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인간관계가 귀찮은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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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무엇무엇 하기가 유행이다. 혼밥, 혼술, 혼잠, 혼삼겹살 등등, 혼여행. 얼핏 제목을 봐서는 이렇게 혼자서 하는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유쾌한 이야기일 줄 알고 펼쳤는데, 알고 보니, 병적으로 회피형 인간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심리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소극적이고, 책임을 피하는 사람들의 유형을 성격 장애로 진단하고, 그러한 성격 장애를 가지게 된 원인과 치유 방법을 여러 역사적 인물들의 경우와 내담 환자의 경우의 예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내가 볼 때 일본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조용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하는데, 나는 이러한 그들의 성격을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불편을 끼치지 않으려는 이러한 성격을 사회적인 성숙도로 이해한다. 그 이면에는 본인 역시 남에게 눈꼽만큼의 불편도 겪고 싶지 않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시끄럽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듯이 보이지만, 그런 행동은 다른 사람으로 인한 어떤 불유쾌한 접촉이나 관여를 피하겠다는 암묵적 동의이다. 


우리나라에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 것은, 혼자서 밥 먹거나 영화보거나 술 마시러 다니는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좀 예외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나야 배고픈 걸 못참는 사람이라 어디 가서 배고프면 혼자 들어가서 국수도 시켜먹고 짜장면도 시켜먹곤 하지만 아직까지 내친구들 중에서는 그렇게 혼자 들어가서 뭔가를 주문해서 혼자 먹는 걸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나는 이렇게 혼자서 뭘 하면 남들 이목이 신경쓰이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뭘해도 떼로 몰려다니며 같이 해야 하는 저급한 문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종종하곤 하는데, 혼자서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아무 말도 못걸면서 예비군 훈련 같은 곳에 떼로 있으면 지나가는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며 희롱하는 남성들이 생각난다. 


얘기가 딴 대로 샜는데, 이제라도 혼밥 혼술이 유행하고, 남의 이목에 신경쓰지 않고 혼자서 여행을 하고 남을 돕는 등 하고 싶은 걸 싫컷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나는 굉장히 고무적으로 보는데 반해, 이러한 문화가 심화된 일본에서는 이를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데서 두 문화의 갭이 있다고 본다. 지난 일본 여행때 유명한 라멘집에 줄서서 기다리는데, 거기 다 한국 여행객들이 많아 줄이 길었는데 테이블엔 자리가 없고 카운터엔 자리가 있어도 한국 사람들은 '함께' 먹기 위해 한결같이 테이블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기억나기도 했다. 


