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소리
양동식 지음 / 시와 / 2013년 12월
품절


바람 불면




바람 불면
나무들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나뭇잎들을
죄다 떨구어
마당으로 불러낸다



돌담 모롱이로
나를 데려다가
나뭇잎과 섞어 놓는다



내일은 어디로 가나
그런 이야기로
우리는 바스락거린다-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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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3-11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과 나무는 언제나 함께 흐르면서 푸릅니다

후애(厚愛) 2014-03-12 17:02   좋아요 0 | URL
네 그러네요.^^
 
뼈아픈 소리
양동식 지음 / 시와 / 2013년 12월
품절


낙화유수



꽃이 피네
꽃이 지네



꽃잎 하나 떨어지네
꽃잎 하나 날아가네



꽃잎은 흘러가네
꽃잎은 출렁이네-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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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소리
양동식 지음 / 시와 / 2013년 12월
품절


바람 타고 온
민들레 씨앗 하나가
내 몸에 떨어진다
그것은 상처를 내며
몸 깊이 뿌리 내린다
나는 입덧을 시작한다
때로는 아파하다가
살포시 이름도 지어보다가
달이 차면
이를 악물고
몰래 시詩를 낳는다-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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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소리
양동식 지음 / 시와 / 2013년 12월
품절


목어木魚



누가 그리 하였는지
마구 잘린 나뭇가지



집으로 데블고 온 뒤에도
아직 살아 물이 흐른다



마음을 가다듬어
물고기 한 마리 만들었다



눈, 입 그려 넣고
비늘 새겼더니



손가락 마디에서
비린내가 난다-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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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소리
양동식 지음 / 시와 / 2013년 12월
품절


풍경風磬



스님은 왜
고기를 안 잡수냐고
아희가 여쭈니


붕어를 맹글어
추녀에다 매달아서
마음 놓고 바라본다는
지허指墟* 스님 -


그 말씀을
나는 다시


하늘에다 걸어 두고
구름 헤치는 지느러미
물끄러미 쳐다본다










*지허:순천시 낙안면 금둔사 주지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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