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 / READING BOAT 1,2>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결정적 순간 - 위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황근기 지음, 이동철 그림 / 글담어린이 / 2010년 3월
절판


성공신화에 편승해 쉽게 묻어가는 출판물 같아서,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결정적인 순간을 만나게 할수도 있단 생각에 너그럽게 마음을 먹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무엇이고, 정말 좋아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하는 꿈은 성장기의 특징이다.

위인들은 어떻게 재능을 발견하고 발전시켰는지, 20명의 위인들에게 배우라고 소리치는 책이다. 재능은 저절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고 관찰하고 도전할 때 발견되는 것이라 안내한다. 20명은 언제 어떻게 결정적인 순간을 맞게 됐는지 호기심이 땡긴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만화로 소개하는 건 신선하다.
내가 편집자였다면 시작을 김연아로 했을 텐데, 유감스럽게도 힐러리로 시작했다. 초등생들에게 힐러리보다는 김연아가 당근 인지도가 높고 호감을 주지 않을까?

위인이라는 표현도 살짝 거슬리긴 하지만, 소개된 20명의 위인은 누구일까?
힐러리 클린턴, 안철수, 반기문, 스티븐 스필버그, 한비야, 김연아, 손정의, 용재 오닐, 미야자키 하야오, 정명화, 이현세, 강영우, 이창호, 박태환, 오프라 윈프리, 빈센트 반 고흐, 백남준, 로앤 롤링, 파블로 피카소, 알버트 아인슈타인
대개는 이름만 들어도 어떤 인물인지 초등생들이 알만한 사람이지만 낯선 인물도 더러 있다.

만화나 삽화가 실제 인물과 썩 닮아보이진 않지만 그래서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간간이 보이는 오탈자도 살짝 거슬린다.

연아는 스케이트에 타고난 재능을 발견한 코치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아무리 연습해도 생각처럼 실력이 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다가 미셸 콴의 경기를 보고 그만 압도당했다. 연아는 미셸 콴을 멘토로 삼고 연습한 결과 슬럼프에서도 벗어났고 실력도 일취월장했단다.

지금은 쓸모없어 보이는 공부가 네 꿈을 이루는데 힘이 되어 줄거야!
물론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한 줄 세우기의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이 쓸모없는 공부를 하는 걸 잠자코 봐줄 부모나 선생님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나부터 시험을 앞두고 아이가 딴짓하고 있으면 마음이 편치 않아 제방으로 몰아넣게 된다.ㅜㅜ

인생에 결정적인 순간은 역시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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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10-04-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험을 앞두고 아이가 딴짓하고있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 부모예요. 그 딴짓이 아이의 인생을 결정지을지도 모르는데... ㅠㅠ

순오기 2010-04-26 17:35   좋아요 0 | URL
우리 삶에서 이론과 실제는 좀 차이가 있지요.ㅜㅜ

꿈꾸는섬 2010-04-2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정적 순간, 준비된 자에게 온다, 정말 그렇죠. 준비를 잘 해두어야하는데 말이죠.

순오기 2010-04-26 17:36   좋아요 0 | URL
주부들의 취업도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더라고요.ㅋㅋ

같은하늘 2010-04-26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모레가 중간고사인 아들이 공부하라고 시켜놓았더니 딴짓하고 있더군요.ㅜㅜ
이를 어찌하오리~~~

순오기 2010-04-27 00:50   좋아요 0 | URL
엄마들의 마음은 다 같을 듯...
우리도 막내는 어제부터 내일까지 중간고사고 아들은 5월 4일부터인데, 여전히 TV에 눈독 들이거나 책읽기에 빠져 있어요.ㅠㅠ

BRINY 2010-04-27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결정적인 순간은 역시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이게 닥쳐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잖아요...우리학교도 내일부터 중간고사인데, 답답한 학생들 많습니다. 이제서라도 좀 공부하는 척하면 그나마 다행이구요.