저자는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길고, 사회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며, 남과의 인간 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유형을 회피형 인간으로 보는데, 원인을 애착관계의 부재에서 찾는다. 전형적인 프로이트식 해설인데,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대개 환경적 요인으로 어릴 때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해 애착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이러한 유형의 인간이 되기 쉽다는 거다. 사회 생활을 하게 된 건 신체적으로는 변변치 못한 인류를 살아남게 한 기본적인 동력이었는데, 어쩌다가 애착 관계에 문제가 생겨 사회 생활을 두려워하고 혼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는지 아마도 개인적 사생활이 중요시되다 보니, 이런 저런 영향을 받아 과거보다 그런 '장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론이 늘 맞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성격 유형은 굉장히 다면적으로 분석 가능하며, 애정 부족이 모든 것의 근본 원인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적당히 '회피형 인간'인 사람은 여럿이서 할 수 없는 혼자만의 시간동안 풍요로운 정신 생활을 할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살과 살을 맞닿고 다양한 표정과 신체적 접촉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인터넷의 인간관계는 내보이고 싶은 부분만 내보이는 인간들의 부분적 모습과만 대면하기 때문에 때로 가상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기도 한다. 어린 시절의 애착 관계의 부재로 이런 저런 문제가 많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연구에서 뒷받침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성장 단계에 있는 아이를 두신 분들은 온힘을 다하여 사랑합시다. 그런데 과보호나 과한 기대 역시 이런 문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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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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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지 않은 책들은 금방 잊힌다. 없던 걸로 되는거다. 그럴까. 단 몇시간이라도 어떤 책을 읽는 시간동안 뇌는 어떤 식으로든 신호를 만들어내고 기억과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텐데 그것은 없던 일이 되어 버리는 걸까? 그렇다면 별로인 책들은 읽을 필요가 없는걸까 어떻게 좋은 책들만 골라 읽을까.  읽은 지 오래되었지만, 이 책에서 유독 기억나는 게 있다면  이 책에서작가가 제기한 등단 시스템의 문제다. 우선 독자의 입장에서 먼저 한마디 하자면,  등단작가와 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라면 일단 한국 문학 내의 어떤 권위가 인정한 것이니 문학작품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퀄리티는 보장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것이, 작가의 글쓰는 시간 못지 않게 소중한 나의 책읽는 시간이 헛되이 돌아가고 마는 것을 막기 위해 우매한 독자가 할 수 있는 차악의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좋은 책은 훌륭한 작가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훌륭한 작품상 심사위원이 만드는 것도 아니다. 훌륭한 출판사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베스트셀러 목록이 만드는 것도 아니다. 훌륭한 평론가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훌륭한 필독도서목록이 만드는 것도 아니다. 좋은 책은 개별 독자가 만든다. 그 책을 읽은 혹은 읽을 가능성이 있는 군집으로서의 독자가 아니라 하나라 한사람 한사람 각각 떨어진 개인 말이다. 아무리 훌륭한 노벨상을 받은 책이라 해도 한 개인에게 아무 공감도 느낌도 자극도 되지 못한다면 공간만 차지하는 쓰레기이다. 세계 곳곳 도서관 추천도서 1위에 있는 책이라고 해도 그것을 읽는 사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의해 그 책의 가치는 달라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일생을 바꾼 책이 다른 사람에게는 냄비받침이 되는 이유가 그렇다. 그만큼 다양한 인간의 세상에서 개별적으로 독자적인 인간이 선택해야 할 책이 있는 만큼 책의 선택은 독자의 필요에 따라 다르다.

나는 문학상을 신뢰하지 않지만, 문학상의 권위는 인정한다. 그러니까 어떤 책이 소위 위기에 처했다는 한국 문학계에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건 그 위기에 대한 책임을 절감해서건 심사위원으로서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이건 올해의 책이야 라고 선언한 책에 다소나마 존재할, 작품성이건 예술성이건 그 어떤 이름으로 불리건 간에 거기에 투영된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한번쯤 들여다본다고 전적으로 시간만 낭비하고 말 작품이 될 가능성은, 광고나 이벤트로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노이즈마케팅 전략으로 떠들썩해진 책들보다는 낮을 것이다. 

임경선은 미등단 작가로서 받은 ‘불편’을 다음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정통 문학을 중시하는 일부 사람들한테 무시당하기도 한다. 가령 한 식사 자리에서 어떤 문학평론가는 내 앞에 앉았다가 소개를 받은 직후 다른 ‘정통’ 작가 앞으로 자리를 옮겨 갔다. 둘째, 문학 담당 신문기자는 미등단 작가들의 책을 지면에 제대로 다뤄주질 않는다. 셋째, 문인 공동체로 묶이는 여러 모임에 끼지 못한다. (...) 마지막으로 미등단 작가의 네 번째 불이익은 여러 창작 기금의 수혜자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팬으로서의 독자에게는 정통작가와 비정통작가의 구별이 필요없고 관심도 없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어떤 작가의 작품을 읽을만한가에 대해 작품상이나 등단 같은 기준이 필요한 건 그 작가의 첫작품 뿐, 그 작가의 글을 좋아하게 되었다면 등단하지 않았어도 베스트셀러가 아니어도 좋은 책을 내는 좋은 작가일 뿐이다. 그렇다면 정통작가가 아니어서 받는 첫번째 불편이란, 누구에게 대접받고 싶은 속된 욕망 중 하나일 뿐이다.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면 독자가 대접해주고 인세로 보상벋을 것이다. 셋째 문제도 비슷하다. 등단작가의 모임이 부러우면 미등단작가 모임을 만들면 된다. 한국 문학이 등단작가와 문학상 수상작가들만의 리그로 비쳐지는 이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렇기 때문에 한국 문학이 위기에 처해있는 것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그러한 문학계의 관행을 주도해간 소위 문학권력이라 부르는 자들의 책임이란 건 분명하지만 그들의 모임을 불편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작가만을 바라보는 독자에게, 작가가 독자만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는 생각 즉, 배신감을 불러온다. 

