국과 오지국의 차이라고 해야겠네요. 책을 직접 보고 구입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건 축복. 저에게는. 제목을 보고 구입결정을 했다면 저도 이 책 샀을 것 같아요.

'살고 있는 곳이 여행지 같았던 것은-' 이하 문구가 많이 공감이 되네요. 이제는 한국보다 더 익숙하고 편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행지의 한 곳에서 잠시 정착하고 있는 듯한 기분은 여전해요. 김영하 작가는 아직도 팟캐스트로만 접하고 있어서 트란님의 김영하 전작을 그냥 눈으로만 따라갈게요. 그나저나 정말 읽고 싶은 한국 작가 한 명이 생겼지 뭐에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transient-guest 2013-02-09 10:51   좋아요 0 | URL
호주에는 따로 진출하지 않았군요. 잘은 모르지만 한국사이트를 통해도 주문은 가능할거에요. 다만 배송료와 기간이 문제겠네요. 저도 옛날처럼 서점에서 직접 책을 사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해요. 사실 영어책은 주로 서점에 가서 직접 구매하는 편이거든요. 한국에 살았더라면 아마 인터넷보다도 발품팔아서 돌아다니면서 책을 살때가 더 많았을 거에요.

외국에 오래 살면 살수록 그렇죠? 처음보다도 더 안 다니게 되더라구요. 여행도 독서처럼 습관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니는 습관, 거기서 얻어지는 즐거움의 기억처럼요.

김영하는 특이해요, 좀. 하루키를 연상시키는 부분도 있는 듯 하구요. 다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이러면서 비교하고 싶네요.

댈러웨이님도 좋은 주말 보내시구요. 간만에 들려주셔서 반가웠습니다.

댈러웨이 2013-02-14 18:18   좋아요 0 | URL
일단 이곳의 교민수가 적으니까 알라딘이나 교보가 입점해서 이익을 낼 만큼의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거에요. 교민들 많이 사는 동네에는 한국인 서점이 한 곳씩 있지만, 배송료를 많이 지불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 온라인 주문보다도 더 메리트가 없어서 발품도 팔지를 않는다는. 대부분 베스트셀러와 종교서적, 아동서적들이다보니.

김영하 작가는 팟캐스트 듣고 있다보면 아, 이런 사람이랑 연애 한 번 해봤음 좋겠다 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은근히 고립되고 폐쇄적인 면모가 말하는 매너에서 읽혀진다고 해야할까요. 신형철의 <몰락의 에티카>를 다시 잡고 있는데 김영하가 많이 다뤄지고 있네요. <빛의 제국>이나 <나는 나를 파괴할- > 부터 초기작이었고 영화화되었던 <주홍글씨>의 원작 <거울에 대한 명상>까지. 시작한다면 초기작부터 훑어야겠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트란님 방은 글 올라올 때마다 오는걸요. 댓글을 달까 한 5초? 한 10초? 고민하다가 보통은 도망가지만. 이전에 말씀드린대로 트란님 서재 1/3은 털었어요. 일단 올라 온 페이퍼는 다 읽었으니까. 이제부터 긴장하세요. :)

아, 그리고 저는 운동중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동생도 그랬고 큰 조카도 그렇고 다들 몸단련을 정말 좋아해서. 지난번에 제가 실례한 건 아니었기를 바래요. 운동중독에 관한 트란님의 페이퍼를 읽어버리고 말았지 뭐에요. :)

transient-guest 2013-02-15 01:59   좋아요 0 | URL
그래도 꽤 많이 사는 줄 알았는데, 아직 호주이민은 좀 초기단계인가봐요. 한국에서는 호주가 더 가까울텐데, 정말이지 그렇게 비싼 책가격이면 차라리 한국에서 주문하는게 더 낫겠네요. 여기도 종교서관이라고 책이 정말 없고 비싼 서점 하나뿐이에요. LA쪽은 워낙 교민이 많아서 서점도 여러개가 있는데 말이죠.

작가예찬에서 이보다 더한 것이 있을까요?ㅎㅎ 사귀어보고 싶은 작가라. 김영하 작가는 확실히 좀 특이한 점이 있어요. 하루키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요. 팟캐스트는 정말 자기 맘대로라서 요즘은 또 뜸하네요. 이동진의 빨간책방도 좋구요. 이곳에서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전 알라딘US를 운영하던 이형렬 한윤경의 어쩌다 책읽기도 들어보세요 (사실 이-한은 좀 뭐랄까 가볍다고 할까, 경박하다고 할까 unprofessional한게 있지만, 그만큼 덜 한국적인 부분도 많이 있어서, 교민들의 귀에는 좀더 친숙할 수도 있어요).

아이고. 그렇게 다 보시면, 좀 부끄러운걸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저 그런 변방의 마이너 서재인데요. ㅎㅎ 운동은 좋은거죠. 중독이라고 할만큼 많이 하게 되는건 아니에요. 일단 힘이 들어서 어느 정도이상은 못하니까요. 안하는 사람들이 볼때는 그렇게 표현하는거죠. 질투와 시샘을 살짝 섞어서..ㅎㅎ

탄하 2013-02-1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하루키와 김영하에 매우 몰입하시는 트란님!
올리신 페이퍼들 슬쩍 훑어보니 한 번 시작하면 끝장본다..뭐, 이런 굳센 자세가..^^
이 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를 읽은 후 김영하의 작품들을 다 뒤져보다가 홀깃했던 것인데(아마 이것과 쌍으로 나온 것이 '도쿄'편이였죠), 여행기가 아니라면 저도 다시 생각해 봐야 겠네요. 헛! 지금 다시 책소개를 보니까 여행기라는 말은 없군요. 근데 제목때문인지 당연히 여행 이야기가 위주일거라 저도 착각했네요.

트란님께는 새해의 복이 알라딘US의 새단장과 함께 온 것 같습니다. 중고도서를 알라딘US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게 저는 놀랍기만 해요. 미국에서 수거한 중고도서도 아닌데 어떻게 거기까지 단기간에 배송할 수 있는지...우와! 암튼, 축하드립니다.

그곳에선 설연휴는 없겠지만 그래도 떡국 드시면서 명절 분위기라도 느끼시길..^^

transient-guest 2013-02-11 12:08   좋아요 0 | URL
작가들을 하나씩 다 섭렵해간다고 하면 조금은 과장이겠지만, 이런 접근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약간의 덕질같은 느낌도 있구요.ㅎㅎ 작가의 사진기행에는 아직은 흥미가 없네요. 여행기를 기대했었는데 말이죠. 제목만 보면 사진기행일거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네요.ㅎ
분홍신님께도 2013년의 복이 마구 쏟아지길 바래요. 알라딘US의 신체제덕에 지출이 조금 늘어나는 것으로 한해를 시작했음니다만, 그래도 읽고싶은 책을 제때 구할 수 있다는 축복이...

숲노래 2013-02-15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 문학을 하는 분들이 '외국 여행기'는 이제 좀 그만 쓰고, '한국 시골마을 여행'을 하거나 '한국 시골 숲이나 바다'에 조용히 깃들며 마음을 다스리는 이야기를 쓸 날은 언제쯤 될까 궁금해요. 이런 여행기로 작가로서 푼돈을 벌 테지만, 소로우 같은 사람처럼 오래오래 널리 읽힐 '명작'을 내놓지는 못하잖아요.

transient-guest 2013-02-15 23:43   좋아요 0 | URL
점점 그렇게 되겠지요? 서구적인 이야기들도 재미있지만, 우리의 이야기도 좋으니까요. 저는 작가 개인의 취향이상, 출판사의 기획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