순오기 2010-04-27 23:13   좋아요 0 | URL
살아보면 정말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거 팍팍 실감하죠.^^
하지만 우리도 학생때는 그런 걸 어찌 알았겠어요. 그저 잔소리해다는 선생님이 미웠지요.ㅋㅋ
 
<판타지수학여행 상, 하 / 도둑맞은 달>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도둑맞은 달 꿈공작소 2
와다 마코토 글.그림, 김정화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3월
절판


이렇게 멋진 달, 보셨나요?
만해마을 이금이작가님 작업실에서 바라본, 앞산에 걸린 달이랍니다. 보름달은 가끔 올려다 보지만 새벽에 산자락에 걸린 달을 보기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달을 따오기만큼이나 어려울 거 같아요.^^

달을 도둑맞았다는데 누가 훔쳐갔을까요?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살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살다보면 하늘을 쳐다볼 겨를도 없이 흘러간다. 자~ 오늘밤은 달이 떳는지, 누가 훔쳐가지 않았는지 올려다 보자. 지금 빛고을 밤하늘은 구름에 가려 있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달을 소재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한 달 주기로 변하는 달을 보며 많은 상상을 했는가 보다. 달 속에서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건 우리만의 이야기일까?

세계 각국의 언어로 표현된 달의 이름도 흥미롭다. 한국의 달을 비롯해, 일본어 츠키, 러시아어 루나, 그리스어 페가리, 독일어 몬트, 이탈리아어 루나, 타이어 프라짠, 프랑스어 륀느, 네덜란드어 마안, 아라비아어 까마르, 영어 문, 중국어 위에리앙까지 소개되었다. 책에서 많이 접했기 때문인지 '루나'가 제일 예쁘다.^^

과학 상식을 알려주는 책으로 손색없을 그림책이다. 지구는 태양의 둘레를 돌고, 달은 지구의 둘레를 돌기 때문에 지구의 위성이다. 태양계에는 수많은 위성이 있고, 화성은 두 개의 위성이 있지만 금성과 수성은 위성이 없다. 달은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스스로도 한 바퀴 도는 자전과 공전을 하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달 표면의 59%밖에 볼 수 없단다. 아마도 그래서 신비감이 더하는가 싶다.

달을 좋아하는 한 남자가 기다란 사다리를 만들어 달을 따 왔단다. 보물상자에 숨겨 놓고 꺼내 보면서, 매일매일 모양이 바뀌어서 흐뭇했단다. 달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심은 이야기 속에서도 통한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 태양빛을 받아 빛날 뿐... 달이 태양과 어떤 위치에 오느냐에 따라 지구에서 볼 때 보름달, 그믐달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은 평균 29일 12시간 44분 주기로 되풀이 된단다.

그믐 때, 지구와 달과 태양이 일자로 곧게 놓이면 태양이 달에 가려져서 일식이 일어나고, 달이 태양 반대편에 일자로 곧게 놓이면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 어우둬지는 월식을 설명하는 그림이다.

초승달을 발견한 여자가 달로 하프를 만들었다. 여자는 영롱한 하프에 맞춘 아름다운 노래로 유명해졌다.^^ 외국에 초청을 받아 배를 타고 가다가 반달로 변해버린 하프는 못 쓰게 돼서 바다에 버렸단다.

그래서 이 책은 밀물과 썰물을 설명하게 되었다.ㅋㅋ
밀물과 썰물은 달의 인력으로 생기는데, 달에서 가까운 쪽 바닷물은 달이 끌어당겨 불어나고, 반대편 바닷물은 끌려가지 않고 남는다. 바다가 깊어지는 것이 밀물이고, 중간 부분은 얕아져서 썰물이 된다. 하루에 두번은 밀물과 썰물이 생긴다.

미.소의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이 책은 달을 소재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달을 차지하려는 인간의 욕심은 달을 철책에 가두어 두었고,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측측발의 긴장이 조성됐다.

