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세균이다! - 조그만 세균의 엄청난 모험극
마틴 하워드 지음, 김서정 옮김, 콜린 스팀슨 그림 / 아이즐북스 / 2010년 6월
절판


조그만 세균의 엄청난 모험극, 으악 세균이다!는 사내녀석들에게 열광적인 환영을 받은 책이다.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펼쳐보면 답이 나온다. 구멍을 뻥 뚫어 놓은 표지에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그림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표지를 펼치면 깃발을 세운 세균들이 대거 출연하신다. 군사문화의 폐해를 겪지 않은 꼬마들도 대부분 전쟁을 좋아하는데 왜 그럴까? 사나이 속성이 원래 그런지 정말 궁금하다.

졸지에 군인이 된 세균 샘, 훈련은 고되고 무기는 너무 크고 무겁다.

이 책은 세균 샘과 '거인'으로 지칭되는 벤의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진다. 거인 벤이 하는 일은 아침마다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는 것! 앗~ 벤은 엄마가 아침 먹으라는 소리에 손도 씻지 않고 뛰쳐 나갔으니...

드디어 세균과의 전쟁이 일어났다.
변기의 용감한 세균들은 씻지 않은 거인의 손을 통해
입 속으로 들어가 뱃 속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

헐~ 우리와 친숙한 리얼한 장면이다.ㅋㅋ
벤은 화장실에서 장난만 치는 게 아니고 책도 읽는가 보다.
변기 아래에 놓여진 오리가 올라 앉은 것은 책이 아닌가?

전쟁에 나선 세균들의 공격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돌격~~~~~~ 앞으로~~~~~~

하지만 전쟁에도 사랑은 꽃피우나니...^^

바로 세균 병사 샘과 항체 병사 엘라의 만남이다!

전쟁을 싫어하는 세균 병사 샘은 박테리아 여왕의 명령을 거부하고 소리쳤다.
"이 바보 같은 거인아!
손을 깨끗이 씻으란 말이야!"

항체 황제는 샘을 불러 상을 내리고 영웅으로 세웠다.
평화를 사랑하는 샘은 다음에 전쟁이 일어나면
"뒤에서 응원만 하면 안 될까요?"
황제에게 간곡히 청을 드렸고.^^

세균이 항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과학지식 책.
예방주사로 우리 몸 속에 들어온 병균을 물리치면 항체가 생긴다는 걸 설명해줘도 좋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을 깨끗이 씻는 것!
작년에 신종플루 때문에 손씻기는 생활화되어 아이들도 잘 안다.

맨 뒤 속표지는 아군이 된 항체 샘과 엘라의 또 다른 활약이 펼쳐질 것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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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7-26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재밌어요. 설명도 쉽게, 그림은 무엇보다 재밌게! 아이들이 열광할 법한 책이에요.^^

순오기 2010-07-27 21:30   좋아요 0 | URL
글밥이 많은 곳도 있어서 아이들이 넘겨보다 패스하기도 하는데
관심있는 아이들은 굉장히 좋아했어요.^^

꿈꾸는섬 2010-07-27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요 책 우리집에도 필요하겠어요.^^

순오기 2010-07-27 21:31   좋아요 0 | URL
아이들 손씻기가 습관되려면 이런 책도 필요하긴 하죠.^^
 
구름나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42
존 버닝햄 글 그림, 고승희 옮김 / 비룡소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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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책은 세계 어디에 살든, 어린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만들어졌다"
고 말하는 그림책 할아버지 존 버닝햄의 아성은 단단하다. 그의 부인 헬렌 옥슨버리도 대단하지만, 존 버닝햄을 따르기엔 역부족이다.^^
구름나라를 비롯해 지각대장 존, 깃털없는 보르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검피 아저씨의 드라이브, 알도, 내 친구 커트니, 마법 침대, 비밀 파티,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크리스마스 선물, 에도와르도 세상에서 제일 못된 아이... 어린이와 부모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들이 많다.

