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6) 행복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


사람은 언젠가는 자신이 행복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는다. 하지만 어느 때이고 행복함을 자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의 행복은 감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현재가 시간이 지나서 과거가 되고 나면 행복한 시간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행복한 추억’이라는 이름이 생겨난다. 과거의 행복은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미래 또한 그렇다. 아직 경험하지 않은 시간은 행복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하여 우리 대부분은 ‘행복했다(과거)’, ‘행복할 것이다(미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좀처럼 ‘행복하다(현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러한 예는 ‘여행’으로 들 수 있다. 예전에 가족과 또는 친구들과 함께한 여행의 사진을 통해서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의 시간은 행복하게 느껴진다. 미래 또한 그렇다. 며칠 뒤 여행을 간다고 하면 그 여행준비를 하는 며칠 동안 설레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여행할 미래 또한 행복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과거나 미래의 여행은 행복한 그림으로 상상되곤 하는데, 현재의 여행은 어떠한가. 막상 여행을 가면 ‘집 떠나면 고생이야’라고 생각하거나 ‘뭐 이래, 여행이 시시하잖아’라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래서 현재의 행복은 손에 쥐기가 어렵다.


왜 사람은 현재에 대해선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이것에 대한 답을 이렇게 찾는다. 행복은 사라진 뒤에야 그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라고. 사라져 봐야 그 소중함을 알아서다. 그것은 마치 젊은이들이 젊음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다가 나이가 들어서야 그 젊음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이렇게 행복에 대해 과거와 현재와 미래 등의 시간적 거리로 나눠서 표현해 봤는데, 쇼펜하우어는 행복을 공간적 거리로 나눠 표현하였다.




인간의 행복은 아름다운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풍경과 같다. 이 풍경을 멀리서 보면 놀라울 만큼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 안에 들어가면 조금 전 놀라운 아름다움은 어느덧 사라지고 도대체 아까의 그 아름다움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나무 사이에 멍청히 서 있게 된다. 우리들이 다른 사람의 명예나 재산이나 행복을 부러워하는 것도 그와 같다. - 쇼펜하우어 저, <사랑은 없다> p236.




아름답게 보이는 숲 속에 막상 들어가면 벌레들이 우글거리거나 쓰레기가 뒹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멀리서 보는 숲은 아름답다. 행복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나는, 행복은 사라진 뒤에야 그 빛을 발하는 것으로 표현하였고

쇼펜하우어는, 행복은 멀리서 보는 숲처럼 아름다운 것으로 표현하였는데,

그 뜻은 같다. 행복이란 손에 잡히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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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관련한 책>


쇼펜하우어 저, <사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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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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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어느 블로거가 ‘한명숙’이란 세 글자로 삼행시를 짓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자신의 블로그를 ‘즐겨찾기’를 해 놓은 사람의 수를 맞추는 것도 있었음). 

봄맞이 서가 대방출 이벤트, 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들을 나눠 주겠다는 이벤트랍니다.

저도 거기에, 순전히 재미로 참가했는데, 제가 뽑혔지 않았겠습니까.

오늘 당첨자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 당첨되었습니다. 

다음은 당첨된 블로거들의 삼행시입니다.

감상해 보세요.



조선인님

한 : 한명숙 선생님, 얼마 전 먼 발치에서 뵙고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명 : 明鏡을 가꾸시던 분이 어떤 각오로 오물 뒤집어쓰길 자처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숙 : 숙연한 각오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존경을 담아 옛제자 올림.


순오기님

한 : 한명숙은 절대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명 : 명줄이 끝나도 저는 변함이 없습니다.

숙 : 숙명처럼 청렴결백하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세실님

한 : 한방이면 됩니다

명 : 명약관화 하잖아요.

숙 : 숙명이지요. 서울시장은^*^


전호인님

한 : 한방에 어찌해보려는 검찰의 삽질은

명 : 명경지수같은 님의 맑음만으로도

숙 : 숙명처럼 이어온 난관을 극복하고 이름처럼 밝고맑음으로 승화시키리라 믿습니다.


pek0501님

한 : 한번쯤 누구나 산모퉁이를 돌아서 가버린 시간들을 그리워한다.

명 : 명확하지 않은 기억으로 과거를 추억하기도 한다.

숙 : 숙연히 어느날 깨닫는, 지나온 세월의 두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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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책을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책의 목록을 보여 주며, 받고 싶은 것을 선택하라고 하셨는데,

저는 공짜로 받는 것만 해도 황송해서 ‘아무거나 주십시오’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책으로, 남은 것을 받겠다고 했어요.

굳이 말하라면, 동화책으로 받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동화책은 사 보게 되지 않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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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4-02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이벤트를 열어 주신 글샘님께 감사 드립니다.

글샘 2010-04-03 12:30   좋아요 0 | URL
집에 책이 쌓여서 책꽂이가 붐비거든요. ㅎㅎ
저도 좋은 시들을 읽게 되어 기분 좋았습니다.
워낙 시절이 꿀꿀해서... 이런 일이라도 벌여야 좀 이야기도 건네고 하는 거죠. 주말 잘 보내시길...