모처럼 사이좋게 놀던 아이들은 철조망이 쳐져 함께 놀 수 없어 심심했고...모두가 달 때문에 일어난 일이란 걸 깨달은 아이들은 달을 제자리에 돌려 놓기로 의논했다. 자~ 어떤 방법으로 달을 제자리로 돌려 놓았을까? 아이들의 지혜, 작가의 재치가 돋보이는 장면이다.ㅋㅋ

아이들이 도둑맞은 달을 제자리로 돌려 보낸 덕분에 우리는 여전히 달을 볼 수 있고... 2008년 추석날의 빛고을 하늘에서 본 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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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싹 2010-04-1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도서네요.
리뷰제목도 멋지고, 실제 책 내용도 괜찮아보여요~~
야 밤에 책정리하다 잠시 들렀어요.~~

순오기 2010-04-19 00:57   좋아요 0 | URL
과학상식이 들어있는 좋은 그림책이네요.
유치원 아이들에겐 조금 어려울지 모르지만 초등생들에게 좋은 그림책일 듯.
심야의 책정리는 잎싹님의 바쁜 일상을 보여주네요.^^

잎싹 2010-04-20 20:26   좋아요 0 | URL
맞아요.~~ㅋ

후애(厚愛) 2010-04-19 0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산에 걸린 달.. 너무 멋져요.^^
갖고 싶어요~ ㅋㅋㅋ

순오기 2010-04-20 00:02   좋아요 0 | URL
옆지기에게 달을 따다 달라고 하면~ 달을 따다 줄 분이겠죠.^^

bookJourney 2010-04-19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너무 인상적이에요. 이 책도 보관함으로 슝~~. ^^

순오기 2010-04-20 00:02   좋아요 0 | URL
후후~ 과학 좋아하는 용이에겐 시시할지도...^^
도서관에 신청도서로 올리면 좋을 듯해요.

L.SHIN 2010-04-1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 오기님 페이퍼 제목 너무 멋지잖아요~ ^ㅡ^
달을 도둑 맞았나 하늘을 확인하자니!
나 이 책 마음에 들어버렸어요. 그래서 리스트에 담을려구요~
여러나라 말로 하는 '달'이란 어떤 느낌일까요? (웃음)

순오기 2010-04-20 00:04   좋아요 0 | URL
제목~ 잘 붙였죠.ㅋㅋ
우리 '달'도 예쁘지만 루나, 까마르가 멋지네요.^^

마녀고양이 2010-04-1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 너무 이뻐요,, 도둑맞은 달...
미카엘 엔데 소설 제목도 달 관련된게 있었는데,, 맴을 도네요.
아,, 지금은 배고파서, 달만큼 커다란 파전 먹고 싶어요!

순오기 2010-04-20 00:06   좋아요 0 | URL
도둑맞은 달~~~~~~~ 제목을 잘 지으면 절반은 성공한 듯!!
미카엘 엔데 소설 제목이 뭐였을까요?
아~ 저녁참에 간식을 먹어서 저녁밥을 안 먹었는데
한 시간 전에 따끈한 어묵을 먹고도 모자라 기어코 밥을 먹어 버렸어요.ㅜㅜ

비로그인 2010-04-2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안자고 계세요? 저는 할일이 많아서 못자고 있어요. ㅜㅜ
안 그래도 배고픈데 어묵이라니!! (생각해보니 저도 냉장고에 어묵 남은게 있군요. 흠..)

순오기 2010-04-20 02:28   좋아요 0 | URL
흐흐~ 밤을 잊은 그대들이 알라딘에서 모였나요?
나는 심야에 알라딘 서재질하고 책읽고~ 아침에 식구들 보내놓고 자고 일어나 출근해요.ㅜㅜ
따끈한 어묵~ 출출할 때 좋아요.ㅋㅋ

비로그인 2010-04-20 02:33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가서 데워와야겠어요. 히히힛~ (바로 조금전에 '살찌는 이유, 남자는 술 여자는 간식'이라는 기사를 읽었건만..)

순오기 2010-04-20 02:40   좋아요 0 | URL
만치님은 살 좀 붙어도 괜찮아요. 너무 가냘프잖아요.^^
맥주 캔이라도 곁들이면 더 좋고요.ㅋㅋ

같은하늘 2010-04-20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언니도 이 책을 보셨군요.^^
헉~~ 근데 저 지금 배고파서 물 열심히 먹고있는데 먹을것 얘기라니...ㅜㅜ

순오기 2010-04-20 02:29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이주의 포토리뷰 책이지요.^^
나도 허브차만 마시다가 아들 오니까 꼬셔서 같이 먹었어요.ㅋㅋ
먹은 거 소화시키려면 날새고 자야할 듯.ㅋㅋ
 