구름나라 역시 존 버닝햄의 명성에 걸맞는 상상이 가득한 새로운 이야기다. 자~ 우리도 앨버트네 가족을 따라 산꼭대기로 올라 보자. 와우~ 얼마나 높이 올랐는지 구름이 발 아래로 보이네~ ^^

헉~ 서둘러 산을 내려오던 앨버트네 가족에게 그만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앨버트가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져 버렸으니...

구름 위에서 사는 아이들은 앨버트가 떨어지는 걸 보고 재빨리 주문을 외웠는데 그 주문이 뭐더라~~
만지작 반지작 번지작 호 히!
배뱅글 비빙글 빙구리 세 니!
치카치 키키키 파티티 넘 디!


앨버트는 구름나라 아이들이 차려논 아침을 먹고, 구름 위에 올라가 뛰어내리기 놀이와 공놀이도 했다.

천둥 번개가 치자 실컷 떠들면서 시끄럽게 놀았다.
앗싸~ 신나겠다. 시끄럽다고 야단치는 어른도 없고...^^

비가 그치고 아름다움 무지개가 뜨자 그림을 그리고 달리기 시합도 하고 정말 재밌게 놀았지만...앨버트는 혼자만 뒤에 남겨졌다.

앨버트는 구름에서 떨어질 뻔하기도 했고...

구름나라에서 지내는 게 재밌었지만... 집에 가고 싶었다.
"엄마 아빠랑 다시 살고 싶어요."
여왕님은 깜짝 놀랐다. 구름나라에서 자기가 살던 집으로 다시 보내 달라고 한 아이는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으니까.

여왕님은 앨버트를 집으로 돌려보내기로 마음을 먹고 달사람까지 불러서 작별 파티를 열어 주었다. 그런데 앨버트는 어떻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다음 날, 구름은 앨버트가 살던 도시의 하늘에 다다랐고... 여왕님은 주문을 거꾸로 외워 앨버트를 보내 주었다.
"히 호 번지작 반지작 만지작"
"니 세 빙구리 비빙글 배뱅글"
"디 넘 파티티 키키키 치카치"

다음 날, 앨버트는 자기 방의 침대에 누워 있고 엄마 아빠가 곁에 있었다.

앨버트는 가끔은 구름나라로 돌아가 구름 나라 아이들과 놀고 싶어 주문을 외우려고 애를 쓰지만...
"번구작 비빙반 파카 세, 키치카 티뱅피 차작글 히 넘"
이런 주문을 외우지만, 진짜 딱 맞는 주문은 생각나지 않는다.ㅜㅜ
아이들은 그런 앨버트를 보고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한다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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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7-21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름타고 싶어요~ ㅋㅋㅋ

순오기 2010-07-22 23:40   좋아요 0 | URL
한국 올때 구름을 타고 오세요!^^

마노아 2010-07-2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책을 막 열심히 읽기 시작할 무렵 만났던 작가가 존 버닝햄이었어요. 그 다음엔 앤서니 브라운. 얼마나 멋진 세상이 새롭게 열리던지요.^^

순오기 2010-07-22 23:41   좋아요 0 | URL
처음 그림책을 볼 때 그 감동은 대단하지요?
그림책의 세계를 아는 사람만 통하는 그 느낌!^^

꿈꾸는섬 2010-07-21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너무 좋아요. 우리 아이들도 참 좋아해요. 저도 존 버닝햄 그림책들이 참 좋더라구요.^^

순오기 2010-07-22 23:41   좋아요 0 | URL
존 버닝햄은 아이들이 좋아하죠.^^
존 할아버지는 동심을 잃지 않은 분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0-07-23 0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존 버닝햄 좋은걸요~^^
그림을 단순화 했으면서도 하나도 소외시키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네요~
오랜만에 그림책을 장바구니에 옮겨요~

순오기 2010-07-23 22:19   좋아요 0 | URL
"그림을 단순화 했으면서도 하나도 소외시키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네요~"
오호~ 이런 멋진 생각을 하시다니...^^

투솔맘 2010-09-24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도 존버닝햄의 작품을 지각대장 존으로 만났었는데, 어찌나 좋아했던지 그 책으로 한글을 떼더군요.. ^^
저두 구름나라 담으러 갑니다.. ^^* 감사해요~
 
꼬리를 돌려 주세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5
노니 호그로지안 글 그림, 홍수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972년 칼데곳 상 수상작으로, 아프리카의 옛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노니 호그로지안은 아르메니안계 부모님에게 받은 영향으로 아르메니안의 민속 의상을 작품 속에 살렸다고 한다.  