페크pek0501 2010-04-0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글샘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

순오기 2010-04-0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당첨된 문제의 삼행시는 순오기가 지은게 아니고, 이웃에 진짜 이름이 '한명숙'씨가 있는데 삼행시의 달인이라 전화로 읊으라했더니 바로 나왔답니다. 물론 글샘님 서재에도 그런 사연을 댓글로 남겼고요.ㅋㅋ
님의 삼행시는 다른 분들과 다른 시각이라 더 돋보였어요.^^

페크pek0501 2010-04-03 13: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요즘 제 나이가 많은 것에 대하여, 하루하루의 시간이 쏜 화살같이 빨리 가는 것에 대하여, 지난 시절로부터 꽤 많이 흐른 세월에 대하여, 생각이 많았기에 그런 걸 쓰게 되었습니다. 즐거운 주말과 휴일을 보내시길...

전호인 2010-04-05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덕분에 저도 님의 서재를 방문하게 되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재를 통해서 종종 뵙게 되길 바랍니다.
즐찾 꾸욱 누르고 갑니다.
^*^

페크pek0501 2010-04-0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갑습니다. 전호인님의 서재엔 이미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글샘님의 서재에서 보고 들어갔을 거예요. 오늘은 해야 할 과제가 있어서, 다음에 님의 서재에 방문하여 글을 찬찬히 보고 저의 흔적을 남겨 드리지요.

저의 소개를 간략히 하자면, 호적상 나이는 사십대이고(그것도 올해까지만), 육체적 나이는 오십대이고(체력이 약해서), 음악적 취향은 십대입니다. ㅋㅋ 그래서 제 엠피쓰리에 중2짜리 둘째애가 음악을 넣어준 답니다. SG워너비의 노래는 다 좋아하고, 비욘세의 헬로우, 쥬얼리의 러브스토리를 즐겨 듣는... 아마 정신연령은 이삼십대일턴데, 글을 쓸 때면 나이 먹은 만큼 진지해집니다(저도 모르게). ㅋ 그래서 혹자는 저와 제 글이 다르다고 합니다.ㅋ

즐찾은 님 덕분에 이제 10명이 되었습니다. 누구는 600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저의 고정팬이 열명이 되었다고 착각?하며, 저의 이 올챙이 시절을 마음껏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나 프로가 되고 나면 아마도 아마츄어 시절이 많이 그리울 겁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즐거움은 아마츄어 시절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블로거 친구가 한 명 더 생긴 날을 기념하여 페크가 장난기 발동하여 씀. ^^^ - 올챙이 드림.






순오기 2010-04-06 04:59   좋아요 0 | URL
펙님 호적상 나이가 사십대라니까 부러움 작동~ 아, 옛날이여!!^^
둘째가 중2군요, 제겐 막내가 중3인데...우린 비슷하게 가는 듯해요.
여고 3년 동안 10번이었고, 대학 학번도 10번이어서 내겐 의미 깊은 10번인데...즐찾 친구가 10명이 되었다니 축하해요. 더불어 더 많이 늘어나기를 바라며...

페크pek0501 2010-04-06 15:4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제가 처음 블로거됐을 때 젊은 이삼십대들의 블로거들이 많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할 뻔했어요. "나이 많은 아줌마도 친구해 줍니까?"

이건 모래시계 라는 드라마에서 대학에 가지 못한 최민수(극중 이름이 생각 안남)가 여대생 고현정에게 했던 말을 모방한 겁니다. 그녀를 좋아해서 사귀고 싶으나 그 절실함을 숨기고 태연을 가장해 그녀에게 건넨 말 한 마디 - "대학생 아닌 사람도 친구해 줍니까?"(내 기억이 맞다면)

최민수의 그 대사가 아주 맘에 들어서 제 머리에 바로 입력되었어요.
같은 분위기로 저도, "나이 많은 아줌마도 친구해 줍니까?"라고 말할 뻔했는데, 저와 비슷한 연배의 분을 만나서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다시 대사를 바꿔서, 파워블로거이신 순오기님께는 이런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군요.
"초보블로거도 친구해 줍니까?" ㅋㅋ

순오기 2010-04-08 02:36   좋아요 0 | URL
모래시계의 최민수는 '태수'였지 않나요?
그런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파워블로거와 초보블로거라니 무삼 그런 말씀을...같이 친구먹은 사인데요.^^

페크pek0501 2010-04-09 11:51   좋아요 0 | URL
태수가 맞을 듯하네요.
결론은 쌩유^^^...
 


단상(5) 삶은 ‘우연’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살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우연’이 삶에 끼어들기 때문이다. 이 우연에 의해 애초 가고자 했던 삶의 방향이 틀어져서 엉뚱한 곳으로 가기도 한다.



1.

