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탄의 여왕 1
이수림(수룡)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3.5

 

418페이지, 25줄, 29자.

 

사생아인 이민은 공부만 하는 학생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서 경역학과의 장학생입니다. 전액장학생. 부자인 아버지가 보낸 지원금은 모두 기부해 버립니다. 이런저런 자격증이 7개가 넘을 정도입니다. 단짝 친구인 광신(여자랍니다. 읽으면서 이상하다 했더니, 역시나입니다.) 외에는 별로 사귀는 친구도 없지요. 광신은 매년 생일선물을 하나씩 줍니다. 반지, 목걸이, 그리고 팔찌.

 

세 번째 선물은 가방도 함께 줍니다. 그리곤 이상한 곳으로 보내버렸습니다. 도착한 곳은 카르탄. 막 재무대신이 <알싱>이라는 목숨을 건 소청을 드린 직후입니다. 소청의 내용은 배우자를 맞으라는 것. 발데르(광신의 원래 이름)가 여왕감으로 민을 보낸 것이고, 왕인 드레카르는 받아들입니다. 알싱을 배후조정했었던 시라이 제2마법사는 눈앞에서 여왕 자리를 빼앗긴 셈입니다.

 

전사들에게 대하듯 민을 윽박지른 드레카르는 실패합니다. 최고용사인 발키리의 대장 하랄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여서 그런지 나긋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드레카르에게 충고합니다. 3년의 계약으로 일단 균형을 맞춘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공식적으로는 결혼식도 하고, 북방의 누흐족이 침략도 해옵니다. 사실 드래카르는 민을 이용하여 사방의 적과 내부의 적을 모두 꾀어낸 다음 처결할 속셈입니다. 시녀장 난나와 하랄은 민의 마음을 알고 진심으로 좋아합니다.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동화 같으면 안된다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고요. 구성 및 전개에 조금 불만이 있어 점수를 그리 배당했습니다. 2권을 마저 보고 다시 평가해 보겠습니다.

 

150819-150819/1508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텔 아이리스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3.6

 

219페이지, 20줄, 26자.

 

마리의 시점에서 진행합니다. 마리는 열일곱 된 소녀입니다. 조부모와 부모와 함께 살던 호텔 아이리스가 아직도 집입니다. 대략 백 년 전쯤에 세워진 호텔입니다. 말만 호텔이지요. 해안도 잘 안 보이는 곳이라 대체로 외면받습니다. 할머니(아마도 2-3살 때), 아버지(8), 할아버지(15)가 차례로 세상을 떠나서 이젠 엄마와 둘이서 삽니다.

 

어느 날 202호실에서 한 여자가 뛰어나옵니다. 그리고 남자가 안에 있습니다. 나중에 잡화점에서 그 남자를 보고 그냥 뒤를 따라 가니 유람선을 타고 다른 섬으로 갑니다. F섬이라고 나옵니다. 그는 번역가인데 잘 안 팔리는 러시아 번역가랍니다. 35살 때 결혼을 했었으나 아내가 3년 뒤 죽어 홀로 산다고, 그리고 섬에 산 지는 2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조카랑 근 50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하니 70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번역가와 마리는 연인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번역가가 레스토랑에 데려갔지만 예약이 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 거절당합니다. 그날 섬에 간 마리는 벌거벗은 다음 묶여서 애무를 받습니다. 이른 바 변태죠. 전에 202호실에서 그 여자가 나올 때 한 말이 이해가 됩니다.

 

마리가 여전히 관계를 유지하는 걸로 볼 때 일방적인 게 아닙니다. 아빠 대신 차용한 존재일까요? 어느 날은 손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양말을 신기라고 요구합니다. 양말을 찾다가 피가 묻은 스카프를 발견합니다. 번역가는 광분하여 스카프로 마리의 목을 조릅니다.

 

다시 얼마 후 조카라는 청년이 번역가의 집을 방문합니다. 그는 어릴 때 혀암으로 혀를 잘라내어 말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청년이 떠나기 전에 마리와 긴 대화(필담과 말)를 하면서 번역가의 아내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게 되고, 또 둘은 서로의 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됩니다.

 

번역가는 나중에 이를 종이를 통해 알게 되자 마리의 머리를 자르고 또 채찍질을 합니다. 배가 끊어져 실종신고가 된 마리는 돌아가다가 경찰에 의해 구출(?)됩니다. 번역가는 바다에 뛰어들었고, 사흘 뒤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런데 남겨진 유품 중에는 평소에 말해왔던 '개인적으로 번역중'이라던 러시아 작품, 즉 거기서도 마리가 주인공인 작품에 대한 번역 원고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작가의 다른 몇 작품에서처럼 우울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제일 처음 본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것이지만 실제로는 어디서나 보이는 그런 분위기이죠. 개별 작가에게서 나는 냄새는 대체로 작품들 어디서나 풍기는 것 같습니다.

 

옛날 같으면 바람직 하지 않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이젠 좀 아닙니다. 사람이란 다양하고, 각자가 만족한다면, 남이 뭐라고 할 만한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가학변태자랑 피학변태자가 어울린다면, 남들이 보기엔 아름답지 못한 모양이 나오겠지만 당사자들은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말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강요에 의한 게 아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제3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유로이 내버려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지요.

 

생각을 해 보십시오. 우리에게 엉뚱한 것을 강요하기도 하는 정치인들도 내버려 두는 판국에 우리에게 강요하지 않는 사람까지 정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우리를 괴롭힐 때 처벌할 수 있는 수단만 갖춰두면 되는 것 아닐까요?

