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우주에서 도넛문고 14
최현주 지음 / 다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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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 가난한 부모때문에, 괴롭히는 친구때문에, 그럼에도 언젠가 그 흔들림이 잦아지고 우뚝서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가 감동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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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우주에서 도넛문고 14
최현주 지음 / 다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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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주는 팽창하고 폭발하고 움직인다.

사람의 마음속에도 우주가 있다. 고요할 수가 없다. 특히 중학생 시절에 마음은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흔들리고 무너지기도 한다.



상점이 즐비한 골목에서 소음과 살아온 재우네는 아빠가 하던 치킨집이 망하자 할머니가 사시는 경주로 이사를 한다. 서울에 미련은 없었지만 경주에 대한 기대도 없다.

회사를 그만두고 치킨집을 차린 아빠가 뭘 잘 해낸적이 거의 없어서 엄마와는 늘 싸움이 일어났었다. 난 왜 이런 집에서 태어났냐고. 부모를 선택할 자유도 없이 왜 태어난거냐고.

이름이 같아 친했던 한재와 멀어진 후 간격을 좁히지 못한 채 미리 말도 해주지 않고 경주로 내려와버렸다.



경주에 있는 중학교로 전학을 했지만 아이들은 벌써부터 거리를 두고 수근거린다.

'재 뭐 사고치고 전학온거 아니야?'

학교로 가지않고 거리를 헤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지만 그냥 끊어버렸다.

잔소리나 하려는거겠지. 하지만 그 전화를 받았었야만 했었다. 그게 마지막 전화였으니까.

미안하다는 녹음만 남기고 아빠는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그렇게 세상을 떠나면 내가 용서해줄거라 생각한걸까. 자신의 가족은 물론 스스로도 책임지지 못하고 못난이처럼 죽음을 선택한 아빠가 원망스러웠지만 점차 그리움과 후회가 밀려들었다.

그 전화를 받았다면, 좀 더 다정하게 해드렸다면 아빠가 살아있었을까.

남은 가족들 모두 깊은 상처로 허우적거렸다. 가장이 된 엄마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경주로 내려오자마자 계속되는 지진처럼 삶은 늘 비틀거리는 것 같고 불공평하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유자누나는 보육원출신이라고 했다. 이제 독립을 해야하는 나이가 되었는데 갈 곳이 없단다. 한재역시 음악을 하는 것이 꿈이지만 청각에 이상이 생겨 포기할 위기에 처한다. 도대체 아직은 누구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우리들을 세상은 왜 흔드는거지.

흔들리는 우주에서도 꼿꼿하게 버티는 존재들이 있다. 언젠가는 그 흔들림도 잦아들 것이다.

유자누나의 이름은 '자유'의 반대말이었다는 것처럼 '자살'을 '살자'로 바꿔 훗날 그런 추억도 있었노라고 말하는 시간이 온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니 지금은 흔들려도 괜찮다고.

흔들리는 아이들에게 손을 잡아주는 다정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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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의대 보낸 엄마의 비법 - 초등부터 고등까지, 실천하는 육아 전략
임선경 지음 / 사유정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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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운명은 정해진채 태어나는 것일까? 아님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인생을 반 넘어 살고 보니 이런 의문이 들 때가 많아진다. 어렸을 때에는 운명론을 믿지 않았고 내 노력에 의해 삶은 결정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보다 더 공부 잘하고 노력도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 지금 나보다 훨씬 안좋은 상황으로 살아가기도 하는 걸 보면서 운명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조금 느린 아이, 이기적인 잣대로 들여다보면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아이를 둔 엄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 것도 두 아이 모두 그렇다면.



의료계쪽에 일을 하는 사람이니 더 예민할 수도 있었을텐데 주위사람들의 거친 판단에도 굴하지 않고 기다려준 것은 정말 존경스런 마음이 든다. 인내심을 가진 심성도 있었겠지만 자신마저 믿음을 놓아버리면 정말 아이들을 그런 아이로 각인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컸기 때문에 스스로 긍정의 마인드를 유지했던 것 같다. 그래도 불안함까지 잠재울 수는 없었겠지만.



두 아이들이 조금 느리고 호기심이 많은데다 앞만 보는 특징을 가진 것 같기는 하다.

기다려주는 엄마를 만나 단점이 장점이 되기까지 정작 아이들은 큰 불편함을 몰랐다고 한다.

무엇보다 주변의 시선과 섣부른 판단이 얼마나 칼날같은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이가 느리다고,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심지어 너 때문에 자신이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 같다고 했던 선생이라니...지금 그 선생은 어떤 해명을 할 수 있을까.



소나 말을 물가까이 끌고 갈 수는 있지만 정작 물을 먹는 것은 소나 말이다.

