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항상 아가리로만 할까?
이창현 지음 / 모티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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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부터가 참 리얼하다. '아가리'라니...입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말만 있고 행동은 없는 사람들을 속되게, 리얼하게 전달하기 위해 지은 제목같은데

아주 제대로 표현한 듯 하다.


'입만 살아서'라든가 '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뜰것이다'라는 말이 바로 이런 사람들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실제로 주변에 이런 인물들이 한 둘이 아니다.

허세가 쩔고 말만 앞세우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사는 편이다.

어찌되었든 말이 많은 사람은 싫다.



왜 아가리로만 하는지 그 이유를 들어보니 일은 하기 싫고 지식은 짧고 좌절감이 많은 인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 들어있는 이유중에 나도 뜨끔한 사항들이 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기 때문'이라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같은 것은 내게도 해당된다. 아하 나도 어쩌면 아가리로만 하는 인간일 수도 있겠는데.

살짝 겁도 나지만 더 알아보고 싶어지는 마음에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지식이 짧은 경우, 책을 많이 안 읽는 경우에는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제법 책도 많이 읽고 박학다식까지는 아니어도 무식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나마 머리속에 들어가있는 지식이 많으면 허세만 부리지는 않는 것 같다.



망하는 사람들이 한다는 10가지 행동에 무척 공감하게 된다.

'자기 고집이 너무 강하다'

'변화에 둔감하다'

'탓을 한다'

'게으르다'

'말만 번지르르 하다'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긴다'

와우 주변에 이런 사람들 너무 많지 않은가.

나도 부지런한 편은 아닌 것 같고 고집도 센 편이다. 쩝 어쩌면 나도 모르게 아가리로만

떠벌리고 사는 인간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을 거울로 비쳐보는 것처럼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약속을 잘지키고 실천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시간이다.

저자도 아가리로만 했던 사람이었는데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고 하니 용기를 내서 달라져보면 어떨까. 좋은 해결책이 들어있는 해답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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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노영희의 기록 - 명태균은 어떻게 대한민국의 정치를 뒤흔들었나?
노영희.정정현 지음, 안중걸 그림 / 답(도서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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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열흘도 안남은 지금, 나는 뉴스 보는 것이 싫다.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는데 정치판 돌아가는 꼴도 보기싫고 정치인들의

일상에 대한 뉴스도 보기 싫다. 분명 과거보다 살기 좋아졌다는 세상이 되었는데 정치판은 과거와 다름없이 개판이다.


연일 뉴스에 도배되던 인물 명태균은 누구이고 왜 정치판에서 그를 이용했는지 사실 궁금하기도 했지만 궁금하지 않기도 했던 주제였다.

그저 정치 브로커에 협잡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고 내 생각은 맞는것 같다.

저자인 변호사 노영희의 말마따나 그의 머리가 나쁜 쪽으로 좋은 것도 맞는 것 같다.

기회주의자이면서 능구렁이같은 정치인들을 쥐락펴락 한 것을 보면 말이다.



내 나이 환갑을 넘었고 대한민국의 다사다난했던 역사를 체험한 세대이다 보니 정치인들에게 환멸을 느낀다. 멀쩡하던 사람들도 정치판에 끼여들면 멍청이가 된다.

우리나라만큼 민도가 높은 나라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그런 허접한 정치인들에게 속고 또 속고 바뀌면 좋아지려나 하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마지막 희망하나마저 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들, 백성들을 우민이라고 무시만 할 것인가.



이런 개판같은 정치판을 제대로 파악하고 큰 그림을 볼줄 알 것 같은 몇 몇 인물들이 있다.

저자 역시 그중 하나가 분명한데 그녀의 필체 자체가 아주 리얼하면서도 강하다.

왠만한 배짱으로 이 판에 끼여들 수도 없을 것이고 함부로 끼여들었다간 본업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을텐데 대단한 여장부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판을 읽어내는 능력도 탁월하지만 그녀의 말중, 정치인은 하늘이 낸다는 말이 공감된다.

제대로 이야기하면 정치인 중에서도 대통령은 하늘이 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과거 조선의 왕처럼 말이다. 능력보다는 운명, 그 시대가 만들어낸 우상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시끄럽다.

버티고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민을 가야하나 고민중이다.

우리는 왜 제대로 된 정치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고민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주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이 망국병에 대한 처방전은 있는 것일까. 세종과 같은 성군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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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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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꿈을 일구는 예술가들이 많다.

과거에는 밥을 벌어먹기 힘들어 포기하거나 취미로만 즐겼던 예술, 음악분야의 사람들이 이제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다행스럽기도 하다.



