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별 바온 행성 - 어린 인간 납치 사건 개와 고양이의 시간 1
박정안 지음, 원혜진 그림 / 씨드북(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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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별 바온 행성이란 독특한 제목의 동화를 만났습니다. 이 동화의 설정은 우선 역설의 상황이 재미납니다. “개들의 별이란 제목답게 배경이 되는 별인 바온 행성은 개들이 주인인 행성입니다. 오래전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놓은 유기견들을 데리고 지구와 멀리 떨어진 바온 행성에 온 윤이라는 사람. 그 뒤 윤이라는 사람은 죽고 이 행성에는 개들만이 진화하여 살게 되었답니다. 몇 천 년이 흐르는 동안 개들은 두발로 걷고, 도구를 만들고, 말을 하고, 지구의 인간들처럼 살게 된 행성이 바로 바온 행성입니다.

 

바로 그곳에 인간들이 불시착하게 됩니다. 개들은 인간들을 애완동물로 키우려 하죠. 누군가는 윤의 종족이라며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또 누군가는 애완동물로 사고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간을 잡아 한 몫 단단히 챙기려 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과연 그들은 인간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들의 인간 사냥이 성공한다면, 그렇게 붙잡힌 인간은 어떤 운명에 처해지는 걸까요?

 

동화의 부제인 어린 인간 납치 사건에서 알 수 있듯, 탐욕스러운 인간 사냥꾼 개에게 한 어린 인간이 붙잡히게 된답니다. 어린 인간을 팔아 한 몫 단단히 챙기려는 탐욕스러운 개에게 붙들린 어린 인간의 운명의 어찌 될까요? 개들이라고 모두 같은 개들은 아니랍니다. 탐욕스러운 개들이 있다면 또한 인권을 생각하는 개들도 있답니다(사실 개와 인간의 신분이 뒤바뀐 상황이니 우리가 말하는 동물권이지만, 동화 속에서는 말 그대로 인권입니다. 여기 바온 행성에서 인간은 그저 애완동물이 되거나 동물원에 전시될 위기에 처한 동물에 불과하니까요.).

 

동화는 무엇보다 인간과 개들의 뒤바뀐 상황 설정이 독자들로 하여금 동물들의 입장을 돌아보며 느끼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고 팔리는 생명, 생명을 사물화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지에 대한 반성을 갖게 합니다. 개들에 의해 인간이 사고 팔리는 공간이기에, 그리고 개들에 의해 인간이 실험 대상이 되어 찢기는 공간이기에 무엇보다 그동안 인간이 다른 동물들을 향해 갖고 있던 오만함이 짓밟힌 상황이 주는 묘한 교훈이 있습니다. 아울러 담백하게 진행되는 문체와 그에 걸 맞는 그림이 묘하게 들어맞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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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령 장수 3 - 세 끼 밥보다 요괴가 좋아 혼령 장수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도쿄 모노노케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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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이 크고 다부진 체격에 반질반질한 빡빡머리, 눈은 부리부리한데도 살집 좋은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기묘한 사내. 강렬한 인상과 달리 귀에는 큼직한 금 귀걸이를 하고 있으며, 손톱엔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사내. 무엇보다 빨간색과 하얀색 바둑판무늬의 기모노에 화려한 문양들이 가득 그려진 겉옷을 입고 있는 요상하고 기묘한 분위기의 남자. ‘혼령장수가 또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번 3권의 제목은 세 끼 밥보다 요괴가 좋아입니다.

 

언제나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혼령장수가 이번엔 아예 학교 상담선생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터가 좋지 않은 곳에 세워진 학교라 그런지 고민 가득한 아이들이 많은 학교랍니다. 그런 아이들의 고민을 친절하게 상담해주고 고민 해결 100%의 성과를 거두게 된답니다. 물론 그로 인해 또 다른 고민과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고민 상담을 받은 당사자들의 몫이랍니다.

 

왜냐하면 혼령장수는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할 요괴들을 빌려주거든요. 각 요괴들은 각각 지켜야 할 사항들이 있답니다. 그 사항을 착실히 지킨다면, 오랜 시간동안 요괴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엔 아찔한 결말을 맞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전적으로 결과는 당사자의 몫이랍니다. 무엇보다 손쉽게 손에 넣은 행복에 만족할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당사자의 운명을 결정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손에 넣은 행복에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자꾸 준비물을 잊어버리는 아이에게는 요괴 액 먹이를 빌려줍니다. “액 먹이가 준비물을 잊은 상황들을 먹어 치운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아이가 자꾸 준비물을 잊어버리는 이유는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를 짓누르고 있는 액 때문이었답니다. 나중엔 정말 아찔한 액을 액 먹이가 먹어 치운답니다. 과연 그 액은 무엇일까요?