한 여성은 잡지사 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우연이었다. 그녀가 대학을 졸업할 당시 김수현 작,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었는데, 그 드라마 속의 여성 기자가 멋져 보였던 것. 그때부터 잡지사 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녀가 되고 싶은 직업이 있다고 해서 쉽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모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나면 몇 백 대 일의 경쟁률에 깜짝 놀라곤 하였다. 그래서 한두 군데 이력서를 낼 게 아니라 아예 여러 장을 써서 여기저기 내기로 하였다. 그것도 기자직만 겨냥할 게 아닌 것 같아서 사무직의 직원을 구하는 회사에도 여러 군데 이력서를 내어 보았다. 그런데 먼저 합격한 곳이 어느 잡지사였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잡지사의 기자로 일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우연의 산물이었을 뿐이다. 그때 만약 여성 기자인 주인공이 멋진 배역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기자직을 원하지 않았을 테니까. 실제로 기자직을 멋지지 않은 직업으로 그린 드라마나 영화가 얼마든지 있었는데, 하필 그 드라마가 방영되어 그 여성의 눈에 띄었던 것이다. 합격 통보도 마찬가지다. 만약 그녀가 사무직의 합격 통보를 먼저 받았다면 사무직에 취직했을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다른 회사에 이력서를 내는 일을 그만 두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것도 우연이 만든 일이다.


어느 유능한 영업사원(남자)은 이렇게 말했다. “난 처음부터 영업직에서 일할 생각을 한 게 아니었어요. 다만 여러 군데 회사에 이력서를 냈는데, 이곳에 먼저 취직이 되어 영업직에 근무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어느 연예인(여자)은 이렇게 말했다. “연예인을 해 보겠단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냥 길을 지나가다가 어느 유명한 감독님의 눈에 띄어 연예인으로 데뷔하게 되었죠.”


“일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의 선택이다. 그런데 그것을 좌우하는 것은 우연이다.(파스칼)”



2.

혼자 사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화투’를 너무 좋아해서 그 도박에 빠져 전 재산을 날렸다. 그리고 노숙자가 되는 신세가 되었다.


수중에 돈이 없었으므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그래서 여러 막노동을 하며 돈을 열심히 벌었는데, 6개월쯤 지나니 삼백만 원이라는 목돈이 만들어졌다. 그 돈을 생각하니 어쩌면 그것은 그동안 화투판에서 잃었던 돈을 찾을 수 있는 액수 같았다. 그래서, 이건 운명이야, 하는 생각으로 다시 화투판을 찾았다. 그러나 결과는 애석하게도 돈을 다 잃고 말았다.


그런데 얼마 뒤, 재미로 사 두었던 복권이 당첨되어 또 돈이 생겼다. 오백만 원이었다. 그건 다시 화투를 해서 그동안 잃었던 돈을 찾으라는 ‘신의 계시’ 같았다. 신의 계시를 어기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리하여 또 화투판을 찾았다. 결과는 어이없게도 그 돈을 다 잃었다.


그는 한낱 우연일 뿐인 일들을 필연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맘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다시 화투판을 찾은 것을 후회하였다.



3.

어느 인터넷 블로거의 이야기다. 그는 현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자신이 블로그를 스스로 만든 게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 블로그든 홈피든 그런 것을 갖는다는 것은 부담스런 일이었다. 왜 그런 걸 가져서 거기에 매어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인터넷 서점으로부터 리뷰를 작성해 보라고 하는 메일을 자주 받았다. 아마 그곳에서 책을 자주 구입하니까 그런 광고 메일을 보내는 모양이었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그런 메일들을 삭제하곤 했는데, 어느 날은 리뷰를 써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침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어 그것에 대한 리뷰를 한 편 써 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그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게 리뷰를 올리면 자동적으로 ‘서재’라는 개인 블로그가 생기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여 졸지에 생각지도 않은 블로거가 되었다.


그는 말할 것이다. “내가 블로거가 된 것은 우연에 지나지 않아”라고.




4.



숲속에 마른 열매 하나가 툭 떨어졌다. 나무 밑에 있던 여우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멀리서 호랑이가 그 여우를 보았다. 꾀보 여우가 저렇게 다급하게 뛸 때는 분명 굉장한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호랑이도 뛰기 시작했다. 호랑이의 뛰는 모습을 숲속 동물들이 보았다. 산중호걸인 호랑이가 저렇게 도망을 칠 정도면 굉장한 천재지변이거나 외계인의 출현이다. 그래서 숲속의 모든 동물들이 다 뛰었다. 온 숲이 뒤집혀졌고 숲은 그 숲이 생긴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삶도 그런 것이다. 어이없고 하찮은 우연이 삶을 이끌어간다.



은희경 저, <새의 선물>에서.




5.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면 삶은 그저 우연들이 이뤄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어떤 일이 발생할 때마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사람들의 버릇일 뿐이지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들일 때가 많다.


그러니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해서 그것을 필연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삶은 그저 우연의 연속이다. 삶은 그런 것이다.



....................................................................................................................

