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쇼팽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세 번째 책은 언제까지나 쇼팽입니다. 이번엔 쇼팽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미사키가 이번엔 쇼팽의 본고장인 폴란드로 가게 됩니다. 바로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따로 있지만 미사키의 지분이 더 많아진 느낌입니다.

 

이번 주인공은 폴란드의 엘리트 음악 가문, 4대째 음악가 가문인 스테판스 집안의 얀 스테판스란 18세 소년이랍니다. 무엇보다 쇼팽에 있어서만큼은 최고라는 자긍심을 가진 집안의 후예입니다. 무엇보다 폴란드인이 아니면 쇼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자긍심에 똘똘 뭉친 가문의 후예인 얀 역시 그런 자긍심이 대단합니다. 문제는 폴란드의 쇼팽이란 자긍심 안에 갇혀 있다는 거죠. 다른 나라의 참가자들이 어찌 쇼팽을 쇼팽답게 해석하고 연주하겠느냐는 자만에 빠져 있는 얀, 그런 얀 역시 이번 쇼팽 콩쿠르에 참가하게 됩니다.

 

콩쿠르가 진행되는 가운데 얀의 자긍심 안에 숨어 있던 아집이란 단단한 껍질은 깨지기 시작합니다. 다른 나라의 연주가들의 연주 역시 가슴을 움직이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얀을 감싸고 있던 벽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더욱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이야기는 성장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답니다. 물론, 얀의 벽을 깨뜨리는데 큰 역할을 하는 사람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사키 요스케랍니다. 이번 콩쿠르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사람이 바로 미사케 요스케랍니다. 그런데, 난청을 앓고 있다는 점이 최대 변수랍니다. 과연 미사케는 쇼팽 콩쿠르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번 이야기 역시 쇼팽에 대한 음악이 책 전반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소설은 음악 소설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자칫 소설이 미스터리 소설이란 것을 잊을 만큼 말입니다. 그러니 이는 이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럼에도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는 분명 미스터리 소설이랍니다. 특히 미사키야말로 엄청난 추리의 재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숨겨진 명탐정이랍니다. 과연 쇼팽 콩쿠르가 열리고 있는 곳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건 바로 테러랍니다. 폭탄 테러가 콩쿠르를 위협합니다. 이런 테러의 위협 앞에서 안전을 위해 콩쿠르를 중단하는 것이 옳은지, 아님 콩쿠르를 계속하는 것이야말로 쇼팽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인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콩쿠르 현장에서 테러범을 뒤쫓던 형사가 열손가락이 잘린 채 시체로 발견됩니다. 아주 악질 테러범이자 비밀에 쌓인 테러범, ‘피아니스트를 뒤쫓던 형사가 쇼팽 콩쿠르현장에서 살해된 겁니다. 테러범 피아니스트를 뒤쫓던 형사가 쇼팽 콩쿠르현장에서 살해되었다는 건 그 안에 테러범 피아니스트가 있다는 말인데, 과연 베일에 감춰진 폭탄 테러범인 피아니스트는 누구일까요? 실제 피아니스트가 직업이기도 한 테러범 피아니스트는 과연 콩쿠르에 참석한 연주자일까요, 아님 관계자? 이 테러범 피아니스트의 존재가 바로 추리의 핵심이랍니다.

 

