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번쩍 눈 오는 밤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3
윤혜숙 지음, 최현묵 그림 / 서유재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절친 미라, 은애와 함께 열 살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자던 ’(윤수아)는 친구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게 되었답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죠. 이렇게 수아는 외할머니 댁으로 내려가게 되고, 그곳 시골집에서 장례를 치르게 됩니다(꼭 집에서 장례를 치르라는 외할머니의 유언 때문입니다.).

 

이렇게 외할머니 댁에서 치러진 장례일정 속에서 수아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바로 도깨비를 만나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거랍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장례를 집에서 치르도록 한 것은 장례 소식을 듣고 집으로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답니다. 과연 그 사람은 누구일까요?

 

동화는 도깨비의 등장과 함께 우리의 전통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해줍니다. 광 속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물건들, 그리고 도깨비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냄을 통해, 또한 도깨비가 좋아하는 메밀묵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물론, 그뿐 아니라 할머니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 장례문화를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뿐 아니라, 동화는 할머니가 살아생전 기다리셨던 한 사람, 바로 수아에겐 오촌 아재가 되는데, 그 아재와 엄마, 외삼촌 간에 있었던 어린 시절의 갈등, 그리고 상처 등을 들여다보며 가족의 화목과 치유를 향해 나아가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주제는 왜 아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는지를 통해 우리의 현대 역사인 월남전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해줍니다.

 

물론, 이런 교육적 효과뿐 아니라 동화 자체가 재미날뿐더러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책 뒤편에는 우리의 장례문화와 월남전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내용들이 실려 있기도 하답니다.

 

사실 동화는 외할머니의 죽음, 그리고 장례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기에 전반적으로 어둡고 슬픈 분위기가 가득할 것만 같지만, 죽음에 대해 단지 슬픔의 시선만이 아닌 가족의 화해와 치유를 향해 나아가는 또 다른 시선을 제공하고 있음이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냄비 할아버지가 사는 나라 매직 트리 스토리 1
에니드 블라이턴 지음,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 이 작품 매직 트리 스토리1. 냄비 할아버지가 사는 나라가 처음 발표되었던 것이 1939년이라고 하니, 올해로 출간 80년을 맞은 할아버지 작품이네요.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많은 아이들에게 사랑받아온 작품인 이 시리즈는 전 세계 60개국에 출간되어 5억 명의 어린이들이 읽은 인기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런 만큼 뭔가 특별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보며, 책장을 펼쳐 봅니다.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된 조, 베스, 프레니 남매. 이들은 새로운 집 옆에 마법의 숲이라 불리는 신비한 숲이 있음을 알게 되고 설레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 그곳에서 뭔가 설레고 신비한 모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죠. 그리곤 실제 그곳 마법의 숲에 들어가 모험을 시작하게 된답니다.

  

  

그곳에서 요정들도 만나게 되지만 무엇보다 가장 멋진 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머나먼나무라 불리는 이 엄청나게 큰 나무를 오르며 세 아이들은 신나며 때론 아찔한 모험을 하게 됩니다. 나무 자체에 살아가는 존재들을 만나고 그들과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 즐거움도 있답니다.

 

무엇보다 큰 모험은 머나먼나무꼭대기까지 올라가면 그곳을 통해 새로운 나라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빙글빙글나라, 눈사람 아저씨가 폭군처럼 못되게 구는 눈과 얼음이 뒤덮인 나라, 냄비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작고 신기한 나라, 땅이 푹푹 꺼지고 쑥쑥 올라오는 출렁출렁 나라, 갖고 싶은 것은 뭐든 갖게 되는 아낌없이 주는 나라, 깐깐 대 마왕 아래 공부해야만 하는 불호령 여사의 학교, 못된 고블린들이 가득한 고블린 나라, 마법사의 나라, 생일 나라 등 다양한 나라들을 만나게 됩니다.

  

  

문제는 이들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이 언제 닫힐지 모른다는 거죠. 머나먼나무와 새로운 나라들의 연결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겁니다. 만약 새로운 나라에 들어갔는데, ‘머나먼나무와의 연결이 다른 나라로 바뀌어 버리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거죠. 이런 시간의 제한이 더욱 모험을 스릴있고 재미나게 만들어 줍니다.