<후기>

최근 몇 년간 ‘우연’이 만든 무의미한 일들이 많아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앞으로 필연적으로 일어났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생기게 되면 그것에 대한 글도 써 보겠다. 그 글의 제목은 이렇게 될 것이다. ‘삶은 필연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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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줍다> 내가 뽑은 최고의 글



1.

예전에 비해 과학과 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오늘날 우리의 생활이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산다. 풍요로운데 풍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풍요 속의 빈곤’이란 말이 생겨났다.


20평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30평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30평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40평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또 자동차가 없는 사람은 자동차가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자동차가 있는 사람은 더 고급의 자동차가 있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만족’이 부재하고 상대적 빈곤감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마샬 살린스(사회학자)에 의하면 오스트레일리아나 칼라하리 사막에 살고 있는 원시 유목 민족은 ‘절대적 빈곤’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풍요로움을 알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느긋하게 수렵하고 채집하고, 개인이 소유하게 되는 모든 것을 서로 나누어 가진다. 이들에겐 개인 소유물이란 없으며 아무것도 저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빈곤한 생활을 하면서도 그 속에서 풍요를 느낀다. 그들과 같이 빈곤함에도 불구하고 풍요로움을 느끼며 사는 이들이 진정 행복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그들처럼 풍요 속에 살려면 그들처럼 ‘나누는 삶’을 실천해야 가능하다. 나눔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알고, 많이 소유하려는 욕심이 없는 세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게 가능할까.


확실한 건 함께 나눌지 모르고, 오로지 남의 나라에 비해 잘 사는 경제대국이 되는 것만이, 또 남보다 많이 가진 부자가 되는 것만이 삶의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면 우린 행복에서 멀어져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부유한 나라가 되는 것보다 아름다운 나라가, 부유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는 마음의 자세가 우리에게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행복한 사람들이 더 많아질 듯하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내게는 다음의 글이 매우 아름답고 감동적인 글로 읽힌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 김구 저, <백범일지>






2.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적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인간은 어리석기 일쑤이고 모순투성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기에 세상은 살만한 게 아닐까 한다. 모든 것이 정확하고 실수가 없고 반듯한 사람들만이 있는 세상이란 얼마나 싱겁고 재미없을까.





이런 세계를 상상해 보란 말이다. 신문에는 살인 기사가 나지도 않고 모든 인간은 전지전능하며, 불이라곤 난 적이 없고 비행기 사고도 없고, 남편이 아내를 버린 일도 없고 합창대의 처녀와 눈이 맞아 도망치는 목사도 없으며, 사랑 때문에 왕위를 버리는 왕도 없고 결심을 바꾸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으며, 사람들 모두가 논리적인 정확성을 가지고 열 살때 스스로 짜낸 계획을 실현해 내고야 마는 세계 - 이렇게 되는 날에는 이 즐거운 인간세계와도 그만 작별이다!

- 임어당 저, <생활의 발견>






좋은 글이란 좋은 형식과 좋은 내용을 갖춘 것이다. 여기서 형식이란 글을 담는 그릇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내용은 그 그릇에 담는 무엇이다. 어떤 글은 형식이 뛰어나되 그것에 담긴 내용은 보잘것없고, 어떤 글은 형식은 서툴지만 그것에 담긴 내용은 깊음과 울림이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전자보다 후자의 경우가 좋은 글이다. 이때 형식이 필자의 문장력을 나타낸다면 내용은 필자의 사고력을 나타낸다. 좋은 글의 기준을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문장력보다 사고력이다. 왜냐하면 사고력에 비한다면 문장력은 노력으로 누구나 길러질 수 있는 기술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문법(文法)에는 다소 맞지 않아도 애송할 만한 문장이 있다. 문법엔 빈틈없이 맞아도 읽기 곤란한 악문도 있다. 이런 것들은 속이 얕은 사람들에게는 설명할 길이 없다.

- 같은 책.





꽃과 여성에 대한 임어당의 글은 심미안이 느껴져서 여러 번 읽게 한다.




미인을 사랑하는 것과 똑같은 기분으로 꽃을 사랑하면 꽃의 각별한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꽃을 사랑하는 것과 똑같은 기분으로 미인을 사랑한다면 부드럽고도 귀여운 애정을 느끼게 된다.


미인은 말을 알기 때문에 꽃보다 낫고, 꽃은 향기를 풍기므로 미인보다 낫다. 동시에 미인과 꽃을 다 같이 손안에 넣을 수 없다면 향기를 풍기는 꽃을 버리고 말하는 꽃을 손안에 넣어야 할 것이다.

- 같은 책.




무엇이 옳은가를 생각하게 하는, 임어당의 일침의 말.




이해를 동반하지 않는 지식, 감상을 동반하지 않는 비판, 사랑을 동반치 않는 미, 정열을 동반치 않는 진리, 자비를 동반치 않는 정의, 온정을 동반치 않는 예의가 판을 치는 이 세상은 얼마나 비참한 세상이냐!