물론, 이를 통해 테러에 대한 문제를 작가는 고발하고 있죠. 당연하게도 테러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테러의 원인을 생각할 때, 테러란 그리 단순하지마는 않다는 것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니 테러에 대한 반대 메시지가 이 소설의 진정한 축이 아니라, 음악이 갖는 힘이 소설의 진정한 축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특히, 미사키의 연주가 또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던 테러와 폭력을 잠잠케 했던 기적과 같은 순간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랍니다(4권인 어디선가 베토벤은 바로 이 장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또 한 가지 재미난 점은 시리즈 2권인 잘자요, 라흐마니노프에 등장하였던 음대생들이 등장하고 있어, 졸업 후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게 해줘 반가웠답니다. 아울러 1권속에 등장하는 안녕, 드뷔시의 주인공 소녀 역시 잠깐 등장하여 반가웠답니다. 작가의 작품들이 갖는 또 다는 재미가 서로 별개의 시리즈, 별개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교차되어 언급되는 점이 작가 작품이 주는 또 다른 재미였는데, 이 시리즈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는 그런 점을 딱히 찾지 못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이처럼 같은 시리즈이지만 전혀 별개의 사건들 속에 등장하던 인물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그런 서운함을 달랬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카야마 시치리란 작가를 만난 지 어느덧 몇 년 된 것 같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만난 후 국내에서 출간된 그의 작품들을 모두 찾아 읽었던 기억이다. 그 뒤로 작년(2020), 재작년(2019)에 제법 여러 권의 책들이 연달아 출간되었는데, 그 가운데 읽지 못했던 책들을 하나하나 구입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읽지 못하던 차, 금번 책콩 카페의 책장파먹기코너(책꽂이에 꽂아놓고 읽지 않은 책을 꺼내 읽는 코너)를 통해 작정하고 읽기로 했다.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이 책은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 바로 작가의 공식적 첫 책인 안녕, 드뷔시. 2009년 제8<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 작품으로 당시 이 대상 수상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다. 최종 후보작품에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가 올라 안녕, 드뷔시와 대상을 다퉜던 것이다.

 

안녕, 드뷔시를 읽으며, 소설 속에서 탐정 역할을 하던 미사키란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왜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만 놔두는 걸까 의아했었던 기억이다(당시에 작가의 다른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지만, 국내엔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의 출간은 없었기에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작가가 가만 놔둘 리가 없다. 이미 2011년에 그 후속 작품이 출간되었던 것. 그러니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이 늦은 셈이다. 이 책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2019년에 번역 출간되었으니 말이다.

 

이번 책의 주인공은 기도 아키라라는 음대생이다. 여기에 조연 격으로 미사키 요스케가 아키라의 대학 강사로 등장한다. 아키라는 바이올린 전공자인데, 음악과 생활, 더 나아가 취업이란 문 앞에서 고민하는 대학생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학비를 조달하기도 어려운 대학생,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는 버거움이 소설 전반에 가득하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음악이라는 꿈을 버리지 않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대학생의 이야기는 여느 대학생들이 가질 법한 고민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쩌면 이 소설 속의 큰 기둥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런 고민일 게다. 꿈과 현실 속에서 고민하고 갈등하지만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비록 불확실한 미래이지만 꿈을 해 나아가는 젊은이의 모습이 말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기둥은 미스터리 사건이다. 밀실에서 시가 2억 엔 상당의 첼로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사라졌다. 아이치 음대 가을 정기 연주회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택된 자만이 연주 할 수 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 그 가운데 첼로가 사라졌다. 첼로 연주가는 다름 아닌 이 대학 학장이자 세계적인 라흐마니노프 연주자인 쓰게 학장의 손녀딸. 누군가 아이치 음대 가을 정기 연주회를 방해하고 있다. 누구일까? 무슨 목적으로?

 

그 뒤로도 의문의 사건들은 계속 일어난다. 이번엔 쓰게 학장이 연주할 쓰게 학장만의 피아노가 사용불능 상태가 되어 버리고. 나중엔 연주회를 계속 진행할 경우 쓰게 학장의 피를 보게 될 것이란 경고까지.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사실 소설은 이 범인이 누구일까에 대해선 애써 관심을 줄이고 있다. 대신 라흐마니노프란 음악가와 그 음악에 대한 내용이 소설 전반에 가득하다. 마치 책을 펼치면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만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소설이다.