두 아이를 의대에 보낸 저자역시 물가까지는 정말 너무 훌륭하게 아이들을 믿으면서 잘 이끌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물을 먹는 능력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사이 사이 아이들의 인터뷰에서 물가까지 이끌어준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세상의 잣대로 보면 의대나 법대가 성공의 지름길 일 수는 있다.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을 못하는 젊은이가 넘치는 시대에서 대학의 의미는 이제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두 아이의 의대진학은 물가로 이끌어주는 엄마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내는 지혜를 얻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기특하고 미래가 기대된다.

의대를 보낸 장한 엄마라는 타이틀보다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이점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이끌어준 리더로서, 멘토로서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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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밤에 쓴 일기 난중야록 2 - 이순신 탄생 480주년 만에 공개되는 7년 전쟁의 비록
조강태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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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체크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난중일기를 읽었었다. 민음사에서 출판한 것이었는데 원문에 충실한 것이어서 재미가 있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다만 그의 복잡한 심정,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 자주 병으로 힘들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이순신 장군의 외가 쪽 후손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순신장군에 대한 좀 더 속 깊은 사정을 잘 아는 듯 하고 이순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잘 그린 것 같다.

난중일기에는 등장하지 않는 관비 단이 정말 실제한 인물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지만 만약 실제하지 않는 단이를 등장시켜 이 책을 썼다면 작가로서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사건을 하나 하나 해결해나가는 셜롬 홈즈를 보는 느낌이랄까. 고독하고 병이 깊었던 이순신장군곁에 실제 단이같은 여인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단숨에 읽어내릴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다.

특히 이순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원균의 쪼잔함과 비열함이 잘 그려져 있어 화가 치밀이 오른다.

여자 치마폭에 빠져 나라의 운명까지 위태롭게 한 인간! 아마 지금도 어디엔가 그의 후손이 있을텐데 제발 조상의 흠을 닮지 않았어야 할텐데..



밤마다 이순신의 말을 야록으로 쓰던 단이는 현명한데다 일머리까지 있어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정말 아까운 인물이다. 더구나 관비라는 신분으로 살아야 했으니 고단함이 오죽했겠는가.

번번히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해결사로서 이순신을 도왔으니 소중한 존재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조선시대의 그 무지막지한 신분제로 인해 여러번 고비를 맞는다.

별볼일 없는 양반입네 하면서 여자들을 함부로 다루는 종자들이라니...가슴이 저린다.



특히 단의 어미로 나오는 질임의 지혜와 용기에 존경의 마음까지 우러난다.

하지만 그 처절한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끝이 시려진다. 아까운 운명이다.

실제한 인물이었다면 후세에 책으로 살려내어 존재를 드러낼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위안하기를 바랄 뿐이다. 다음 편에는 드디어 왜놈들과의 일전이 펼쳐질 것 같다.

그리고 이순신의 마지막 운명도 다가오는 듯해서 기대감과 함께 가슴이 저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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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 - 명상하는 변호사 최순용의 직장인을 위한 명상 입문서
최순용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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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라고 하면 우주의 광할함이나 고요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아무 도구가 필요없이 자신을 정비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절대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요가나 명상을 일상처럼 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따라해보자고 마음먹지는 못했다. 이 책은 분명 명상에 대한 책인데 인생에 대해, 철학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어린 나이에 검사로 승승장구했었다는 저자의 삶은 누가봐도 부럽고 이상적인 삶처럼 보인다.



미션스쿨을 다니며 기독교 교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저자가 마치 번개를 맞듯이 불교사상을 만난 것은 운명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부처와의 인연을 인간이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전생에 선승이었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깊은 인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법대보다 철학과를 가고싶었다는 것도 어쩌면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늘 질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운명을 타고 났기 때문이라고.



그런 운명을 가진 사람이 인간을 가장 날카롭게 재단하는 검사생활을 하니 늘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결국 마흔에 접어들고서야 가야 할 길을 가게 된 것도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시끄럽고 들끓는 마음이 조금쯤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남는 것은 '마음챙김'이라는 단어 하나! 그냥 그 단어하나만으로 이 책의 소중함을 정의하고 싶다.



이런 책을 쓸 정도로 명상을 하고 자신을 닦아온 사람이 탁한 시류와 함께하면서 살아왔으니 얼마나 불편했을까. 명상은 보이지 않지만 어렵고 선택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편견이 조금쯤은 덜어졌다. 분명 살기에는 편한 시절이 왔지만 마음은 시끄럽고 정신이 아픈

사람들은 늘어났다. '마음챙김'이 왜 중요한지, 그 답을 얻기 위한 길이 명상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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