-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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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좋은 글을 뽑아 소개하려고 써 보았다. 나도 누군가가 뽑아 놓은 글을 즐겨 읽기 때문에 한번 해 보고 싶었다.


1.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라는 김구 선생의 글은 언제 읽어도 가슴이 뭉클해지게 만든다. 마치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사는 우리에게 삶의 올바른 방향을 미리 제시해 놓은 것만 같다.
 

       

  

  

 




 

 

 

 

 

  

 

 

 

 

 

 

 

 

   

 

 

   

 

 

 

 

 

 

 

 

  

 

 

 

 

 

 

 

 

 

 

 

2.

만약 내가 단 한 권의 책만 가져야 한다면, 난 서슴지 않고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이란 책을 선택하겠다. 이 책의 글은 언제 읽어도 향기 좋은 차와 같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푸른 나무와 같다. 이 책을 만난 것은 꽤 오래 전이다. 1993년에 처음 읽으면서 글에 너무 매료된 나머지 좋은 글에서 눈을 떼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가 없어서 노트에 적어가며 읽었었다.


이 책엔 좋은 글이 매우 많아 여기에 다 싣지 못했다. 나중에 한 번 더 좋은 글을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독자를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사람이 되게 해 준다. 풍경은 아름답고 사색은 깊어지는 그런 길을 걷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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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리진^^ 2010-11-04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강추, 추천 100개 하고 싶어요~ 이 글!!^^

페크pek0501 2010-11-05 18:25   좋아요 0 | URL
고맙고 반가워요.
오늘 병원에 갔었는데, 어깨가 아픈 게 허리디스크때문이래요. 예전보다 더 나빠진 듯. 이 몸으로 '그걸' 이번학기에 끝낼 수 있는지, 자신이 없어지네요.ㅋ
진님도 컴퓨터 사용시 쉬어가며 하시길...
 


<연애칼럼> 사랑엔 유효 기간이 있을까


사랑엔 환상이 있기 마련이다. 이 말은 환상이 있어야만 사랑의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말도 된다. 환상은 사랑의 필수조건인 셈.



남녀가 만나기 시작하면 상대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며 서로에 대해 조금씩 새로운 모습의 지도를 그리게 된다. 하지만 상대에 대해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 수가 없다. 가령 떨어져 있는 동안에 지금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텔레비전을 볼 땐 어떤 자세로 보는지, 잠을 잘 땐 어떤 잠옷을 입고 잠버릇이 어떤지, 알 수가 없다. 또 무슨 생각을 많이 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상의 힘을 빌려 그 모르는 여백을 채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겨나는 게 환상이다. 이때 좋아하는 상대에 대한 환상은 아름다운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환상’이란 말은 언젠가 깨지고 말 무엇을 지칭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환상으로 생긴 사랑은 가짜일 것 같고 진짜의 사랑엔 환상이 끼어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환상이 있다고 가짜의 사랑이라고 말할 순 없다. 중요한 건 서로 상대가 가진 환상을 깨지 않도록 아름답게 보여야 좋은 연인관계가 지속된다는 사실이다. 사랑에도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늘 자기관리를 잘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사랑엔 유효 기간이란 게 생기는 것 같다. 특히 둘이 가까이 있게 되면 자기 관리를 하는 일이 어려운데, 바로 결혼하면 그럴 확률이 높다. 결혼으로 인해 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서로에게 친숙해져서 자기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서로 상대의 단점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면 상대가 얼마나 게으른지 알게 되고, 얼마나 씻기 싫어하는지 알게 된다. 또 조심성 없이 방귀를 뀌고 입을 벌리고 하품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거기다 부부싸움을 하면서 연애할 때 몰랐던, 상대의 나쁜 성질까지 알게 되면 환상이란 것이 끼어들 여지가 없게 된다. 자연히 사랑의 달콤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강인선 저,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에서 사랑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참고할 만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결혼하는 순간을 사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로 가정한다면, 2년 후 그 사랑의 강도는 반으로 준다고 한다. 그로부터 다시 2년이 지나면 남은 사랑의 열기는 또 반으로 줄어든다. 그래서 세계 공통으로 결혼 4년째가 가장 이혼율이 높다고 한다.”


열렬히 사랑했던 부부도 이혼하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로 결혼생활이 갖는 문제점을 생각할 수 있다. 부부에겐 서로 편안한 가족이면서 동시에 설렘을 주는 연인이어야 하는데, 이 둘을 양립시키며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문제이다. 그 한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퇴근해서 돌아온 남편을 맞이하는 아내는 예전의 좋은 화장품 냄새가 났던 여성이 아닌, 앞치마를 두른 채 김치와 된장 냄새를 풍기는 여성이다. 물론 아내의 시각에서도 남편의 모습이 변해 있긴 마찬가지다. 남편은 이제, 예전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분위기 잡던 남성이 아니라 피곤에 지쳐 귀가하는 남성인 것이다. 이런 서로에게 사랑의 속삭임은 멀어져 간다. 게다가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많다. 밤마다 우는 아이를 재우기 위해 밤잠을 설쳐야 하는 부모의 역할까지 해야 하니까.