 

동화를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동화는 마치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누워 부모님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조르는 아이에게 환상적이고 때론 다소 산만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 말입니다. 어쩌면 이런 친근한 느낌, 그리고 비슷한 이야기를 조금씩 바꿔가며 아이에게 들려주는 것만 같은 다소 산만함이야말로 오히려 이 동화가 많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려라, 달구! 아이앤북 문학나눔 25
이경옥 지음, 권송이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은 우리의 천연기념물이자 우리 토종개 중 하나인 삽살개는 그 이름 자체가 삽살’, 귀신 잡는 개라 부를 만큼 영험하게 여기던 개였습니다. 털이 길고 많아 멋진 모습이 마치 사자와 비슷하다하여 사자개라고도 불렸던 삽살개. 그런 삽살개는 지금처럼 귀한 개가 아니었다고 하죠. 우리 땅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의 개였던 삽살개. 하지만, 그런 개가 멸종 위기까지 가게 된 것은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의 만행 때문이라고 합니다.

 

털이 긴 삽살개는 방한에 탁월한 가죽으로 인해 집중적인 도살 대상이 되었다고 하네요. 물론, 그 이면에는 일본개와 생김새가 비슷한 종을 제외한 조선의 토종개를 말살하려는 못된 생각 때문이겠죠. 이렇게 최소 100만 마리 이상의 토종개들이 도살당했다고 합니다.

  

  

이경옥 작가의 신작 동화 달려라, 달구는 바로 이런 삽살개 달구가 등장하는 역사동화입니다.

 

어느 날 여명의 집에 삽살개 한 마리가 들어오게 됩니다. 그 이름을 달구라 지어준 삽살개. 달구는 여명 네 집에서 성장해 갑니다. 그런 여명의 아버지는 독립운동을 하는 준섭 아저씨에게 경제적 후원을 하곤 합니다. 물론, 이런 일을 일본순사들이 감시하곤 하지만, 그런 감시를 뚫고 준섭 아저씨 부인에게 돈과 서류를 보내주곤 하는 일을 언제부터인가 여명과 삽살개 달구가 맡아 하게 됩니다. 비록 작은 아이이고 삽살개라 할지라도 둘은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과연 이 둘은 순사들의 서슬 시퍼런 눈을 피해가며 무사히 그 일을 완수해낼 수 있을까요?

 

여명과 그 친구들 간에는 또 하나의 갈등이 있습니다. 바로 동배란 아이죠. 동배의 아버지는 여명네 아버지 고향 후배인데, 그렇게 잘 지내던 사이에서 어느 날 동배 아버지가 일본인들이 있는 주재소 형사가 되면서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동배와 아이들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랍니다. 자신도 조선아이면서도 친구들을 조센징이라 부르는 동배. 이들의 갈등과 화해가 동화의 또 한 축을 이루고 있답니다.

  

  

물론, 동화의 큰 축 가운데 하나는 삽살개 달구랍니다. 여명 네 가정에서 잘 자라던 달구에게 어느 날 큰 시련이 찾아옵니다. 일제가 마을의 모든 삽살개를 다 잡아가버린 겁니다. 이렇게 붙잡힌 달구. 이제 곧 가죽이 벗겨지게 될 위기에 처한 달구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삽살개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되는 역사 동화 달려라, 달구!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했던 우리 현실과 그 속에서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는 민족의 정신, 독립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동화랍니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강제적으로 사라져 간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아울러 힘겨운 시기 서로가 함께 힘을 모음으로 만들어지는 화해와 회복을 꿈꾸기도 하고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상어다 이마주 창작동화
리사 룬드마르크 지음, 샬롯 라멜 그림, 이유진 옮김 / 이마주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를 떠나 모든 사람이 그렇듯, 어린 아이들은 모두 다 같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성향의 아이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게 당연하죠. 그럼에도 아이들을 접하는 어른의 자세는 상당히 획일화 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아이의 모습에 아이들을 끼워 맞추려 하죠. 여기 그런 어른들로 인해 힘겨워 하는,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자신의 모습을 지켜내려 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는 상어다라는 제목의 동화 속 주인공 옌니는 자신이 상어라 생각하는 9살 소녀랍니다. 왜 자신을 상어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상어는 언제나 조용하기 때문이랍니다. 조용히 바다 속에서 홀로 다니며, 그러면서도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하는 용감한 녀석, 상어. 옌니는 바로 자신이 그런 존재라고 믿죠.

 

그렇습니다. 옌니는 언제나 조용한 아이랍니다. 책을 사랑하고 상어를 사랑하는 아이. 머릿속에 알고 있는 것은 많지만, 교실에서 큰 소리로 묻고 싶지도 않고, 큰 소리도 대답하고 싶지도 않은 아이죠. 이런 옌니의 모습에 선생님은 계속하여 큰 소리로 말하는 법을 가르치려 하죠. 정작 옌니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말입니다. 사실 옌니에겐 별 문제가 없는데, 단지 조용하다는 이유만으로 괜스레 문제가 있는 아이처럼 생각하는 주변의 시선.