두번째 문제, 미등단 작가의 책이 매체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는 건 큰 불이익이다. 독자가 책의 선택에 어려움이 많은 것처럼 매체가 출판되는 모든 책을 다 다루기는 어렵다는 걸 인정하더라도, 미등단 초보 작가의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는 홀로 힘겨운 길을 개척하는 일이다. 여기서 임경선은 불이익의 대상을 미등단작가로 한정시켰지만 비문학까지 포함하면 무명작가로 확장해서 생각해보는 게 더 맞을 듯하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유명 작가의 허접한 에세이들을 보었는가. 이름이 알려진 등단작가의 책은 최소한의 판매가 보장되므로 앞다투어 출판사가 작품을 출건하려 하겠지만, 미등단 작가의 책은 내용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에 양질의 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게 매체의 의무고 책임이다. 이런 일을 게을리하고 츨판사가 보내준 유명 작가의 책 홍보기사만으로 책코너를 의지하는 것은 매체의 성실성을 위배하는 행위이다. 무명작가와 미등단작가, 작은 출펀사의 좋은 책을 하나씩 선정한다던가 할당제 같은 제도를 도입해도 될듯하다. 대통령 후보가 여성 할당제를 주장했는데 역차별이 될 소지가 있는 건 당장 리더의 위치에 올라갈만큼 지도자급의 위치에 여성이 포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두배 세배로 뽑는다면 중간리더의 부족으로 질낮은 리더가 포진될 가능성을 배재해볼 수 없는 건데, 희망이 있어야 미래가 있는 것이다. 

창작 기금의 수혜자 문제는 공적 자금을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한 기준의 문제일 것 같다. 연구 프로젝트를 선정할 때에도 SCI 같은 논문의 갯수로 최종 평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그렇게 되면 순수 과학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누가 심사하러 갔다 와서 흥분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안철수 부인 김미경의 논문 실적 만으로 부당 채용이라고 말하는 논리와 비슷하다. SCI 논문이 최고의 가치는 아니지만 연구자로서 공평성을 위해 채택한 기준에 다른 대안이 없는 이상 그것에 미달된 사람의 다른 판단 근거는 설득력이 설 자리가 협소하기 때문이다. 미등단 작가의 불이익을 징징거리기보다는 창작 기금이 미등단 작가에게 가는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다른 대안을 제시한 편이 더 옳은 태도로 보여진다. 

작가 본인은 미등단 작가로서의 불이익과 작가로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이 많이 있을 테지만, 그래도 이 작가의 경우 방송 출연 상담 등의 작가 외적 활동으로 잘 알려져 출판서의 러브콜도 많고 책도 많이 팔려 어느 정도는 안정된 생활이 가능한 것 같다. 노벨상 수상작가 파트릭 모디아노가 너무나도 눌변이어서 놀랐다는 말을 김화영의 번역 수첩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말을 잘해 강연 및 및 매체에의 노출의 덕으로 책 판매에 도움이 디는 곳은 또다른 문화적 수혜자에 해당된다는 곳을 잊지 않도록.