 

이외에도 화초가 잘 자라게 해주는 요괴난초”. 싫은 이름을 바꿔주는 이름 먹는 새”. 남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점점 자신의 힘을 키워나가는 요괴 마코토”. 그리고 외로워하는 아이 곁에서 보이진 않지만 언제나 함께 친구가 되어 우정을 쌓아가는 유령 인간등을 만나게 됩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때론 아슬아슬 아찔하기도 하고, 때론 으스스하고 오싹한 즐거움을 맛보게도 합니다. 또한 때론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고요.

 

이번 이야기에서 특히 반가웠던 건 2권에서 만났던 부끄러움 타던 아이 쇼지를 다시 만난 일입니다(심지어 표지에까지 등장한답니다.). 어쩐지 2권 때보다 훨씬 성장한 느낌이네요. 누군가 위기에 놓인 아이를 위해 선뜻 나서는 모습을 보이니 말입니다. 이 쇼지를 돌보는 요괴 역시 멋지답니다.

 

혼령장수이야기는 몇몇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데, 그 가운데 대가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내가 요괴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뭔가 대가를 지불해야 하거든요. 특히, 모든 소원을 들어주던 마코토란 요괴 이야기가 더욱 그렇습니다.

 

어리석은 아이. 멍청한 아이. 설마 바라기만 하면 뭐든 다 들어줄 거라고 생각한 거야? 터무니없는 소리. 뭔가를 이루려면 대가를 치러야 해. 그리고 그 대가가 내 먹이가 되고 힘이 되지. 후후. 더 많은 소원을 말해, 미유키. 네가 소원을 말할 때마다 나는 그걸 먹을 거야. 미유키, 너는 내 것이야. 우리는 앞으로도 함께야.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127)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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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35 : 마지막 기회 편 - 안전상식 학습만화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35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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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계 전역을 지배하려는 대마왕맛 쿠키에 맞섰던 친구들은 어느 누구도 대마왕맛 쿠키를 이기지 못합니다. 결국 정령왕 천년나무 쿠키는 대마왕맛 쿠키의 요구대로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을 써야만 합니다. 그런 가운데, 천년나무 쿠키는 구미호맛 쿠키의 도움으로 대마왕맛 쿠키를 속입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을 쓰기 위해선 마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속인 겁니다. 사실, 마계를 벗어나면 아무래도 힘이 약해지는 대마왕맛 쿠키를 속이려는 겁니다. 게다가 마계에서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친구들은 반대로 다시 힘을 회복할 수 있고요. 그런데, 정말 마계를 벗어나서 대마왕맛 쿠키를 제압할 수 있을까요?

 

대마왕맛 쿠키가 마계를 떠남으로 힘을 잃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막강하답니다. 물론, 친구들 편에서도 자꾸 강한 힘이 나오긴 하죠. 우유맛 쿠키가 3단계의 힘을 개방하여 대천사맛 쿠키를 소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천사맛 쿠키가 대왕맛 쿠키를 혼내준답니다. 하지만, 소환 시간은 5분밖에 안 된답니다. 대마왕맛 쿠키 참 강하긴 하네요.

 

울 아들 녀석 대마왕맛 쿠키가 아무래도 제일 인상 깊었나 봐요. 디폼블럭으로 대마왕맛 쿠키를 뚝딱 만들어냈답니다. 처음엔 뭘 만드나 싶었는데, 대마왕맛 쿠키였네요.

   

 

이번 35권에서는 대마왕맛 쿠키와의 길고 긴 대결이 끝이 납니다. 전쟁이 끝난 후 많은 친구들은 하나하나 떠나게 되죠. 하지만,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답니다. 또 다른 사건이 시작되거든요. 이 역시 기대가 됩니다.

 

무엇보다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의 강점은 안전상식에 있답니다.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시리즈><안전상식 학습만화>임을 잊어선 안 됩니다. 책은 이 사실에 충실하답니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 속에서도 다양한 안전상식을 알려줍니다.