 

150727-150727/15072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국지 5 - 천하, 진정한 승자를 기리다
정수인 지음 / 새움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3

 

454페이지, 21줄, 24자.

 

형식이 편년체보다는 기전체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훌쩍훌쩍 건너 뛰어다닙니다. 신라의 대당외교(굴욕적인 것이니 외교라고 하긴 뭐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외교죠, 어쨌든.),에서 시작하여 당의 임금 교체, 기울어가는 백제, 신라의 백제 침공으로 이어지다가 후다닥 끝납니다.

 

4권까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행적을 낱낱이 소개하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5권의 중반부부터는 갑자기 거두어들이면서 끝을 맺는 모양이여서 용두사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계백의 황산벌 전투도 급작스레 마감한 다음 이야기가 끝납니다.

 

이래서는 오국지가 될 수 없을 것도 같습니다. 재개정작이 나올까요?

 

망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함께 죽을 것인가(이른바 옥쇄), 아니면 살아남아 훗날을 기약할 것인가는 정답이 없는 선택입니다. 서로가 상대편을 헐뜯는다면 각각 개죽음과 구차하게 연명한다로 쓰여지니까요.

 

주변과의 다툼이 없는 나라(또는 사회)가 오래 유지되는가? 하는 질문은 여러 사람이 오랫동안 던져왔는데, 대체로 힘들다이죠. 외부와 하지 않으면 내부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그래서 내부의 싸움을 멈추게 하기 위해 외부와 싸우기도 합니다. 마치 외바퀴 수레 또는 자전거와 같아서, 주변의 적을 물리치다 보면 언젠가 멈추게 되고, 그게 쇠퇴의 시작이 되는 것이고요.

 

로마시대를 보면 이탈리아 본토를 평안하게 하기 위해 갈리아를 평정하되 본토처럼 대우하지 않아서 완충지대로 활용할 때에는 외적의 침략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물리칠 수 있었지만 준 내국화한 다음에는 군대를 외곽에 배치해야 하니 뚫리면 내부(이탈리아까지)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됩니다. 물론 시각을 달리하여 보면 완충지대의 사람들에겐 잔인한 정책이 되겠습니다.

 

원래 <고구려>라는 이름으로 나온 책을 개작했다고 작가가 써 놓았는데, 백제나 신라, 수, 당의 이야기가 개정판에서 대폭 추가된 게 아니라면 원제가 민망하겠네요.

 

151104-151104/15110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국지 4 - 신라, 칼날을 드러내다
정수인 지음 / 새움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5

 

458페이지, 21줄, 25자.

 

주된 이야기는 당태종의 고구려 공격입니다. 총군세가 150만이라고 되어 있는데, 믿을지 말지는 역사책에서나 따지면 되고, 소설에서야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 될 듯싶습니다. 그런데 150만을 너무 가볍게 다루네요. 다른 데서는 100만 정도의 군대가 일시에 동원된 것은 겨우 1차 세계대전 때나 되어서 등장했었는데 말이지요. 이 시대의 중국은 인구가 얼마였을까요?

 

따라서 이세민과 그 주변인이 주가 됩니다. 그 외에 계백은 재혼을 하고, 김유신은 화전론파를 밀어내고 주전론파의 득세를 가져옵니다.

 

몇 번이나 말했었지만 내용이 적은 편이고 글이 가볍기 때문에 진도는 잘 나갑니다. 줄거리는 대부분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151018-151018/1510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국지 3 - 백제, 싸울아비의 길
정수인 지음 / 새움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6

 

458페이지, 21줄, 25자.

 

삼국시대의 종말로 향해 갑니다. 주인공 격인 무장들이 전면에 슬슬 등장하니까요. 이야기야 주인공을 따로 두지 않지만 역사책에 나왔던 인물을 중심으로 상상해야 즐거운 법입니다. 계백은 계속 방황하고, 연개소문은 은인자중하다 일시에 정변을 일으켜 보장왕을 내세웁니다. 신라는 점차 위축되는 상황이고, 당은 당대로 굴러갑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수, 당을 합하여 오국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수와 당이 교체되었지만 주무대인 삼국이 건재하니 묶은 모양인데, 아무래도 개인의 취향이겠지요.

 

아무튼 페이지에 비해 줄이나 자 수가 많지 않으므로 금세 읽을 수 있습니다. 본문에도 때로는 아니지만 대체로 술렁술렁 읽을 만하기도 하고요.

 

옛날에 모 대학의 모 교수는 아래 사람을 잘 안 키웠습니다. 다른 과랑 비교해서 오히려 핍박했다고나 할까요? 그 땐 제가 아직 중학생 정도였던 시절이여서 누군가에게 건네들은 이야기로 끝났습니다. 20년쯤 지나서 다른 분이 주임교수가 되었는데 이 양반도 비슷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젠(두 번째 주임교수 때 말입니다) 저도 조금 머리가 굵어졌으니 제 딴에는 머리를 굴려보았습니다. 제 소견(所見)으로는(그래서 소견(小見)이라고 하나 봅니다. ㅎㅎ) 아래 사람이 많아지고 높아지면 그들의 수장인 자신도 높아질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말을 전할 처지는 아니니 여전히 남의 일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들은 파멸하는 주군을 대체로 이런 유의 사람들로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파멸하였기에 그런 이야기가 도는 것일 수도 있겠죠. 승자가 된 다음에는 이것도 이런 꾀가 있어서 한 것이고, 저것도 저런 사려 깊은 의도였다고 해석을 붙이면 그만 아닙니까?

잡설이 길었네요. 아무튼 책 자체는 술술 넘어갑니다.

 

151013-151013/151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