우리의 주인공 여우의 탐스런 꼬리가 수난을 당하는데,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걸 확실하게 가르쳐 주는 이야기다. 물론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려 준다. 따뜻한 색조의 부드러운 그림과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라 아이들이 재밌어 했다.  

산책에 나선 여우에게 무슨 일대 생기는지 따라가 보자.^^



산책길에 목이 마른 여우는 할머니가 땔감을 모으는 동안 할머니의 우유를 몰래 마셔버렸다. 할머니 우유를 허락도 없이 마시다니... 여우, 너 큰일났다.



화가 난 할머니, 성깔이 대단하시다. 여우의 꼬리를 싹둑 잘라버렸고... 훌쩍이며 꼬리를 돌려달라는 여우에게, 우유를 가져와야 꼬리를 돌려주겠다고 말씀하신다. 여우가 어디서 우유를 구해올까...

여우가 우유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이야기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여우는 암소에게 찾아갔고, 암소는 먹을 풀을 가져오면 우유를 주겠다고... 풀을 구하러 갔더니 물을 가져오면 풀을 주겠다고 말한다. 시냇가로 갔더니 항아리를 가져오라 하고, 항아리를 구하러 아가씨에게 갔더니 파란유리구슬을 가져오라고...  원하는 걸 얻어 꼬리를 돌려 받기 위해, 여우는 모든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 한다. 물론 찾아가는 수고도 만만치 않지만 꼬리 잘린 여우의 모습이 짠하다. ㅜㅜ

    

하지만 세상엔 방앗간 할아버지처럼 대가를 바라지 않고 친절을 베푸는 사람도 분명 있다.^^


방앗간 할아버지는 여우에게 곡식을 조금 나눠 주었고, 여우는 곡식을 암탉에게 가져가 달걀을 얻고 다시 보따리 장수에게... 모든 순서를 되짚어 가서 원하는 걸 주고 꼬리를 되찾게 될까? 

 

할머니는 우유를 받고 여우의 꼬리를 제자리에 달아 주는데... 이거 웃어버리기엔 너무 살벌한 이야기 아닌가? 칼데곳 상을 받은 작품이지만 좀 무서운 교훈이라 별 하나 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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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7-2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저도 중고로 샀는데, 여러 날이 지나도 오지를 않네요. 알리딘 배송이 갑자기 왜 이리 늦어진 것인지... 집에 영어 동화책으로 있는데, 해석하려니 사전 동원해야겠고... 실력은 짧고... 동화책 보이길래 언능 샀어요. 살벌한 내용... 맞아요. 저도 처음에 이 책 보면서 좀 묘한 기분 들었어요.

순오기 2010-07-22 23:42   좋아요 0 | URL
호호~ 님도 살벌하게 느꼈군요.ㅋㅋ

라로 2010-07-2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별 감점했어요,,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정말 살벌하고 점점 내용이 치사해지잖아요,,ㅎㅎ

순오기 2010-07-22 23:42   좋아요 0 | URL
살벌하고 치사하고~ 칼데곳 수상작 치곤 좀 별로에요.ㅠㅠ
 
[당첨자 발표] 팔불출 대상
콩 하나면 되겠니? 신나는 책읽기 26
배유안 지음, 남주현 그림 / 창비 / 201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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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리 편지'의 배유안 작가가 저학년을 위해 쓴 동화다. 편집자가 '정녕 이 책을 내가 만들었단 말입니까!' 스스로 감탄한 책인데, 편집자의 감동에 공감할 만큼 충분히 사랑스럽고 깜찍하다. 요런 앙증맞은 그림과 차례, 다른 책에서 보신적 있나요? ^^

 

콩 하나도 나눠 먹는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따뜻한 동화다. 유치원에 다니는 은이의 할머니는, 시골에서 가져온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판다. 가끔 은이의 옷에 콩깍지가 붙어 있어 은이는 '콩깍지 공주'라 불린다. 할머니는 개미들에게도 콩을 나눠주며 같이 산다. 깜찍한 분위기를 살려내는 흉내내는 말들이 참 예쁘다.

