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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언덕을 달리는 말 ㅣ 즐거운 동화 여행 92
이시구 지음, 차상미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9년 7월
평점 :
어떤 만남은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반면, 어떤 만남은 서로를 힘들게 하고 갉아먹게도 합니다. 그렇기에 좋은 만남의 순간은 축복입니다. 언제나 우린 그러한 좋은 만남을 꿈꾸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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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일곱 쌍의 좋은 만남을 이야기하는 동화가 있습니다. 『검은 언덕을 달리는 말』이란 제목의 단편동화집입니다. 책 속엔 일곱 편의 동화가 실려 있습니다. 모두 아름다운 만남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죠. 이 만남들은 대체로 짧은 순간에 이루어지지만, 그럼에도 그 짧은 순간의 만남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고, 때론 상대의 아픈 가슴을 치유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짧은 만남의 순간은 서로를 향한 우정으로 나아가게 되죠(사실, 이런 전개가 조금은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운 만남, 그 우정에 초점을 맞춰 보며 동화를 읽는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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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의 고려인 소년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 한민족임을 확인하게 되고, 아울러 고려인들의 애환을 들여다보게도 됩니다. 마사이족 시쿠쿠는 자신들의 삶이 관광객들의 구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싫습니다. 그런 시쿠쿠에게 마사이족의 문화를 구경의 대상이 아닌 배움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소녀와의 만남은 시쿠쿠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게 됩니다. 인디언 소년 작은 번개와 대한민국 소년 산의 만남은 서로의 민족에게 아픈 역사가 있음을 알고 공감하게 됩니다. 코피노 후안의 삶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심지어 뱀파이어의 아픔을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트로이 목마에서 옛 트로이 병사 분장을 한 채 관관객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삶을 이어가는 소년과 오랜 세월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트로이 목마와의 우정을 다른 동화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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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곱 편의 동화는 만남을 통해, 상대의 아픔, 상대의 눈물을 공감하게 되죠. 상대의 아픔에 대한 공감의 능력이야말로 오늘 우리 자녀들이 갖춰야 할 인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화를 통해, 그런 인성을 배우게 될뿐더러, 각각의 삶 속에 담겨진 애환, 아픔, 눈물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한 아픔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 역시 이 동화집 『검은 언덕을 달리는 말』이 갖고 있는 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