노란 샌들 한 짝 맑은가람 테마 동화책 평화 이야기 1
카렌 린 윌리암스 글, 둑 체이카 그림, 이현정 옮김 / 맑은가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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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천국의 아이들'이 생각났다. 운동화 한 켤레로 오빠와 동생이 번갈아 신고 학교에 가는 안쓰러운 이야기. 달리기 대회에서 3등하면 운동화를 받을 수 있었는데 그만 너무 빨리 달려서 1등을 해버렸던... 결핍이 만들어 낸 사랑과 우정을 풍요로움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걱정되지만, 전쟁으로 집과 가정을 잃은 아프간 난민촌 소녀 리나와 페로자의 우정은 결핍 가운데 피어나 진한 감동을 더한다.

공동 저자인 카드라 모하메드의 경험을 토대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들을 수용한 파키스탄 국경 페샤와르 마을의 이야기다. 난민촌에 구호물자가 도착하자 사람들은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몰려들지만, 리나는 마음에 드는 노란 샌들 한 짝을 발견했다. 하지만 한 짝은 이미 다른 소녀가 신고 있었다.

어른들의 역할이 빛나는 순간이다. 노란 샌들 한 짝을 가진 페로자에게 할머니는, 신 발 한 짝은 쓸모가 없으니 한 짝을 가진 아이에게 가져다 주라고 말한다. 페로자는 노란 샌들 한 짝을 리나에게 가져 오는데...

노란 샌들 한 짝은 받은 리나는 페로자에게 하루씩 번갈아 신자고 제안 한다. 결핍 가운데 살아도 욕심부리지 않는 사랑스런 아이들이다. 둘은 그렇게 친구가 되어 냇가에서 빨래도 하고 동생도 돌보며 늘 함께 지낸다.

미국 이민을 신청했던 리나는 엄마와 같이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할머니와 사는 페로자는 이민자 명단에서 탈락했지만, 미국으로 가게 된 리나를 기꺼이 환송한다. 미국으로 가면서 검정 구두를 신게 된 리나는 노란 샌들을 페로자에게 준다.

이젠 노란샌들을 교대로 신지 않아도 된 페로자는 기뻤다. 그러나 페로자는 떠나는 리나에게 노란 샌들 한 짝을 준다. 둘이 함께 했던 기념이라고... 그리고 이 다음에 다시 만나면 짝을 맞춰 번갈아 신자고 한다.
아프간 난민들의 생활을 통해 난민촌의 어려움을 보여 주면서, 전쟁으로 피폐해진 삶 가운데에서 피어난 두 소녀의 우정과 사랑을 통해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냈다. 난민촌의 결핍도 두 소녀의 우정에 방해되지는 않았다. 사랑은 풍요로운 물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다.
전쟁으로 죽고 굶주리는 이들이 있고, 전쟁으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자들이 존재하는 지구촌이다. 전쟁을 선포하는 자들이 내세우는 명분에 세계는 동의하지 않지만, 여전히 전쟁은 진행중이다.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전쟁과 기아는 세계가 힘을 모아야만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어린 독자들도 알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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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린이와 함께 보는 인권 이야기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4-04 15:27 
    그림책은 어린이만 보는 책이 아니라, 어린이부터 모두가 보는 책이다. 하지만 그림책을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고 인식하는 분들이 많은데, 다행히 알라딘에는 그림책을 즐기는 어른들이 많아서 참 좋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으로 매번 그림책을 보면서 감탄하는 건, 어려운 주제를 어쩌면 이리도 쉽게 풀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처음엔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읽었는데, 자칭 마니아가 되면서 주제별로 찾아 읽는 재미도 얻게 되었다.
 