 

사실 옌니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문제 있는 아이가 아니라, 조용한 아이일 뿐이랍니다. 오히려 아이들을 향한 통찰력이 뛰어난 아이랍니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무리에서 떨어질 것을 염려하며 그 놀이에 함께 하는 아이들을 보며 옌니는 오히려 안타까워한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아주 이상하게 행동한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일부러 한다. 혼자 남겨지지 않으려고 하기 싫은 일들을 하기보다는, 혼자 있으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 어쨌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62)

 

무엇보다 옌니의 장점은 큰 소리로 자신의 말을 하는 것보다는 모든 것에 귀를 기울이고 들을 수 있다는 점이랍니다. 이런 장점은 나중에 수족관에서 사라진 희귀종 게를 찾는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답니다.

 

언제나 혼자 있길 좋아하는 아이, 너무 조용하여 발표도 하지 못하는 아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이런 설명이 어쩌면 아이에게 문제가 있고, 아이의 자존감이 한없이 떨어져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주인공 옌니는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자신의 그런 성향을 사랑하며 결코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여 부족함이 없는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리어 자신은 언제나 상어와 같이 용기 있는 아이라는 자존감이 있답니다.

 

동화를 통해 생각하게 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이 결코 틀린 것은 아니라고요. 그리고 혼자 있길 좋아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요. 큰 소리로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님을 말입니다. 쉽게 아이의 내면을 판단해선 안 된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어른의 자세가 아이들을 더욱 행복하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는 개가 지킨다 상상 고래 9
최서현 지음, 모예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어가는 자신들의 별을 위해 이주할 행성을 구하기 위해 특공대를 만든 카리스 행성, 그곳 카리스 특공대원 중 하나인 β-250’은 지구라는 별로 파견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는 지구를 지키는 지구방위대의 눈을 속이기 위해 지구에서 흔한 것으로 변신을 하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비닐봉투입니다. 가벼워서 작은 바람에도 하늘을 날 수 있는 검정 비닐봉투, 쉽게 썩지 않아 오랫동안 위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검정 비닐봉투의 모습으로 지구에 파견된 β-250’. 그런데, 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웬 똥강아지에게 짓밟혀 교신 안테나가 부러져 버립니다. 이렇게 β-250’과 진돌이의 만남이 시작되죠.

 

진돌이는 진도에서 태어났지만, 순혈순종 진돗개의 모습에서 함량 미달이란 판정을 받고 진도를 떠나게 됩니다. 그런 진돌이는 어느 날 300년 된 이무기이자 자신을 지구방위대라 부르는 딱밤할배를 만나 딱밤할배가 하던 지구방위대 역할을 맡아 하게 됩니다.

 

지구방위대 역할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진돌이. 하지만, 그는 의욕은 앞서지만 사실 엉터리랍니다. 지구방위대 역할로서도 사실은 함량 미달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묘하게도 진돌이의 활약이 지구를 잘 지켜내는 모습을 보인답니다.

 

이게 바로 동화 전반에 흐르는 가장 보잘것없는 것이 가장 위대해진다.’는 생각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작은 것, 보잘것없는 것들이 위대하다는 사상이 동화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지구에 침투하거나 파견되는 외계 생명체들의 모습에서도 드러납니다. 그저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처럼 생긴 가락카락 행성인’. 누군가 마음 내키는 대로 담벼락에 낙서한 것처럼 보이는 낙서 외계인’. 느림보 달팽이와 비슷하게 생긴 달팽이 외계인’. 아메바 또는 초등학생이 놀다 버린 액괴 덩어리처럼 생긴 따딱지다 행성인’. 돌맹이나 고무공처럼 생긴 딱부리공 외계인’. 그리고 비닐봉투 카리스 행성’. 여기에 모기처럼 생긴 파파리다 행성인’. 그나마 가장 멀쩡하게 생긴 이질리카스 행성인은 노숙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습이랍니다.

 

이처럼 모든 외계 생명체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보잘것없는 모습이랍니다. 물론 그 모습이 정말 위대함을 만들어내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아무튼 보잘것없는 모습에 작가는 관심을 기울입니다. 진돗개이면서도 진돗개에서 도태된 진돌이가 지구를 지켜내고 말입니다.

 

이야기가 다소 산만하고,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개가 지구를 지키고, 그 외침이 온 우주를 흔들게 될 개소리(진돌이의 외침, 진돌이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소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