 

무엇보다 미사키 요스케란 인물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시리즈다. 아무리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라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라니. 그러면서도 정작 주인공이 아닌 조연임도 신기하다. , ‘반전의 재왕이라 불리는 작가의 작품답지 않게 이 작품은 특별한 반전은,,, 잘 모르겠다. 반전이 딱히 없는 건 아니지만, 미스터리 자체는 그리 반전은 없다. 그럼에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으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르밀라 - 태초에 뱀파이어 소녀가 있었다
조셉 토마스 셰리든 르 파뉴 지음, 김소영 외 옮김 / 지식의편집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혹적이지만 치명적인 여성 뱀파이어 소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조셉 셰리든 르 파뉴란 작가의 작품인데, 카르밀라라는 중단편소설집입니다. 책엔 세 편의 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책 제목과 같은 여성 뱀파이어 소설 카르밀라, 신부와 원숭이 악령의 이야기 녹차, 악명 높은 판사가 만난 악령들 이야기 하보틀 판사, 이렇게 세 편의 소설입니다.

 

먼저, 작가는 1814년 태어나 1873년에 생을 마감한 19세기 작가입니다. 유령, 미스터리, 뱀파이어 소설 등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소설들을 발표한 호러 장르의 초기 작가로 꼽힌다고 하네요.

 

이 책에도 실린 카르밀라의 경우는 너무나도 유명한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에 많은 영감을 준 소설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드라큘라 이전에 카르밀라가 존재했네요. 드라큘라 백작보다도 더 원조격인 여성 뱀파이어 소설 카르밀라는 대단히 매혹적입니다. 당시 외딴 곳에서 외롭게 생활하던 소녀들의 애닮은 애환이 담겨 있기도 하고요. 게다가 아리따운 소녀들이 우정과 사랑 사이를 위태롭게 넘나들며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동성 간의 사랑을 엿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를 만난다는 기회가 한정되어 있음이 이런 사랑을 키웠을지도 모르겠고요.

 

카르밀라의 경우 뱀파이어의 판타지적 요소와 카르밀라’, ‘밀라르카’, ‘미르칼라등의 묘한 여성들이 만들어가는 미스터리 요소 역시 가득합니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애너그램을 활용한 미스터리랍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초자연적 존재인 매혹적 여성 뱀파이어가 도사리고 있고요.

 

녹차하보틀 판사이 두 편의 소설은 비슷한 면이 많아요. 무엇보다 등장인물(제닝스 신부님, 하보틀 판사)들이 경험하게 되는 초자연적 현상이 정말 초자연적 현상인지, 아님 이들의 뇌가 만들어내는 정신착란인지 모호하게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는 초자연적 존재들의 등장으로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19세기에 뇌에 대한, 그리고 정신학에 대한 작가의 지식수준이 놀랍네요.

 

개인적으로는 카르밀라하보틀 판사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물론, 고전의 느낌이 나지만 그럼에도 오늘의 시선으로 바라봐도 손색이 없는 흥미로움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소설 드라큘라에 많은 영감을 끼친 작품을 읽었다는 배부름이 있습니다.

 

세 편의 소설은 모두 헤셀리우스 박사가 기이한 현상들에 관해 수집한 논문에 담긴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형식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헤셀리우스 박사를 오컬트 탐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이 책을 통해, 카르밀라 라는 매혹적이지만 치명적인 뱀파이어 여성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엔들링 2 - 첫 번째 엔들링 2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의 종족 가운데 모두가 소멸하고 나 홀로 남아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뉴베리 상 수상 작가인 캐서린 애플게이트의 엔들링이란 판타지 소설은 바로 이런 상황 가운데 놓인 주인공의 모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엔들링>의 세계관을 먼저 간략하게 설명해봅니다. 이 세계엔 여섯 지배 종족이 있습니다. 인간, 랍티돈, 펠리벳, 테라만트, 니티테, 데언, 이들이 그들입니다. 랍티돈은 날아다니는 종족입니다. 모든 새를 지배하는 종족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펠리벳은 고양이 모양의 거대한 몸집의 전사종족입니다. 전투 능력으로는 최고인 종족입니다. 테라만트는 가장 난폭한 종족인데, 거대한 곤충 모양이라고 보면 됩니다. 무엇이든 물어뜯어 죽이는 난폭한 종족입니다. 니티테는 바다를 지배하는 종족이죠. 인어의 이미지, 하지만, 역시 난폭하고 대단히 이기적인 종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요. 데언은 개와 같은 모습이지만, 직립보행을 하고 무엇보다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인간은 다들 알겠고요. 가장 탐욕스럽고 가장 잔혹한 종족이랍니다. 물론 그 가운데 선한 존재들 역시 있지만 말입니다.