여러 에세이들을 모아놓었는데, 1.5배속의 듣기 기능으로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만쿰 가독성이 좋고 택한 주제도 일상적이면서 공감을 갈 만한 주제들이다. 개인적으로 소설 두 권은 낙제점에 해당되지만, 에세이라는 글의 성격상 주제 선정과 풀어가는 과정은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포인트가 많다. 자신의 이야기와 사랑, 직장, 꿈, 건강, 희망 등 다채로운 주제를 엮고 상담했던 이야기들을 간간히 섞어 지루하지 않게 연결했다. 나 정도의 나이가 조언을 받을만한 주제는 적었으나 대체로 공감가는 내용은 많았고, 대학생들과 청년들, 일과 가사 육아 이 모두에 대한 부담감을 혼자 이고 가야 하는 많은 기혼 여성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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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남자
임경선 지음 / 예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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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리나의 첫줄에서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자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고 했는데, 이 말은 불륜에도 성립한다. 모든 불행이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있듯, 불륜에는 불륜을 야기시킨 불행이 뒤에 숨어있다. 이승우 작가가 사랑의 생애에서, 사랑이 그 사랑하는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사람의 몸에 그 자체로 생명을 틔어 기생하다가 숙주의 마음을 모두 빼앗아 고갈시키고 자신도 생명 현상을 모두 마친 다음에야 끝나는 것이라 했지만, 발화되는 순간의 시작은 그동안 쌓아온 결핍이 씨앗이 된 경우가 많다. 현재 배우자와의 충족되는 사랑 속에서 어떻게 불륜이라는 위험하고 금기된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그러니까 모든 불륜은 다 고만고만허지만 불륜의 기저에 쌓여온 결핍과 불행은 다 각자의 고유한 이야기를 가진다. 

섹스리스 부부들의 일탈이 불륜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은데, 그것은 섹스를 거부당하는 자가 거부하는 쪽에게 버려졌다는 생각에 동의하여 불륜을 저지른 쪽에게 면죄부를 주기 때문이다. 사랑과 섹스가 동일한 건 아니지만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는 만큼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고 지키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섹스가 결혼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을 아는 남자가 섹스를 두 사람의 기계적 동작으로 이해하고 서로 잘 안맞는 부품이라 선언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원하면 언제든지 응해주겠다고 했다면 교묘히 섹스리스의 문제를 회피하고 결혼도 지키면서 섹스에 대한 충성도를 기대 이하의 수준으로 유지시키고자 하는 고도의 심리전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걸로 충족되지 않는다. 내가 사랑을 원할 때는 언제든 응해주겠다고 했지만, 또 말처럼 그렇게 언제든 내가 원하기만 하면 섹스가 가능한 사람과 함께 누워 자지만 채워질 수 없는 결핍은 결국 세사랑의 씨앗을 틔울 양분을 제공한다.

소설은 진부하다는 표현 자체도 아까울 만큼 뻔하다. 뻔한 얘기를 뻔하게 썼으면 교훈이라도 있던가, 심지어 작가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설명할 상상력도 없고, 결말을 맺을 의지도 안보인다. 이북 평균 평점이 별 둘인데 내가 하나 더 준 이유는 각자 저마다의 불행을 설정하는 대목에서 사소해보이는 부부간의 섹스를 대하는 문제를 섬세하게 캐치해내었다고 판단해서지 소설 자체로서의 평점은 구렇지 않다. 훈하디 흔한 여성지 수기 코너에서도 이 보다는 상상력을 더 보여줄 것이다. 1인칭 시점에서 한 여자가 자기 이외의 다른 사람은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의 생각에만 집중해서 사랑의 어쩔수없음을 얘기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을만큼 절절하게 애달프고 마음이 와닿는 것도 아니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상황극이라고 해야 맞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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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정리의 힘 - 삶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공간, 시간, 인맥 정리법
윤선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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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가 없고, 개인 차도 없던 시절에는 부모님들이 소모품 같은 게 떨어지면 그 때 가서야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고, 매일 시장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식거리들을 준비하셨기 때문에 식구가 많이 살아도 대형 냉장고가 필요없었다. 지금은 어느 집에서도 무언가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미리 사서 쟁여놓기 때문에 냉장고와 부엌 수납공간은 꽉꽉 채워져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들은 구석에 있어서 막상 사용하려면 찾지 못해 또사고, 또산 것들을 쟁겨놓다보면 그 구석에는 뭐가 들어있는지조차 모른다. 이건 부엌용품 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옷이다. 계절이 뚜렷하다보니, 계절별로 입는 옷들이 다르고, 유행이 빠르게 지나다니니, 비싸게 사서 한두번밖에 입지 못했어도 입지 못한 옷들은 버리지도 못하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에코는 <책의세상>이라는 책에서 책에 대해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책 한권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정확한 가격은 잊어버렸는데 엄청 비싸다는 말이다. 