 
카스피 2010-04-05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아름다운 우정이군요.참으로 정겹습니다^^

순오기 2010-04-05 15:08   좋아요 0 | URL
샌들 한 짝씩 나누어 갖는 그 마음은 정말 감동이지요.^^

마노아 2010-04-0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바이 마이 프랜드의 엔딩 장면이 떠올라요.
내용도 좋고 그림도 참 마음에 들어요. 어린이 책으로 '평화'를 담은 이야기들이 저는 참 좋아요.^^

순오기 2010-04-06 23:15   좋아요 0 | URL
굿바이 마이 프랜드 엔딩 장면이 뭐였는지...생각 안나요.ㅜㅜ
평화~ 좋지요.^^
 
엄마, 세뱃돈 뺏지 마세요!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34
최은순 지음, 김중석 그림 / 시공주니어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이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건 아마도 '세뱃돈' 때문일 것이다. 엄마들은 그런 아이들 마음을 알면서도, 엄마가 관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아이들 세뱃돈을 가로챈다. 아이들은 세뱃돈 만큼은 자기 돈이라며 당당히 주장하지만 번번히 엄마에게 빼앗겨 버린다. 물론 순순히 바치는 착한(?) 어린이들이 많지만, 엄마의 횡포가 부당하고 억울하다는 아이들도 엄청 많다. 그래서 이 책은 엄마에게 세뱃돈을 빼앗기고 싶지 않는 아이들과, 아이의 세뱃돈을 빼앗는 엄마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그림만 봐도 분위기 파악이 되겠지만, 학교에서 담임선생님과 세뱃돈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은 엄마한테 빼앗겨서 억울하다고 씩씩댄다. 선생님은 법적으로 내 돈인데 그걸 왜 뺏기냐고 부추키시고...  아이들은 이번 설엔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과연 잘 될까?ㅋㅋ 



동철이는 설이 되기 전부터 이번에 받는 세뱃돈은 내 돈이니까 절대 엄마한테 안 주겠다고 공표하고, 엄마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네 돈 내 돈이 어디 있냐고 큰소리 친다. 모자의 불꽃 튀기는 설전이 전개되는데, 어떻게 될지 긴장감이 팽팽하다. ^^



동철이와 세종이는 의기투합하여 세뱃돈으로 축구화를 사자고 약속하고, 세뱃돈 지키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바로 엄마 몰래 빼돌린 세뱃돈을 넣어 둘 비밀주머니를 바지에 만들어 다는 것이다. 녀석들은 서툰 바느질로 비밀주머니를 만들어 바지 속에 달았는데 안 들키고 성공할 수 있을까? 



엄마는 설날 바쁜 와중에도 동철이가 받은 세뱃돈 챙기기는 잊지 않고, 동철이는 엄마가 안 볼때 재빨리 세뱃돈을 빼돌리기에 성공하는데, 목표대로 축구화를 살 수 있을까? 세종이도 세뱃돈을 빼돌렸는지 동철이는 궁금하다. 자 녀석들의 의기투합이 축구화를 손에 넣기까지 성공했는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위해 비밀에 부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별로 찔리지 않았다. 왜냐면 2001년부터 삼남매 이름으로 각각 통장을 만들어 주었고, 아이들은 제가 받은 세뱃돈과 때때로 친척들이 주신 돈을 저금해서 제법 큰돈을 모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기 통장에 저금하는 재미로 은행을 들락거리고, 점점 불어나는 액수에 녀석들은 뿌듯해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중학교 때 4~5일의 짧은 외국여행을 시켰는데, 경비의 절반은 자기 통장에서 인출하고 절반은 엄마가 보탰다. 큰딸은 중1때 일본을, 아들은 중2때 중국을 다녀왔고, 막내는 중3인 올해 보낼 예정이다. 막내는 지금 160만원 정도 모았는데 우리집에선 현금보유고가 가장 많은 부자다. 머리가 커지면서 세뱃돈을 저금하지 않고 저희들이 쓰겠다고 해서 최근엔 저축도 안했고, 이젠 제 돈 쓰는 거 아까워 여행을 안 갔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자기 돈에 애착이 크다. 하지만 외국여행 경험도 나쁘지 않으니 학창시절 한 번쯤 보내도 좋을 거 같다. 삼남매 중 막내만 안 보내면 불공평하니까 올해는 꼭 보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엄마들은 아이들 세뱃돈 뺏지 말고 스스로 저금하도록 통장을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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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ssim 2010-04-04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난 결혼기념일 선물로 아들에게 협박해서 구두 하나 받았는데...
통장에 장학금 받은거 100만원 있었거든요.
왜 남편돈이나 아이들돈이나 내 수중에 있어야 안심이 되는지 몰라!

