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함께한 선교사, 언더우드 다문화 인물시리즈 8
길진봉 지음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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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한국교회가 세상의 근심거리가 되어버린 경향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교회가 이 땅에 들어와 끼친 선한 영향력 역시 적지 않습니다. 당시 누구도 가고 싶어 하지 않던 조선이란 나라, 잘 알려지지도 않았던 조선이란 나라에 들어와 젊음을 바치며 복음을 전한 언더우드, 그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아무리 줄인다 해도 차고 넘치게 마련입니다.

 

이 땅에 들어와 살아갔던 역사 속 인물들을 살펴보며, 다문화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심어주는 <다문화 인물시리즈>, 8번째 인물은 다름 아닌 이 땅에 처음 공식 상주 선교사로 온 언더우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물론 공식 선교사 1호는 알렌 선교사입니다.).

 

우선 기독교에 대한 저자의 정리가 눈에 띱니다. 우린 흔히 기독교와 개신교의 용어를 혼동하곤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신문이나 매스컴 상에서도 천주교와 기독교라고 구분하여 말하곤 합니다. 이는 잘못입니다. 천주교 역시 기독교의 한 부분이고 개신교 역시 기독교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기독교가 훨씬 더 포괄적 용어입니다.). 이처럼 책은 기독교는 동방교회, 천주교, 개신교 등으로 나눌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책은 여기에 성공회 역시 말하는데, 정확하게는 성공회는 개신교의 한 종파입니다.).

 

물론 이런 내용은 지엽적인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말하려는 건 바로 언더우드에 대한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젊은 언더우드가 어떻게 해서 조선이란 나라에 오게 되었는지, 그의 결혼과 신혼여행(사실은 선교여행이죠.)에 얽힌 일화들, 그리고 그가 해낸 수많은 업적들 가운데 몇몇 내용들(이 가운데 그리스도 신문의 창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고종과 전국 지방 수령 370여명이 이 신문을 구독하였다고 하니 그 영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 책은 참 많은 내용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조선에 가길 원했던 사람, 그의 후손들까지 조선의 복음을 위해 헌신한 가문, 그 사랑과 열정을 만나며 어쩐지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언더우드 목사를 의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은 의문이 듭니다. 사실 복음을 위해 의학 공부를 6개월 내지 1년 정도 한 것을 가지고 의사가 되었다고 말한다는 것은 도리어 그만큼 조선을, 한국을 얕잡아 보는 접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언더우드가 의료사역을 했으며, 선교사역에 상당기간 영향력을 끼친 것은 맞지만 말입니다.

 

물론, 복음을 위해, 조선을 위해 젊음을 바친 언더우드의 헌신은 결코 폄하할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언더우드 선교사에 대해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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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사랑한 일본장수, 김충선 다문화 인물시리즈 7
노자은 지음, 이은혜 그림 / 작가와비평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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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김충선이란 일본인 장수가 있었음을 작년(2019) 그에 대한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전엔 그런 분이 있음을 몰랐는데, 임진왜란 당시 수많은 일본군이 조선에 항복하여 조선인이 된 항왜가 상당수였음을 알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출판사 작가와비평에서 출간되고 있는 <다문화 인물 시리즈> 7번째 책은 바로 그 김충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스스로 항왜가 되어 조선인이 된 일본인, 사야가라는 이름을 버리고 김충선이란 이름으로 평생을 조선의 장수로 살아간 그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재미납니다.

 

일본은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너무나 먼 나라임에 분명합니다. 가깝게 살아가야 할 나라이지만, 역사 속에서 우리에게 남긴 상처가 너무 크기에 쉽게 용서되지 않는 나라인 게 분명합니다(물론 지금도 여전히 못된 자세를 보이기에 쉽게 용서되지 않음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일본인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일임에 분명합니다. 특히, 역사 속에서 김충선처럼 일본인이지만, 스스로 조선의 장수가 되어 일본과 싸웠던 분이 있었음을 알게 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책은 김충선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 대구의 녹동서원, 김충선 장군이 쓴 시집인 <모하당문집>, 그리고 항왜가 무엇을 가리키는 지 등 김충선에 얽힌 여러 가지 내용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라가 아닌 나라에 건너와 새롭게 조선인이 되어 살아간 김충선, 조선이란 나라에 충성을 다했기에 이름 역시 충선이란 이름을 얻었던 그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고향을 떠나 살아가며 느꼈을 외로움에 대해서도 책은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오늘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외국인들, 그들이 이곳에서 살아가며 느낄 외로움을 돌아보게 해 줍니다.

 

단지 선조에 대해 상당히 좋게 표현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역사란 것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판단이 될 수밖에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 보여준 선조의 모습은 결코 부덕이 아닌 무능임을 기억할 때, 저자의 이런 접근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는 물론 개인적 견해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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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2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2
크리스 프리스틀리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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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환상 공포 문학상을 휩쓴 청소년 미스터리 걸작 시리즈!”라는 선전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오는 호러동화,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그 첫 번째 책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무더위가 아직 물러나기 전에 2권을 만나게 되어 기뻤답니다. 역시 무더위엔 으스스한 이야기죠.

 

에드거는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친척 아저씨 몬터규 아저씨 집에 놀러가 아저씨에게서 5편의 으스스한 이야기를 들었답니다(1권에서). 이야기를 듣고 보니, 각 사연이 담긴 물건들이 바로 아저씨 서재 곳곳에 있는 물건들이랍니다. 뭔가 특이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방 안의 물건들, 그 물건과 관련된 고통과 공포가 가득 담긴 이야기들. 이런 기분 나쁜 물건들을 집안 곳곳에 수집하는 아저씨는 과연 어떤 존재인걸까요(아저씨의 정체에 대해선 2권 말미에서 밝혀집니다.)?