사는 만큼 버려야.

공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렇게 물건이 계속 늘어나다 보면, 사람을 위한 공간이 줄어들거나,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공간을 넓혀가야 한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너무 많은 잡동사니들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들을 찾는데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대가는 시간과 노력이다. 특히 큰맘 먹고 하는 대청소, 혹은 대정리는 전문가라도 몇일이 걸릴만큼 대대적인 작업이다.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옷정리를 하루 하면 온몸이 몸살이 날 정도인데, 입으려면 없던 옷들이 정리를 하려면 한도 끝도 없이 기어나온다. 현대 산업사회는 풍요로운 물질 생활을 가능하게 했지만 오히려 그 물질의 덫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물건을 사는 이유는 갖고 싶은 욕망 뿐만 아니라, 그것들의 필요 떄문이기도 하다. 한정된 공간에 새로운 물건을 사들일 때는, 오래된 물건 하나를 버리야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 기본 하나만 지켜도 최소한 더는 집안이 복잡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리의 법칙들

저자가 충고하는 말 중 기억에 남는 몇가지 중 하나는 제목처럼 매일 15분씩 정리하라는 거다. 매일 정리하는 것은 대대적으로 날을 잡아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 15분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는 않지만, 힘들지 않다. 만일 사무실 정리의 예를 든다면 오늘은 맨 윗서람, 내일은 두번째 서랍, 그다음날은 서류함, 그 다음은 책들과 같이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작업을 분산하고 그것을 매일 실행하라는 것이다. 대단한 아이디어 같지만, 사실 대부분 어느 정도는 그렇게들 하고 살지 않나. 간이 옷걸이에 너무 많이 옷이 걸려 있어서 넘어가게 생기면, 안입는 것 몇개 꺼내 옷장에 넣지, 넘어질때까지 내버려두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그런 종류의 정리를 매일 조금씩 요기 조기 15분씩 습관적으로 한다면 한결 정리가 쉬워질 거 같다. 


정리할 대상은 물건 뿐만 아니다. 우리는 때로 스마트폰 주소록 정리, 시간 정리, 인맥 정리 등도 필요하다. 불필요한 물건을 버려야 하는 것처럼 불필요한 인맥도 정리해야 하고, 불필요한 일에 낭비하는 시간도 버려야 한다. 하지만 물건 정리와는 달리 실제 생활에서 이러한 일들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리 간단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인맥이 사회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을 생성하고 지켜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 나름의 충고가 있는데, SNS를 활용하고 관심도 많이 가져주고, 모임도 만들고,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인맥은 끊어버리고 등등의 이런 방법들이 실제로 인맥 형성에 어려움을 갖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고, 단지 저자의 경우 그렇게 했다 라고 참조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정리력 카페에서 회원들과 교류하며 정리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매일 한가지씩 버리기, 혹은 하루씩 쇼핑 안하고 지나가기 등등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을 회원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실천하면 훨씬 실행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긴 한데, 본인이 운영하는 정리력 컨설턴트에 대한 홍보성 이야기가 너무 많고, 또한 정리력 컨설턴트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교육 사업까지 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자칫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을 현혹하는 말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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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퍼센트 인간 -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로 보는 미생물의 과학
앨러나 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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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퍼센트가 인간이라면 나머지 90퍼센트는 무엇일까?  바로 미생물이다. 인간은 인간 이전, 포유류 이전의 까마득히 오래 전 진화 과정에서 미생물과 나란히 진화했다. 미생물에게 동물의 몸은 단순한 서식지일뿐만 아니라  '세계'이며 '기회의 땅'이다. '지구가 자전을 하면서 온갖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인체 역시 호르몬의 밀물과 썰물의 화학적 기후를 형성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복잡하게 달라지는 지형을 형성해 간다.(p26)'.