순오기 2010-04-04 12:50   좋아요 0 | URL
잘 하셨어요, 다 큰 아드님에게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 선물하게 강제하는 것도 좋잖아요. 저도 너희 셋이 합해서 엄마한테 선물하라고 강요해요.ㅋㅋ

후애(厚愛) 2010-04-04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제목보니까 웃음이 나옵니다.^^

순오기 2010-04-04 12:50   좋아요 0 | URL
^^ 보통 엄마들이 다 빼앗아 쓰거든요.ㅋㅋ

희망찬샘 2010-04-04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이는 벌써 자기 주머니 차 버렸어요. 찬이는 뭐가뭔지 모르고 엄마 주고 있지만. 그래도 찬이 것 올해 유치원에 꼬박꼬박 저금해 줄 계획이에요. 재밌는 책일 듯합니다.

순오기 2010-04-04 12:51   좋아요 0 | URL
희망이는 야무지군요, 벌써 주머니를 차 버리다니~ ㅋㅋ
뭐가 뭔지 몰라서 엄마한테 척척 줄 때가 좋은 때죠.^^

프레이야 2010-04-04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전 통장 만들어주고도 빼서 써버렸다지요.ㅎㅎ
그런데 큰애한텐 제 수법이 안 먹혀요.

순오기 2010-04-04 12:52   좋아요 0 | URL
저도 가끔 빌려쓰고 비싼 이자 넣어 주기도 했어요.
현금 서비스 받으면 오히려 싸지만 이자를 주기 위한 구실이죠.ㅋㅋ

머큐리 2010-04-0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 명의 통장은 만들어줬지만.. 사실 관리는 부모가 하는 편이라...
그래서 전체 세배돈의 30%는 애들이 쓰고 나머지는 저축하는 것으로 저희 집은 (반강제)합의했죠...^^

순오기 2010-04-04 12:53   좋아요 0 | URL
우리도 세뱃돈에서 1~2만원만 저희들이 쓰고 몽땅 저축했는데 이젠 안 먹혀요.ㅜㅜ

세실 2010-04-0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통장 만들어주고 빼서 써버린 2인 여기 있습니다.
작은 아이는 현재 차곡차곡 모으고 있는데 얼마전에 버린 TV에 대한 아쉬움으로
TV 산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순오기 2010-04-04 12:55   좋아요 0 | URL
하하~ 세실님도 통장 만들어주고 빼 썼군요.ㅋㅋ
TV를 정말 없애다니~ 놀라워요. 우린 많이 보진 않지만 없애지 못해요.
지금 보는 거 고장나면 던져 버리고 사지 말까?^^
아마도 TV없이 못사는 남편이 카드 긁어 사올거 같은데...

bookJourney 2010-04-04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들 세뱃돈 몽땅 뺏어다 아이들 이름의 통장에 넣으면서 거의 1:1 로 제가 돈을 보태어 저금하고 있어요(아직까지는 말이지요). 그 얘기를 들은 옆지기, "내 돈도 줄테니 내 통장에도 배로 넣어주면 안돼?" 라고 ... ^^

비로그인 2010-04-04 17:33   좋아요 0 | URL
헛, 옆지기님 너무 웃겨요..

책세상님과 제가 제일 착하군요!!
저는 아예 아이 세뱃돈은 자유적립식 적금에 넣어서 저금은 해도 찾지는 못하게 해놓았지요~ 그새 많이 모였어요.

순오기 2010-04-04 22:16   좋아요 0 | URL
책세상님, 1대1로 보태어 저금해주는 엄마도 있다니 아주 모범적이네요.^^
만치님, 자우적립식 적금은 쌓이기만 하는 거군요. 나중에 큰일도 할 수 있는 목돈이 되겠네요.