또르르, 떼구르르, 되똥되똥, 꼼지락꼼지락, 쪼르르, 우툴두툴, 날름날름, 몽골몽골...

  
 

어느날 지네에게 물린 할머니는 기운을 잃고 시름시름 앓아 눕고, 할머니 걱정에 울던 은이는 '콩 하나면 되겠니?' 노래를 부르는 개미를 따라 부뚜막 틈새의 개미나라로 들어간다. 개미들은 할머니가 준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먹고 병에도 안 걸리고 힘이 세졌고, 지네는 힘이 세진 개미를 잡아 먹을 수가 없으니 할머니가 개미들에게 콩을 주는 걸 막으려고 해코지를 했다는데..... 지네의 물방울에 갇혀 있던 할머니의 기운을 되찾아 오는 모험은 긴장과 짜릿함을 동반한다. 

 
 

지네도 콩을 얻고 싶어 심술을 부렸다는 걸 알게 된 은이는 어떻게 했을까? 기운을 차린 할머니는 다시 두부를 만들었을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진진한 모험은 어떻게 끝나는지 지켜보는 게 즐겁다. 콩 한 알을 심으면 콩 백 개가 열리는 신기한 콩, 개미나 지네와도 콩 한 알을 나누어 먹는 것처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 줘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다. 강낭콩과 완두콩은 서비스 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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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7-20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넘 귀엽고 넘 깜찍하며 이야기도 넘 재미날 것 같아요

순오기 2010-07-20 18:31   좋아요 0 | URL
본대로 느낀대로~~^^

마녀고양이 2010-07-2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 언니,, 완두콩 삶아먹고 시퍼여. 아하하.

순오기 2010-07-20 18:31   좋아요 0 | URL
완두콩 삶아 먹으면 기분이 좋아 질까요~ ^^

전호인 2010-07-20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콩콩콩!
이것은 어떤 의성어일까요?( )
1. 그대로 콩을 형상화한 소리
2. 쥐어박는 소리
3. 스카이콩콩을 타는 소리
4. 쥐어박히는 소리
ㅋㅋ

순오기 2010-07-22 23:43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유머가 많이 늘었어요.
옆지기에게 쥐어박힐리는 없으실테고~ ㅋㅋ

2010-07-20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7-22 23:43   좋아요 0 | URL
^^

찌찌 2010-07-2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땅콩 꽃도 피고 참깨꽃도 피어 있어요. 참깨꽃은 금어초랑 꼭 닮았지요~

순오기 2010-07-22 23:44   좋아요 0 | URL
땅콩 꽃 참깨꽃이 한창이군요.
참깨꽃과 금어초가 닮았다는 생각 안해봤는데 정말 그런 것 같네요.^^
금어초는 크기로 봐선 유전자 변형된 참깨꽃이 아닐까요.ㅋㅋ

꿈꾸는섬 2010-07-21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사랑스럽네요.^^

순오기 2010-07-22 23:45   좋아요 0 | URL
그림이 정말 앙증맞고 정감있지요.^^

하늘바람 2011-02-23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힛 댓글 잘못 달아 수정했어요
잘지내시지요?
 
챈티클리어와 여우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7
제프리 초서 원작 | 바버러 쿠니 그림, 개작 | 박향주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구판절판


1959년 바버러 쿠니에게 첫번째 칼데곳 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스크래치보드 기법으로 그린 흑백의 일러스트레이션 위에 4가지 색을 입힌 독특한 그림이다. 소박한 색채와 섬세한 묘사, 검정의 긴장감과 대비되는 여백의 미, 수탉의 당당한 풍채는 화가의 공들인 손길이 느껴진다.

원작은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에 나오는 수녀원장이 들려준 이야기로, 기독교적 신앙심과 웃어버리기엔 뜨끔한 교훈이 담겨 있다.

가난하지만 바지런하고 알뜰한 과부가 딸 둘을 데리고 작은 숲 오두막에서 산다. 과부가 가진 재산은 뚱뚱한 암퇘지 세 마리와 염소 세 마리, 그리고 양 한 마리가 있다.