다윈 이후로 100년 동안 충수는  흔적기관이었다. 기능은 맹장염.  무용지물 기관이었다. 훗날 밝혀진 진실은 그 안에 특수화된 면역세포와 미생물을 보관한다는 것이다. 식중독이나 장염이 휩쓸고 가면 소화 효소를 돕고 몸의 기능을 함께하게 될 미생물들이 사라지고 텅 빈게 되면, 충수에 보관되어 있던  미생물이 채워지고 공장은 다시 굴러간다.  함부로 몸의 일부를 잘라 내면 안된다. 의사들이 예전에 충수며, 자궁이며, 전두엽이며 편도선이며 치료의 한 방편으로 잘라내던 것들의 중요성을 훗날 밝혀냈듯이, 현재 행하고 있는 각종 현대적 시술들, 검사들, 치료들 역시 훗날 다른 진실이 드러날 지도 모를일이다. 


지구가 다양한 풍경을 가진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각종 미생물로 가득차 있다. 몸속 거주자들의 구체적 신상명세는 개인별로 다양해서 지문만큼이나 각각의 인간은 고유한 미생물 집단을 가진다. 장애 서식하는 미생물은 필수 비타민을 합성하고 식물성 섬유질을 분해 하는 등 인체를 위해  몇 가지 일을 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1990 년대 후반 분자생물학 기술을 이용하여 큰 발전을 이루어냈다.  대표적 예로,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들이 우리가 음식에서 추출하는 에너지 수준을 결정한다. 또한 체내 미생물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인간 유전자의 발현을 조정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특정 미생물의 부족과 과잉으로 설명되는 다양한 질병들의 사례를 통해 미생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전달한다. 이제껏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유전자(혹은 유전자 조합)를 찾아내려고 세계 각지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연구했지만 그다지 큰 결실을 볼 수 없었던 21세기형 질병들, 비만, 자폐증, 자가면역질환, 알러지 등이 몸속 미생물의 작용으로 설명되는 점이 가장 큰 충격이었다. 심지어 성격까지도 미생물 집단에 의해 좌우되는 예를 톡소플라소마라는 기생충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다. 톡소플라스마는 집고양이를 통해 인간에게 감염되는데, 고양이나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쥐들은 대범해졌다. 인간의 경우에서 남녀가 약간 다른 양상을 띠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해진다는 것이다. 


동충하초에 감염되면 개미는 좀비로 변한다. 좀비로 변한 개미는 나무 위로 올러가 북쪽을 향해 달려있는 잎을 골라 뒷면의 옆맥애 턱을 깊숙하 박아 넣고 꼼짝도 하지 않는다. 동충하초가 시켜서 하는 일이다. 동충하초는 개미의 몸 속 양분으로 자라면서 개미의 목숨을 빼앗아간다. 개미의 몸속에서 뻗어나와 방출된  동충하초 포자는 낙엽더미를 뒤덮으며 새로운 개미 군단을 감염시킨다 . 숙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미생물은 많다  광견병은 광견병 바이러스로 가득한 침을 문채 사납게 물어뜯게 만든다.톡소 플라스마 기생충에 감염된 쥐는 빛울 두려워하지 안ㄹ도 연가시에 감염된 곤충은 물애 빠져 자살한다.