클래식도 어렵지만 국악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가야금이나 거문고, 대금같은 악기는 그나마 접할 기회가 많은데 해금이라니...해금이 뭐지? 대금의 동료쯤 되는 악기인걸까.

사진으로 보니 중국의 얼과 같은 악기인걸까. 검색을 해보니 소리도 연주방식도 다른 악기라고 한다. 일본에도 비슷한 악기가 있다고 한다. 암튼 두줄을 가진 해금의 음색은 깊고 조금쯤은 슬픔을 지닌 것처럼 다가오기도 하지만 저자의 연주여행 이야기를 보면 다른 서양악기나 록과 같은 모던한 음악과도 잘 어울리는 특색을 지닌 악기인듯하다.



저자는 음악에는 전혀 뜻이 없다가 운명처럼 해금을 만났다고 한다.

해금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니 우주의 삼라만상이 다 들어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저자가 그만큼 해금에 대한 사랑이 깊어 표현이 남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연처럼, 운명처럼 다가온 악기였지만 상당기간 왜 라는 물음표가 따라다닌 모양이다.

대중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악기인데다 전공후 미래에 대한 것도 불안했을 것이다.


그래서 만든 '잠비나이'라는 밴드는 이름부터가 독특하기 그지없다.

아무 뜻도 없는 그저 무심한 단어들의 조합일 뿐이라는데 잠비아라는 나라도 떠오르고 나비도 떠오르고 비내리는 어느 한적한 오후가 떠올려지기도 하는걸 보니 제법 잘 지은 이름이다.



'음악을 한다는 것'뿐이랴. 어느 한 분야에 족적을 남길 수 있는 인물이 된다는 것은 외로운 투쟁이고 번민의 연속이고 고달픈 연습이 이어져야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패스티벌에서 연주를 하면서 느낀 고독감이나 감동같은 것들이 잘 전해졌다.

가슴을 파고 드는 진심같은 것들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연주자에게도 행복한 기운이 퍼졌을 그 멋진 연주를 언젠가 들어보고 느껴보고 싶어진다.

음악을 한다는 것, 예술을 한다는 것, 어느 길이든 특히 남이 많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큰 용기이고 운명이다. 수많은 망설임과 번뇌가 있었지만 자신의 길이 누군가 걸어갈 '길'이 되어줄 것이란 믿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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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릴리 킹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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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편의 단편들은 대체로 춥고 무거운 주제가 담겨있다.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고 말하지만 사랑에는 많은 금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또 끝끝내 포기하지 말아야 할 그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색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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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릴리 킹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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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중에 '화요일에 비가내리면'이라는 노래가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화요일이고 비 대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끼어있다. 대략 다섯 번의 화요일이 지나면 계절의 반 정도가 지나갈 것이다.


그러니까 겨울의 반 정도가 지나가고 있는 화요일을 모티브로 10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이다.

10편의 소설들은 대체로 좀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누군가는 자신의 불륜을 미화시키며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라고 외치기도 했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사랑'이란 단어에도 금기기 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바람난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딸 폴라를 키우는 서점주인 미첼은 직원 케이트에게 연정을 느끼지만 용기가 없다. 아내의 불륜이 그의 용기를 꺽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열 두살 딸의 눈치가 부담스러워인지도 모르겠다.

암튼 겨울의 어느 날 라자냐가 지글거리며 끓고 있는 식탁에서의 풍경에 조금의 희망이 느껴지기도 한다.


뭐 어느나라에선가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인정해주고 받아들이기도 한다지만 금단의 열매를 딴 아담과 이브처럼 너무도 많은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아가며 살아가야 할 동성애자들. 혹은 이성애자들. 가끔은 자신이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 구별을 못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섹스를 통해 확인해보려고 하지만 명확하게 느껴지는 않는 그런 애매함.

특히 그럴수록 상대에게 자신은 강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려고 하는 것은 용기보다는 자기애의 발현쯤이 아닐까.


젖먹이 아이를 키우면서 어렵게 글을 쓰는 여자-아마도 작가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갑자기 나타난 남성은 그녀의 글을 보녀 빨간펜으로 하나하나 지적질을 시작하는데...

이 단편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온 대사는 '용서에는 경계가 없는 거에요'였다. 경계가 있는 용서라면 그건 결국 용서가 아닐테니까.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스페인에서 교사생활을 했다는 작가의 글들은 조금쯤 무거움을 지니고 있다. 마치 잔뜩 안개가 끼고 쌀쌀한 영국의 겨울을 들여다본 느낌이랄까.

열 한살에 부모가 이혼하고 열 네명의 이복형제를 얻게 되었다는 작가의 굴곡있는 개인사가 이런 단편모음에도 담겨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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