 

가위눌림의 정체는 무엇이며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사랑을 하게 되면 실제 과학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감기 예방에 적정한 실내 습도는 어떻게 되며, 습도가 얼마나 감기 예방에 중요한지. 화가 날 때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SNS 중독은 아닌지 그 테스트하는 방법. 편식이 안 좋은 5가지 이유는 무엇인지. 등 다양한 안전상식을 전해주고 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과 같이 좋은 <안전상식 학습만화>를 통해 안전상식을 키워감으로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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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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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신작은 아니지만,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본격추리소설 작품 활동이 왕성하던 초기에 속한 작품이기에 복고추리소설이란 선전문구가 더욱 관심을 끌게 한다. 1992년 작품인데, 30년이 지난 후에 만나게 되는 작품이지만, 전혀 이질감이 없다(물론, 당시대를 느낄 수 있는 몇몇 기기들을 만날 수 있다. 당시에는 첨단 기기였을 테지만, 지금은 사라진 것들이 오히려 묘한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란 제목. 과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걸까? 주인공 교코는 신데렐라가 되고 싶은 24살 아가씨다. 귀금속을 사랑하는 아가씨, 언제나 보석 체인점 쇼윈도 안에 진열된 귀금속의 주인이 될 날을 꿈꾸는 아가씨다. 22.76캐럿 사파이어 반지쯤, “어머나, 보기보다 비싸네....” 말하며 선뜻 계산할 날을 꿈꾸는 아가씨다. 하지만, 현실은 남들 파티의 도우미인 컴패니언에 불과하다. 그래서 더욱 백마 탄 왕자를 꿈꾼다.

 

마침 오늘이 그 날이다. 백마 탄 왕자로 점 찍어둔 재벌 2세인 다카미 슌스케가 오늘 파티에 참여할 게 분명하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보석 체인점인 하나야가 주최하는 고객 감사파티가 벌어지는 긴자 퀸 호텔로 교코는 향한다. 과연 오늘 파티에서 다카미 슌스케와 썸을 탈 수 있을까?

 

그런데, 그만 파티가 끝난 퀸 호텔에서 자신과 함께 마지막으로 일터를 떠났던 동료 에리가 자살하고 만다. 자신과 함께 마지막 문단속을 하고 떠났던 객실에서 자살한 에리. 에리는 왜 다시 돌아왔던 걸까? 그리고 정말 자살한 걸까?

 

교코는 에리가 자살했을 리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이 사건을 맡았던 총각 경찰인 시바타 형사 역시 마찬가지다. 마침 시바타 형사가 교코의 옆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고. 이렇게 교코는 시바타 형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때론 도움을 줘가며 에리의 자살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에리는 분명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 믿고 말이다.

 

하지만, 그곳은 밀실이다. 과연 어떤 트릭이 감춰져 있는 걸까? 이렇게 소설은 밀실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큰 축을 가지고 전개된다. 그러다 또 한 사건을 만나게 된다. 에리의 옛 애인이 바로 교코가 백마 탄 왕자로 점찍은 재벌 2세의 큰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이었던 것. 자신의 범행을 밝히고 자살하고 만 에리의 옛 애인. 하지만, 이 사건 역시 뭔가가 감춰져 있다. 어쩌면 이 옛 사건과 에리의 죽음이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연관이 있다면 이면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일까?

 

소설은 밀실 살인 사건의 트릭을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는 본격추리소설이다. 또한 등장인물들 가운데 의심이 가는 이들이 있다. 심지어 백마 탄 왕자마저. 교코가 점찍은 백마 탄 왕자가 혹시 끔찍한 비밀을 감추고 있는 건 아니겠지? 교코의 꿈이 이뤄지기 위해선 그래야만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교코의 계획은 무사할까?

 

소설의 또 하나의 줄기는 밀실에서 살해된 에리의 죽은 애인 이세 고이치의 범행과 연관 되어 있다. 이세 고이치는 어떤 사건에 연관되어 있던 걸까? 그리고 그 사건의 감춰진 인물들은 누구일까? 이세 고이치는 그 인물들에 대한 단서를 남겼다는 데, 과연 그 단서는 무엇일까? 사실 이 단서야말로 모든 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이다. 이 단서를 찾는 작업 역시 또 하나의 재미를 준다.