자폐아의 경우에서 연구된 미생물과 자폐아와의 관계가 흥미로왔다. 사실 자폐아와 특정 박테리아와의 관계는 한 자폐아를 키우는 엄마 알렌 볼트의 노력으로 밝혀졌다. 어릴 때는 정상이었던 아이가 귀에 물이나와 병원에서 주는 온갖 종류의 항생제를 먹고 난 후 자폐아가 되었다고 판단한, 전직 프로그래머인 엄마는 평생을 아이의 자폐의 원인과 항생제의 사용에 관한 관계를 연구하였고 그 연관성에 대한 가설이 과학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는 인간승리 스토리가 나와있는데, 이 작용을 일반인이 이해하려면 몇가지 난해한 용어들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정리를 해봤다. 이 부분을 이해하게 되면, 다른 모든 질병, 온갖 종류의 알러지와 루프스와 제1형 당뇨 등을 비롯하여 불치병으로 알려진 온갖 종류의 자가면역이 체내 미생물총과 갖는 관계를 대략 그려볼 수 있다. 


트립토판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장에 들어오면 아미노산 중 하나인 트립토판 수치가 높아진다. 트립토판은 세로토닌 분비를 높인다.  장내 미생물이 직접 트립토판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장내 미생물이 면역계를 조정해서 체내의 트립토판을 파괴시키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을 파괴하는 면역계의 화학 물질은 사이토카인이다.


사이토카인

인체가 침입을 감지하면 사이토카인이라는 화학전달물질이 체내를 돌아다니며 제 역할을 한다. 사이토카인은 적을 공격할 준비가 된 흥분한 병사들과 같은 상태인데 이것이 과도하게 분비되고 싸울 적을 만나지 못하면 인체를 공격한다. 우울증 과잉행동장애 조현증 치매까지도 면역의 과잉 반응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자폐증에서도 '면역계가 바쁘게 돌아다니며 사이토카인을 공격적인 수준으로 뿜어내고 있다(178).'


클로스트리듐

자폐아동의 경우 장내 박테리아의 균형이 정상인과 다른데 그 중 클로스트리듐 속 박테리아가 많다. 자폐아들은 빵을 좋아한다. 


피로피온산

장내미생물이 소장까지 소화되지 못한 음식 찌꺼기를 분해할때 생기는 짧은사슬지방산(SCFA)의 일종이다. 인체에 중요헌 물질이지만 (자폐아들이 좋아하는) 빵을 만들때 방부제로도 쓰인다. 클로스트리듐 박테리아들이 프로피온산을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다. 맥파비 박사는 동물(쥐) 실험에서 피로피온산을 주입하면 쥐들이 자폐증세를 보였다. 사망한 자폐 환자를 부검했을 때 면역 세포로 가득차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박사는 과다한 프로피온산이 아이들의 뇌 발달 과정에서 시냅스를 연결하고 끊는능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위생가설이라는 게 있다. 한마디로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는 면역이 극도로 민감해진다는 가설이다. 1989년 영국 의사 스트라찬은 알레르기는 감염이 너무 모자라서 생기는 질병이라고 생각했다. 알레르기가 급증한 시기와 공중위생이 개선된 시점도 맞아떨어진다. 면역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임에도  빠르게 인정을 받았다. 이 가설은 직관적인 호소력을 가졌지만 감염과 알레르기의 실질적 관계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부족했다.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은 감염병의 발생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생물총의 정상적인 증식까지 막았다. 이 오래된 친구들은 진화의 역사적인 순간마다 우리와 함께 했고 그 과벙에서 면역계와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제 스트라찬의 위생가설은 돌연변이룰 겪어 올드 프랜드 가설로 진화되었다. 221


Tregs(티렉스) 면역세포 조절T세포로설명되는 올드 프렌드 가설은 보다 선명하게 면역계의 작용을 설명한다. 티렉스는 전반적인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군대의 준장과 같아서, 공격적인 면역세포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티렉스를 지휘하는 총사령관은 인간 세포가 아니라 미생물총이다. '미생물총은 티렉스를 앞잡이로 삼아 명령을 하달하여 면역 반응을 주도하고 진압에 투입되는 사병의 수를 조절함으로꺼 자신이 살 길을 도모한다.(223)'는 가설이다.