 

2권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들, 첫 번째 이야기부터 으스스함을 한 가득 선물 받게 됩니다. 게다가 어쩐지 먹먹한 슬픔도 느껴지게 되고요. 첫 번째 이야기는 비어 있는 금박 액자에 대한 사연이랍니다. 가세가 기울어져가는 데도 자선 경매에서 엄마가 사온 금박 액자. 그런 엄마가 마땅치 않은 소녀는 금박 액자 속에 있는 소녀 사진과 믿을 수 없는 만남을 갖게 됩니다. 액자 속 소녀가 소녀에게 말을 걸거든요. 그리곤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소원이 이루어진답니다. 문제는 소원은 이루어지는데, 이로 인해 또 다른 슬픔의 결과를 낳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 괴기스러운 만남에는 큰 반전이 있답니다.

 

이런 식으로 또 다시 몬터규 아저씨 집에 있는 물건들, 그 속에 담겨진 저주스러운 이야기들을 몬터규 아저씨를 통해 에드거는 듣게 됩니다. 2권에 실린 이야기 가운데 세 번째 이야기가 묘한 오싹함이 가득했으며, 추리소설의 느낌도 강하게 나서 좋았습니다. 물론, 다른 이야기 역시 재미났고요.

 

이 책의 오싹함은 몬터규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 자체에 담겨진 오싹함과 함께, 바로 그 저주스러운 물건이 에드거의 눈앞, 즉 현실 속에 실재한다는 점, 여기에 더하여 무엇보다 그런 오싹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몬터규 아저씨의 집 자체가 주는 두려움(집 자체가 뭔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오싹한 존재라는 느낌이 강합니다.)이 서로 맞물려 으스스한 즐거움을 한껏 느끼게 해준답니다.

 

이왕이면 새벽시간 모두가 잠든 나만의 공간에서 읽는다면 오싹함이 배가 되어 더 재미난 책읽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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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엄마 동화향기 6
고수산나 지음, 백명식 그림 / 좋은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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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산나 작가의 신작 동화 별에서 온 엄마를 받아 본지 벌써 오래인데, 책장을 펼치기가 어려웠답니다. 왜냐하면, 동화 속에서 만나게 될 내용이 만나기 두려운 내용임을 어렴풋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치매에 걸린 엄마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을 풀어내는 동화이기에 그 상황, 젊은 엄마의 치매라는 상황을 되도록 만나고 싶지 않았답니다. 좋은 동화를 만나고 싶은 마음, 빨리 읽고 싶은 마음과 또 한 편으로는 아픈 이야기를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계속해서 내 안에서 싸웠답니다. 그렇게 책을 들었다 놓기 수차례.

 

결국 동화를 펼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동화를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둔 젊은 엄마가 기억을 잃어가며, 치매라는 두렵고 무서운 병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마치 내 사정이라도 된 양 힘겨웠답니다. 혹 그런 상황에 나 역시 처하게 되어 우리 자녀들과 이런 이야기들을 겪어나가게 된다면 어쩔까 란 상상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동화를 읽었습니다.

 

한없이 먹먹하고 아프지만, 참 좋은 동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 앞에 선 두 아이들이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는 모습,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 회복해가는 모습이 흐뭇했지만 그래서 더 먹먹했습니다. 아무리 이겨냈다 할지라도 치매란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여전히 곁에 존재하니 말입니다.

 

문득, 동화 속 이야기가 먼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삶만은 단단할 것이라 자신하곤 하지만, 실상 어느 누구의 삶도 단단한 삶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 역시 어느 순간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아프고, 눈물과 한숨의 시간 속으로 던져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픈 동화이지만, 그래서 많이 울었지만, 그럼에도 그 아픔 가운데서도 아름답고 예쁜 내용들이 반짝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아픈 엄마를 통해 가족을 향한 사랑과 배려가 커가는 모습은 아픈 동화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 주는 귀한 가치였습니다.

 

엄마가 기억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자꾸 기억을 만들어 주면 돼. 우리, 엄마한테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어 주자(95).

 

어쩌면 엄마는 가장 행복했던 기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기억만은 치매도 건드리지 못하는 추억을 남았을 것입니다(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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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동화 스토리텔링 - 교과서 속 재미난 동서양 고전이 쏙쏙!
이명현 외 지음, 이찬규 감수 / 경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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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훈련을 어린 시절부터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여기 이야기를 만들기에 앞서 먼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고, 이에 맞춰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훈련을 돕는 좋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동화 스토리텔링이란 제목의 어린이 인문, 어린이 작법 도서입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고전의 이야기를 살펴봄으로 이야기가 맛깔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책은 차례대로 설명해 줍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이야기를 포함하여 도합 20편의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물론 이야기 자체를 알아가는 것도 귀한 의미가 있겠지만, 그보다는 잘 알려진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책의 의의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실제 생각해보는 활동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훈련도 하게 됩니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책이 요구하는 바를 착실히 수행해낸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스토리텔링의 재미와 함께 재능을 발굴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존의 공간과 새로운 공간의 설정이 이야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인물의 조건들, 즉 특별한 능력이나 외모, 성격(전형적 인물, 입체적 인물) 등이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어떤 힘을 갖게 되는지. 등장인물들이 맺어가는 관계 역시 이야기에서 어떤 맛을 내는지. 흥미로운 사건은 어떻게 진행시켜야 하는지, 즉 플롯은 어떤 흐름으로 만들어가는 지 등을 책은 차근차근 설명해줍니다. 무엇보다 실제 이야기를 통해 내용을 살펴보기에 더욱 이해가 쉽습니다.

 

책을 통해 스토리텔링의 기본적 구조를 숙지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어린이 용 도서이지만, 성인인 저 역시 큰 도움을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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