과부는 온틍 그을음투성이인 부엌에서 검은 빵과 우유로 식탁을 차리지만, 우유와 방은 언제나 충분했다. 명색이 목장 주인이라 가끔은 베이컨이나 달걀도 식탁에 올렸다.

과부에겐 챈티클리어라는 목소리가 교회 오르간 소리보다 맑은 최고의 수탉이 있었다. 볏은 최고급 산호보다 붉고, 가장자리는 성곽처럼 삐죽삐죽하며, 부리는 흑옥처럼 새까맣고 반들반들 윤이 나고, 발가락은 하늘처럼 푸른빛이고, 깃털을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그야말로 킹카 수탉이다.

챈티클리어는 인기에 걸맞게 일곱 마리나 되는 암탉을 거느리고, 그들에게 둘러싸여 잠들었는데 감자기 악몽을 꾸었다. 하지만 위험을 예고하는 악몽이었는데, 사랑에 빠진 파틀렛이 겁쟁이는 사랑할 수 없다며 겨우 꿈을 갖고 겁내냐는 말에 위험을 무시해버렸다.

일곱 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산책에 나선 챈티클리어는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서 위험이 다가오는 줄도 몰랐다.

여우는 온갖 감언이설로 수탉은 유혹했다. 천국의 천사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당신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두 날개를 세차게 퍼덕이고 노래를 부르려던 찰나에, 여우는 덥석 챈티클리어의 목을 물고 숲 속으로 달아났다.

챈티클리어가 납치되는 광경을 본 암탉들은 목이 터져라 비명을 질렀고... 과부와 두 딸과 암소와 양과 돼지까지 여우를 쫒아 뛰었으니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위기에 처한 수탉은 겁이 났지만 용기를 내어 여우를 속이기로 작정했다. 감언이설에 속았던 챈티클리어는 어떤 달콤한 말로 여우를 홀렸을까?ㅋㅋ 뽐내기 좋아하던 수탉은 여우가 대답하려고 입을 벌리자 퍼드득 날아 올랐고... 여우는 다시 한번 감언이설로 꼬이지만 두 번 당할 미련한 수탉은 아니지. 여우와 수탉의 대화를 잠시 들어보자.^^
"하느님은 똑바로 지켜보아야 할 때에 두 눈을 감아버리는 자에게는 절대로 은총을 베풀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잠자코 있어야 할 때에 참지 못하고 쓸데없는 말을 하는 자에게는 불행을 주시지요."

"남이 아첨하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았겠지?"
과부는 챈티클리어에게 따끔한 한 마디를 날리고, 가축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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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7-16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색감이 독특하네요. 예전 어릴 때 보던 그림책이 연상되기도 하고, 저 위에 여우가 챈티클리어를 물고 가는 그림에서는 우리 옛 민화를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요.
교훈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 분명히 드러나는 것을 보면, 요즘의 그림책은 거기서 참 많이 다양해졌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되요.

순오기 2010-07-17 01:25   좋아요 0 | URL
이렇게 대놓고 교훈하는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지요.^^
색깔을 몇 개만 써서 더 화려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그림이 더 많은 얘기를 해주는 거 같아요.^^

하늘바람 2010-07-1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참 예쁜 책이네요

순오기 2010-07-17 01:26   좋아요 0 | URL
그림이 맘에 들었어요.
내가 먼저 접한 바버러 쿠니의 그림책과는 다른 맛이라 더 좋았는지도...

마녀고양이 2010-07-16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마음이 훈훈해여~ 사진, 글 다 감사드려여, 언니~

순오기 2010-07-17 01:27   좋아요 0 | URL
심야에 발견한 훈훈한 댓글에 빗소리 음악 삼아 즐기고 있어요.
오후에 좀비처럼 자고, 지금은 불침번 서는 중...^^

같은하늘 2010-07-20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독특해요. 오래된 옛날 그림책을 펼쳐보는 기분이랄까~~ ^^

순오기 2010-07-20 01:47   좋아요 0 | URL
그림이 독특하지만 정감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