그렇다면 결혼하기 전의, 연인 사이야말로 사랑을 유지시켜 주는 비결이 될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하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있다.


“사랑에는 우리를 피해서 달아나는 것을 미친 듯이 쫓아가는 욕망밖에 없다.”(몽테뉴)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을 사랑하는 것은 관례적이지 않다.”(아나톨 프랑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기초로 해서만 생길 수 있다.”(스탕달)

“사람들은 가장 넘기 힘든 장애를 가장 좋아한다. 그것이 정열을 강하게 불태우는 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드니 드 루주몽)

“욕망은 정의상 얻을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이다.”(롤랑 바르트) - 알랭 드 보통 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중에서.


결국 서로 사랑에 대한 갈증이 있어야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늘 옆에 있어서 언제나 안을 수 있는 연인은 뜨겁기 어렵다는 것. 그러려면 공간적으로 멀리 있어야 한다는 것. 보일 듯하면서 보이지 않고, 잡힐 듯하면서 잡히지 않는 그 안타까움이 사랑을 증폭시킨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고 결혼에 대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 주위엔 둘의 사랑을 잘 가꾸며 사는 부부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사랑의 언어를 주고받고 스킨십으로 사랑을 표현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깊은 애정을 갖고 사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 다만 사랑에 유효 기간이 있을 수 있다는 건 꼭 염두에 둘 일이다. 지금 자신을 사랑하는 상대가 있다고 해서 영원히 그 사랑이 변치 않을 거라고 믿는 건 위험하다는 것이다. 사랑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이 변하고 마음과 생각이 변하고 인생이 변하듯이 사랑이란 감정도 변할 수 있다. 사실 이 세상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지 않는 것이란 하나도 없다. 자연의 모습도 매일 변하듯이.


사랑의 감정이 얼마나 변덕스러운지를 잘 보여 주는 예가 있다.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와 그의 부인 브루니의 연애 경력이다. “브루니는 믹 재거, 에릭 클랩튼 등 유명 가수 및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등 유명인과 염문을 뿌렸다. 문학잡지 편집인 장 폴 앙토방과 동거하다 그의 아들인 유부남 철학교수 라파엘과 사랑에 빠져 아들을 낳기도 했다. 사르코지 역시 두 번째 부인 세실리아가 미국인 홍보 전문가와 사랑에 빠지면서 이혼한 뒤 브루니와 결혼했었다(조선일보에서).” 이것만으로도 사랑엔 유효 기간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다.


차라리 사랑이 변할 수 있다는 게 어떤 면에서 보면 다행스런 일이 아닐까. 이것은 다음의 두 가지를 가정해 보면 된다. 첫째, 내가 사랑하는 어떤 사람이 내 사랑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해서 내게 소홀히 한다면 어떻게 견딜 것인가. 둘째, 만약 자신이 짝사랑하는 어떤 사람이 가슴에 큐피드의 화살을 맞고서 영원히 그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래서 자신을 사랑할 확률이 아예 없는 건 끔찍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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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관련한 책


강인선 저,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알랭 드 보통 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후기>
 

 이번 연애칼럼도 알랭 드 보통의 신세를 졌다(지난 번 연애칼럼도 그의 글을 인용했음). “사랑은 충족이 되면 스스로 타 사라지고, 욕망의 대상을 소유하면 욕망은 꺼져 버린다”라는 그의 글에 동의하는 칼럼이다. 사랑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내가 쓰는 연애칼럼에선 연인 사이에서 느끼는 사랑에 중점을 둔다. 그러므로 그 사랑은 그리움과 달콤함을 동반한 사랑이다.

알랭 드 보통은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요리사이고,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음악가이다. 그의 글은 맛있고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는 나에게 그런 작가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란 소설은 2년 전에 읽었는데, 요즘 나는 그 책을 복습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한 사람은 내가 2009년 2월 27일에 올린 리뷰를 읽어 보기 바랍니다.)


 

알랭 드 보통의 그 밖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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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0-03-18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컴퓨터를 켰는데, 놀랍군요! 어제 하루 4백명 이상의 방문자가 들어오셨군요. 지금도 계속 들어오시네요. 이 칼럼 때문인 것 같은데, 이 글이 왜 인기가 있는지 분석해 보려 합니다. 제가 쓴 글 중 제일 잘 쓴 거라서가 아니라 아마도 사람들이 연애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증거로 생각됩니다.

이 글을 추천해 주신, 다음사이트의 블로거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먼댓글을 써 주신 분께도 감사 드립니다. 저도 그분들의 블로그에 들어가 봤는데, 조회 수가 저하고 비교가 안 될 정도더군요.