 

거품 경제가 한참일 때, 보석에 대한 허영 내지 소비문화가 반영된 소설이라는데, 우리 역시 몇 차례의 커다란 경제적 위기를 지났지만, 여전히 보석이란 여인들의 관심 대상이 아닐까? 행사 도우미라는 컴패니언이란 독특한 직업 역시 흥미롭다. 대부분 대학을 나온 여인들이 택한 직업 컴패니언, 이 역시 거품 경제가 한참이던 시기와 맞물려 있을 게다. 행사도우미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묘하게 전문직이란 느낌도 갖게 하는 직업, 그래서 어쩌면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이 택하기 좋을법한 직업. 그런데 소설의 더욱 흥미롭고 재미난 부분은 교코와 옆집 총각 형사와의 캐미다. 둘의 에프터가 있음 좋겠다 싶을 만큼. 하지만, 이미 30년 전의 작품, 그 후속작은 없는 듯싶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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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당 1 - 기억을 주면 소원을 이뤄주는 잡화점 황혼당 1
기리타니 나오 지음, 후스이 그림, 임희선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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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당이란 재미난 동화를 만났습니다. 이 동화는 황혼당이라는 묘한 잡화점을 통해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뭔가 간절한 소망이 있는 사람들, 그들 앞에 황혼당에 대한 광고지가 나타나게 되고, 이어서 황혼당이란 가게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곳에선 간절한 바람을 이룰 수 있는 묘한 도구들을 팔게 됩니다. 한 마디로 소원을 이루어주는 도구를 얻게 되는 겁니다.

 

이런 엄청난 도구를 사는 가격은 비싸다면 비싸고 싸다면 쌉니다. 그 대가는 기억을 대가로 주는 겁니다. 때론 어느 한 날의 기억을 대가로 지불하기도 하고, 때론 어떤 한 사건에 대한 기억을 대가로 주게 됩니다.

 

과연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우린 내 기억을 팔 수 있을까요? 문제는 그 기억을 내가 고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 기억은 황혼당의 주인이 선택하여 가져가게 된답니다. 물론, 때론 잊고 싶은 기억을 가져가기도 하죠. 그런데, 잊고 싶은 기억을 가져가는 것이 다 좋은 일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 역시 동화는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기도 합니다.

 

아무튼 자신의 간절한 바람,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도구들이 참 신기합니다. “이름 스티커는 내가 갖고 싶은 물건 위에 내 이름을 적은 스티커를 붙이면 신기하게도 정말 그 물건이 내 것이 된답니다. “거짓말쟁이 발견 레이더는 내 주변에 있는 이들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그 사람 위에 화살표가 생김으로 거짓말을 했음을 드러내준답니다. “통째로 USB”는 누군가에게 USB를 대면 그 사람의 지식이 USB안에 들어가게 되고, USB를 통해 내가 그 지식을 내 것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답니다. 이런 USB는 시험을 치를 때, 유용하겠네요. 그런데, 정말 유용할까요?

 

청심기는 그 사람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 기계랍니다. “보물발견 개목걸이는 반려견에게 이 목걸이를 해주면, 개가 보물이 감춰져 있는 곳으로 달려가 보물을 찾게 해준답니다. 주인이 없이 땅 속에 감춰진 수많은 보물들 가운데 한 군데를 말입니다. “유령이 보이는 안경은 유령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령을 보게 해줍니다. 이 안경을 쓰면 살아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유령만 보이게 된답니다. “어디로든 우표는 내가 편지를 보내고 싶은 사람,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그 사람에게 편지를 써서 이 우표를 붙이면 편지가 그 사람에게 가게 되는 신기한 우표랍니다. “꿈을 이루는 성냥은 이 성냥을 켜는 순간 날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성냥입니다.

 

모두 신기한 효능을 가진 것들뿐입니다. 이 많은 것들 가운데 갖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봤답니다. 모두 나름 유용하게 사용되어질 것 같네요. 하지만, 소원을 이루는 것이 생각처럼 좋은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동화는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내 소중한 기억(그것이 슬프고 아픈 기억이라 할지라도)을 상실해야 하는 값을 치러야 하죠. 그 뿐 아니라 소원을 이루는 것들 역시 행복과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있답니다. 이런 반전이 또한 동화의 매력입니다.

 

이제부터 황혼이 질 녘이면 눈을 크게 떠봐야겠어요. 혹 내 소원을 이뤄줄 황혼당이 문을 열고 날 반겨줄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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