 

이들 여섯 지배 종족은 모두 자신들만의 언어가 있으며, 서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용언어가 있습니다. 즉 모두 서로 간에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답니다. 데언과 개는 겉보기엔 구분하기 어렵지만, 개는 멍멍 짓지만 데언은 말을 합니다. 다른 종족들 역시 마찬가지고요. 이들은 모두 도구를 만들 수 있고, 배울 수 있고, 마법을 쓸 수 있답니다. 데언은 언젠가부터 마법으로부터 멀어져 사용하지 못하지만요. 언젠가는 우리 주인공 빅스 역시 마법을 사용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조심스레 해봅니다.

 

물론, 이들 여섯 지배 종족 말고도 중요한 종족이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 무리엔 워빅인 토블이 있답니다. 워빅은 마치 사막여우나 토끼처럼 생긴 조그마한 종족인데, 이들 역시 말을 할 줄 알고 도구를 사용하며 무엇보다 배를 다루는 기술이 좋은 종족입니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섯 지배 종족에서는 속하지 못하는 중간 종족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데언빅스의 가장 친한 친구가 바로 워빅토블이랍니다. 워빅은 작은 덩치와 생김새 때문에 상대가 쉽게 깔보게 되는데, 워빅은 화가 나면 아주아주 무섭답니다. 이런 장면들이 몇 차례 나오게 되는데, 그런 장면이 아주 통쾌하답니다.

 

소설의 주인공 빅스는 데언입니다. 데언에겐 아주 큰 힘이 있는데, 바로 거짓과 진실을 구별할 수 있답니다. 어느 누구도 데언 앞에선 거짓말을 할 수 없답니다. 데언의 가장 큰 능력은 이처럼 진실을 구별하는 능력입니다. 바로 이런 힘을 두려워하는 지배자가 데언 몰살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실제 데언은 몰살당합니다. 그렇게 제국 내에서 데언은 멸종되었다는 공식 이별식까지 행했답니다. 물론, 빅스가 살아 있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빅스는 엔들링이 됩니다. 종족 가운데 홀로 남아 있는 존재가 말입니다.

 

빅스는 1권에서 친구들을 만나 모험의 일행이 되는데, 이들은 새로운 가족이 됩니다. 데언 빅스, 워빅 토블, 인간 카라, 도둑 렌조, 펠리벳 갬블러, 이렇게 다섯 친구들이 일행이 되어 데언이 생존한다는 전설 속에 존재하는 살아 있는 섬을 찾아 모험을 떠납니다. 그렇게 친구들은 온갖 우여곡절 끝에 살아 있는 섬에 도착하는데, 그곳에 데언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단 둘, 부자 관계인 데언 만이 있었답니다. 그나마 아버지 데언은 그곳에서 전투가 벌어져 죽고 맙니다. 물론, 이제 빅스는 엔들링이 아닙니다. 적어도 데언 둘이 존재하니 말입니다.

 

게다가, 그곳에서 새롭게 만난 데언 맥신을 통해, 데언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장소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그렇게 또 다시 떠나게 되는 여행길, 과연 데언들은 정말 존재하는 걸까요?

 

이번 2권 역시 재미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일행을 이끄는 리더 카라가 가슴에 품고 있던 꿈을 드러냅니다. 카라는 전쟁을 없애려는 꿈을 꿉니다. 물론 그 전쟁을 없애기 위한 전쟁을 해야 하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이제 네다라에서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고, 반면 데언 마을을 찾아 떠나는 모험은 빅스가 작은 무리의 리더가 되어야만 한답니다(이 무리에 랍티돈이 등장합니다.). 겁쟁이에 불과했던 빅스가 어느덧 성장하여 리더의 역할을 감당해나가는 모습이 흐뭇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역시 판타지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주인공의 성장이겠죠.