이 블로그가 생긴 지 15개월째인데 이제 비로소 안타를 쳤다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공부를 더 해서 더 좋은 글로 홈런을 치는 것은 몇 년 뒤로 남겨 놓겠습니다. (페크의 자랑질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ㅋㅋㅋ 2010-03-18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

페크pek0501 2010-03-19 09:17   좋아요 0 | URL
누구세요? 성함을 밝혀도 됩니다. ㅋㅋㅋ

gimssim 2010-03-19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의 자랑질 ...계속 부탁드려요.
잘 쓴 페이퍼도 맞구요.
사랑엔 '...효과'라는 것도 있는데 말이지요.
미국 대통령...이 못말릴는 건망증.
이따 다시 올게요. ㅎㅎㅎ

gimssim 2010-03-19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 사무실에서 집에 돌아와 제 서재로.
사랑의 유효기간...쿨리지 효과.
미국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와 그의 아내가 한 농장을 방문하여 따로 시찰을 하게.
닭장을 둘러보던 쿨리지 여사는 수탉이 하루에 몇번이나 암탉과 관계를 하는지 물었단다.
"몇십 번 합니다" 라고 안내원이 대답했다. 그러자 쿨리지 여사는 그 말을 대통령에게도 꼭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이번엔 대통령이 닭장을 보고 수탉에 관해 물었단다.
"매번 같은 암탉과 합니까?" "아닙니다. 각하. 매번 다른 암탉과 합니다" 그러자 대통령은
"영부인에게도 그 말을 전해 주세요"
ㅎㅎㅎ...ㅋㅋㅋ...

페크pek0501 2010-03-19 09:16   좋아요 0 | URL
깔깔깔 웃었습니다. 어떻게 그런 걸 쓰셨지요? 그 이야긴 저도 어디서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땐 그리 웃기지 않았는데, 중전님의 글을 통해 읽으니 매우 웃기네요. 아마도 진지한 분이(중전님의 평소의 글로 봐서) 그런 글을 쓰셔서 그런가 봐요. 같은 내용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해 보네요.

수전 손택에 의하면 사진은 그 사진이 걸린 장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대요.
마샬 맥루한에 의하면 어떤 미디어가 전해 주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고 해요. 그래서 미디어가 하나의 메시지가 돼버리죠. 그의 유명한 말, “미디어는 메시지다.” - <미디어의 이해>에서.
니체의 말도 생각나네요. “사실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해석뿐이다.” - <권력에의 의지>에서.

건망증으로 생각이 안 나서 그 얘기를 확인하고 다시 들어오신 님이 귀엽?습니다. (이런 말 결례가 안 되길 바라며)

오늘 중전님이 30센티 좋아졌어요. 너무 많이 좋아졌다고 하면 제가 경솔한 사람으로 보일 테니까, 그쯤으로...ㅋ

덕분에 오늘 아침은 유쾌하게 시작합니다.

gimssim 2010-03-19 13:56   좋아요 0 | URL
아, 사랑사랑 누가 말했나?
남궁옥분이 말했지요.
사랑에 대해 반쪽 짜리 페이터 쓸 글감 있는데 말이지요.
주말이나 지나서 써 볼께요.
유쾌하게 시작하신다는 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행복 바이러스가 되고픈 중전의 소망!

글샘 2010-03-19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란 개념이 포괄하고 있는 '상황'이나 '정신 상태'가 너무도 다종다양하구요. 남녀간의 사랑이라 하더라도 그 관계가 사랑의 개수만큼이나 많지 않을까 합니다.
유효 기간 만료된 사랑도 있을 수 있겠지만, 유효 기간이 무한대인 사랑도 있을 수 있겠지요.
저 대통령과 아내의 이야기에서처럼,
사람은 제가 바라보려고 하는 부분만 바라보는 습성을 가진 찌질이니까요. ㅎㅎ
덕택에 아침부터 유쾌한 이야기 옮아 갑니다. ^^

페크pek0501 2010-03-19 20:07   좋아요 0 | URL
예 맞아요.

사랑엔 여러 종류가 있어서,그게 걸려서 위에 후기를 썼어요. 이 연애칼럼에선 연인 사이에서 느끼는 사랑에 중점을 둔다. 그러므로 그 사랑은 그리움과 달콤함을 동반한 사랑이다, 라고.

그런데 연인 사이의 사랑도 저마다 빛깔이 다 다를 겁니다.

순오기 2010-03-1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의 댓글보고 달려왔는데... 먼저 축하드리고
지금은 학교 갈 시간이라 미처 못 읽고 다녀와서 꼼꼼히 읽어볼게요.

gimssim 2010-03-19 13:57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여기서도 뵙네요.
저도 축하 댓글 달았는데 김치국 마시고 기다리고 있는거 보이세요?

