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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레종 데트르 - 쿨한 남자 김갑수의 종횡무진 독서 오디세이
김갑수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9월
평점 :
문화 평론가 김갑수, 책을 말하다.
원고료만으로는 월급이 될 수 없어 무슨 무슨 위원이라는 김갑수.
앞부분을 읽을 때에는 그래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무슨 무슨 위원이 될만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여섯 가지 주제를 가지고 담아내는 읽은 책에 대한 솔직한 그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읽어본 책도 있지만 미처 접해보지 못한 책들도 많았다.
그의 이야기는 어쨌든 그의 생각이요, 살아오면서 쌓아 온 경험과 연륜과 가치관이 바탕이 된 이야기니 일단 시시비비 판단은 접어두고 차분한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많은 책을 섭렵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며 매끄럽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읽으면서 이르지 못한 곳에 이름에 대한 경이로움과 부러움을 느꼈다.
물론 글 전체에 다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공허할 틈조차 없는 사람들이 잠깐이나마 내 공허에 동참하기를 꿈꾼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 역시 책과 책 사이를 건너뛰는 중 잠시 쉬어감을 청해 읽었다 해도 좋겠다.
책 속에 그의 생각과 음악적 지식도 읽을 수 있었다.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레종 데트르. 존재의 이유쯤으로 번역되는 멋진 프랑스어.
카사노바에 대한 재인식, 톨스토이에 대한 새로운 면모, 구성애와 서갑숙의 공통분모와 다른 점, 1492년 콜럼버스 선원들이 쿠바 원주민에게 선물 받았던 마른 잎과 저자의 고1때의 신입 신고식 에피소드와 흡연의 문화사, 많은 오해와 억측을 자아낸 죽음의 시인 기형도, 한 놈만 죽이는 삶의 결정본-그의 취미 생활과 영혼의 음악 이야기, 황석영과 박현욱, 봄여름가을겨울 법정스님과 월든 호숫가의 헨리 소로. 헬렌과 스코트 니어링부부.....
그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무어라 한마디로 정의내리기가 참 어렵다.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로만 이야기하기에는 뭔가 1% 부족하다.
그가 읽은 책 이야기와 그의 생각, 그의 삶, 그의 인생 하나로 어우러진 깊이 있는 우물이다.
나의 레종 데트르.
문화 평론가 김갑수 책을 말했다라고 마무리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