항생제와 항균제

지구 생태계에 다양한 생물체가 서로 공공의 이익을 향해 진화하여 조화를 이루지만 급작스런 산림의 파괴와 환경의 변화, 외래종의 수입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직면했듯이, 인간의 진화와 함께 공생해온 미생물총의 구성에 변화가 오면 인간의 몸은 진화가 적응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항생제와 항균제의 남용, 서구화된 생활방식은 미생물총의 다양성을 감소시킨다.


가축들을 살찌우게 하는 성장촉진제가 실제로 무엇일까. 바로 항생제다. 항생제는 저체중의 신생아들에게도 체중 증가를 목적으로 처방된다. 질병 예방 차원에서 항생제(오레오마이신)를 투여한 미 해군들은 플라시보 알약을  처방받은 신병에 비해 현저하게 몸무게가 증가하였다. 항생제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시기인 1944년과 비만 , 제1형 당뇨, 다발성경화증을 비롯한 각종 면역질환이 퍼지기 시작한 시기가 일치한다.


항균제로 많이 쓰이는 트라이클로산은 유익균을 몰살시키고 상수원을 오염시켜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는 원흉이다. 트라이클로산과 알레르기 수준 사이에는 명백한 상관관계 존재한다. 아이의 식탁을 항균 물티슈로 씻는 행위는  실제로 감염률을 높인다는 증거도 발견되었다.  우리에게는 옥시 데톨이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항균 비누가 생각난다. 수많은 목숨을 빼앗아가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옥시를 비롯해서 항균 제품의 배후에 숨은 항균제들의 파괴력은 유익균을 몰살시킴으로써 죽음의 사자와 같은 유해균이 독보적으로 군림하게 하는 데 있다.


체내 미생물은 인체에 필수적이다. 정상쥐와 무균쥐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무균쥐의 스트레스 호르몬 농도가 두 배 높게 나타났다. 성인 쥐에게는 박테리아를 주입해도 호르몬 농도의 변화를 일으킬 수 없지만 어린 쥐는 한 종의 박테리아만 주입해도 스트레스 수치가 정상으로 나타난다. 장내 미생물은 신체 건강 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았다눈 증거였다.


항생제 등으로 인해 미생물총의 생태계에 생긴 변화를 되돌리고 유익균을 다시 불러오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대개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생각할테지만, 이것이 생각만큼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듯하다. 대양의 화학 조성을 변경하기 위해 생수 한통씩 매일 들이붓는다고 대양의 농도가 묽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그래도 꾸준히 먹으면 안먹은 것보다는 낫겠다. 비만을 물리치고 각종 면역세포를 진정시키도록 미생물 조성을 바꾸는데 좋은 방법은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라고 한다. 고기를 많이 먹으면 고기를 좋아하는 미생물 조성이 높아지고, 식물성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면 그것들을 분해해서 먹고 사는 미생물이 많아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대변이식인듯하다. 앞서 언급했던 클로스트리듐 속의 박테리아인 유해균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는 항생제 복용으로 초토화된 장 속에서 유익균이 없는 틈을 타 잡초처럼 장 전체를 장악하여 시디프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페기는 다리 수술 후 복용한 항생제로 이 병에 걸려 의사도 포기했는데, 남편의 대변을 이식해서 살아났다. 장내 미생물총을 다스리는 것은 직접 미생물을 장 속에 주입하는 방법뿐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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