페크pek0501 2010-03-19 20:08   좋아요 0 | URL
매우 감사합니다. 경험이 많으실테니 제 기분을 아실 겁니다. ㅋㅋ

순오기 2010-03-19 22:59   좋아요 0 | URL
앗~ 중전마마 서재에 방금 다녀왔어요.ㅋㅋ

바밤바 2010-03-19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나톨 프랑스의 말은 말 그대로 조금 관례적이고 스탈당의 말이 정녕 와 닿네요.
ㅎㅎ 많은 사람이 자신의 글을 읽는다는 건 책임보다 기쁨에 더 닿아있는 듯 합니다. ^^

페크pek0501 2010-03-19 20:12   좋아요 0 | URL
반갑고 고맙습니다. 사실은 책임?도 조금 느낍니다. 책임이라긴 보단 마음의 불편함 같은 거예요. 겁이 난다고 해야 할까요. 함부로 이렇게 단정적으로 써도 되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 주는 것이 글쓰기라서 부담스럽기도 해요.

페크pek0501 2010-03-19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이 축하의 뜻으로 방문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중전님, 글샘님, 순오기님, 바밤바님 모두에게 인사합니다. 꾸우벅^^^

가까이들 계신다면 짬뽕에 군만두라도 각각 돌리는 건데, 대구에다 부산에다 서울이시니...먼길 오셨는데, 대접도 못해 드리고... 고마운 마음만 가득 전합니다.

그 답례로 앞으로 네 분의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여 흔적을 남겨 드리지요. 여름까지 바쁜 일이 있어서(끝낼 일이 있어서) 저는 자주 글을 못 올릴 텐데 여러분의 글을 읽는 것으로(그 즐거움으로)대신하겠습니다. 그래도 제 블로그가 폐쇄?되진 않도록 한 달에 서너 편은 올릴 거예요. ^^^ 그러니 한달에 서너 번은 방문해 주세요.

순오기 2010-03-19 22:58   좋아요 0 | URL
광주도 있어요.ㅋㅋ
꼼꼼하게 정독했습니다~ 사랑의 유통기한, 길어야 좋은가요 짧아야 좋은가요?
아둔한 질문을~~~ ^^

애나 2010-03-2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pek님 컬럼 제목이 재밌네요. 잘 읽었어요. 제목도 흥미롭고 글도 재미있어 대박났나봐요. 유통 기간, 있다마다요. 단지 기냐, 짧으냐의 차이일 뿐. 열씨미 또 쓰세요, 홧팅!

페크pek0501 2010-03-21 12:25   좋아요 0 | URL
와우, 이게 누구십니까? 반가워서 입이 저절로 벌어지네요. ^^ 방문해 주신 것도 감사한 일인데, 댓글까지 남겨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ㅋ

이 글은 제목이 한몫한 듯해요. 사람들이 연애에 관심이 많은 데나, 유효기간이 있을까, 없을까 하는 의문문의 제목이 호시심을 일으키게 한 듯...

제가 쓴 수필 3미터~~~ 처럼 제목이 글 점수의 반 이상을 얻게 한 케이스.

만나고 싶어요. 올해엔 꼭 뵐게요. 가까이 계셨다면 자주 뵈었을 텐데, 거리가 멀고, 집을 비우는 일이 쉽지 않네요. 대신 선배님의 카페에서 많이 뵙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0-03-21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사랑의 유통기한, 길수록 좋고 없고 사랑이 영원하다면 더 좋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사는 게 좀 싱거울 듯해요. 서로 잘 보이려고 긴장하지도 노력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보면 유통기한이 있다는 전제는 필요할 듯합니다.

옹달샘 2010-03-22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제 충격적인 말을 들었어요. "뱃살 때문에 매력이 떨어져!" 삼여년 정도 운동을 하여 임신 오개월 몸매를 몸짱으로 만드는 중에 있는 반쪽이 제게 한 말입니다. 아! 저도 이제 본격적으로 운동에 매진해야 될 것 같습니다. 독서를 통해 머리를 살찌우고 운동을 통해 몸은 균형있게 만들어야 매력있는 여성으로 거듭날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0-03-23 15:04   좋아요 0 | URL
오, 반가워요. 반쪽님의 그 말씀은 오히려 애정 표현 같은데요. 그건 뱃살을 빼서 둘이 잘 지내보자는 말 같아요.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런 말을 하지 않지요. 행복한 고민입니다. 그때 보니깐 옹달샘님은 살찐 게 아니라 딱 보기 좋던데요. 다이어트 열풍으로 우리 사회가 좀 잘못된 거죠. 너무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지나쳐요.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도 뱃살을 빼는 건 좋습니다. 전 매일 걷는 운동을 합니다. 아마 365일 중 350일은 하는 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10-04-2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이 연애칼럼의 조회의 수가 1,000이 되었군요. 천 명의 조회를 자축함 ㅋ.

희망찬샘 2013-07-13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기칼럼 읽고 갑니다. 남편 얼굴 한 번 더 쳐다봐 주고, 따뜻한 말도 해 주고 그래야 겠습니다. 유효기간 늘리도록 말이지요.

페크pek0501 2013-06-04 13:50   좋아요 0 | URL
옛 글을 보셨군요. 인기칼럼이라니요? 과분한 말씀입니다.
퇴근해 들어오는 남편에게 웃어 주기만 해도 남편들은 좋아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