 

아울러 이런 성장은 서로간의 도움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동료 간에 신뢰하며 서로를 돕는 가운데 성장해 가는 과정이 멋스럽습니다. 물론, 소설 속 친구들이 겪는 모험은 때론 아찔하고, 때론 위험하고, 때론 무력함에 힘겹게 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이들 친구들의 모험이 또 어떤 신나는 여정을 그려낼지 다음 편을 기대해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책을 사면(또는 책을 손에 넣으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띠지를 버리는 행위부터 시작한다. 어떤 분들은 이 띠지를 꼭 소장하지만 난 거의 대부분 버린다. 왜냐하면, 띠지에 쓰여 있는 문구들은 독자들을 현혹하는 문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면 왜 그런 문구를 적어야만 했을까 공감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허탈하기도 하고 때론 화가 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인터넷 기사에서 그 내용과는 전혀 다른 제목들로 독자들의 클릭을 낚으려는 행위처럼 띠지의 역할 역시 유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등단 35년차 베테랑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란 문구가 눈에 띤다. 물론, 이 책이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것이 이번(2020)이 처음이고 그렇기에 작가 등단 35주년인 건 맞다. 하지만, 이 소설은 2001년 작품이다. 시비 걸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는 말이다(“따지는 건 아니지만이라고 썼는데 생각해보니 따지는 게 맞다.).

 

푸념부터 늘어놨는데, 이왕 한 것 또 하나 늘어놓는다. “당신이 몰랐던 새로운 히가시노 게이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줄 것이다!” 이런 문구가 띠지 앞면에서 튀어 오른다. 그렇다. 이 소개는 어느 면에선 맞다. 여태 읽어왔던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어쩐지 허무개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이 이 소설집을 접한 솔직한 첫 느낌이었다. 이게 뭐지? 정말 이 소설집이 일본에서 출간되었을 때, 인기가 있었던 게 맞나? 혹시 작가의 이름 때문에 많이 팔렸던 건 아닐까? 어쩌면 거의 20년 가까이 국내에서 이 작품이 번역 출간 되지 않은 그 이면에 진실이 감춰져 있던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이 소설집의 작품을 읽으며 들었던 처음 감정들이다.

 

그런 감정은 소설집(그렇다. 이 책은 도합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소설집이다. 모두 추리소설가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읽어가는 가운데 일정 부분 수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묘하게도 허무 개그와 같은 작품들에 빠져 들게 되고 이런 독특한 느낌에 매료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결국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하는 동의를 일정 부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소설집을 덮으며 든 생각은 정말 여태 몰랐던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읽은 배부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내 평가와 달리 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는 분명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지 않을까 하는 것도 사실이고.

 

어쩌면 본인 스스로 소설가로서 그리고 추리소설가로서 소설가들의 세계, 출판계에 대한 솔직한 자기반성과 자기비하, 풍자를 소설 속에 담아냈다는 점만으로도 분명 일정 부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소설집을 읽는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당부는 단편 하나만 읽고 책을 덮지 말라는 것, 계속하여 한 단편 한 단편 계속하다보면,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으니 말이다. 첫 단편의 느낌도 어느 샌가 달라져 있음을 느낄 수 있고 말이다. 이왕 책을 든 것 끝까지 읽으면 후회는 없을 게다(솔직히 자신할 순 없지만.). 어떤 측면이든 간에 출판사가 선전하는 것처럼, “당신이 몰랐던 새로운 히가시노 게이고를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 판단은 결국 남이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하는 것임을 생각하며 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감 2021-01-23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띠지를 버리는 편이라서 뭔가 반갑네요. 출판사의 홍보문구는 한귀로 흘리긴 하는데, 그런 이유보다는 띠지가 걸리적거려서 기냥 버려요. 그나저나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꾸준하게 책을 내는군요. 최근작들도 과거작품들 만큼이나 재미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중동이 2021-01-23 16:19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을 읽을 때, 띠지만큼 걸리적거리는 것도 없죠^^
요즘 신작도 재미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