Tomek 2010-04-04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세뱃돈 구경도 못해봤던... 어흑... ㅠㅠ

순오기 2010-04-04 22:14   좋아요 0 | URL
흐흐~ 시대를 초월해 세뱃돈은 엄마가 관리하는 게 보편적인가 봅니다.ㅋㅋ

pjy 2010-04-05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국민?학교때 딱 한달 용돈받다가 재정빵구를 견디지 못하고 머리아퍼서 잽싸게 엄마한테 맡기고 삥뜯기로 돌아선 얍삽한 딸이었습니다ㅋ

순오기 2010-04-06 04:51   좋아요 0 | URL
흐흐~ 필요할 때 타서 쓰는 게 제일 좋다는 걸 일찍 터득하셨군요.^^

같은하늘 2010-04-0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찜하고 있었는데... 전 아이들이 친척분들께 용돈이나 세배돈 탈때마다 통장에 넣어 누가 주신건지 다 적어 두었어요. 나중에 아이들한테 선물하려구요.^^

순오기 2010-04-08 02:33   좋아요 0 | URL
세뱃돈 뺏지 않는 착한 엄마시군요.^^

찌찌 2010-04-28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세뱃돌 꿀~꺽~ 하는 나는 뭐다냐? 반성중....

순오기 2010-04-28 22:27   좋아요 0 | URL
님도 세뱃돈은 꿀꺽 하시는군요.ㅋㅋ
 
넌 누구야? 사계절 저학년문고 30
황선미 지음, 최정인 그림 / 사계절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학년을 위한 추천도서에 빠지지 않는 황선미 작가의 좋은 동화로, 2학년 1학기 읽기와 연계한 도서로 권장할 책이다. 요즘은 아이들 책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 탄생을 예고하지만, 입양이 아닌 위탁가정의 가족사랑 체험기다. 엄마가 보육원에 봉사를 가면서 알게 된 여섯 살 성주가, 한 달에 한 번씩 집에 오지만 생각과 다른 찬이의 갈등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성주가 집에 올 때마다 찬이는 엄마가 성주에게만 신경쓰는 것 같아 심통이 난다. 어려서 입었던 옷이나 장난감도 자기 허락없이 성주에게 주고, 자기가 갖고 싶은 레고는 사줄 생각도 않는 엄마가 밉다. 쌀쌀맞게 대한 게 미안해 착하게 잘 해줘야지 생각하지만 막상 성주를 보면 짜증이 난다. 둘이 형제처럼 한 방에서 자게 하는 엄마도 못마땅하고, 겁내고 눈치보면서 삐죽삐죽 다가오는 성주를 받아들이기는 더 어렵다.  

피를 나눈 형제도 동생을 보면 질투하는데, 어느 날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아 버린 성주를 질투하는 찬이 마음도 공감은 된다. 동일이 말처럼 어쩌면 성주가 엄마의 숨겨논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상상까지, 찬이는 아주 심각하다. 그래서 성주가 올 때마다 찬이는 엄마와 점점 나빠진다. 

하지만 엄마가 왜 그리 성주에게 마음을 쏟는지 알게 되고, 성주의 손가락이 남과 다른 걸 발견하곤 마음이 짠하다. 동일이가 성주의 손을 구경거리 삼자 "너한테 말 더듬이라면 좋겠냐?"고 면박을 주고, 자기가 받은 장난감이나 옷에 애착을 갖는 성주 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아이가 낯선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가족으로 받아 들이는 일이라면 더욱 더. 찬이랑 성주가 만날 때마다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잘 그려졌다.  

어느 날 선물 받은 레고를 뜯지도 않은 채, 형아 주려고 가져왔다고 내미는 성주. 찬이는 어릴 때처럼 성주와 같이 침대 밑으로 들어가서 레고를 조립하지만 그건 성주가 받은 선물이 아니었다. 찬이는 레고로 손가락이 여섯인 손을 만들어 성주에게 주며 다음에 또 오라고 작별한다. 찬이의 집에 오는 것이 성주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데... 과연 성주는 찬이 집에 또 올 수 있을까?   


우리 애들 어릴 때 아들을 입양하면 어떨까 가족투표에 붙였는데, 4대 1로 완패했었다. 딸 둘 아들 둘이 있어야 고모, 이모, 삼촌, 사촌, 외사촌, 고종, 이종 등 모든 친족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좋지만, 양육을 부담하는 것은  힘들다고 했다.  월드비전을 통한 결연아동, 우간다 소년  에드워드 무게니를 15년 후원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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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3-22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 보면 눈물날 것 같아요. 순오기님 가족 이야기도 마음을 짠하게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